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왼손 1

폴 호프먼 | 문학동네 | 2023년 04월 0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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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전 세계를 매료시킨
다크 판타지 3부작 국내 상륙

『신의 왼손』은 영국 작가 폴 호프먼이 2010년에서 2013년에 걸쳐 발표한 다크 판타지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의 장중함과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적인 판타지를 동시에 갖춘 이 트릴로지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30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중세 암흑시대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흡인력 강한 줄거리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폴 호프먼은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의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신의 왼손』을 통해 화제의 작가로 급부상했다. 2021년 국내 출간된 『신의 왼손』과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에 이어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이 3부작의 국내 소개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신의 왼손 1』 알 수 없는 시대, 미대륙 어딘가로 추정되는 황무지에 우뚝 선 미로 속의 ‘성소’. 호전적인 전사이자 수도사들의 집단 ‘리디머’가 지배하는 이곳에서는 엄격한 규칙과 종교적 금기하에 열 살 안팎의 소년들이 전사로 양성되고 있다. 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안타고니스트’ 무리와 대적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이곳으로 끌려온 14세의 토머스 케일은 우연찮은 계기로 탈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자란 친구 클라이스트와 헨리, 엉겁결에 성소에서 구해주게 된 미지의 소녀 리바와 함께 부유한 상업도시 멤피스로 향한다. 전투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입증하고 총독의 아름다운 딸 아르벨과 사랑에 빠지며 자유를 누리던 것도 잠시, 이어진 리디머들의 추적과 대립을 통해 케일은 지금껏 스스로도 몰랐던 운명을 깨닫게 되는데……

『신의 왼손』의 도입부 설정과 줄거리는 전형적인 십대 모험 판타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세 성곽도시를 연상시키면서 어디에도 시대와 장소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미스터리한 배경 묘사다. 설정이 탄탄한 비디오게임처럼 각 단계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독특한 세계관은 작가 폴 호프먼의 실제 경험에 기인했다.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십대 시절을 보내고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로 진학한 그는 수도원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열악한 기숙학교의 공동 식당과 침실, 운동장 등에서 아직 어린 소년들에게 가혹할 만큼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는 ‘성소’의 모습을, 14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뉴 칼리지 건물의 회랑과 안뜰, 옥스퍼드시티의 웅장한 성벽 등에서 갖가지 인간군상이 모여 있고 교역이 활발한 상업도시 멤피스의 모티프를 가져왔다. 2권에 등장하는, 표면이 주름진 듯 보이는 촘촘한 능선 때문에 ‘거대한 고환’으로 불리는 타이거산은 그의 부모님 집에서 내다보이던 킬리만자로산의 풍경에서 따온 것이다. 중세적으로 들리는 허구의 지명과 함께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북미의 실제 지명이 혼용되고 있는 것 역시 『신의 왼손』을 단순히 중세 판타지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특징이다.

죽음, 심판, 천국, 지옥
최후의 네 가지는 우리가 사는 집이요
고행, 죽음, 죄악
이것들은 우리가 입는 옷이로다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신의 왼손’, 즉 ‘죽음의 천사’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믿기 힘든 예언과 함께 리디머 무리로 돌아온 토머스 케일은 거듭되는 전투를 겪으며 전사로서의 본능에 눈뜬다. 단순한 육탄전뿐 아니라 전술과 지휘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탁월한 발전을 보여온 그의 능력은 정말로 인류의 멸종을 위해 신이 내린 재능인 것일까? 교황의 자리를 노리는 리디머 보스코, 뼈아픈 배신을 안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옛 연인 아르벨, 성소 밖에서 위기에 처하고 또 모면하며 각자의 운명에 휩쓸리는 클라이스트와 헨리. 새로운 인간관계와 바깥세상의 혼란을 겪으며 소년들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케일은 안타고니스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선악과도 대결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장르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는 듯하면서 세부를 파고들수록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는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예언의 주인공인 케일은 그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에 맞서거나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일종의 ‘떠났다가 돌아오기’에 속하는 모험 플롯이 토대가 되는 1권에서는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까지 보인다. 전투와 정치적인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창조한 거대한 역설과도 같은 존재인 그가 맞을 마지막 결말은, 연내 출간 예정인 완결편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의 천사’는 오로지
세상을 파괴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어두운 그림자와 황폐함이
그의 영혼에 안식을 선사하리라.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 토머스 케일은 교황이 된 보스코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정신병원에서 그의 영혼이 죽어가고, 육체는 경련으로 고통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전장을 누비며 리디머들로부터 경이로운 승리를 얻어낸다. 친구 베이그 헨리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여성 전술가 아르테미시아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만 심판의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복수심에 불타는 케일은 다시 어둠 한가운데로, ‘성소’로 향한다. 리디머들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모두 목을 매달았고 보스코 혼자 살아남아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과거를 죽이지 않으면 과거가 나를 죽이는 법, 케일은 그를 처단하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그를 보았다는 여러 소문이 돌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다시 세상의 파멸이 다가올 때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구하러 돌아올까?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은 이 책과 관련해 제기된 출판 금지 소송 판결에 따라 책 앞머리에 싣게 된 ‘판결 요약문’으로 시작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자면, 폴 파렌하이트라는 사람이 ‘낙원의 쓰레기장’과 관련해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와 갈등을 빚고 떠난 뒤 『신의 왼손』이라는 판타지 소설 3부작의 첫 권이 출간되었는데, 사실 이 소설은 파렌하이트가 ‘낙원의 쓰레기장’에서 고대 유물로 추정되는 다량의 문서를 발견한 뒤 스스로 번역해 모친의 성(姓)으로 출간한 책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장치를 통해 이 소설의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부여해 장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이것이 실존했던 이야기라는 또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3권 말미에도 판결 내용에 따라 부록으로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 대표 성명’과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이 실려 있다. 특히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에서 작가의 심오하면서도 흥미로운 세계관과 소설관을 엿볼 수가 있다.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주인공 케일은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을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케일의 성격은 모순적이다. 오만하면서 순결하고, 너그러우면서 무자비하다. 우리가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도 보인다. 3권에서는 그의 고뇌가 더욱 깊어진다. ‘신의 가장 큰 실수’인 인류를 멸종시키는 운명을 타고 난 그가 몸과 영혼이 모두 피폐해지며 큰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과 어쩔 수 없이 조우하며 적극적으로 운명과 맞서게 되고, 중요한 전투들을 힘겹게 승리로 이끈 뒤 자신을 ‘죽음의 천사’로 만든 리디머 교황 보스코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전투와 정치적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저자소개

지은이 폴 호프먼 Paul Hoffman
1954년 영국 출생.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98년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의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07년 영국 영화윤리위원회 검열위원으로 일한 경험을 살린 블랙코미디 소설 『검열의 황금시대』를 출간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출간한 『신의 왼손』 3부작은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2017년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경멸』을 발표했다.?

옮긴이 이원경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주로 영미권 소설과 아동문학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펜스 기숙학교의 마녀들』 『고스트 라디오』 『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 『레드셔츠』 『안녕, 우주』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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