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눈 아래에서

한국의 친족, 신분 그리고 지역성

마르티나 도이힐러 | 너머북스 | 2023년 12월 2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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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한국을 향한 노대가의 열정,
한국 사회사 연구의 획기적인 이정표

세계적인 석학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의
50년 한국사 연구를 집대성한 역작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지난 50년 동안의 열정을 다한 한국사 공부를 집대성한 신작『조상의 눈 아래에서』를 내놓았다. 이 책은 신라시대 초기에 생겨나 가장 대표적인 사회 단위로 뿌리내린 한국 고유의 출계집단(씨족 또는 족, 겨레라 불리는)에 초점을 두고, 신라 초기(4~5세기)부터 19세기 후반에 이르는 한국 출계집단의 역사를 다룬다.

사회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보다 우선시함으로써 이 친족 이데올로기는 출생과 출계를 기반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엘리트를 창출했고, 엘리트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내구력을 부여했다. 중국에서 차용한 과거제와 신유학은 위계질서를 허무는 데 실패했다. 엘리트의 월권에 제약을 가하기는커녕 괄목할 만한 방식으로 엘리트의 지배를 강화했던 것이다. 도이힐러 교수는 신유학의 변혁능력을 강조한 기존 한국사의 관점은 이 토착적인 친족 이데올로기의 지속성을 간과했다고 한다. 엘리트에게 유교식 사회의 윤곽을 제시한 신유학은 종종 후기 조선사회의 경직성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엘리트 제도’를 존속시킨 것은 신유학이 아니라 내구성 있는 친족 이데올로기였다.

저자는 경상도의 안동과 전라도의 남원을 선택하여 그들이 만들고 다진 촘촘하게 짜인 사회구성을 들여다본다. 예컨대 내앞의 의성 김씨, 유곡의 안동 권씨, 주천의 진성 이씨, 둔덕의 전주 이씨, 안터의 순흥 안씨 같은 집단과 행동했던 개인들에 대한 내러티브에 지성사,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를 엮어 넣는다.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경제적·지적 문제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이 저자의 관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 ‘신흥사대부 조선 건국론’에 대해 신흥사대부의 출현은 애초에 없었다며 고려의 세족(世族)이 조선의 사족(士族)으로 바뀌었을 따름이라는 점, 고려 말의 권문(權門)과 세족은 엄연히 다른 집단이기 때문에 권문세족이란 용어는 폐기하자는 점, 당쟁은 정치적 현상이었을 뿐 아니라 엘리트층의 신분과 신분 유지에 직결된 사회적 현상이었다면서 붕당의 끈질긴 생명력은 친족 집단과의 관련성이 기인한다는 점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새로운 해석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고 왕조의 경계를 뛰어넘은 친족 이데올로기의 검토에서 얻어지는 저자의 통찰이, 전통적인 한국사회의, 나아가 그 유구한 역사의 성격과 작동방식을 다시 평가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 사회사 연구의 획기적인 이정표라 할 만하다.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는 1960년대에 한국에서 조사 및 연구를 수행한 최초의 서양인들 가운데 한 명이다. 해외 한국학을 선도하는 학자로, 중요한 저서 몇 편을 쓴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로운 상을 다수 수상했다. 저자는 역사와 사회인류학의 방법론을 결합하여 한국의 역동적인 역사와 사회를 관통해온 메커니즘을 재평가하는 참신한 틀을 만들어냈다.

저자소개

마르티나 도이힐러 (Martina Deuchler)
193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라이덴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고,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명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1969년까지, 1973년부터 1975년까지 서울대 규장각에서 연구하였고, 1972년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특별연구원이 되었다. 1975년부터 1988년까지 취리히대 교수를, 1988년부터 2000년까지 런던대의 아시아·아프리카 대학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런던대 명예교수이다.
『한국의 유교화 과정 The Confucian Transformation of Korea』으로 1993년 위암 장지연상을, 2001년에는 용재학술상을 수상하였다. 영국학술원 회원이며 2008년 1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과 2009년 미국동양학회 아시아연구공로상을 수상하였다. 『Confucian Gentlemen and Barbarian Envoys: The Opening of Korea, 1875~1885』, 『Culture and the State in Late Chos? Korea』(공 편저) 등의 저서와 다수의 한국사 관련 논문이 있다.

역자소개

김우영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코넬대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전공했다.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역사학과 인류학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대표적인 역서로는 『전염병의 세계사』, 『세계의 역사 1, 2』, 『중세의 사람들』, 『멩켄의 편견집』, 『문화의 숙명』,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등이 있다.

역 : 문옥표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 인류학과에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From Paddy Field to Ski Slope: The Revitalisation of Tradition in Japanese Village Life』, 『동아시아 문화전통과 한국사회』(공저), 『조선양반의 생활세계』(공저), 『교토 니시진오리의 문화사』 등이, 역서로 『문화의 해석』 등이 있다.

목차소개

지도와 그림 목록
머리말

서론: 친족, 신분, 지역성

1부| 한국사회의 토대
서언

1장 신라와 고려의 토착적 출계집단
신라의 토착적 출계집단 |고려 초 건국 엘리트층의 형성 |과거제도: 중앙집권화의 도구 |고려 전기의 저명한 출계집단들 |고려 전기 귀족층의 성격 |고려 후기의 엘리트 출계집단: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기 |고려 후기 엘리트의 면면

2장 정체성의 위기: 새 왕조의 모험
실패한 개혁 노력: 변화의 적 |권문: 고려 후기의 악당 |신유학자: 국가 부흥의 이론적 선도자 |조선 초기의 출계집단 |세족 엘리트층에게 다시 힘을 실어준 새로운 관료적 질서 |권력경쟁: 귀족의 과두정치 대 왕의 독재

3장 신유학의 도전
신유학에 대한 양면적 접근 |과거제 개혁과 경연 |도학 이상주의의 발전 |사림의 부상 |한국 ‘도통’의 구성


2부| 지방의 재구성
서언

4장 지방의 재점령: 재지 엘리트 출계집단의 형성
지역적 배경 |초기 엘리트의 형성: 안동과 남원의 토착 출계집단 |이주와 초창기의 선구적 정착자들 |공동체의 강화를 통한 지역의 안정화

5장 조선 중기 재지 엘리트 세력의 공고화: 사회적 차원
안동의 재지 엘리트 |남원의 재지 엘리트 |적절한 혼인망의 구축 |엘리트와 서자

6장 조선 중기 재지 엘리트 세력의 공고화: 경제적 차원
경제적 기반의 확립 |노비: 도처에 편재한 사족 엘리트의 ‘수족’ |공동체적 노력을 통한 안동의 지역적 발전 |시대별 경제적 전략: 유산의 관리 |안동과 남원의 토지와 노비: 비교

3부| 유학: 학문과 실천
서언

7장 유학자로서의 사족 엘리트
안동의 초창기 사림 |전라도의 초창기 유학 |안동의 관학과 사학 |퇴계의 제자가 된 사족의 자손 |학문과 과거: 유생들의 딜레마 |처사: 초야의 유학자 |경상도 남부의 처사: 남명 조식 |안동 최초의 서원 설립 |퇴계의 지적 유산 전승을 둘러싼 갈등

8장 의례적 실천과 재지 종족의 초기 형성
관습적인 상례와 제례 |주희의 의례 개념에 대한 한국적 이해 |종법의 초기 신봉자들 |오래된 종교적 관행과의 경합 |개혁된 의례: 엘리트 문화의 발현 |묘제집단의 개혁 |조상묘의 재발견과 묘지의 재배열 |정체성과 초기의 족보 기록 방식 |의례의 혁신과 사회적 변화

9장 공동체의 계층화와 지역사회의 지도력
공동체적 관계의 실천: 동계 |엘리트 신분의 각인: 향안 |안동의 향안 |지배의 규범: 향규 |유향소 |유향소 대 국가 |공동체의 방위: 임진왜란 |안동의 전후 복구 |전후의 개조: 새로운 향안과 향규 |도덕의 회복: 향약의 개정 |남원의 전쟁피해 |17세기의 문턱에 선 재지 사족

4부| 분열과 결속
서언

10장 중앙과 지방: 이해의 상충
중앙과 지방 사이의 점증하는 격차 |안동의 사례 |남원의 사례 |지방에서의 정치적 대결 |안동의 사례 |남원의 사례 |국가의 향촌 침투

11장 종족제도의 성숙: 정체성과 지역성
승중자의 입지 강화 |조상을 모시는 삶 |특이한 의례적 관행 |유교적 원리에 도전한 서자 |부계제의 안전장치: 친족 결사체로서의 문중 |성숙한 재지 종족조직 |지방화와 동성마을의 발달 |정체성과 출계의 역사 |정체성의 상실과 회복: 드문 이야기 |존경의 표지: 친족의 통합요인

12장 학문과 정치: 정통성을 둘러싼 경쟁
퇴계 사후의 지적 재편 |사족의 보루: 안동의 서원들 |붕당의 이해에 매몰된 유교의 도 |붕당의 갈등과 딜레마 |전라도의 사례 |영남 내부의 불화와 세력경쟁 |안동과 1728년 이인좌의 난 |영조 치하의 영남: 깨어진 화해의 희망 |노론 침투 압력하의 영남 남인 |18세기 후반의 영남

5부|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서언

13장 안정 속의 변화: 사족 신분의 유지
신분 유지를 위한 농업책 |농촌공동체 생활의 에토스 |선비의 ‘경제적 형편’ |분쟁의 대상이 된 위토와 묘소 |엘리트의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모임 |조상에게 바치는 기념물: 사우 건립과 문집 편찬 |신분의 배타성: 족보의 차원 |사족의 계층분화와 경쟁

14장 사족 우위의 종말?
안팎으로부터의 도전 |구세력 대 신세력: 당파적 동기로 인한 갈등 |압력집단으로 부상한 서얼 |사족의 보루에 침투한 서자 |전국적인 서자운동 |안동과 남원에서 재부상한 향리 |“통제 불능의 하급자들” |전통적 사회신분제의 종말

결론

부록 A: 문서자료
부록 B: 안동과 남원의 주요 출계집단의 세계도

참고자료
감사의 말
찾아보기: 본관별로 나열된 인명 | 기타 출계집단 | 인명, 지명,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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