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인저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 엘릭시르 | 2023년 11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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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탐정 놀이로는 아무도 못 구해.”
‘시인장의 살인’ 시리즈 최신작

연말 미스터리 랭킹 4관왕을 휩쓴 『시인장의 살인』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작가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리즈 신작 『흉인저의 살인』이 출간되었다.
옛 진안 지구에서 살아 돌아온 지 4개월 만에, 하무라와 겐자키는 마다라메 기관의 전 연구자의 연구 자료를 구하려는 나루시마의 의뢰를 받아, 그가 고용한 용병들과 함께 폐허가 된 놀이동산에 있는 ‘흉인저’에 잠입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도끼를 든 이형의 존재. 일행이 차례차례 시체로 발견되는 와중에 명백히 인간이 벌인 것으로 보이는 살인까지 발생하자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시인장의 살인’ 시리즈의 전매특허, 특수 설정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비상구를 현실성이 없는 설정에서 찾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는, 본격 미스터리로서 성립될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공정한 단서 제시와 논리적 추론 등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전제가 철저하게 본격 미스터리라는 틀 안에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수 설정 미스터리는 2010년대 후반부터 일본 미스터리계의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유행은 초자연적 요소를 등장시킨 『시인장의 살인』에서 급속도로 확대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는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라고 볼 수 있는 초자연적인 요소는 『흉인저의 살인』에서도 여전하다. 『시인장의 살인』에서는 죽은 자(좀비), 『마안갑의 살인』에서는 예언이 등장했다면, 『흉인저의 살인』에서는 보통 사람이라면 가질 수 없는 육체와 초인적인 힘을 지닌 괴인이 등장한다. 광기에 사로잡힌 괴인과 마주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클로즈드 서클이 만들어지고 장르가 바뀌어 슬래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스릴과 공포가 찾아온다. 그럼에도 본격 미스터리로서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기에, 그간 시리즈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스릴과 이야기성, 본격 미스터리를 푸는 쾌감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탐정과 조수의 관계성
이번 작품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것은 탐정 겐자키 히루코와 조수 하무라 유즈루의 관계성이다. 가는 곳마다 사건에 휘말리는 특수한 체질을 지닌 탐정 겐자키 히루코. 이 체질은 유니크한 캐릭터성에 더해 본격 미스터리로서 주인공이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간단히 설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시인장의 살인이 시리즈로 이어지면서, 이 인물은 뻔히 사건에 휘말리게 될 것을 알면서도 왜 사건에 연관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마안갑의 살인』에서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을 히루코에게 부여했다면, 『흉인저의 살인』에서는 히루코만이 아니라 조수인 하무라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일반인인 그가 자신과 동행하는 것만으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에 대해 히루코는 어떤 생각을 할까. 작가는 『흉인저의 살인』에서 “그 둘의 관계에 답을 내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한다.
여기서 탐정은 무력해.머릿속에 히루코 씨의 말이 되풀이해 떠올랐다.아니다. 히루코 씨, 무력한 건 당신이 아니다.나다. 여기 멈춰 서서 고민만 하는 왓슨이다. (본문 494쪽)
자신 때문에 영락없이 사건에 휘말리고 마는 하무라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히루코. 모종의 이유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고립되어 안락의자 탐정 노릇만 해야 하는 히루코는 『흉인저의 살인』에서도 좌불안석이다. 히루코를 걱정하는 하무라는 그간 관찰자의 역할에 머물렀지만, 『흉인저의 살인』에서는 움직이는 조수로서 한발 더 나아간다.
작가는, “미스터리를 늦게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단순히 수수께끼가 풀리는 것만으로는 자신은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한다. “쭉쭉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도 필요하고,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도 중요하다.” 즉, 미스터리 팬이 아닌 독자들까지 만족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전작보다 나은 차기작은 없다고 흔히들 이야기하지만 ‘시인장의 살인’ 시리즈만큼은 그런 통설에서 제외해도 좋으리라. 그만큼 ‘시인장의 살인’ 시리즈는 초자연적인 요소를 등장시키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라는 틀을 유지하면서도 계속해서 여러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리즈 누적 판매 부수 120만 부(2022년 기준)를 자랑하는 이 시리즈가 차기작에서는 또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저자소개

지은이 이마무라 마사히로 今村昌弘

1985년 나가사키 현 출생.
오카야마 대학을 졸업했다. 2017년 『시인장의 살인』으로 제27회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18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8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017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를 달성했으며,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는 등, 데뷔작으로는 사상 최초로 주요 미스터리 랭킹과 문학상 4관왕을 달성해 대형 신인의 등장을 화려하게 알렸다.
2021년에는 원작을 제공하는 형태로 TV드라마 〈네메시스〉의 각본 작업에 협력하기도 했다. 해당 작품은 『네메시스 I』으로 출간되었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흉인저의 살인』은 폐허가 된 놀이공원에서 벌어지는 참살극을 그린 작품이다. 이형의 괴물이 벌이는 참살극 속에서 연쇄살인의 전말을 파헤치는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로서 한층 정교해진 트릭과 스토리텔링, 오컬트와 본격 미스터리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옮긴이 김은모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도중에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작품으로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아오사키 유고의 『노킹 온 록트 도어』, 후지사키 쇼의 『신의 숨겨진 얼굴』, 『살의의 대담』, 이치카와 유토의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 오타 아이의 『범죄자』, 누쿠이 도쿠로의 『나를 닮은 사람』, 『프리즘』, 『미소 짓는 사람』,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인어공주』, 마리 유키코의 『여자 친구』를 비롯하여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등이 있다.

목차소개

001 언러키 걸
추억 Ⅰ
002 흉인저
추억 Ⅱ
003 예기치 못한 죽음
004 고립된 탐정
005 혜안
추억 Ⅲ
006 참극의 밤, 다시
007 생존자
추억 Ⅳ
008 배신
009 마지막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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