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은 없다

남궁인 | 문학동네 | 2016년 08월 2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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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날것의 죽음이 있는 그곳
죽으려고 했던 자가
죽음 안에서 뛰어다닌 38편의 기록

긴박한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매순간 "선택"에 직면하고, 수없이 많은 "만약"이 가슴을 옥죈다. 순간 다른 처치를 했다면, 감압이 성공했다면, 지병만 없었더라면, 수술방만 있었더라면, 조금만 늦게 출혈이 진행됐다면, 곁을 지키던 나를 봐서 환자가 좀더 버텨주었다면.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최악을 피할 수 있었던 일들. 이 책은 그런 만약의 순간에 대한 "글쓰는 의사"의 기록이다.
24시간 불을 밝히는 응급실. 수만 명의 환자와, 수천 명의 자살자와, 수백 구의 시신을 만나는 일이 일상인 이곳. 한때 죽으려고 했으나 곧 죽음에 맞서 제 손으로 죽음을 받아내기도 놓치기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응급의학과를 평생의 길로 선택한 한 의사가 있다. 그는 하루 한 편, 혹은 일주일에 두세 편씩 마치 독백하듯 응급실에서 있었던 일을 페이스북에 써내려갔다. 죽음의 경계를 넘어간 이들의 이야기와 생사의 길목에서 생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 편의 희극과도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그의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가 써내려간 긴 글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나는 분명히 죽으려 한 적이 있다. 죽음을 막연하게 여겼던 의대생 시절, 죽고자 하는 생각은 갖가지로 변형되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당시 나는 밤마다 강박적으로 글을 지어댔다. 그 글들은 벌판에서 던진 부메랑처럼 멀찍이 날아갔다가 죽고자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홀연히 귀결되었다.
그 터널을 간신히 몇 번 빠져나오고 나니, 나는 의사가 되어 있었다. 모든 과를 순환해야 하는 인턴생활 1년은 금방 지나가버렸다. 곧 내가 평생 몸담을 분야를 적어 내야 했다. 나는 죽음과 가까운 몇 개의 과 중에서 고민하다가, 별 망설임 없이 응급의학과를 선택했다.
(…) 일은 점점 익숙해졌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너무나 많은 죽음과 비극에 감정은 아무것도 벨 수 없는 칼처럼 둔탁해졌다. 하지만,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무뎌지고 있다는 죄책감이었다. 마음속이 응어리져 풀어지지 않는 매듭으로 엉켜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두 편씩 기록해갔다. 내가 목격한 사실이 있었고, 그 사실을 극적으로 구성하거나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기 있는 글들은 사실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너무나 많은 비극을 목격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이 글들을 적어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 고민해야 했고, 자주 울었으며, 결국에는 쓰기 위해 나의 일부분을 헐어내야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그 무엇도 잊지 않기 위해 이 글들을 써내려갔다는 것도. 이제부터 여러분은, 죽으려 했던 자가 죽음 안에서 뛰어다니는 기록을 보게 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저자소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읽기와 쓰기를 좋아해 그 틈바구니 속에서도 무엇인가 계속 적어댔으며, 글로 전해지는 감정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믿음으로 써내려간 ‘글 쓰는 의사’의 기록이다.
긴박한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매순간 ‘선택’에 직면하고, 수없이 많은 ‘만약’이 가슴을 옥죈다. 순간 다른 처치를 했다면, 감압이 성공했다면, 지병만 없었더라면, 수술 방만 있었더라면, 조금만 늦게 출혈이 진행됐다면, 곁을 지키던 나를 봐서 환자가 좀더 버텨주었다면.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최악을 피할 수 있었던 일들이 온통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 책은 하나의 생을 떠나보낸 후, 돌아온 자리에서 마치 독백하듯 써내려간 글들이다. 후회했을 뿐 아무것도 돌이키지 못했을지라도, 죽음과 삶, 이 경계를 다시 복기하는 것으로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했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목차소개

서문

01 만약은 없다는 말: 죽음에 관하여
■ 죽고자 하는 열망
■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
■ 죽음에 관하여
■ 고요한 흑黑
■ 8월 초하루의 살기殺氣
■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 죽음을 마주하는 의식
■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
■ 실과 바늘 그리고 지독한 진실
■ 치밀하고 압도적인 스위치
■ 붉은 지옥
■ 12층에서 온 자유
■ 칼에 맞은 중국인
■ 허공에 떠 있던 사람
■ 그 노숙자의 새해
■ 수고하셨습니다
■ 철로 위의 두 다리
■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부쳐
■ 흉부외과의 진실

02 알지 못하는 세계: 삶에 관하여
■ 일몰을 얻어오는 시간
■ 이불이 배가 아프다고 주장해요
■ 과장님과 서류와 나
■ 비오는 날
■ 어떤 골절
■ 내과와 외과
■ 기묘한 진료실
■ 군부대의 기묘한 교육
■ 100명의 위인들
■ 말할 수 없는 곳
■ 선택적 청각 장애
■ 소화계는 한 줄로 되어 있습니다
■ 병원 A의 영웅
■ 고요한 출근길
■ 월드컵 16강
■ 말이 어눌해져서 왔습니다
■ 고요하면서 안온한 하루
■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고독
■ 성탄절, 그 하루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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