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

파브리치오 실레이 | arte | 2023년 12월 04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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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우리는 도망치고 있었다.
엄마는 정신이 나갔다. 우리는 미쳤다.”

한 가족을 ‘행복’으로 몰아넣은
집착과 세뇌의 기록

“행복이란 환상에 가린
거짓과 폭력의 민낯을 마주하게 한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 도서 소개

“우리는 정말 행복한 가족이야!”

현관 작은 틈새로 엿보인
완벽하게 반듯한 가족의 끔찍하게 추악한 진실

세계 여성 폭력 추방 주간(11월 25일~12월 10일)을 맞아, 가정 폭력의 아픔을 다룬 청소년 소설 《행복한 가족》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 파브리치오 실레이는 2008년에 유니세프 문학상 최종 후보로 거론되었으며, 2012년엔 이탈리아 최고의 아동문학상인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2014년 이탈리아 어린이문학 최고의 작가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18년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 사회학자로서 보고 들은 것들을 토대로 유색 인종, 저소득 계층 등 사회에서 억압받는 소수 집단의 현실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 내 온 파브리치오 실레이가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인 열한 살 소년의 눈과 입으로 어느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행복을 위해 솔직해져야 하지만 행복을 위해 거짓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말이다.


가정 폭력, 혈관을 타고 흐르는
그 역하고도 질긴 사슬에 관하여

슈퍼히어로처럼 강인한 아빠와 조금은 덤벙거리지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엄마, 까칠하게 굴다가도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 주는 누나까지. 열한 살 ‘니콜라’에게는 더없이 완벽한 가족이 있다.
아니,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니콜라는 이 완벽한 가족 안에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몸에 유난히 상처가 자주 생기고 ‘우리는 행복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엄마. 연약한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당연한 것들을 허락받지 못하는 누나. 여자들은 원래부터 남자완 다른 존재라는 사실은 아빠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니콜라는 가슴 한쪽에 피어나는, 가족들이 그보다 더한 진실을 숨기고 있으리라는 직감을 떨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출장으로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엄마의 기행奇行이 시작된다. 길거리에서 죽어가던 노숙자를 집 안에 들여 정성껏 돌본 것이다. 니콜라는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는 불쌍한 아빠를 속이면서까지 이런 짓을 하는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 한편, 이를 알게 되었을 때 아빠가 어떻게 나올지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떤다. 결국 니콜라는 아빠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척 거짓말을 하게 되고, 엄마를 학대하는 아빠에 대한 공포와 아빠를 속이게 만든 엄마에 대한 분노가 니콜라의 숨통을 조여 오기 시작하는데…….


“자유 없는 인생이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진짜로 싸워야 하는 순간

《행복한 가족》은 일생을 아빠의 집착에 물든 채 살아 온 가족들의 행복을 향한 몸부림이다. 엄마는 자기 자신에게 행복하다는 주문을 걸며 현실을 외면하고, 소름이 끼칠 만큼 철저하게 세뇌당한 아들은 그 모든 것이 행복의 풍경임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는다. 그러나 그들이 살던 곳이 꽃밭이 아닌 지옥이었음을 깨달은 순간, 가족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시작한다. 이들의 절박함은 두 여성이 꿈 같은 미로를 거니는 듯 몽환적인 장면으로도, 불타는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 처절한 악몽으로도 볼 수 있는 이 책의 표지에 여실히 드러난다.

“이 작품은 가정 폭력 피해 어린이의 감정을 최선을 다해 보호하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감추어진, 피해자로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문제를 밝혀낸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숨죽이고 있을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되는 이야기이며, 그들과 연대해야 할 피해자 어른들에게는 낙담과 무기력에서 일어설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행복이란 환상에 가린 거짓과 폭력의 민낯을 마주하게 만든다.”

_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UN에서는 매년 11월 25일을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로 지정했으며, 전 세계가 그날로부터 인권의 날인 12월 10일까지를 세계 여성 폭력 추방 주간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 작품의 원제인 ‘Nemmeno con un fiore (Not even with flower, 꽃으로도)’는 이탈리아에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하는 여성 폭력 근절 캠페인을 전개할 때 슬로건으로 사용되는 문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여성 폭력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 7월 여성 가족부가 발표한 ‘2022 가정 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정 폭력 피해자 중 소극적으로나마 대응해 본 사람은 46.7%다. 즉, 절반 이상의 피해자가 ‘아직 심각하지 않으니까’, ‘어쩌면 내 잘못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순간을 모면했다는 의미다. 덧붙여 국내에는 2022년에야 처음으로 여성 폭력 통계가 발표됐을 정도로 여성 폭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행복한 가족》은 그런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 폭력의 굴레에 메여 있을 아이들, 침묵하는 여성들이 진정으로 싸워서 지켜 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하려 한다. 작가 파브리치오 실레이는 청소년들이 이 작품을 통해 그 답을 찾아 가길 바라 마지않는다.
아마 누구든 책을 덮는 순간 그러쥔 손안에 그 답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가 쟁취해야 할 것은 누구에게도 내어 줘서는 안 되고,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것. 바로 진정으로 행복해질 자격임이.




◎ 추천의 글

가정 폭력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굴 안에 갇힌 피해자는 폭력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기 쉽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경험을 객관화하기 어려운 상태로 고립되곤 한다. 폭력의 구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가해자의 인질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작품은 가정 폭력 피해 어린이의 감정을 최선을 다해 보호하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감추어진, 피해자로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문제를 밝혀낸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숨죽이고 있을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되는 이야기이며, 그들과 연대해야 할 피해자 어른들에게는 낙담과 무기력에서 일어설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행복이란 환상에 가린 거짓과 폭력의 민낯을 마주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눈에서 얼음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아팠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말의 이면에 깃든 차디찬 슬픔을 낱낱이 꺼낸다. 어린이의 고통을 이렇게 정중하고도 문학적인 태도로 그려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누구에게도 함부로 장담할 수 없는 ‘행복’과 ‘가족’이라는 우아한 이상에 대해서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누구든 고통 속에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구하고 한발 더 나아가려는 의지를 얻을 것이다. 비명을 그늘 속에 묻어 두는 한, 가족이 더 이상 사랑을 말하게 될 가능성은 없다. 이 책으로써 모두 그 비명의 진실에 귀 기울일 수 있길 바란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 책 속에서

그 모든 일을 겪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엄마는 해내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이런 일에는 아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아직도 떨쳐 낼 수가 없다. 엄마는 동전도 없을뿐더러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승강장 바닥에 미끄러져 발목을 접질릴 거라고,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중얼거린다. _7쪽

지금 이 순간, 다른 어떤 말보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우린 정말 행복한 가족이었다고. _11쪽

아름답지만 말수가 적고 연약했으며, 백옥같이 희고 얇은 살결을 가진 엄마.
만지기만 해도 피부에 쉽게 멍이 들어 여름에도 긴소매 옷을 입던 우리 엄마. _16쪽

그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작점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쩌면 이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시작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이미 시작되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도 그 일부가 되었을지도. 그냥 그날 아침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아차린 것뿐일지도……. _18쪽

“거참,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이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도 하고!” 아빠가 조용히 오른손으로 구겨진 식탁보를 반듯하게 펴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당신이 드디어 생각이란 걸 하기 시작했군…….” _30쪽

“우리 집 여자들이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 주자, 약속?”
“약속!” _39쪽

나는 황량한 도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약간의 연민과 걱정 섞인 마음으로, 여자로 태어나 버린 누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_54쪽

엄마가 정신이 나간 게 분명했다.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니었다. 아빠가 이 사실을 알면……. _79쪽

“그랬으면 좋겠지만, 저는 부인을 구한 그분과는 달라요……. 나 자신도 구해 낼 줄 모르는 사람인걸요.”
“때로는 남보다 자신을 돕는 일이 더 어려운 법이죠.” _139쪽

“니콜라, 넌 진짜 여자를 몰라. 여자들은 걸핏하면 실수하고, 사고방식도 우리와는 달라서 잘 속아 넘어가지. 너무 늦으면 손을 쓸 수 없어…….” _156쪽

나는 숨을 고르고 그를 놓아주었다. 아빠의 검은 안경을 쓰고 땀으로 범벅된 내 얼굴이 상상되었다. 그렇다, 그 순간 나는 아빠가 되어 있었다. 아빠와 똑같았다. _170쪽

자유 없는 인생이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_178쪽

우리는 아빠에게서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소용없을 거라는 걸 알았다. 엄마는 정신이 나갔다. 우리는 미쳤다. _216쪽

저자소개

※ 저자 소개

이름: 파브리치오 실레이
약력: 이탈리아 작가
그림책부터 청소년 소설까지,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작품을 펴내는 이탈리아의 작가. 2012년 그의 작품 《유리 아이 Il bambino di vetro》로 안데르센상을 수상했고, 2014년엔 안데르센상 어린이 문학 최고 작가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 《로자파크스의 버스》 등이 있다.

역자소개

※ 역자 소개

이름: 최정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이탈리아 피사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에서 이탈리아어를 가르치며 전문 번역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쓴 책으로 《내게는 특별한 이탈리아어를 부탁해》, 《나 혼자 간다! 여행 이탈리아어》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여덟 개의 산》, 《노베첸토》, 《불만의 집》 등이 있다.

목차소개

◎ 목차

행복한 가족 6
시작 13
아빠 20
누나 29
여자들 35
파티 47
약속 57
가장 67
불청객 76
도미니크 87
사진첩 101
작별 110
카르보나라 117
병문안 132
진실 152
쪽지 164
분노 181
제자리 197
결심 210
탈출 220
다시 함께 228
부다페스트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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