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

강경애 노천명 | 포레스트 위즈덤 | 2024년 03월 0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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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강경애 노천명의 서정적인 수필!!
백설이 분분하여 봄의 기분이란 용이히 맛볼 수가 없다. 그러나 모질게 몰아치는 그 바람에는 어지럽게 떨어지는 그 눈송이에도 여인의 바쁜 숨결 같은 것을 내 볼 위에 흐뭇이 느끼게 됨은 봄이 오는 자취가 아닐까.
나는 바느질을 하다 말고 멍하니 유리창문을 바라본다. 오늘 저 유리문은 햇빛을 고이 받아 환히 틔었다. 언제나 저 문엔 누가 그리는 사람도 없는데 갖가지로 그림이 아로새겨진다.
오늘은 아무것도 그려 있지 않고 파란 하늘을 한 가슴 가득히 안고 있다. 우리 고향 뒷뜰에 풀쿠리 속에 숨어 있는 박우물같이 맑고 그렇게 하늘을 안고 있다. 앞집 뜰에 서 있는 포플러 나무가 우리 뜰의 것같이 가깝게 보이고 앞집 지붕에 녹다 남은 눈떨기는 가을의 목화송이 같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여름밤> 앞벌 논가에선 개구리들이 소낙비처럼 울어 대고, 삼밭에서 오이 냄새가 풍겨오는 저녁 마당 한 귀퉁이에 범산덩굴,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째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란 제법 독기가 있는 것이나, 그것은 다만 모깃불로만 쓰이는 이외에 값진 여름밤의 운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달 아래 호박꽃이 화안한 저녁이면 군색스럽지 않아도 좋은 넓은 마당에는 이 모깃불이 피워지고 그 옆에는 멍석이 깔려지고, 여기선 여름살이 다림질이 한창 벌어지는 것이다. 멍석 자리에 이렇게 앉아 보면 시누이와 올케도 정다울 수 있고, 큰애기에게 다림질을 붙잡히며, 지긋한 나이를 한 어머니는 별처럼 머언 애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함지박에는 갓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오란 강냉이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오는 법이겠다.
쑥대불의 알싸한 내를 싫찮게 맡으며 불 부채로 종아리에 덤비는 모기를 날리면서 강냉이를 뜯어먹고 누웠으면 여인네들의 이야기가 핀다.

저자소개

강경애(姜敬愛 1906. 4. 20 ~ 1943. 4. 26) 여성 소설가, 필명은 ‘강가마’.
황해도 장연(長淵)에서 출생. 1931년 잡지 《혜성(彗星)》에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 문단에 등장하였다. 1932년 간도(間島)로 이주, 단편소설 《부자(父子)》 《채전(菜田)》 《소금》 등을 발표하였다. 1934년 《동아일보》에 장편 《인간문제》를 연재하여, 당시 사회에 있어서의 인간관계를 대담하게 다루었다. 이 작품은 인간으로서 기본생존권조차 얻을 수 없었던 노동자의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 소설로, 근대소설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1935년 이후, 《해고(解雇)》 《지하촌(地下村)》 《어둠》 등, 사회의식을 강조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간도에서 귀국한 후 1년 만에 병으로 사망하였다.
 
노천명(盧天命 1911. 9. 1 ~ 1957. 6. 16) 여류 시인
황해도 장연(長淵)에서 태어났다. 진명학교(進明學校)를 거쳐, 이화여전(梨花女專)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화여전을 다닐 때부터 시를 발표하기 시작, 졸업 후에는 《조선중앙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보(每日申報)》 기자를 지냈고, 1941년부터 1944년까지 태평양전쟁을 찬양하는 친일 작품들을 남겼다. 8·15광복 뒤에는 《서울신문》 《부녀신문》에 근무하였다. 6·25전쟁 때는 미처 피난하지 못하여 문학가동맹에 가담한 죄로 부역 혐의를 받고 일시 투옥되기도 하였다.
이화여전 재학 때인 1932년에 시 《밤의 찬미(讚美)》 《포구(浦口)의 밤》 등을 발표하였고, 그후 《눈 오는 밤》 《사슴처럼》 《망향(望鄕)》 등 주로 애틋한 향수를 노래한 시들을 발표하였다. 1938년 초기의 작품 49편을 수록한 제1시집 《산호림(珊瑚林)》을 출간하였다. 1945년 2월에 제2시집 《창변(窓邊)》을 출간하였는데, 여기에는 향토적 소재를 무한한 애착을 가지고 노래한 《남사당(男寺黨)》 《춘향》 《푸른 5월》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제3시집 《별을 쳐다보며》(1953)에는 부역 혐의로 수감되었을 때의 옥중시와 출감 후의 착잡한 심정을 노래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밖에 수필집으로 《산딸기》 《나의 생활백서(生活白書)》 등이 있다.

목차소개

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 여름밤 농촌의 풍경 점점/ 어촌점묘(漁村點描)/기억에
남은 몽금포/ 내가 좋아하는 솔/ 표모의 마음
서울의 봄/ 산나물/ 여름밤/ 시골뜨기/ 겨울밤의 얘기/ 설야 산책(雪夜散策)
향토유정기(鄕土有情記)/ 원두막/ 나비/ 나와 송충이/ 송전초(松田抄)/ 골동(骨董)
작별은 아름다운 것/ 시의 소재에 대하여/ 오월의 시정(詩情)/ 관악 등산기
낙엽/ 어느 일요일/ 술의 생리/ 정(情)/ 해변단상(海邊斷想)/ 세모단상(歲暮斷想)
눈오는 밤/ 나의 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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