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애가(江湖愛歌)(개정판) 1권

도서정보 : 가막가막새 | 2018-12-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대물, 동양풍, 무협, 단편집, 옴니버스, 차원이동, 복수, 소꿉친구, 재회, 라이벌/열등감, 나이차이, 미인공, 헌신공, 강공, 무심공, 능글공, 츤데레공, 다혈질공, 집착공, 사랑꾼공, 순정공, 상처공, 심약공, 미남공, 맹목공, 무식공, 야망공, 미인수, 다정수, 순진수, 명랑수, 적극수, 강수, 떡대수, 순정수, 상처수, 교활수, 애교수, 연약수, 장님수, 강단수, 계략수, 차분수, 과묵수, 맹목수, 아저씨수, 사건물, 3인칭시점

※ 재교정, 표지 재작업된 도서입니다.
무협 BL 단편집이며 내용상 변동 사항은 없으나
외전에 씬이 추가되었으니 독자 여러분은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사랑은 장강과 같이 흐른다. 정(正)과 마(魔)가
대지에 피를 뿌리는 거대한 전쟁 사이에서도
사랑은 꽃처럼 피어난다.

차원 이동한 마교 교주와 대공, 정파의 싸움광과 마교의 첩자,
마교의 당주와 정파의 장님 의원, 두 형제 등
수많은 강호 인사가 보여 주는 사람의 이야기.

어두운 밤하늘로 하얀 연기가 흩어졌다.
밤이 깊어지자 한기가 피부에 파고들었다.
갈마운은 내공으로 몸을 보호할 수 있음에도
차가운 입김이 뻗어 나가는 걸 막지 않았다.
창턱에 팔을 올려 턱을 괸 갈마운이 피식 웃었다.
반대편 손으로는 매끄러운 살결을 쓰다듬었다.
잠에 빠진 카시언의 고른 숨소리가 자장가처럼 감미로웠다.
“운명이라…….”
갈마운은 손을 뻗어 창을 닫았다. 풀벌레 우는 소리도, 선명히 빛을 발하던 별빛도,
살며시 부딪히던 바람도, 모두 제 모습을 감추었다. 남은 건 적막뿐이었다.

거스를 순 있으나 피할 수는 없는 것.
그것이 운명(運命).

구매가격 : 2,600 원

강호애가(江湖愛歌)(개정판) 2권(완결)

도서정보 : 가막가막새 | 2018-12-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대물, 동양풍, 무협, 단편집, 옴니버스, 차원이동, 복수, 소꿉친구, 재회, 라이벌/열등감, 나이차이, 미인공, 헌신공, 강공, 무심공, 능글공, 츤데레공, 다혈질공, 집착공, 사랑꾼공, 순정공, 상처공, 심약공, 미남공, 맹목공, 무식공, 야망공, 미인수, 다정수, 순진수, 명랑수, 적극수, 강수, 떡대수, 순정수, 상처수, 교활수, 애교수, 연약수, 장님수, 강단수, 계략수, 차분수, 과묵수, 맹목수, 아저씨수, 사건물, 3인칭시점

※ 재교정, 표지 재작업된 도서입니다.
무협 BL 단편집이며 내용상 변동 사항은 없으나
외전에 씬이 추가되었으니 독자 여러분은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사랑은 장강과 같이 흐른다. 정(正)과 마(魔)가
대지에 피를 뿌리는 거대한 전쟁 사이에서도
사랑은 꽃처럼 피어난다.

차원 이동한 마교 교주와 대공, 정파의 싸움광과 마교의 첩자,
마교의 당주와 정파의 장님 의원, 두 형제 등
수많은 강호 인사가 보여 주는 사람의 이야기.

어두운 밤하늘로 하얀 연기가 흩어졌다.
밤이 깊어지자 한기가 피부에 파고들었다.
갈마운은 내공으로 몸을 보호할 수 있음에도
차가운 입김이 뻗어 나가는 걸 막지 않았다.
창턱에 팔을 올려 턱을 괸 갈마운이 피식 웃었다.
반대편 손으로는 매끄러운 살결을 쓰다듬었다.
잠에 빠진 카시언의 고른 숨소리가 자장가처럼 감미로웠다.
“운명이라…….”
갈마운은 손을 뻗어 창을 닫았다. 풀벌레 우는 소리도, 선명히 빛을 발하던 별빛도,
살며시 부딪히던 바람도, 모두 제 모습을 감추었다. 남은 건 적막뿐이었다.

거스를 순 있으나 피할 수는 없는 것.
그것이 운명(運命).

구매가격 : 2,600 원

202호 남자 (한뼘 BL 컬렉션 320)

도서정보 : 바람달 | 2018-12-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 소개>
#현대물 #오해/착각 #원나잇 #코믹/개그물 #삽질물 #성장물
#미인공 #강공 #까칠공 #대물공 #날라리공 #미인수 #강수 #버진수 #솔직수 #허당수 #까칠수 #얼빠수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부푼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지훈. 졸업식 당일도, '묘하게 잘생긴' 지훈은 친구에게서 고백을 받는다. 그러나 보다 넓은 세계에만 관심있는 지훈은 그 고백을 냉정하게 거절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지훈은 옆집 202호 앞에서 절망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사실 202호에는, 매일 밤마다 끙끙대는 소리를 내고, 몇 번씩이나 상대 남자를 갈아치우는 등 화려한 연애 생활을 하는 주인공이 살고 있다. 호기심을 느낀 지훈은 첫경험의 설렘을 안고 202호 남자에게 슬쩍 접근해 보기로 한다. 그러나 남자의 대답은 단호하다. "처음인 놈이랑은 안 자."
'밤마다 시끄러운 옆집'이라는, 친숙하지만 언제나 흥미로운 모티브,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와 표현, 두 남자의 유쾌발랄한 연애담.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지훈아!”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내 앞에 서서 얼굴을 붉히며 선 그는 어제만 해도 서로의 거시기를 까고 볼일을 보아왔던 친구였다. 그는 남자였고, 나 역시 그러했다.
“조, 좋아해.”
졸업식 당일에 게다가 이제 대학으로 가게 되는 발기찬 새 희망에 부풀어 있는 내가 이 추운 겨울에 롱패딩 안에 손을 찔러 넣고 들어야 할 대사는 어쨌든 아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남자에게 받는 고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유아기 때를 제외하고 겉멋 들린 중학교 시절부터였다. 그래서 딱히 당황하진 않았다. 아, 물론 상대가 2년 내내 붙어 다니며 볼 거 안 볼 거 다 본 사이라는 것이 어이없긴 했다.
“미안.”
거절은 짧았다. 최대한 간소하게 끝내야 상대도 헛된 기대 따위 품지 않을 테니까.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멸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등지고 돌아섰다.
“왜...? 내가 남자라서?”
그쯤 해줬으면 좋겠는데 포기하지 못한 친구의 말이 늘어진다. 나는 휙 뒤를 돌아다봤다. 나보다 10cm나 큰 주제에, 눈물이 맺힌 볼썽사나운 친구가 입술을 꾹 다물고 바르르 떨고 있다.
후. 나는 짧게 한숨을 쉰 뒤 머리를 대충 쓸어 넘겼다. 눈썹을 덮은 부드러운 머리칼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네가 남자라서가 아니라....”
꼭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겠니. 그쯤 하고 돌아섰으면 너도 나도 상처는 없을 거잖아.
나는 나보다 한 뼘이나 큰 친구를 올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얗게 입김이 번진다.
“내가 너한테 안 서. 그게 문제야.”
주먹을 꽉 쥔 채 부들부들 떠는 친구를 무심하게 바라본 나는 다시 뒤돌아섰다. 이제 그가 나를 부를 일은 아마도 없을 테지. 저주라도 퍼붓거나 신고 있던 신발을 던질 순 있겠다.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바꿀 순 없다.
나는 태생적으로 예뻤다. 어느 정도였냐면 길 가던 여자 열에 아홉은 돌아봤다. 여자뿐이었다면 아이돌이라도 해볼까 기대를 품었겠지만 걔 중에 남자들의 시선이 여럿 섞여 있었음으로 쉽게 포기했다.
태생적으로 결이 좋은 피부라든가, 선이 고운 턱선이 여성적인 느낌을 들게 했으나 세밀하게 그려진 속눈썹이라든가 위에 자리잡은 짙은 눈썹은 제법 남성적이었다. 그저 잘생긴 얼굴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다른 이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나는 묘하게 생긴 남자였다.
특히나 올라붙은 눈꼬리가 그러했다. 175cm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균 키의 내가 상대를 올려다 볼 때 그 눈꼬리가 한 몫 하는 듯 했다.
아까의 놈도 아마 그거에 반한 것일 테지.
첫 고백을 받은 중학교 때는 그런 내 외모에 지독히 환멸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혐오스럽다고까지 표현했으나 돌이켜보면 내 게이력은 그때부터였다.
몽정을 시작하던 밤에 존잘남이 나와 나를 지독하게 괴롭혀댔으니까.
교정을 나오며 나는 기지개를 쭉 폈다. 드디어 졸업이다. 이 졸업장 하나를 따려고 3년이나 지리멸렬한 학교를 다니느라 갖은 애를 쓴 나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동안은 학생이란 타이틀에 갖춰 소위 말하는 아다 딱지를 떼질 못했다. 그다지 모범생과도 아니었고 배정 받은 고등학교가 집과 꽤 떨어진 바람에 자취방이란 화려한 타이틀도 얻었건만, 미성년이란 굴레에 갇혀 아직도 경험을 못해본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안녕이다. 그동안 오른손으로 만족해야 했던 숱한 과거에 작별인사를 해도 되겠지.
아. 근데 춥다.
으슬으슬 한기가 도는 것이 아마 친구 놈의 저주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옷 속으로 턱을 파묻었다.

구매가격 : 1,000 원

오일 테라피 (한뼘 BL 컬렉션 321)

도서정보 : 치자피즈 | 2018-12-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 소개>
#현대물 #오해/착각 #마사지 #원나잇 #코믹/개그물 #일상물
#무심공 #존댓말공 #순진수 #소심수 #단정수
마사지사로 일하고 있는 태인. 오늘도 무심하게 손님을 받았는데, 이번 손님은 어쩐지 묘하다. 왜냐하면 마사지를 받으러 왔으면서 침대에 누울 생각도 않고, 태인의 손이 그의 몸을 스칠 때마다 움찔거리며 놀라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렇게 손님을 설득해서 마사지를 시작한 태인. 손님은 정신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일환으로 마사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원래 마사지를 받으면서 이런 저런 가벼운 소리들을 하는 손님이 많기에 그 손님의 말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 태인. 다만 한 가지 문제는, 그 손님의 살결이 지나칠 정도로 부드럽다는 것과 이후에도 그의 몸이 자꾸만 어른거린다는 것.
향긋한 오일이 골고루 발라진 몸 위를 유연하게 누비는 손가락을 연상시키는 이야기. 오일 마사지가 왜 좋은지를 알려주는 부차적 효과가 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2시 예약 손님 오셨다."
"네."
한태인은 마사지사다. 하루 종일 샵에 대기하고 있다가 예약 없이 온 손님이나 예약 손님을 받는다. 그는 딱히 이 일이 좋아서라기 보다 할 수 있어서, 그리고 다른 일보다는 나아서 하고 있었다. 일은 지루하기 그지없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생겼지만 몸의 구성은 똑같다. 이 위치에 근육이 있고 연골이 있다. 딱딱하게 굳은 부위를 문질러서 부드럽게 해 주는 일이 그의 일이다.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서 물리치료사 같은 일을 해 볼 수도 있겠지만 한태인에게는 그럴 만한 열정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예약 손님이 옷을 갈아 입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조명에 익숙해진 지는 오래 되었다. 하지만 저렇게 작고 하찮아 보이는 손님이 구석에서 앞섬을 쥐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것은 참으로 낯설다.
"준비 다 되셨으면 여기 누워 주십시오."
한태인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손님은 겨우 발 한 발짝 떼었을 뿐 그가 바라는 대로 얌전히 침상에 누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 또랑또랑한 두 눈동자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줄곧 한태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한태인이 물었다.
"아, 아뇨... 없어요. 저 잠시만... 마음의 준비를 좀..."
"그러세요."
한태인은 손님에게 들키지 않게 작게 한숨을 쉬었다. 돌아서 앉았다. 어차피 마사지를 받지 않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손님은 추가금을 내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마사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그는 쉬어서 좋기만 할 뿐이다. 1분 정도를 기다렸는데도 아직도 오들오들 떠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왜 그러십니까?"
"아, 저... 제, 제가 남의 손길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거, 참. 누가 보면 허름한 모텔방에서 번개로 만난 남녀인 줄 알 것이다. 뭘 저렇게 빼는지 모르겠다. 손님은 가운 너머 얄팍한 팔뚝으로 앞섬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마사지 처음이세요?"
"네. 네."
"일단 누워서 긴장을 풀어 보시죠."
한태인이 벌떡 일어나 - 그러자 손님은 살짝 뒷걸음질쳤다. 멀찍이 떨어지자 그제서야 손님이 조심스레 이불 위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봄에 떨어지는 벚꽃잎보다도 더 천천히, 초속 몇 센티미터나 될까 싶을 정도로 애가 타게 천천히 이불 위에 누웠다.
"심호흡을 하세요. 별 거 아닙니다. 아프지도 않을 거고 시원할 겁니다."
"네..."
손님은 양손을 곱게 가슴 위에 얹고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꿈뻑였다. 속으로 5초를 세고 침상에 다가가자 그가 눈을 굴려 한태인을 바라보았다.
한태인은 천천히 가져온 오일을 손에 짰다.
"오일입니다. 아시죠? 향을 직접 고르셨잖아요."
"네."
그는 이제 거의 체념한 것 같았다. 한태인은 약간 짜증스러운 기분을 누르려고 애썼다. 그런 기분은 손길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로로서 안될 말이었다. 그래도 드는 의문은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다고? 왜 저렇게 겁을 먹는 거지. 누가 보면 진짜 내가 잡아먹으려 드는 줄 알겠네. 난 남자한테 관심 없다고.
한태인의 뜨거운 손바닥이 손님의 정강이에 닿았다.
사내의 이런 까칠한 피부 따위...가 아니라 부드럽긴 엄청 부드럽네.

구매가격 : 1,000 원

작은 구멍가게 (한뼘 BL 컬렉션 318)

도서정보 : 타피오카 | 2018-12-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 소개>
#현대물 #계약 #애증 #하드코어
#강공 #능욕공 #능글공 #순진수 #단정수 #소심수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와 같이 산 승현. 이제는 그런 할아버지조차 돌아가시고, 승현에게는 할아버지의 유산인 작은 시계 가게와 작은 건물 하나만 남겨진다. 외롭고 힘든 상황이지만, 할아버지의 유산인 시계 가게를 지키면서 살고 있는 승현. 어느 날 승현 앞에 말쑥한 옷차림의 남자 하나가 나타난다. 그 남자가 내민 것은, 건물을 담보로 할아버지가 빌린 돈에 대한 서류이다. 상권이 죽어 버려서 건물을 판다고 해도 갚을 수 없는 빚의 크기에 놀라는 승현. 그에게 남자가 다른 방법으로도 빚을 갚을 수 있다며 슬쩍 눈웃음을 친다.
갑자기 생겨버린 빚더미 앞에 망연자실한 그 앞에 놓인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의 제안. 어쩌면 그 제안은 제안이 아닐 수도 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대성 시계방’
푸른색 바탕에 흰 글씨가 박힌 간판은 색이 바래고 지독하게 낡아 시대극 드라마에나 등장하는 소품 같았다. 간판뿐만이 아니라 빼곡하게 걸린 시계들로 점령당한 벽과 모퉁이가 헤져 청색 테이프가 누더기처럼 붙은 낡은 3인용 소파도, 가장자리에 나무로 테를 두른 유리 장식장 겸 계산대 모두가 요즘 세상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비집고 얇고 길게 지어진 2층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작은 점포는 승현의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가게였다. 상권이 다 죽어버린 지역의 낡은 가게라 장사는 거의 안 되다시피 했지만, 건물 자체가 할아버지의 소유였기에 어떻게든 지금까지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가 있었다.
그 할아버지조차 이젠 석 달 전에 돌아가셨지만.
“하아....”
승현은 낡은 소파에 앉아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얼마 없던 저금을 탈탈 털어 할아버지의 병원비며 이런저런 비용을 처리하고 나자 승현에게 남은 것은 달랑 이 건물 하나가 전부였다. 부모님은 이미 승현이 어릴 때 돌아가신지라 승현은 줄곧 할아버지의 손에 자랐다. 그런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나니 승현은 이제 정말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할아버지의 생활공간이었던 2층으로 이사하면서 승현은 할아버지의 물건 대부분을 정리했지만, 아무래도 이 가게만은 정리하고 싶지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이 시계 소리를 듣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곤 했다.
사실 세를 주고 싶어도 상권이 죽은 주변은 색이 바랜 임대 종이가 흉물스레 붙은 가게들이 대다수였다. 언제나처럼 승현이 소파에 멍하게 앉아, 시계들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딸랑~딸랑~’
문에 매달아 놓은 종이 경쾌한 소리로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사장님 계십니까~?”
이런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고급 정장을 입은 체격 좋은 남자가 우렁찬 목소리로 사장을 찾았다. 걸친 옷가지가 어색하지 않은 제법 부티 나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신장이 180cm는 넘어 190cm 가까이 돼 보였다. 다부진 어깨며 드러난 목 근육이 운동 제법 하는 사람 같았다.
20대 후반인 승현에 비교해서는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승현은 자신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은 체격이나 옷차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혼자 조용히 생각했다.
“아, 일단 지금은 제가 주인인데 무슨 일이신가요?”
어색하게 소파에서 일어나 손님을 맞는 승현에게 남자는 붙임성 좋게 빙글빙글 웃으며 일단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손목시계에 배터리를 가는 정도라면 자신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주인이라 말했던 승현은 남자의 태도에 보험 권유나 방문 판매인가 싶어 표정이 굳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이야기는 들어보자 싶어 그의 말대로 낡은 소파에 다시 엉덩이를 붙이는 승현은 꽤 마음이 약한 편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여기 전 사장님이 이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리셨는데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네에?”
전혀 예상치 못한 남자의 폭탄 같은 말에 승현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곧이어 남자가 가방에서 꺼내 보여준 서류는 승현이 몇 번을 반복해서 살펴봐도 진짜였다. 심지어 돈을 빌릴 당시에는 이 건물의 가치가 더 높아 지금은 건물을 처분해도 갚을 수가 없는 큰돈이었다.
승현의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얗게 질려갔다.
소파가 하나뿐이라 승현의 옆에 앉아 있던 남자는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빙그레 지으며 승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전 사장님과의 관계가?”
“손자...입니다만.”
“저런, 곤란하게 되었네요. 아무래도 저희 쪽 일이 그런지라 정 돈을 못 갚으실 땐 저희가 좀 험하게 나가게 될 수도 있는데...”

구매가격 : 1,000 원

K와 S (한뼘 BL 컬렉션 319)

도서정보 : 김시츄 | 2018-12-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 소개>
#현대물 #오메가버스 #오해/착각 #운명적상대 #애증 #삽질물 #성장물 #잔잔물
#미인공 #다정공 #능글공 #사랑꾼공 #미인수 #순진수 #소심수 #도망수 #츤데레수
알파와 베타만 존재하는 집안에서 오메가로 태어난 S. 그런 괴이한 상황 때문에, S는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언제나 의심을 품는다. 그러던 S 앞에 나타난 K.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에 학교에서 잘 나가는 축구선수인 K가 S의 눈앞에서 자꾸만 어른거린다. 어느 날, 원래 몸이 약한 S가 양호실에 들어간 순간, 참을 수 없는 욕구가 치민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누워있는 K에게 키스를 해버린다. 그러나 자신감이 부족한 S는 사고를 쳤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아예 학교에서도 사라져 버린다.
미리 정해진 운명의 상대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도망만 치는 오메가와 그를 줄기차게 찾아오는 알파의 이야기. 산뜻한 전개와 통통거리는 문체가 레몬 사탕 맛을 낸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남자 오메가도 있어요? 세상에...”
S는 몇몇의 알파, 그리고 대개는 베타로 구성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다. 막연히 자신도 베타이려나, 알파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는 오메가. 그것도 존재 확률 자체가 희박한 남성 오메가였다. 부모님과 형제들은 매우 놀라워했지만 동시에 괜찮다, 아무 일도 아니라고 S를 위로했다. 집안에 알파가 몇이나 있었고 그들은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교수나 의사와 같은 사회적 성취와 부유함을 갖고 있었기에 최상의 투약과 의학적 처치가 제공되었다.
이렇게만 하면 얼마든지 베타처럼 살 수 있단다.
실제로 그랬다. 처음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나 두려움은 점점 옅어졌다. 이대로라면 분화 자체가 안 될 수도 있고, 평생 히트를 겪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뭐야, 그럼 그냥 베타인 거잖아?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고교에 진학했을 때 S는 첫눈에 K가 알파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당황했다. 내가 지금 쟤를 알아본 것처럼 쟤도 내가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아채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만큼 투약을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집안에도 알파가 몇 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지나칠 만큼 철저해야 했다. 그맘때 S는 정말 자주 아팠다. 억제제의 부작용이다. S의 학교는 역사가 오래된 명문고교로, 운동부를 비롯해 각종 부 활동이 왕성했음에도 S는 어떤 것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혈기왕성한 고교생들이 운동장을 뛰고 온갖 흥미로운 것에 거침없이 손을 뻗을 때 S는 양호실을 자주 찾았다. 커튼을 단단히 쳐서 잠그고 이불을 머리꼭대기까지 덮고는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다, 최선을 다해서 억제를 하고 있긴 한데 뭔가 좀... 혹시 원인으로 짐작되는 거라도 있니? 특정 알파라든가.”
의사의 말에 S는 고개를 저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건강 상태를 핑계로 체육 수업도 빼먹기 시작했다. K와는 한 반이었지만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K는 전국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히는 축구부의 에이스로 장래에는 프로 진출이 확실시되어 있었고, 동시에 모두에게 인기 있는 애였다. 알파라는 사실을 감출 필요도 의지도 없었기에 그의 주변은 늘 특유의 페로몬에 이끌리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반면 S는, 교실 구석 창가 자리에 앉아 하루 종일 조용히 공부만 하는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종종 양호실로 사라지고, 이따금 머리가 아프다는 듯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 그리고 둘의 접점은 오직 그때뿐이었다.
유리창 너머 쾌활하게 웃는 K가 있다. 그는 뛰고, 공을 차고, 숨김없이 기뻐한다. 그는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구경하러 온 인근 학교의 여자아이들에게도 시원스럽게 대한다. 팀원에게 신뢰받고, 학교에서도 자랑거리. 오후가 되어 운동장이 좀 더 무덥게 달아오르면 땀에 젖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질 때도 있다. 시합이 끝나면 저렇게 큰 물통의 물을 한 번에 다 마셔버린다. 젖은 머리칼에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난다. 그럴 때면 S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약간 찡그리며 주변을 살피다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안심하면서 창밖을 향해 조금 몸을 돌려 앉았다. 접점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바라보고 바라보다가, 정말로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하면 유리에 손을 올렸다. 저쪽에 있는 너는, 이쪽에 보면 손톱만큼 작아서 나는 그 점을 몇 번, 손끝으로 덧그리며 매만졌다. 그것뿐이었다, 그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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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친구 (한뼘 BL 컬렉션 317)

도서정보 : 레레 | 2018-12-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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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양풍 #학원/캠퍼스물 #오해/착각 #친구>연인 #첫사랑 #달달물 #일상물
#다정공 #사랑꾼공 #순정공 #미인수 #순진수 #다정수 #소심수 #단정수
왕궁에서 일할 사람들이 다니는 고급 학교에 진학하게 된 로지. 어려운 살림 형편에 비싼 학비와 생활비가 만만치 않지만 로지는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이기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로지가 어두운 골목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깡패들이 로지를 협박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때 불현듯 나타나 로지를 구해준 루크. 로지의 동급생인 루크와 그렇게 친해진 두 사람은 늘 붙어다니는 친한 친구가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른 학생들이 서로 키스 하는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의 마음이 미묘하게 떨린다.
자연스러운 전개와 줄거리, 담백한 문체가 매력적인 단편. 덜 익은 풋사과를 한입 베어물었을 때 입안을 채우는 상큼함을 선사하는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퍽.
“으앗!”
갑작스럽게 덮쳐온 충격과 함께 갈 길을 서두르고 있었던 로지는 누군가에 의해 골목으로 빨려들어갔다.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니 두 명 분의 낯선 하반신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기도 전에 둘 중 한 명에 의해 상체가 끌어당겨져 강제로 일어서게 됐다.
“여어. 저쪽 학원에 신입으로 들어오는 양반?”
“네? 그런데... 누구시죠?”
억지로 시선을 맞추고 다짜고짜 날아오는 질문에 무의식적으로 대답은 했지만, 아직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건 그쪽이 알 거 없고, 돈 좀 있을 거야. 부잣집에서만 들여보낼 수 있는 데니까.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들한테도 좀 나눠주고 가지 그래.”
“네? 저, 저는....”
그랬다. 통칭 학원으로 불리는, 왕궁에서 일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 기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큰 등록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로지는 특수 케이스에 속했다.
대체로 농사를 짓거나 기술을 배워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 나라에서는 중등 교육 정도까지 받고 부모에게 가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기초 학교에서 로지의 재능을 높게 본 선생님의 도움으로 몇 년 간의 개인 교습을 통해 학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곳은 진학만 하는 데에도 돈이 많이 드는 기관이었지만, 다행히도 로지에게는 나이차 많이 나는 손윗형제들이 있어 이미 가업을 도와 일을 하고 있는 덕분에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또, 로지 스스로의 능력도 출중하여 등록금의 일부를 기관에서 지원해주는 장학생 전형으로 입학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 기타 학용품과 생활비까지 포함한 비용은 서민의 생활 수준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엄청나게 높은 금액이어서 로지 자신에게 떨어지는 생활비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만약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빼앗긴다면, 내내 밥 대신 손가락을 빨며 지내게 될 것이다.
“아, 안 돼요. 어떤 생각이신지는 알겠지만.... 저는 생각하시는 그런 형편이 아닙니다. 가진 돈도 없어요.”
“우리도 다 알고 하는 말이라니까, 누굴 바보로 알아!”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감과 동시에 검은 그림자가 날아왔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을 한 큰 키의 사내가 후드가 달린 케이프 같은 것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눈빛이 로지의 눈에 닿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가 괴한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 골목에 사람이 더 있었나? 로지가 당황해서 생각함과 동시에 나머지 한 명에게 니킥이 날아가 꽂혔다.
“아이고, 아이고 사람 치네, 이런 게 나랏일을 한다고....”
하며 나뒹구는 사람에게 한 번 더 발을 꽂아 넣고, 그 검은 그림자가 로지의 팔을 잡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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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 플레이 (한뼘 BL 컬렉션 315)

도서정보 : 핑크마스터 | 2018-12-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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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대물 #SM #오래된연인 #피폐물 #하드코어
#강공 #냉혈공 #능욕공 #집착공 #미인수 #소심수 #굴림수
어두운 방 안 속, 한 사람이 구석에 잡혀있다. 그는 토끼 모양의 털옷과 야한 스타킹을 신고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서는 한 남자. 비릿한 미소를 지은 남자가 토끼 옷을 입은 남자에게 탐욕스러운 시선을 흘린다.
첫 장면부터 과감한 토끼 코스튬으로 시작하는, 하드코어 독자를 위한 하드코어 작가에 의한 하드코어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어두운 방 안.
그곳에서 희미한 신음소리와 천과 천이 마찰되는 미약한 소리가 방문 틈 사이로 흘러나온다.
달칵.
소리가 새어나오는 방의 문을 연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상태로 깜깜한 방 안을 밝혀줄 불을 켰다. 전등이 한번 깜빡이더니 금방 환하게 비춰주었다. 그리고 구석에서 구속당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토끼’ 를 발견하고는 곧장 그에게로 다가갔다.
토끼는 두 손과 발에 폭신폭신해 보이는 짐승의 하얀 털을 달고 있었고, 다리에는 새까만 망사 스타킹을, 입에는 분홍색 재갈을 물고 있었다. 그것들 외에는 토끼의 몸을 가려주는 것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토끼의 아랫배가 움찔 움직였다.
괴롭힘을 많이 당했는지 눈가와 입술은 붉게 물들여져 있고, 하얀 몸은 군데군데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모습을 느긋하게 감상하던 남자가 천천히 방구석에서 허리를 바들거리며 떨고 있는 토끼에게 다가가 눈 끝에 맺힌 눈물방울을 엄지손가락으로 슥, 닦아 내었다.
“우리 토끼. 나 없는 동안 잘 있었어?”
“흐우...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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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부부 생활기 (한뼘 BL 컬렉션 316)

도서정보 : 개복치 | 2018-12-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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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대물 #질투 #오해/착각 #동거/배우자 #서브공있음 #일상물 #성장물 #쿨한엔딩주의
#강공 #까칠공 #미인수 #평범수 #호구수 #까칠수
게이바에서 만나 원나잇으로 시작했지만, 오래지 않아 스테디한 관계가 된 영진과 진서. 회사 사정으로 거제로 전근하게 된 영진이 진서에게 같이 가자는 프로포즈 아닌 프로포즈를 하고, 그 후 둘은 부부 같은 생활을 시작한다. 꼬박꼬박 출퇴근을 해야 하는 영진이 돈을 벌고, 프리랜서 작가인 서진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된 지 몇 개월이 흐르고, 서진은 갑작스러운 회의감에 휩싸인다. 집안일에 함몰되어 영진에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과도하게 기대게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다급하게 일자리를 찾던 서진에게 새로 오픈되는 게이바에서 일해보라는 제의가 들어오고, 그는 덥석 그 일을 시작한다.
취향과 몸이 제대로 맞는 두 사람이 시작한 부부 생활. 그러나 일방적인 관계와 생활의 피로함으로 황폐해져 가는 관계를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중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오늘 진서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쩐지 찝찝한 그런 아침. 어제 치킨에 맥주를 너무 급하게 먹고 잔 탓일까.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지 않았던 기분이 어째서 이렇게 하룻밤 만에 급히 다운되는 것인지 알 길은 없었다.
바로 옆에서 자신과 똑같이 잠에서 깨긴 했으나 몸을 일으키기 싫다는 듯 그렇게 뒤척이는 영진을 보고도 그 품으로 파고들지 않은 것 역시 기분이 썩 내키질 않아서였다. 왜 이런 기분이어야 하지?
영진은 한동안 뒤척이더니 일어나서 잘 잤냐는 모닝 키스와 속삭임도 없이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물론, 평소라면 충분히 이해될 만한 행동이었다. 지금 열심히 준비해도 잘못하면 지각을 할 수 있는 시간. 하지만 오늘 같은 아침엔 섭섭했다. 그제야 진서도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부엌에서 반찬을 내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이상했다. 평소에 이렇게 지쳐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진서를 보면 영진은 보통 일어나지 말라고, 더 자라고 그렇게 누이곤 했었다. 그러면 또 어쩐지 일하러 가는 사람 아침은 먹이고 보내야지, 라는 생각으로 먹고 가라고 굳이 일어나곤 하는 패턴. 하지만 오늘 아침 영진은 자신보다 늦게 일어나 꼼지락거리고 있는 진서에게 됐으니 밥 차리지 말라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는다. 섭섭함이 일어 반찬을 꺼내는 손이 곱지 못하다.
그래도 일단 있는 반찬 다 꺼내서 접시에 조금씩 던다. 원래의 진서였다면 그냥 반찬 뚜껑 열어놓고 먹었겠지만, 이 집에 들어오고 난 후부터 이렇게 약간은 깔끔을 떨기 시작했다. 왜냐면, 영진은 깨끗한 것을 좋아했으니까. 반찬을 이것저것 꺼내 놓고 있으니 오이소박이가 보였다. 이건 내놔도 먹지도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자 또 한 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 오이소박이만 해도 어차피 먹지 않을 거 그냥 버리자고 했더니 먹을 거라고 두라고 했던 것은 영진이었다. 하지만 그러기를 벌써 몇 주가 지났나. 반찬통 가득 든 오이소박이는 그때 그대로였다. 아마, 오늘도 만약 진서가 버리겠다고 하면 그냥 두라고 할 것이었다. 자기는 먹지도 않을 것을 아깝다고 남겨두면 종일 혼자 있는 진서 혼자 이걸 다 처리하란 말이냐고. 그렇게 따져 묻고 싶은 것을 또 마음 한구석으로 꾸욱 눌러 담았다. 그리고 오이소박이도 접시에 덜었다.
오늘따라 밥통에는 밥도 딱 한 그릇밖에 남지 않았다. 평소에 진서가 밥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기에 항상 밥은 적게 해두는 편이었다. 많이 하면 오래 둬야 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뭔가 답답한 것이 자꾸 치받힐 때 앞에 먹을 것도 없으니 결국 할 것은 설거지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영진 혼자 밥을 먹는 꼴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도 평소와는 달리 묵묵히 밥만 먹고 있다. 네 밥은 어디 있냐는 말도 없이.
그렇다고 두 사람의 상태가 평소와 많이 다르냐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참으로 미묘한 것이라 어쩌면 평소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그런 것이었다.
진서는 설거지하다 문득 반찬들을 봤다. 역시나 젓가락은 근처에도 가지 않은 오이소박이. 그럴 줄 알았다. 또 한 번 화가 치밀지만, 참았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일이 터진 것은 어쩌면 오이소박이보다도 더 사소한 작은 것 하나 때문이었다.
영진은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내려서 출근을 했다. 그리고 그 커피를 내려주는 것은 당연한 듯 진서의 몫이 됐다.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한 잔 내리는 거야 뭐 그리 어렵겠나. 그냥 커피머신에 전원을 넣고, 캡슐을 넣고, 그리고 그날그날에 맞게 버튼만 눌러주면 되는데. 오늘도 진서는 영진에게 커피를 내려주기 위해 평소 쓰던 텀블러를 들었다. 오늘 날씨가 아침부터 후텁지근하여 당연히 아이스커피겠거니 하며 얼음을 넣고 있는데 영진이 말했다.
“나 오늘 뜨거운 커피 마시고 싶어.”
잔을 잡은 손에 힘줄이 튀어나오는 것을 겨우 막으며 얼음을 거칠게 다시 부었다. 그리고 일그러진 표정을 어찌하지 못한 채 웃으며 진서도 말을 이었다.
“그럼 진작 말을 하지. 그런데 이 텀블러 뜨거워서 괜찮겠어?”
“어, 그러네. 그럼 그냥 아이스.”
그 순간 진서의 스팀이 확, 하고 오른 것은 어쩌면 정말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이지 진서는 그때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화내고 싶지 않았다. 요즘 그도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바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퇴근은 늘 늦은 밤이었다. 회식 자리도 가지 못할 정도라고 투덜댔고, 가끔 빠질 수 없는 회식에 다녀오면 늘 새벽이었다.
“그러니까 그건 어디에 흘리고 와서는. 으휴, 내가 못 살아.”
말이 그리 곱게 나가진 않은 것도 같다. 하지만 정말이지 싸우고 싶어 한 말도 아니었고, 정말 왜 그러고 사냐, 라는 비난에 가까운 말도 아니었다. 어이구, 칠칠찮기도 해라. 라는 보통의, 그리고 약간의 잔소리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얼음을 다시 담아 오자 앞에 있는 영진의 표정이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깟 컵이 나보다 더 중요하냐?”
정말이지 진서가 영진에게서 가장 싫어하는 말버릇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조금 날카로운 말이 나가고 말았다.
“내가 적반하장 하지 말랬지. 이거 잃어버려서 지금 뜨거운 커피 마시고 싶은데 못 마시는 건 내가 아니고 형 너잖아.”
영진은 날이 바짝 선 날에 사과 대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대꾸한다.
“농담이잖아. 왜 이렇게 정색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까.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진서는 참고 또 참고 있는데, 영진은 이제는 아예 남은 밥을 통째로 먹겠다는 듯 숟가락에 가득 얹어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그 모습에 진서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인내심이 바닥났다.
“지금, 내가 잔소리했다고 그러는 거야? 나는 그 정도 말도 못 하고 살아? 아까도 말했듯이 잘못한 건 형이고, 그 때문에 먹고 싶은 거 못 먹는 것도 형이잖아! 그런데 나는 이 정도 말도 못 하고 살아야 하는 거냐고! 그런 거면 내가 앞으로 입, 다물까? 그렇게 살아줄까?”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막 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꾹꾹 눌러 담았던 것이 한꺼번에 나오니, 이것은 정말이지 걷잡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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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를 사랑한다는 것

도서정보 : 히가시하나 | 2018-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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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대물 #리맨물 #질투 #오해/착각 #첫사랑 #원나잇 #서브공있음 #달달물 #힐링물 #잔잔물
#미인공 #강공 #무심공 #집착공 #존댓말공 #미인수 #순진수 #소심수 #상처수 #굴림수
여린 몸매에 여자처럼 생긴 얼굴을 가진 시안. 그런 외모 때문에 시안은 어린 시절부터 놀림감이 되거나 그를 차지하려는 거친 아이들에게서 시달림을 받으면 살아왔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놀림과 괴롭힘 덕분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낙관주의자 시안. 어른이 되어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는 시안이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인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사인 경우와 한 팀을 이룬 시안은 자신이 일하는 인테리어 회사와 원목 가구 사이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전략안을 기획한다. 그리고 그 기획은 대표이사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통과된다. 시안은 협업 파트너인 원목 회사의 대표이사를 찾아가게 되는데, 그를 소개해준 시안 회사의 대표가 묘한 말을 덧붙인다. 원목 회사의 대표인 도겸이 '변태'라며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것이다.
연약한 몸매와 미인형에 가까운 외모에 약간은 피학적 성향을 가진 그와 성공적인 회사를 이끌면서 자신감으로 충만한 가학적 성향의 그가 만나서 이뤄지는 이야기. '사랑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로맨스 스토리.

<미리 보기>
"올 봄 신학기 시즌을 맞아 새로운 컨셉을 발표하기에 앞서, 친환경적이고, 삶에 편안함을 주는 이번 컨셉 슬로건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고급스러운 원목 가구로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클래시우드(Classy Wood)와의 협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최소한의 불만 켜진 어두운 회의실 안.
열심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이 빔 프로젝터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며 공개되고,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인테리어 회사 제이원(J-one)의 마케팅부 과장 한경우의 발표가 이어졌다. 빔 프로젝터의 빛이 닿지 않는 연설대 안쪽에 선 민시안은 빔 프로젝터와 연결된 노트북으로 발표 내용에 맞게 화면을 넘기고 있었다.
한경우 과장의 발표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상, 마케팅부 과장 한경우였습니다."
깊게 숙여진 한경우 과장의 고개가 다시 올라왔을 때였다.
짝! 짝! 짝! 짝!
"좋아."
어둡던 조금 전과는 달리 환히 불이 켜진 회의실의 가장 상석에서 깔끔한 박수소리와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원들 모두의 시선이 상석에 앉은 이에게 향하고 한경우 과장과 시안의 시선도 그에게로 향했다. 많이 쳐줘봐야 30대 초반인 남자의 앞에는 '대표이사 서제원'이라고 적힌 검은색 명패가 떡하니 놓여있었다.
서제원 대표가 깍지 낀 손을 탁자에 올리고 몸을 바로 세웠다.
"한 과장이랑 민 대리?"
"네."
"네."
두 사람과 정확히 한 번씩 눈을 맞춘 후에 서제원 대표가 씨익 웃었다.
"두 사람이 책임지고 맡아서 진행해. 클래시우드 대표랑 오후에 약속 잡아줄게."
모든 중간 과정을 다 생략하고 단번에 떨어진 최종결재권자의 승인에 시안의 얼굴이 단번에 밝아졌다. 한경우 과장 역시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큰 힘을 받은 모양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건가? 대답은?"
올해로 대표가 된 지 3년차인 서제원 대표는 그 특유의 시원시원한 미소를 건 채 대답을 재촉했다. 한경우 과장과 시안은 서로 시선을 한 번 교환한 후 깊게 몸을 숙였다.
"하겠습니다."
시간은 필요 없었다.
대체적으로 기획부에서 기획한 일을 하달 받아 수행하는 쪽에 가까운 마케팅 부서지만, 간혹 이런 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 의견이 수렴되는 경우는 극히 소수. 게다가 기획부와 재정부 사이에서 박 터지게 조율 당하느라 애초에 내놓은 의견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더 드물었다. 그런데 이렇게 단번에 받아들여지니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느라 밤낮없이 일했던 그간의 노고가 단숨에 씻겨나가다 못해 오히려 힘이 났다.
"좋아. 두 사람은 이따 외근 나가기 전에 나한테 잠깐 들리고."
"네."
씩씩한 두 사람의 대답을 듣자마자 서제원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다들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합시다! 이제 곧 바빠질 테니 밀린 일들 어서어서 처리해놓고요."
회의장 안의 임직원들에게 느긋하게 손까지 흔들어 보인 서제원 대표를 필두로 모든 임원들이 줄지어 나갈 때까지 두 사람은 자리를 지켰다. 모든 사람이 나가고 둘만 있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긴장이 풀린 시안의 만면에 미소가 걸렸다.
"수고하셨습니다, 한 과장님."
"민 대리도."
텁 하고 시안의 머리 위로 경우의 손이 올라왔다. 표현이 굉장히 드문 편인 경우의 스킨십은 더욱 드물어서 시안이 놀란 토끼눈이 됐다. 천천히 시안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경우의 손이 떨어져 나가고서야 정신이 든 시안이 환히 웃었다.
무뚝뚝한 아버지에게 칭찬 받은 기분이랄까.
"이제 또 힘내서 열심히 해요, 우리."
"그래."
이번에는 잔잔한 미소까지.
대표님의 다이렉트 승인보다 경우의 좀처럼 보기 힘든 미소와 칭찬이 시안은 더 기뻤다.
***
클래시우드 대표와의 미팅은 오후 3시로 결정됐다. 비서실로부터 따로 약속 시간에 대해 연락을 받은 두 사람은 점심시간 후 외근 준비를 마치고 대표이사실로 올라갔다.
"대표님, 마케팅부 한경우 과장과 민시안 대리 왔습니다."
"네, 네."
비서실장 이기운의 말에 대표이사실 안에서 장난스러운 대답이 들려왔다. 이기운 비서실장이 열어주는 문으로 경우가 먼저 앞장서고, 그 뒤를 시안이 따랐다.
"긴장 풀기에 좋은 차 한 잔씩 내줘."
오늘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 모양인지 눈까지 찡긋거리는 서제원 대표에게, 알겠습니다, 라고 답한 비서실장이 다시 문을 닫았다.
"자, 두 사람은 자리에 앉고."
서 대표의 지시에 두 사원이 깍듯한 자세로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그 모습을 보며 하하, 웃음을 터뜨린 서제원 대표는 턱을 쓰다듬으며 두 사람을 찬찬히 살폈다. 3년 전 처음 취임할 때만 해도 대리였던 경우는 서제원 대표와 안면을 익힐 기회가 꽤 여럿 있었다.
굉장히 무뚝뚝한 성격이기는 해도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성과도 잘 내는 한 대리가 지금의 한 과장으로 승진한 것도 인사팀에게 무조건 실력주의! 를 주입시킨 서 대표 덕이니까.
고속 승진 중인 사원 리스트에 포함되는 경우를 여러 자리에서 눈여겨 봐왔던 서 대표의 시선이, 익히 알고 있는 경우보다 처음 보는 듯한 시안 쪽에 더 오래 머물렀다.
"민시안 대리는 되게 예쁘게 생겼네."
남자한테 예쁘다는 말은 실례겠지만, 그것도 가끔 듣는 사람이나 그렇지 어려서부터 지겹도록 들어온 시안은 너무 익숙해서 그냥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으로 넘겼다. 흐음, 하고 여전히 턱을 쓰다듬으며 서제원 대표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민시안 대리?"
"네."
늘 싱글거리는 대표님이 왜 갑자기 진지한 낯인지 시안으로서는 알 턱이 없는지라 내심 긴장하며 자세를 바로 하고 답했다.
서제원 대표는 턱을 쓸다가 검지손가락을 세운 채 손을 척 내밀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명심해."
"네."
"클래시우드의 대표는 말야-"
말꼬리를 늘이며 뜸을 들이는 제원의 모습에 시안이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클래시우드의 대표를 본 적이 없는 경우도 귀를 기울였고, 시안은 협업 제안서를 내밀고 직접 이야기를 나눌 경우가 아닌, 옆에서 보조하는 격인 자신에게 왜 그쪽 대표에 대해 알려주는지 이해가 안 됐지만 어쨌든 이어질 제원의 말을 기다렸다.
"심신 안정에 좋은 매화차입니다."
때마침 들어온 이기운 비서실장에게로 모두의 시선이 몰렸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포커페이스인 이기운 비서실장은 테이블에 찻잔을 세팅해주고 들어올 때처럼 조용히 다시 나갔다.
"크흠."
때를 놓친 제원은 제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아까와 같은 자세로 입을 열었다.
"클래시우드의 대표는- 변태야."
"크흠-!"
"풉! 앗, 죄송합니다."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발언에 마시던 차를 뿜은 시안은 얼른 테이블에 비치된 휴지를 뽑아 닦아냈다. 경우는 다행히도 큰 기침 한번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두 사람의 그런 반응에도 제원은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진짜라니까. 그는 예쁘게 생긴 사람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변태야."
"아... 하하하. 네."
곤란한 나머지 웃음으로 넘기려는 시안에게 제원은 미간을 좁힌 채 당부했다.
"바로 민 대리 같은 사람 말이야. 그러니까 진짜 조심해."
웃음으로 무마하려 해봐도 안 되니 결국 시안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아야 그만두는 질 나쁜 농담인 건지.
제원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시안의 머릿속에서 클래시우드의 대표에 대한 망상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배가 볼록 튀어나오고,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연신 땀을 닦아내는 손가락에마저 털이 난,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가 '으흐흐'하고 기분 나쁘게 웃으며 입가를 핥는-
바르르, 티가 안 나게 몸을 떤 시안은 얼른 제 머릿속의 망상을 지워버렸다.
매화차가 심신 안정에 좋다더니 아무리 마시고 마셔도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그 뒤로도 제원의 몇 가지 당부의 말이 이어졌다. 대표이사실에서 나올 때까지 무슨 정신으로 앉아있었던 것인지, 시안은 얼이 빠진 얼굴로 경우의 뒤를 따라 클래시우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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