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세계문학전집 070)

쥘리앵 그린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25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8,400원

판매가 8,400원

도서소개

내 삶은 다른 곳에 있다.”
고독한 운명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

모리아크, 베르나노스와 함께 20세기 프랑스 가톨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쥘리앵 그린이 1932년에 발표한 소설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작품이다. 쥘리앵 그린은 수많은 저서에서 인간 운명의 나약함과 신을 통한 인간의 구원이라는 종교적 주제를 형상화했는데, 『잔해』는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 실존주의적 문제를 다룸으로써 그의 문학적 여정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내 삶은 다른 곳에 있다”고 느끼며 가정과 사회 어느 곳에도 발을 붙이지 못하고 현실의 언저리를 맴도는 어느 무기력한 남자, 파리라는 도시에서 부유하는 ‘인간 잔해’의 정신적 방황을 통해 존재의 고독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 운명의 무상함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사르트르나 카뮈의 작품에 앞서 실존주의 경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르트르, 카뮈의 작품에 앞서 실존주의 경향을 보여준 작품

1900년에 태어나 1998년에 사망한 쥘리앵 그린은 20세기 전체를 가로지르며 격변의 시대를 살았다. 문학을 비롯하여 많은 문화 영역에서 지난 세기의 가장 큰 화두를 실존주의적 사유와 현실 참여라고 한다면, 쥘리앵 그린의 삶에서는 다른 작가들에게서 볼 수 있는 현실 문제에 대한 치열한 대응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시대의 흐름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그에 대한 성찰의 결과를 작품화한 작가이다. 가장 20세기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비극적 실존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이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다.
쥘리앵 그린의 삶을 지배했던 두 가지는 바로 종교와 글쓰기이다. 20대 초반에 중편소설을 쓰기 시작해 많은 소설과 희곡을 집필한 그린은 26세부터 사망 직전까지 거의 1년에 한 권씩 저서를 선보였고, 청년 시절부터 써온 일기로 16권의 일기 모음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인간 운명의 나약함과 신을 통한 인간의 구원이라는 종교적 주제를 다루었는데, 1932년에 발표한 『잔해』는 그린이 한동안 종교 생활과 멀어져 있을 때 집필한 작품으로, 다른 작품과는 달리 종교적 색채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초기 3부작이자 그린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몽시네르』 『아드리엔 므쥐라』 『레비아탕』에서 나타나는, 억압받는 현실에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잔해』의 주인공인 필리프는 현실의 권태로움을 온몸으로 자각하는 무기력하고 소심한 부르주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필리프는 자신의 삶을 비롯하여 모든 것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드러내고 현실과 유리되어 떠돌아다니는 ‘이방인’이자 ‘잔해’이다. 이는 사르트르의 『구토』나 카뮈의 『이방인』의 주인공이 보이는 삶의 태도와 비슷한 양상이다. 존재의 무상함과 인간의 실존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잔해』는 쥘리앵 그린의 문학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이루며, 사르트르, 카뮈의 작품에 앞서 실존주의 경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의 언저리를 맴도는 ‘인간 잔해’의 자아 찾기

쥘리앵 그린은 작품을 쓰기 시작한 1929년 어느 날의 일기에 『잔해』에 대해 ‘우리 시대의 파리에서 밤의 모험을 찾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필리프라는 서른한 살의 남자가 어느 날 밤 파리의 센 강변을 산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살인 장면을 목격한 필리프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한 자신의 비겁함을 인식하고 삶 전체를 돌아보게 된다.
필리프는 그 자신이 부르주아이며 부르주아의 도시인 파리에 살면서도 그 세계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습관에 갇혀 무관심하고 냉담한 태도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무기력하고 권태로운 삶이 이미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그는 그런 삶에서 벗어나려는 욕망도 갖지 못한다. 가정과 사회,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세상의 언저리를 떠도는 ‘인간 잔해’인 그는 센 강변에서 살인 장면을 목격한 이후 변화를 겪게 된다.
자신의 내부에 잠재한 비겁한 본능과 무기력함을 인식한 필리프는 극심한 내면의 고통 속에서 존재의 고독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 운명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정화의 매개체를 찾아 나서는데, 작품 전체를 가로질러 흐르는 센 강이 그 역할을 한다. 센 강은 필리프의 의식에서 계속 모호한 양상으로 드러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필리프의 상징적 재생을 돕는 기제가 된다. 결국 센 강을 따라가는 필리프의 여정은 고독한 운명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쥘리앵 그린 Julien Green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시민이었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독실한 기독교도인 어머니에게서 엄격한 종교 교육을 받으며 자랐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이후 종교는 그린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19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공부했고, 3년 후 프랑스로 돌아와 유년 시절부터 키워온 화가의 꿈을 접고 문학에 열정을 쏟는다. 1924년 첫 장편소설 『몽시네르』를 집필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1927년 『아드리엔 므쥐라』를 발표해 모리아크의 찬사를 받으며 프랑스 문단에서 입지를 굳혔다. 그린은 유년 시절 수도원에 들어갈 결심을 했을 정도로 신앙이 깊었으나, 1924년 발표한 에세이 「프랑스 가톨릭교도에 대한 반론」으로 자신의 종교적 위기를 드러냈다. 이후 불교 사상에도 관심을 가지나 1939년 다시 가톨릭 신앙으로 돌아왔으며, 인간 운명의 나약함에 대한 종교적 해석을 작품화하여 모리아크, 베르나노스 등과 함께 프랑스 가톨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레비아탕』 『잔해』 『모이라』 등의 대표작을 비롯해 거의 70년 동안 매년 소설과 희곡을 선보였다. 1970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 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외국 국적 작가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1998년 파리에서 9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옮긴이 김종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쥘리앵 그린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구조주의와 그 이후』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공저)이 있고, 역서로 『신화와 형이상학』 『실증주의 서설』 『원시인의 정신세계』 등이 있다.

목차소개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 도시를 떠도는 인간 ‘잔해’의 자기 찾기
쥘리앵 그린 연보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