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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06월 1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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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무엇인지 모를 꿈을 훌쩍 깨면서 순애는 히스테리칼하게 울기 시작하였다. 꿈은 무엇인지 뜻을 모를 것이다. 뜻만 모를 뿐 아니라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검고 넓은 것밖에는 그 꿈의 인상이라고는 순애의 머리에 남은 것은 없다. 그는 슬펐다. 그는 무서웠다. 그 꿈의 인상의 남은 것의 변화는 이것뿐이다. 탁탁 가슴에 치받치는 울음을 한참 운 뒤에 눈물을 거두고 그는 전등을 켰다. 눈이 부신 밝은 빛은 방안에 측 퍼져 나아간다.
(아직 안 돌아왔을까?)
생각하고 그는 벌떡 일어나 앉아서 맥 난 손으로 짐작으로 풀어진 머리에 비녀를 지르고 두 팔을 무릎 위에 털썩 놓은 뒤에 졸음 오는 눈을 감았다. 그의 눈에는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그러면서도 어떤 때에는 아무런 말이라도 순종하는 벌써 스물 둘이 되었지만, 아직 외도란 하여 보지도 못한 그의 오라비 동생의 네모난 얼굴이 나타났다.
「꼭 돌아왔다.」
그는 중얼거리고 눈을 떴다. 그에게는 밸은 좀 세지만 그렇게 정직하던 애가, 순애 그에게 말하라면 남자란 다?하면서도 또 차마 사람으로 나서는 못할 일?외도를 하리라고는 사실은 어떻든 생각은 안 하려 하였다. 남에게 눌러서만 살던 사람은 다 그렇거니와 순애도 무슨 일이든 사실보다 자기 본능에 대하여 자신이 더 많았다.
그러나? 여기도 순애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그의 오라비 P의 이즈음 행동에 대한 한 점의 의혹이 있다.
P에게는 이즈음 알지 못할 벗이 흔히 찾아왔다.
그들은 모두 중절모를 빗쓰고 키드 구두 소리 부드럽게 순애 같은 가정의 여자에게도 한 번 보아서 건달인 줄 알 만한 사람들이었었다. 그들이 와도 집안에서 P와 무슨 이야기하는 일은 없었고 언제든지 P를 더불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P도 이즈음은 모양 차림이 차차 심하여지며 어떤 때는 술이 잔뜩 취하여 돌아올 때도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않다.)
순애는 어떠한 사실보다도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에는 역시 자기 본능이 나왔다. 그는 벌떡 일어서서 치맛고름을 매면서 문을 열고 나섰다. 발은 달빛은 푸르게 적적히 어두운 뜰에 비치고 있었다. 순애는 짧게 비치는 검은 자기 그림자와 함께 발자국 소리 안 나게 가만히 걸어가서 건넌방 툇마루에 무릎을 꿇고 바늘구멍만한 구멍으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아직 안 돌아왔다.」
좀 있다 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오라비는 순애가 본 바와 같이 아직 안 돌아왔다. 이십 사 촉의 밝은 전등은 빈틈없이 그 방을 비추고 있고, 순애 자기가 펴놓은 자리는 아직 그냥 적적히 방안에 벌려 있으며 그 머리맡에는 책상과 그 밖의 몇 가지가 규칙 있게 놓여 있으되, 그 방의 주인인 순애의 오라비는 아직 안 돌아왔다.

저자소개

1900년 10월 2일, 평안남도 평양 출생
1951년 1월 5일 사망
데뷔 : 1919년 소설 '약한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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