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

도러시 고 | 글항아리 | 2022년 12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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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중국 전족에 대한 결정판!
매몰된 목소리의 주인공 전족 여성들을 찾아서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 오리엔탈리스트의 논쟁을 뛰어넘어
전족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천 년에 걸친 전족의 역사!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여성의 발을 동여맸는가

“구왕조의 유신遺臣인 문인 예더후이는 독서와 글쓰기를 할 때 늘 애첩의 작은 발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채비록』)

“장자커우의 양갓집 규수들은 3~4월 무렵 ‘소족회小足會’에 참석해 신발을 벗고 작은 발을 보여줬다고 한다. 쉬안화와 융핑에서도 청명절 전후 열흘간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 할 것 없이 모든 여성이 정성껏 단장하고 집 문 앞에 앉아 자랑스럽게 작은 발을 내보였다.”(19세기 중반의 백과사전)

12세기 무렵부터 20세기까지 중국에서는, 큰 발은 게으르고 천한 것이며 작은 발은 탐낼 만한 것으로 여겨져 여성들이 발을 동여맸다. 그중에서도 산시성 북부 지역에서 전족이 성행해 다퉁 인근에서는 매년 8월이면 ‘발 경연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여자들은 그곳 광장에 앉아 치마 아래로 전족한 발을 내밀었고, 사람들은 이를 마음껏 감상한 뒤 나름의 품평을 했다. 이 틈을 타 수작을 부리는 사내들도 있었다.
수백 년간 지속된 전족의 역사는 그러나 1957년을 기점으로 끝장났다. 이후로 전족에 관한 새로운 기록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이따금 개항 도시 톈진의 거리에서 발을 질질 끌고 다니거나 산둥의 시골에서 쟁기를 끌고 있는 전족 여성들이 목격되었다. 그렇다고 전족 신발 공장의 생산 라인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1999년 11월까지 공장은 가동됐고 이달을 끝으로 하얼빈의 공장 ‘즈창志?’은 생산을 중단했다. 공장의 늙은 기술자는 여덟 쌍의 나무 신골로 1991년부터 매년 300켤레 이상의 전족용 신발(금련金蓮 신발)을 만들어오다가 절반 이상이 재고품으로 쌓이면서 손을 멈췄다. 전족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자 연구자들은 전족에 관한 책과 논문을 수없이 쏟아냈다. 문제는 이들 이야기가 하나같이 단순하고 때론 전족 여성들을 조롱하며, 모두 반反전족의 역사를 기본 입장으로 내세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명청 시대사 연구에서 저명한 학자 도러시 고가 『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를 쓴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전족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기존 논의는 모두 여성에 대한 억압, 전횡, 인권 무시의 관점에서만 이를 다뤄 그것이 왜 그렇게 폭넓고 활개를 친 문화적 현상이 됐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획일적 문제틀 속에서 여성은 너무 억압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즉 주체성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부각돼버리고 만 것이다.
이에 저자는 전족 담론을 주도해온 민족주의자, 오리엔탈리스트, 페미니스트의 논쟁을 뛰어넘어 고전 시, 필기, 이곡俚曲, 민가, 근대의 신문과 잡지, 정부 문서, 서양인의 보고서 및 회고록까지 섭렵하며 1000년에 걸친 전족의 역사를 폭넓게 파헤쳤다. 특히 고전과 근대 작품들은 겉으로 학술적 모양새를 취하지만, 일부는 내용이 꽤나 외설적이고, 어떤 것은 영락없는 포르노그래피다. 저자의 기본 전제는 이러하다. 전족은 신체에 의지하는 경험이다. 중국 역사 수백 년 동안 특정 집단 여성들에게 이것은 현실이었다. 그러니 중요한 점은 발을 동여매는 행위를 그들의 전통적인 관습으로 만든 강력한 힘을 파악하는 것이며, 특정 시공간 속에서 그 몸들이 어떻게 대상화되고 주체화되었는지도 알아야 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 도러시 고Dorothy Ko(1957~ )
중국의 문화, 젠더, 일상, 신체의 역사에 천착해온 역사학자다. 스탠퍼드대학에서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럿거스대학을 거쳐 2001년부터 컬럼비아대학 바너드칼리지 역사학과에 재직 중이다.
1990년대부터 젠더의 시각에서 중국사와 중국 문화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과 해외에서 중국 여성학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1994년에 출간된 『규방의 스승들: 17세기의 여성과 문화Teachers of the Inner Chambers: Women and Culture in Seventeenth-century China』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고 평가될 만큼 중국 여성과 젠더 연구에 상당한 충격과 자극을 주었다. 그녀는 이 책에서 근대 이후 중국 여성사의 주류가 되어온 ‘희생자 담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001년에 출간된 『발끝마다 피어나는 연꽃?Every Step a Lotus: Shoes for Bound Feet』에서는 엘리트 여성의 ‘언어’뿐 아니라 보통 여성들의 신체를 통해 여성 경험을 탐색해나갔다. 뒤이어 2005년에 출간된 『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는 그동안의 학문적 축적과 새로운 여성 해석이 빛나는 결정판이다. 이 책은 미국 역사학회에서 수여하는 조앤 켈리 기념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벼루의 사회적 생명: 청대 초기의 장인과 학자들』이라는 책을 썼고, 『중국 페미니즘의 탄생: 초국적 이론의 핵심 문헌』 『중국 페미니즘을 번역하기』 『전근대 중국, 한국, 일본의 여성과 유가 문화』를 공동 편집했다.


옮긴이 │ 최수경
숙명여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고려대와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국립대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고전소설과 문화를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중국, 여성, 그리고 역사』 『사치의 제국』(공역)이 있고 「제국의 도시, 꿈에서 깨어나다: 『揚州夢』의 기녀 서술과 새로운 揚州 공간의 구축」 「明淸代 로컬리티 속의 廣東 女性?‘女將’을 중심으로」 「낭만적 도덕과 화려한 애도: <影梅庵憶語>의 여성 서술과 冒襄의 文化的 공간」 「女性經典의 재탄생 ? 明末『閨範』과 ‘列女傳’의 파라텍스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60여 편의 논문을 썼다.

목차소개

서문

1부 노출된 신체
1장 전 세계 민족의 거대 역사: ‘천족’의 레토릭, 1880~1910년대
종말: 두 종류의 역사, 세 종류의 시간, 굴절된 목소리 | 기독교적 개념, 천족 | 쉬커와 탕이쒀: 천족의 민족주의화 | “여자는 달걀노른자 같은 것”: 새로운 전 지구적 지식 체계 | 여성의 주체적 힘: 육체를 극복하는 의지 | 구훙밍: ‘시선 대상’이 되는 굴욕 | 응시에 저항하다: 이상적인 여성성

2장 공개된 신체: 방족 운동의 전개, 1900~1930년대
설소휘: “말도, 나귀도 아니다” | ‘천족’에서 ‘방족’으로 | 학교-전족: 차이아이화의 영광스러운 회복 | 방족의 기쁨 | 옌시산과 산시의 반전족 운동 | 범죄가 된 전족 | 가부장에 맞서는 국가 | 성별과 계급: 분열된 여성계 | 수지타산 | 황당 극장

3장 골동품이 된 전족: 전족 거부의 시대와 전족 애호가, 1930~1941년
야오링시와 친구들: ‘쇠락’을 소장하다 | 새로운 민속학 지식의 생산 | 모방적 향수: 새 시대의 감상가가 된 구시대 문인들 | 천족과 전족의 접합 | 방현의 발명 | 간접적인 성性: 소년, 위조자, 소장가 | ‘할머니’와의 인터뷰: 간접 인용된 여성의 욕망 | 전족 신발의 사회사: 양철애와 호설암 | 자칭 페미니스트인 전족 감상가들 | 고통의 몸: 여성의 비명

2부 은폐된 신체
4장 고전 문헌에서 탄생한 전족
전족을 정의하다: 활 모양의 발弓? | 전설과 역사 | 양신의 고증: 미지의 유혹 | 『한잡사비신』: 신체 부위의 측정 | 양신에 대한 반박: 호응린의 신발론 | 왕후의 신발, 여성 노동, 그리고 여성의 차이 | 이 시대의 유행: 전족과 패션 | 조익과 18세기 전족의 전성기 | 장식된 몸과 노출된 몸 | 전영: 고고학에서 사회 비판까지 | 자유로운, 노동하는 여성의 몸

5장 장소의 성적 환상: 남성 욕망과 서북 지역의 상상 지리
서북 고원의 발 경연대회 | 기원에 관한 전설 | 다퉁의 기녀 | 시선의 유혹: 이어의 기능 미학 | 왕경기의 ‘서유기?遊記’ | 홍석촌: 황야의 집 | 남과 북의 정욕: 남성 욕망과 여성 욕망의 교차 | 포송령의 이곡: 사투리와 지역 불균등 | 두 종류의 여성 노동 | 여성 육체의 일상적인 물질성 | 교환되는 징표들 | 유행, 지위, 그리고 여성의 불안

6장 신데렐라의 꿈: 여성 신체가 짊어진 부담과 효용
출토된 유물 | 평평한 굽에서 활 모양 굽으로 | 금련 숭배 | 의학적 보호의 대상 | 아름다운 도회 여자들: 설창사화에 표현된 유행과 지위 | 완고한 신체: 전족의 부담과 효용 | 신체의 부담과 효용성 | 부박한 육체: 새로운 도시 유행 체제의 탄생 | 생산적인 몸: 신발 제작과 시장 | 스타일의 변화와 지식의 전달 | 최후의 유행 주기 | 남은 기억들

후기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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