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문

도서정보 : 제시 앤드루스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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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봉준호의 〈기생충〉이 한국의 양극화를 그렸다면
《문문》은 세계의 양극화를 형상화한다.

픽션이지만, 논픽션처럼 사실관계를 따지면서 읽어보게 되는 소설이다. 제시 앤드루스(Jesse Andrews)의 소설 《문문》이 다루고 있는 ‘소득 양극화’라는 문제가 우리 모두에게는 너무나 엄중한 문제이기에 그렇다. 이 부분에 대한 리얼리티에 성공하지 못하면 절대 독자들이 몰입할 수 없는 소설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소설은 비록 자산이 많은 사람은 자산만큼 키가 크고, 가난한 자, 못 가진 자는 그만큼 몸집이 작다는 기본적인 대가정을 내세우고 형상화를 했지만 이 가정이 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데 있어 전혀 방해가 되지 못한다. 우선 배경이 그 어느 국가도 아닌 미국이기에, 미국은 전 세계의 국가 중 가장 소득 양극화가 심한 국가다. 실제로 미국은 상위 1퍼센트가 미국 자산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제시 앤드루스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많이 천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그 어려운 소득 양극화의 문제의 해결에 하나의 단초를 제공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해결책은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잠시만이라도 진지하게 검토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하버드대 출신의 소설가인 제시 앤드루스는 이 소설 《문문》에서 소득 양극화를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세계적인 석학이 자주 거론하고 있는 ‘기본소득’ 역시 빠뜨리지 않고 터치하고 지나간다.

절망과 회한,
그 나락에서 생환하고 고질라 킹콩에 빙의하여
양극화를 타파하려던, 극빈층 소년의 어드벤처

사람들의 몸 크기가 곧 그들의 부(富)와 비례하는 세상. 은행은 이 세계의 화폐인 문문(munmun)을 관리하고, 고객은 계좌 잔액에 따라 신체의 크기를 증감한다. 소설 《문문》은 이처럼 허황한 공간에서 표류하는 한 남매의 일대기를 그린다.

주인공 워너와 그의 누이 프레이어는 극빈층이다. 부모와 마찬가지로 덩치가 아주 작다. 미미한 아빠가 초장부터 중산층 어린이에게 우연히 밟혀 죽는다. 압사의 공포로부터 안전하려면 극빈층 신세를 면해야겠지만, 가장을 잃은 워너네 가족이 문문을 벌 방법이란 묘연하다.

프레이어는 중산층과의 결혼을 통한 신분 상승을 꾀한다. 하지만 현실은 프레이어조차 로스쿨 학생들의 노리개로 전락할 만큼 절망적이다. 프레이어를 창녀로 삼으려던 포주에게 마침내 워너가 총구를 겨눈다. 워너가 당긴 방아쇠는 장차 누구에게 어떤 회한을 남길 것인가.



이 소설은 2018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상영되기 전부터, 라일리 레드게이트(Riley Redgate) 소설가로부터 봉준호판 새 영화(this book is my new favorite bong joon-ho movie)라는 평을 받고 있어 봉준호 영화감독에게 이 소설의 일독을 감히 권한다. 그래서 이 소설이 기생충 2탄 내지는 차기작을 제작하는 데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극심해진 세계의 소득 양극화 해소에 불쏘시개 역할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솔직히 더 크다.

■ 추천의 말

《문문》은 재기발랄하면서도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그와 동시에 히스테리컬한 유머를 보여준다.
- 니콜라 윤(Nicola Yoon),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에브리씽 에브리씽》 (위즈덤하우스, 2017)의 작가 -

이것은 눈부시면서도 흉폭하고, 낄낄거리게 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모습도 녹아 있는 거친 세계를 탐험하는 장도다.
- 커커스 리뷰 -

유난스럽고 야단스럽다고 할 정도로 독창적인…… 워너가 작을지 몰라도, 그의 담대한 마음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내레이션은 강렬하고 예리하게 소설적 재미를 만들어간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부(富)에 대한 미국인들의 강박을 독창적이면서 신랄하게 풀어낸다. 동시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풍자를 보여준다.
- 북리스트 -

구매가격 : 14,400 원

지옥학교

도서정보 : 아르튀르 테노르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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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는 장난으로 슬쩍슬쩍 한 대씩 때려요.”
많은 학교폭력 가해자는 자신의 폭력을 ‘장난’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처벌을 피하고자 하는 변명일 수도 있고, 자신의 폭력이 어떤 심각성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사 장난이었다 해도, 그렇게 때린 한 대가 습관이 되어,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어느새 상대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질 정도의 폭력이 된다면, 그것은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다. 장난이란 그 장난을 당하는 상대 역시 장난이라고 느낄 때만을 가리킨다.
가스파르는 별과 바람을 사랑하는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중학생이다. 키는 크지만 차분한 가스파르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먼 도시에 전학을 온다. 낯선 학교에서 잘 지내고자 결심하지만, 악동 안토니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변한다. 이웃 주민인 안토니는 동네로 이사 온 가스파르를 눈여겨본 뒤, 개학 첫날부터 사납게 굴기 시작한다. 안토니는 학교가 ‘약육강식’의 세계라며 자신이 가스파르를 괴롭히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우리끼리는 장난으로 슬쩍슬쩍 한 대씩 때려요.”
안토니의 변명은 제법 그럴싸해 보이지만, 가스파르가 그것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안토니의 행동은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다.

“안토니를 죽여 버리겠어.”
차라리 가해자가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때때로 어른들은 설사 피해자가 되더라도 반항하라며 쉽게 말하곤 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징그러워서라도 덜 괴롭힌다고.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얼굴만 봐도 쪼그라드는 심장과 손발. 고통 받는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정말 자신의 심장을 수술이라도 해 튼실하게 만들고 싶고, 무력하게 달린 손발을 가위로 자르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러나 어른들(선생님을 포함한 조언을 하는 모든 어른들)은 모른다.
소설 속 고통 받는 자, 가스파르는 그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말도 안 되는 용기를 쥐어짜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으로 안토니에게 복수를 시도한다. 지긋지긋한 피해자의 신분에서 차라리 비열한 가해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하지만 그게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스파르는 마지막 선택을 한다. 그 결과가 어른들이 생각의 범위를 벗어날 만큼 심각하기에…… 작가는 어쩌면 학교의 폭력과 왕따라는 현실에 국한하지 않고 문제를 좀 더 근원적인 폭력이라는 문제로 대체한 게 아닐까 싶다.

믿고 싶지 않은 잔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
안토니와 가스파르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니다. 우리 현실 속에 살아 움직이는 청소년의 표상이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단어, ‘왕따와 학교 폭력’은 오늘도 살아있는 실체가 되어 등교하는 우리 학생들의 삶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작가는 가감 없는 표현과 과감한 단어로 현실의 청소년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안토니의 장난과 폭력, 폭언 그리고 가스파르의 심리 묘사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감정 변화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았다. 가슴 아픈 묘사들에 오히려 이것이 소설이라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이지만, 실화를 모티브로 한만큼 작가는 현실을 오롯이, 생것 날것으로 담아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지옥 같은 현실에 눈을 감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와 함께 외치는 이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우리는 진실 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분명히.


▶ 책 속에서
“걔가 또라이라 그래요. 개학 날 코딱지만 한 배낭을 메고 범생이 차림새로 학교에 들어서는데, 어벙하게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딱 봐도 숙맥이더라고요. 새 운동화 하며, 바지에 딱 잡힌 주름이라니요. 누가 봐도 우리 동네 토박이가 아니었죠. 마마보이 같은 냄새가 솔솔 나더라고요. 좀 사는 동네에서 온 게 분명했어요. 이번 여름에 로지에 주택 단지로 이사 온 걸 봤어요. 저도 거기 살고요. 조용히 잘 살죠. 도시 사람들은 여기 안 와요. 우리 동네는 시끄러운 일도 없고 다투지도 않아요. 나쁜 짓은 한 번도 안 일어났다니까요.” _ 16쪽

가스파르의 할아버지는 온화하고 슬기로운 분이었다. 할아버지는 증오와 원한이 가장 위험한 감정이라고 가르쳤고, 가스파르는 그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겼다. 증오와 원한은 영혼을 갉아먹는 기생충과 같아서, 그런 감정을 키우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고 했다. 또 시한폭탄과도 같아서, 상대방이 파괴되리라 믿으며 그 폭탄 위에 스스로 주저앉는다고 했다. 가스파르는 할아버지가 전하신 귀한 교훈을 결코 잊지 않았다. 하지만 슬프고 분한 감정에 휩싸이고 보니, 교훈을 떠올릴 여유가 없었다. 첫 중학교 친구이자 새 이웃인 찰거머리 안토니는 수요일 오후 늦게 친구들을 데리고 떠났다. 이들의 첫 방문은 악몽으로 변했다. 그날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_51쪽

이제 안토니는 가스파르를 때리거나 도가 지나친 장난을 치기보다, 온갖 협박을 하며 괴롭혀 댔다. 가스파르의 엄마는 경찰에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낙심한 아들을 생각하고 또 아들을 지켜보며 자신이 겪은 우울증을 떠올리자, 경찰에 고소해서 아픈 상처를 들쑤시고 싶지 않았다. _93쪽

가스파르는 안토니가 가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끝내기로 작정한 상태였다. 이제 이 칼끝을 비천한 몸뚱이에 깊이 찌르기만 하면 악몽은 순식간에 사라질 터였다. 간단해 보였다. 가스파르는 속으로 수천, 수백 번 되뇌었다. 끝을 내려면 흔들리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칼 손잡이를 잡은 손이 뜨겁게 타오르는 듯했고,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 구토가 치밀었다. 공터로 들어섰을 때부터 꾹 참았던 구토가 목구멍에서 솟구쳤다. _97쪽

그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희망도, 미래도, 의욕도 사라지자 뜻밖에 마음이 평온해졌다. 가스파르는 이 일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문득 깨달았다. 다정한 엄마의 얼굴이 아른거렸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이건 내 인생이야. 엄마의 인생이 아니라고.’ _108쪽

구매가격 : 9,600 원

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 줄게

도서정보 : 마르탱 파주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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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맨날 똑같은 사람만 불행해야 해?”
지지리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 모든 중학생을 위해
조금 괴상한 아이들이 정의 실현에 나섰다!
만 열셋 마르탱, 바카리, 프레드 그리고 에르완은 자칭 ‘부적응자 클럽’ 회원들이다. 5년 전 엄마를 여의고, 그 슬픔에 알코올 중독이 된 아빠와 둘이 사는 마르탱은 한 시간 만에 끝나버린 첫사랑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아프다. 바카리는 너무 똑똑해서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고, 프레드는 전자 기타를 치며 머리가 초록빛이다. 천재발명가 에르완은 늘 우아한 정장 차림의 청소년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조롱받는 부적응자 클럽 아이들은 그렇게 세상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르완이 놈들로부터 두들겨 맞았다. 그저 좋은 먹잇감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친구가 당한 이유 없는 폭력에 나머지 세 친구도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불행은 기러기 떼처럼 몰려들어, 바카리네 아빠가 해고되고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보나세라 선생님마저 학교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다. 왜 세상은 우릴 그냥 내버려두지 않지? 아이들 마음속에서 분노가 휘몰아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불행을 분배해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어.”
기상천외한 평등 기계를 만들다!
아이들이 행동한다! 습관적으로 의욕을 잃고 축 늘어지곤 했던 아이들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마르탱과 프레드는 교장 선생님과 정면 승부하며 보나세라 선생님을 두둔하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에르완은,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 주는 기계를 발명한다. 불행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애들의 고통을 돈 많고 인기 좋고 아프지도 않고 성적도 좋은 아이들, 부모님이 죽지도 않았고 실업자가 되는 일도 없는 아이들, 어딜 가나 느긋한 그 아이들에게 좀 덜어 준다면 세상은 좀 더 공평해질 테니까. 에르완이 ‘평등 기계’의 빨간 단추를 누르자 기계가 웅웅 소리를 내며 학교 원래의 균형을 조금씩 깨뜨리는데…. 아이들은 정의를 실현하고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곳곳에 숨은 부적응자 클럽 아이들에게 전하는 마르탱 파주 특유의 성장에 대한 열쇠
“정말 재미있는 걸 만들어 내는 애들은 언제나 괴짜인 녀석들이지.”
‘평등 기계’가 만들어지고 작동되는 가운데, 작가는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며 한 단계 성숙해 가는지 보여 준다. 마르탱 파주는 어른들의 위선과 왜곡된 교육, 세상의 폭력과 부조리를 신랄하게 풍자하면서도, 이야기 여기저기에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심어 놓는다. 예컨대 지루할 것만 같았던 수학의 재밌는 본질이라든가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 행동하는 것, 친구가 잘못되는 것을 막으려는 우정의 힘 그리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어른의 존재 같은 것들을 말이다.
아이들은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하자 세상의 다른 국면을 깨닫는다. 다 가진 것만 같았던 그 애들도 나름의 불행과 고초를 안고 있다. 부적응자 클럽 아이들은 자신들 외의 타인의 삶에도 관심을 두게 됨으로써 연대감과 책임 의식이 생겨났다. 그리하여 세상과 화해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얻었다.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미래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작가가 마르탱 아빠의 목소리를 빌어 말한, 불공평해 보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한 가지 힌트처럼 아이들에겐 그리고 우리 모두에겐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으니깐. 세상에 완전히 쓸모없는 것이란 없다. 버려진 공터를 살려낸 것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기쁨과 행복을 만들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삶은 다시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다른 시선으로. 아무도 나의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사실적인 우정의 기운을 전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
마르탱 파주는 누구도 하기 힘든 이야기를 모두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작가다. 저자는 아이들이 작은 결심을 모아 어떻게 단단한 성숙을 이루어 나가는지 보여 주면서 ‘학교 폭력’, ‘차이와 차별’, ‘어른들의 위선’과 같은 묵직한 주제들을 공략한다. 가슴 속의 슬픔과 아픔을 어딘가에 꺼내 놓고 싶지만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작가 ?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


▶ 책 속에서

내가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술이 슬픔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관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자세와 열정이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역설이다.
-13~14쪽

에르완이 당한 일을 계기로 우리는 우리가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내 생각에 그 주먹질은, 남들과 다르게 구는 건 그만두고 규칙을 따르라고 명령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마음이 한층 더 줄어들고 말았다. 남들과 더욱더 거리를 두게 되었다. 아마 따돌림과 괴롭힘은 더 심해질 것이다. 자, 인생의 악순환에 접어드신 것을 환영합니다.
-33~34쪽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수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데 쓸모가 있지. 국어 수업이 문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야. 나는 여러분이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생각이야. 수학이 뭐에 쓸모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실 쓸모가 있긴 해. 나를 믿도록) 수학은 진짜 멋진 데다, 인생을 살아가려면 아름다운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점수가 좋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렇게 될 거야. 나는 여러분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35쪽

나는 에르완에게 물었다.
“무슨 기계?”
“공평하게 만들어 주는 기계.”
나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 주는 기계를 발명하고 있어. 맨날 똑같은 사람만 불행하지 않도록 말이지.”-56쪽

“다 지나갈 거야.”
선생님이 말했다. 우리가, 친구들이 있으니까, 우리가 행동하고 있으니까, 따뜻한 우정의 힘을 모두 쏟아 에르완이 잘못되는 걸 막고 있으니까, 다 지나갈 거라고.
-94쪽

이게 우스운 짓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보통 때였으면 웃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나는 허약한 말라깽이고 계속 이렇게 있고 싶지 않다. 그게 환상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다. 나는 절대 근육질 몸매를 가진 강한 남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한번 해 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면 지나가겠지, 이렇게 상상할 뿐이다. 참 웃긴 시기다.
-105쪽

구매가격 : 9,600 원

시크릿가든

도서정보 : 프란시스 호지슨 버넷 | 2020-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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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에 버넷은 누렇고 비호감인 어린소녀 그녀의 장애인 사촌 강한 자연을 사랑하는 소년과 그의 자애로운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아주 흥미로워하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그녀는 그녀의 출판사에 이렇게 썼다. "나 자신이 그것을 사랑해요. 그것 안에 그곳에 오랫동안 버려진 정원이 있는데 누군가가 잠근 문은 담쟁이덩굴에 가려지고 누군가의 열쇠는 10년동안 파묻혔어요. 그것은 또한 야생의 동물들과 길들여진 동물들을 매혹시키는 일종의 파운(Faun 고대로마 숲의 신)과 그곳에 황야지역의 작은집에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일종의 마돈나(Madonna 성모마리아)같은 여성이 -- 따뜻한 가슴을한 건실한 현명한 단순히 어머니의 그것 -- 살고 있어요."

구매가격 : 8,900 원

반 공일-세계단편소설걸작선12

도서정보 : 올더스 헉슬리 | 2020-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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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가 그들의 토론의 대상 인물을 슬쩍 한 번 훔쳐보고는 그의 값싼 모자와 값싼 구두와 창백한 여드름투성이 얼굴과 더러운 손과 철테 안경과 가죽끈의 손목시계 등을 한꺼번에 재빨리 관찰했다. ‘피터’는 그녀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황홀감에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피터’는 이 둘이 도대체 뭘 그렇게 수근 거렸을까가 궁금했다. 아마 ‘피터’에게 차라도 마시러 가자고 말해보고 의논했을 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자마자 그는 그렇다고 확신해 버렸다. 일은 정말 기적으로 그가 그리던 그대로 척척 진행되는 셈이었다. ‘피터’는 바로 이 첫 번 데이트에서 “택시는 제 품속에서 잡으십시오.” 라고 말해도 괜찮을까 어떨까를 궁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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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세계단편소설걸작선11

도서정보 : 서머셋 모옴 | 2020-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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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른 군중들과 같이 양철 지붕의 큰 창고로 들어갔다. 비는 억수같이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얼마간 그곳에 서 있었다. 그러자 ‘데디?슨’씨가 왔다. 그는 여행을 하는 동안 ‘맥페일’ 부처에게 아주 공손하게 대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의 대부분을 독서로 보냈다. 그는 말이 없고 좀 우울한 편이었다. 그리고 그의 상냥함은 그가 기독교도의 의무로서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본래 말이 적고 무뚝뚝하기 조차했다. 그의 외모는 특이했다. 그는 키가 대단히 컸고 바싹 말랐으며 긴 사지는 헐렁하게 붙어 있었다. 그는 볼이 폭 패였고 이상하게 광대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창백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입술만이 도톰하고 관능적(官能的)인 것을 볼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머리를 대단히 길게 기르고 있었다. 그의 크고 검은 눈은 비극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은 손가락이 크고 길어서 보기에 좋았다. 그 손은 그가 비상한 힘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가장 유별난 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억눌린 정열을 갖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인상적이었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감을 주었다. 그는 누구나 사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구매가격 : 500 원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18번째 소설 공모전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윤지원, 김효정, 슈지첼, 김진이, 목승원, 이필원, 이자연, 김정연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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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를 엮은 단편집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에는 소설 없이 실린 그림 한 점이 있다. 이 책을 기획한 작가 로런스 블록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보너스 작품"으로 래피얼 소이어의 그림<오피스 걸스>를 남겨두었다고 전했다. 소설의 창의적 영역을 읽는 이에게로 확장하려는 이러한 의도에 착안해, 문학동네에서는 <오피스 걸스>에 영감을 받은 18번째 소설을 공모했고,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된 수상작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한 편, 우수상 세 편, 입상 네 편을 포함해 총 여덟 편의 기발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심사를 맡은 소설가 구병모의 말처럼 "이 이벤트가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또다른 어딘가에서는 확장에의 가능성을 품은 상상력의 씨앗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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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도서정보 : 이효석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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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조광(朝光)』 10월호에 발표, 1941년 5월 박문문고(博文文庫)에서 간행한 『이효석단편선(李孝石短篇選)』에 수록된 작품이다. 작가의 고향 부근인 봉평·대화 등 강원도 산간마을 장터를 배경으로, 장돌뱅이인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 사이에 맺어진 하룻밤의 애틋한 인연이 중심이 되는 매우 서정적인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허생원은 하룻밤 정을 나누고 헤어진 처녀를 잊지 못해 봉평장을 거르지 않고 찾는다. 장판이 끝나고 술집에 들렀다가 젊은 장돌뱅이인 동이가 충주집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는 심하게 나무라고 따귀까지 때려 내쫓아버린다. 그날 밤, 다음 장이 서는 대화까지 조선달·동이와 더불어 밤길을 걸으면서 허생원은 성서방네 처녀와 있었던 기막힌 인연을 다시 한 번 들려준다.
낮에 있었던 일을 사과하던 끝에 동이의 집안 사정 이야기를 듣다가, 허생원은 사생아를 낳고 쫓겨났다는 동이의 어머니가 바로 자기가 찾는 여인임을 내심 확신한다. 허생원은 갑자기 예정을 바꾸어 대화장이 끝나면 동이의 어머니가 산다는 제천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혈육의 정을 느끼며 동이를 바라보던 허생원은 동이가 자기처럼 왼손잡이인 것도 확인한다.

이효석의 문학 세계가 응축된 작품으로, 허생원과 나귀와의 융합을 통해 허생원과 동이의 혈연적 관계를 암시하는 치밀한 구성을 보이는 이 작품은, 독특한 문체로도 1930년대 단편의 정점으로 인정된다. 또한 달빛 아래 메밀꽃이 하얗게 핀 밤길을 배경으로, 얽은 얼굴 때문에 여자와는 인연이 없던 허생원의 애틋한 사랑을 형상화한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식물적인 동화와 동물적인 애욕이 교차되는 향토성 짙은 서정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준 이 작품은, 흙과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회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과의 합일로 나타난 심미적인 도피는 작가 개인의 소산이기 이전에 1930년대의 문학적 상황이 사실주의를 서정소설 내지 심리소설에 귀착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문학적 맥락에서 불가분의 현상이었다고도 설명된다.
이효석은 이 작품에서 관능적 정서를 고유의 토착 정서에 여과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산문 예술의 시정(詩情)을 승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또한 이 작품은 1930년대 대표 작가 중 하나인 이효석의 면모를 부각시킨 ‘분위기소설’이다. 특히, 회상 형식으로 이어지는 장돌뱅이 허생원의 애수는 산길-달빛-메밀꽃-개울로 연결되면서 신비스러운 작품 배경의 분위기와 함께 낯익은 한국 정서로 자리하고 있다.
이효석 문학의 백미(白眉)이자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단편소설 중의 하나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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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세계단편소설걸작선7

도서정보 : 장 폴 사르트르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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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느냐 그놈이 죽느냐 하는 판이다. 그놈이 있는 곳만 말하면 살려 주지.” 채찍을 들고 장화를 신은 번지르르한 이 두 명의 사나이도 역시 얼마 뒤에는 죽을 인간이다. 나보다 좀 늦을지는 몰라도 별로 멀지는 않다. 그런데 그놈들은 서류 이름을 찾기에 골몰하고 다른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 투옥하거나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깐에도 서반아의 장래에 대해서 또 다른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가지고 있다. 놈들의 자질구레한 행동을 보니 내게는 불쾌하고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 아무리 해도 놈들과 같은 심정이 돼 볼 수가 없고 놈들이 미친 놈으로만 생각되었다. 그 똥똥한 사나이는 제 장화를 채찍으로 치면서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민첩하고 사나운 야수와 같은 티를 내려고 모든 행동을 일부러 꾸며 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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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세계단편소설걸작선6

도서정보 : O 헨리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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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윗층으로 올라갔을 때는 ‘잔씨’는 자고 있었다. ‘쑤우’는 차일을 창턱까지 내렸다. 그리고 손짓으로 ‘베어먼’을 다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 방에서 그들은 불안스럽게 창으로 담쟁이 넝쿨을 응시했다. 이윽고 그들은 잠시 말없이 서로 쳐다보았다. 찬 비가 눈과 섞여 줄기차게 퍼붓고 있었다. ‘베어먼’은 낡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바위대신 주전자를 엎어 깔고 앉아서 속세를 떠난 광부의 자세를 취했다. 다음날 아침 ‘쑤우’가 한시간의 잠에서 눈을 떴을 때 ‘잔씨’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닫힌 녹색 차일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것 좀 올려. 보고 싶으니까.” 그미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쑤우’는 맥없이 복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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