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

이경미 | 샘터사 | 2012년 04월 2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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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당신은 나를 가질 수 없어!” ……하지만 난 네가 그리워. 가장 외로웠던 순간마다 고양이가 지나갔다. 가장 괴로웠던 순간마다 고양이를 그렸다. 가장 아름답던 순간마다 고양이와 함께했다. 서양화의 모델이 된 길고양이, ‘나나’ ‘랑켄’ ‘바마’ ‘주디’. 늘 삶과 싸우고 다시 화해하며 성장해온 젊은 화가 이경미가 전하는 산다는 것, 극복한다는 것, 예술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더 슬퍼지기 전에 삶을 향해 전진한, 한 예술가의 아름답고 치열한 성장의 기록 “내 그림의 화면 속에 주로 등장하는 주인공인 나의 고양이들, 나나, 랑켄, 바마, 주디는 어릴 적부터 함께해온 동물 친구들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소수자를, 때로는 기피의 대상을, 때로는 소외를, 때로는 지난날의 나를 상징하기도 한다. 가장 깊숙한 어둠 속에 있을 때에도 나는 나나에게서 위로를 받았고 이 작은 동물에게 의미가 되기 위해 하루를 견뎌냈다. 작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조차 몰랐을 때였지만, 내 무릎 위에서 내 눈을 궁금한 듯 바라보며 나의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나를 이해해주는 듯한 신비하게 깊고 맑은 파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의 그림도 이러한 위안이 되기를 바랐다.” ―프롤로그 〈But I Love You〉에서. 고양이를 그리는 서양화가 이경미의 성장 에세이 우리 시대 고양이는 참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신비롭지만 까칠하고 냉정한, 하지만 귀엽고 매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어떤 이들은 여전히 고양이를 싫어하고 무서워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제 고양이를 사랑하고 숭배한다. 함께하되 결코 하나가 되지는 않기에, 더더욱 현대인에게 동질감을 주는 신비로운 동물 고양이. 영화, 만화,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대중문화에서 고양이를 다루었지만, 여전히 벽이 높은 서양화단에서 고집스럽게 고양이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젊은 서양화가 이경미는 함께 살아온 고양이들만을 소재로, 르네 마그리트, 크빈트 부흐홀츠, 로브 곤살베스 못지않게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며 한국 미국 홍콩 대만을 주무대로 활동 중이다. 미술 전공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고단하고 가난했던 성장기를 지나온 저자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외롭고 아픈 유년, 일상의 소소한 기억과 현대문명에 대한 사색까지 그림에 담아내며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성장 에세이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화가 이경미의 세계관과 작품에 깊은 영향을 준 고양이들의 매력, 작은 일상까지 소중하게 만드는 그 교감과 사랑의 힘을 전한다. 1부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이방인 화가로 살아간다는 의미, 2부에서는 수년간 엄마 없이 지내야 했던 유년의 외로움과 아버지에 대한 공포, 3부와 4부에서는 작은 생명들과 그림을 향한 사랑만으로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가난을 극복해온 시간, 5부에서는 동반자와 환경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여전히 작가이자 하나의 인간으로서 현재진행형인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소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내러티브식 구성으로 진행되고, 외로운 서정이 깃든 섬세한 문장으로 쓰여, 미술 작품처럼 여운을 남기는 독특하고 새로운 에세이이다. 그 책장을 넘기며, 한 예술가를 길러낸 성장통과 자양분의 비밀을 찾아가는 동안, 우리는 내면에 움츠려 있던 유년과 상처를 함께 만나고 다독이며 현재의 나를 더 사랑하게 되는 기적을 맛볼 것이다. 삶을 관통하는 기억과 경험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돌아보며 먹먹한 위로를 받을 것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수십 장의 그림은 그에 보탠 선물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장 사소한 것이다 화가 이경미의 그림에는 네 마리의 고양이가 번갈아 가며 자주 등장한다. 천형(天刑)이자 에너지의 근원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해 태어난 노란 고양이 ‘나나’, 사고로 목을 다쳐 늘 20도 기울어진 세상을 바라보는 ‘프랑켄슈타인’ 고양이 ‘랑켄’,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입양한 고양이 ‘바마’, 미국의 동물 보호소에서 인연을 맺은 막내 고양이 ‘주디’는 단순히 그림의 소재를 넘어 화가의 예술과 영혼을 반영하는 ‘아바타’이기도 하다. 화가의 분신이자 벗이고, 그림 속에서 유년과 현재를 연결하고 현대문명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메신저이다. 특히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도 살아 돌아온 첫째 고양이, 가장 힘겨웠던 20대를 함께 보내며 가장 큰 위안을 준 나나를 통해 저자는 고단한 삶을 한 발 한 발 디뎌간 스스로의 궤적을 확인한다. 화가 이경미가 끊임없이 고양이를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화가 이경미에게 그림이란 ‘소중한 순간을 수집하는 욕망’을 의미한다. 그 소중한 순간이란 거대하거나 값비싼 가치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기억 그리고 일상이라는 가치이다. 그녀는 때로는 술병, 가구, 잼통, 주사위 등 일상 속 물건에 그림을 그려 넣어 소중한 대상을 기억 안에, 작품으로 영원히 수집한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하나하나 다르다. 이렇게 개인적이고 사소하고 작은 경험과 기억조차 그림이라는 예술을 거쳐 커다란 공감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성장이란 얼마나 극악하고 끔찍하고 눈물겹고 애잔한 단어인가”라고 작가는 고백했다. 무능력하고 술을 이기지 못했던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는 몇 년간 집을 떠났다. 서너 살이었던 그때 무의식에 각인된 첫 감각은 지독하고 끝없는 외로움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와 이별하던 날 내리던 눈발은 이경미의 그림 속에서 여전히 낯선 도시의 골목에 흩날리며 유년을 상기시킨다. 무엇에도 정착하지 못했던 아버지가 가장 마지막으로, 가장 오래 했던 일은 화려한 은박 풍선을 파는 일이었고,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 한복을 지어 세 남매와 또 다른 어린 생명들을 살게 했다. 눈부신 광택에 황홀한 색감,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한복천은 이경미의 그림에서 잔잔하고 푸른 파도와 함께 자주 등장하고, 아버지의 은박 풍선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방 출신의 고학생이 대도시 서울에 와서 겪는 이질감과, 갑작스레 거대한 이국의 도시에서 살게 된 이방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외로운 이방인이라는 자각을 안고 살아온 화가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 공간으로 떠나간 우주인에 자신을 투영하기도 한다. 물론 그 우주인은 지구로 다시 돌아올 운명에 속해 있다. 그렇게도 미웠던 아버지가 너무나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후, 저자는 ‘슬퍼지기 전에 삶을 향해 전진하는’ 방법을 깨닫는다. 이렇듯 화가 이경미의 그림은 사소하고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국적인 도시의 풍경, 등 돌린 어깨를 닮은 우리네 뒷골목, 현대문명의 상징인 거대 빌딩과 자동차가 다니는 대도시, 환상적인 우주 공간, 어딘가로 열려 있는 문, 가난한 삶을 굳건히 지탱해주는 듯한 책.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보편성을 획득한다. 이 거대한 공간들은 주로 방 안, 건물 안, 책상 위에 펼쳐져, 예술가의 상상에서 태어났음을 증명하고 있다. 잔잔한 파도와 한복 천은 이질적이면서도 각각의 공간과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네 마리 고양이는 그 어떤 시공간에서도 본성을 잃지 않고 유유자적하고 있다. 고양이처럼 혼자였지만,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니 그냥 가자! 힘겨운 환경에서 11년간 판화와 회화를 공부한 뒤, 유학 간 미국에서도 꿈꾸었던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맞닥뜨린 이 화가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우주 비행사처럼 길 위에 서 있다. 하지만 그 길은 분명 전과는 다른 길이다. 다행히 크고 작은 사랑을 받으며, 생명과 자연과 예술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그녀는 삶을 긍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수집’하고 표현하며 오늘도 걷고 있다. 거대한 우주, 흘러가는 긴 시간에서는 모든 것이 순간일 뿐이다. 그러니 고통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행복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깨달음. 그것은 성장이 남긴 가장 큰 선물이다. ‘여전히 고양이처럼 혼자이지만, 어느새 외로움을 그리움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게 된 저자는, ‘성장한 어른이 지닌 모든 정보가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게도 모두 유전이 된다면 이렇게 길고 긴 시간을 실수하며 상처받고 후회하며 살지 않아도 좀 더 현명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인류는 놀랍도록 지적인 완벽에 가까운 문명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인연을, 그리고 막막한 안개 속의 여행자 같은 다음 세대를 다독인다. 어디인지 몰라도 그냥 가자고, 마음이 가리키는 그곳으로 함께 가자고 말이다. 그 길 끝에서 결국 무엇도 만나지 못한다 해도, 무엇도 얻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는 진실을 함께 나누자고 말이다. 고양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마법 같은 그 공존의 시간은, 진솔하고 서정적인 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양이처럼 혼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무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자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성장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답다. 화가 이경미가 그림을 넘어 내밀한 고백을 통해 전하는 성장과 삶의 비밀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 이경미 서양화가. 홍익대학교 판화과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수차례 그룹전에 참여했다. 고양이를 주소재로 삼아 현대문명에 대한 사색까지 담아낸 그림이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술을 끊지 못했던 아버지, 초라한 한복집 하나로 생계를 꾸려갔던 어머니, 가난한 집안 형편 속에서 사물과 자연을 관찰하며 외로움과 친구가 되었고, 아름다운 한복의 빛깔과 그 천이 드리운 그늘을 바라보며 색채와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세상 모든 아픈 것들을 끌어안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은 한복 천은 그 넉넉한 주름과 고운 색과 질감과 함께 지금도 그녀의 작업실 한구석에 남아 있다. 늘 함께하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 모든 것들이 그녀의 오브제이자 아름다운 유화로 거듭난다. 작품에 대한 비평을 아끼지 않는 남편, 막내 고양이 주디와 함께, 외로움을 증폭시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작은 도시 산타클라라에 잠시 머물고 있다. “나에게 있어 그림이란 내가 그린 그림을 통해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주변인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들이 내가 그린 그림을 바라보고 공감하며 나를 생각하게 되는 일,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 혹은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받는 일, 내가 세상을 향해 사랑과 인정을 구하는 도구인 것이다. 나는 어떤 형태로든 진심을 다하는 것이 곧 예술이자 사랑이라고 여기고 있다.”

목차소개

에필로그 But I Love You 8 Episode 1 미국, 신세계라는 우주의 고양이 달에 다녀온 다음에는 어디로? 24 주디, 달에서 만난 그리움 33 세상에서 가장 나와 다른 당신 45 영원한 이방인 53 떠나온 뒤에야 달은 보인다 60 Episode 2 유년, 엄마 잃은 고양이 아무리 불러도 없는, 엄마 70 아버지는 누군가와 말했다 75 십자가, 최초의 아름다움 80 어떤 공포 86 등 돌린 어깨를 닮은 골목길 93 눈 내리는 날, 엄마! 97 나는 가장 빠른 속도로 어른이 되고 싶었다 103 Episode 3 생명, 가난한 새끼 고양이 부디 저만을 위해 살라, 한 포기 풀도 110 울 아빠는 풍선 장수 117 그 숲이 되고 싶다 125 문 밖의 세상, 문 안의 풍경 133 가슴에는 멍울이 자란다 142 봄날은 눈이 부셨다 150 그래도 그는 아버지였다 156 아버지를 묻은 날 166 작은 생명들을 기억한다 171 삶과 죽음이 함께 든 상자 180 Episode 4 성장, 그림 그리는 고양이 그림 그리는 어린 이방인 186 서울, 신세계에서 길을 잃다 194 변명만 가득한 스무 살 202 홀로 걷는 일방통행, 그리움 208 슬픈 지식에 울다 213 You’ve Got a Friend 218 높은 산 위에서 부는 바람처럼 226 창백하고 푸른 암흑 속에서 234 그림, 소중한 욕망을 수집하는 행위 238 천을 그리는 인간, 인간을 감싸는 천 243 불완전함의 예술 248 빈곤과 아름다움 사이 욕망이 있다 251 You Don’t Own Me!당신은 나를 가질 수 없어! 257 Episode 5 사랑,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지만 흩어지는 연기를 닮은 사랑 266 지도 위, 당신과 나의 좌표 270 타임스퀘어에서는 사랑할 시간이 필요하다 278 패배한 사랑 284 추락하는 탁상 위의 월스트리트 303 지구의 소리를 들어라 307 새로운 길 위에서 320 프롤로그 Just Go!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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