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알

계용묵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09월 1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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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반 삼태기가 넘게 짊어 놓은 자갈을 만금은 지고 일어섰다. 뼈마디가 졸아드는 듯이 짐은 무겁게 내려누른다. 누르는 맛이 아침결보다 차츰 더해오는 것은 피로에 지친 까닭인가, 발자국을 떼니 걸음까지 비친다.

그러나 만금은 지게 작대기에 몸을 실어 가며 또박또박 걸음을 옮겨짚는다. 열 살 난 아이에게는 확실히 과중한 짐이다.

부르걷은 무릎마다 아래로 튀어질 듯이 불근거리는 두 개의 종아리, 자식의 그것을 뒤에서 좇아오며 내려다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꽤 애처로왔다. 자식의 짐을 좀 헐하게스리 자기가 좀더 갈라 였더라면…… 하는 생각도 순간 미쳤으나 그것은 애처로움에서의 정뿐이요, 이미 광주리 전이 넘도록 인 자기의 돌 광주리만 해도 목이 가슴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이 거북한 것을 뒤미처 느낄 땐 오직 그만한 억센 힘을 못 가진 것만이 안타까웠다.

아버지나 생존해 계셨으면 자식은 아직 이런 고생은 아니 하고도 지내게 될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 보며 고르지 못한 산등의 사탯길을 조심조심 걸어 내려와 후유 하고 한숨과 같이 걸음을 세우고 숨을 돌리며,

“얘, 만금아 좀 쉬어서 가지 않겐?”

하고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대로 가요.”

만금은 귓바퀴에 진땀을 쭉쭉 흘리면서도 힐끗 한 번 어머니를 돌아다보았을 뿐 배칠배칠 그대로 걸었다.

저자소개

일제강점기 『병풍에 그린 닭이』, 『백치아다다』 등을 저술한 소설가

목차소개

<작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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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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