양(洋)

지하련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1년 02월 2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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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노가리로 있는 국화를 분오로 옮겨 심다 말고 성재(聖在)는 방으로 드러왔다. 오래 해ㅅ빛을 받고 있는 때문인지, 별랗게 방안이 어둡고 또 변으로 조용하기까지 해서 한동안 눈앞이 아리송송하고, 귀ㅅ속이 왱 ─ 하니 울린다.
퇴침을 집어 들고 되도록 구석지로 가서 벽을 향하고 드러누은 것은, 이러한 때 빛이란 어둠보다도 더 어둡기 때문이다. 그는 두통이 나는 것도 같고 조름이 오는 것 같기도 해서 일부러 눈을 감었으나 그러나 쉽사리 잠이 오는 게 아니다.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요 ‘V칠 래로 바짝 더 번거럽게 구는 정래(晶來)와의 교우관게다. 허기야 가족들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정래와 손을 맞잡고 수무ㅅ골 산비탈로 올러와 김생과 화초를 키우고 살어보기로 작정한 것만 보드래도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깝고 친하단 것을 알기는 그닥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친하면 그저 친했지 뭘 이대도록 번거러워하고 피로워하는 것인지 단지 알 수 없는 것은 이 점이다. 이래서 그는 이따금 ─ 뭐고 꼭 틀린 게 있을 거라고……그 올개미를 잡고 풀지 않고는 백 년을 사귀ㄴ대도 헛것이이고 또 단, 하로를 마음을 놓을 수가 없을 게라고 ─ 생각지 않은 바도 아니었으나, 첫재 어느 모를 뚜르고 헤처야 그 올개미가 나올른지 그에겐 종시 엄두가 나지 않었을 뿐 아니라 또 이렇게 닥어서 생각을 정하려 들면은 이번엔 어쩐지 모든 게 한껏 부피고 귀찮게 느껴지는 생각이 먼저 용기를 빼서 가기도 해서 이래서 결국 그양 저양 오늘까지 미러 온 셈이다.
원악 구석지에 머리를 박고 드러누은 때문인지 모기 한 마리가 제법 풍경을 잽히고 볼따귀에 내려앉는다. 그는 모르는 결에 철석 뺨을 한번 갈기고 눈을 떴다. 빠굼이 손바닥을 디려다보니 그놈의 형체는 거의 간 곳이 없고 오디빛이 나는 피만 한 덩이 나딩군다. 그는 무슨 더러운 것이나 씻어버리듯 그것을 진흙이 더덕더덕 묻은 바지에다 썩썩 문질러 버린 후 다시 손을 겨드랑에 꽂았다. 아까와는 달러 방안이 무척 밝다. 밝아도 이만 저만 밝은 게 아니라 아주 소란하고 허술해서 어디 붙일 곳이 없도록 밝다. 그는 몸을 좀더 오구려 바싹 벽에 닥아 누으며 다시 눈을 감었다. 그리고는
(무엇이 틀렸든, 뭐가 얼켰든, 아무튼 그 올개미를 잡고 좌우간 해결을 지어야지)
하는, 이러한 생각을 오래도록 되푸리하고 있었다.

저자소개

본명은 이현욱(李現郁). 경상남도 거창 출생으로 해방 이후 "도정", "광나루" 등을 저술한 소설가.

목차소개

<작가 소개>
양(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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