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맞은 편 벤치 1

박상윤 | 마음 세상 | 2020년 06월 30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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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휘몰아치고 멀어진다


나날은 무의미했다. 보육원에서 나온 나에게 어제와 오늘은 물결에 섞여 쉽사리 구별이 되지 않았다. 행복을 잃고, 웃음을 내려두고, 저들의 삶에서 멀어져 시들어갔다. 그녀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연과 운명을 어설프리만치 섞어 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미몽보다 어지러이 제자리로 회귀한다. 약속하지 못할 결심들로 차가운 과거에 얽매여 있을 뿐이다. 다르지 않게 우연과 운명을 섞어 가던 와중에 소행성이 지구로 충돌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종말이었다.
과거를 숨긴 채 기다린다. 어쩌면 우연과 운명도 한 손바닥 안에 있을지 모른다며, 가느다란 행복도 숨긴다. 예상은 빗나간다. 한밤의 소동으로 촉발된 우연 혹은 운명으로 나는 피치 못할 여정을 떠나게 된다. 마지막 혹은 새로운 출발선에서, 죽음과 죽음을 넘어가면서 종말은 가까워지면서도 멀어진다.

저자소개

박상윤

어느 사진작가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알차게 파 내려간 광산을 가득 메운 맨손의 광부들을 담은 사진이었다. 개미 떼처럼 보였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버릴 삶 없을 것이라는 얕은 깨달음이었다. 건널목 맞은편에서 하늘을 쳐다보는 학생에게서도,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 연인에게서도, 골판지 이리저리 접어 수레에 올리는 할머니에게서도 버릴 삶, 버릴 이야기 하나 없을 것이다.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 이야기들이 꼭 수미상관법을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 꼬마가 엄마에게 뛰어와 창문에 붙은 매미를 봤다며 목소리를 높여도, 이 또한 이야기라 함에는 충분하다. 이것들을 묶어, 한 선상에 놓고는 마름질을 하는 것이 작가의 관심이자 본분이라 믿는다. 또한 꼬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교훈을 엮어낼 필요는 없다고도 믿는다. 그저 풍경을 그려내고, 각자가 그 풍경 속에서 저마다의 상상과 흥미로 사적인 의미를 찾아낸다면 충분하다.

목차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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