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걸어 너에게로 간다 : 문장시인선 017 (주미화 시집)

주미화 | 북랜드 | 2022년 11월 15일 | PDF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0,000원

전자책 정가 7,000원

판매가 7,000원

도서소개

문장 시인선 열일곱 번째 시집이며《모던포엠》으로 등단한 주미화 시인의 첫 시집 『밤길 건너 너에게로 간다』.
슬픔과 아픔, 상처, 불안 부재 등, 삶의 어두운 밤길에서 맞닥뜨리는 고통의 면면을 응시하고 성찰한 시인이 다시금 환한 세계를 맞이하고자 하는 간절한 생의 열망과 깨달음을 담아 고즈넉하면서 섬세한 시편으로 형상화하였다.

총 4부로 나누어 묶었으며, 1부의 작품은 봄, 꽃, 계절 등 자연의 속성에 투영한 마음의 풍경, ‘원동역’ ‘낙동강’ 등 고향 언저리의 장소, 그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어머니’ ‘아이들‘과 같은 아름다운 이름에 얽힌 기억을 ‘사랑’과 ‘그리움’의 서정으로 승화한 시편들이다.
“그리움의 골 깊어” “뜬금없이 밀려오는 통증”(「치매」)에, “너와 나의 시간도 행간에 따라 시제를 달리하고 있”(「백목련과 자목련 사이」)지만, 산다는 것은 흔들리면서 결국 “제자리를 찾는 것”(「목어」)이며 “같이 손잡고 또 나아가려는 것”. 그래서 삶은 “정녕 서럽지 않다”(「벚꽃」)라고 노래하고 있다.

2부는 “깨어진 조각”이 되어버린 꿈을 숨긴 채 “시시포스의 끝없는 형벌 같은 삶”(「써클」)을 견디며 그 쳇바퀴에 갇혀버린 우리의 가난한 일상을 돌아보면서 창조적인 “삶의 혁명이 되”(「라면으로 쓰는 역사」)는 길, “맑은 쪽빛”(「쪽」)처럼 빛나는 영혼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시편을 묶었다.

생선진열대 얼음조각 위/ 바다를 닮은 고등어 가지런히 누워 있다/ 이렇게 차려자세로 기다리면 바다로 갈 수 있을까/ 무방비로 누운 동공 속에서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 그 그리움의 긴장감 탱탱하게 부풀어 올랐다// … // 아서라, 부질없는 그리움 따위/ 이제 그 가슴에 담아두지 마라 (「고등어」 중에서)

3부에서 시인은, 자신 안에 아직도 남은 삶의 흉터 “침전된 그리움”(「흉터」)이나 오래된 집과 같이 낡은 삶의 생채기 “통증 같은 것들”을 고백하지만, 바람으로부터 “채움과 비움의 철학”을 엿듣고 산등성이에 올라 아무 저항 없이 “무거운 육신을 내맡”김으로써 미련 없이 날려 버리기로 한다. 슬픔 대신 “사람에게는 늘 따뜻함이 필요한 것인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회상」), “내 손에 온기 가득 채워 더 따뜻하게 손잡아야지”(「9월이 오면」)라고 사랑의 나눔을 다짐하는 시편이 위로로 다가온다.

우리 사는 일 다/ 허물 한 겹씩 벗는 일/ 한 번쯤 변신을 꿈꾸는 일이다// 우리 가는 길 어디 가시밭길뿐이랴/ 무밭 참외밭 지나/ 그늘 있으면 쉬어도 갈 일이다// 사는 일 다 하나씩 돌을 들어 옮기는 일/ 손가락 사이 흐르는 물 옮겨 담는 일이다// 앞만 보고 달음질쳐 헤쳐 간들/ 손에 쥘 것 남을 것 하나 없는 것을 (「삶의 기로에서」전문)

4부의 시편에 이르면 시인은 “나는 언제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아낌없이 주는 나무」) ‘너’를 따뜻하게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두려움도 없이 “낯선 새로움 찾아 길을 떠나는 바람”(「삶의 이유」)이 되어 꽃향기를 실어나르고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는 곳으로 무던히 길을 나서는” 사랑의 존재로서 살아가기를, 밤길을 걸어서 ‘너’에게로 이르는, 마침내 ‘우리’에게로 이르는.

밤하늘에 달무리 졌다/ 눈물이 나오려 할 때/ 눈앞이 흐려지는 것처럼/ 저 달도 울기 전에/ 뿌옇게 가림막을 치나 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저토록 달빛 울먹울먹할 때에는/ 노란 달맞이꽃 어떤 모습일지/ 밤길 걸어서 너에게로 간다 (「밤길 산책」 전문)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매만짐으로써 다른 자[他者]의 고통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 그 고통을 힘겹게 뱉어냄으로써 사랑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 아니던가. 『밤길 걸어 너에게로 간다』는 시인의 이러한 운명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김순아 시인·문학평론가)라는 평 그대로, 삶의 길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겨야 할까”(「정월 대보름」)라는 물음에 그 정답은 서로를 향한 ‘우리’의 따뜻한 “사랑”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해주는 시집이다.

저자소개

주미화

- 경남 양산 출생
- 2014년 《모던포엠》 등단
- 공저 『삶의 이야기』 외

목차소개

서문

1부
봄길 위의 사색 / 수련 / 담쟁이 / 밤길 산책 / 낙동강의 食?들 / 원동역 / 미인도 / 어머님의 아이들 / 반야암 / 목어 / 독도 / 치매 / 백목련과 자목련 사이 / 5월의 사과 / 밤에 본 목련 / 코로나19에도, 봄 / 벚꽃 / 봄 / 새봄 / 봄은 나를 지나치고 / 봄을 캐다 / 봄소식 / 사월 / 화무십일홍

2부
라면으로 쓰는 역사 / 감기 / 커피중독 / 숯덩이 사랑 / 아버지 / 중년을 앓다 / 징검다리 연휴 / 휴일 한낮 / 눈부신 아침 / 써클 / 따로국밥 / 조가비의 꿈 / 갯바위 / 주차장에서 / 키 작은 해바라기 / 일상의 짐 / 확진 / 소음의 무게 / 고등어 / 구분선을 그리다 / 정 /
쪽 / 4월

3부
9월이 오면 / 흉터 / 폐가 / 오래된 것들 / 고양이 동상 / 산정에서 / 나목 / 기침소리 / 비 / 가을바람 / 산등성이 올라서다 / 진달래꽃 /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데 / 약속 / 건망증 / 위로가 되고 싶은 날 / 제발, 아프지 말자 / 카르페디엠 / 회상 / 삶의 기로에서 / 낙엽 / 가을, 서걱이다

4부
신흥사 있는 마을 / 바람의 시작 / 삶의 이유 / 정월 대보름 / 신 황조가 / 미련 / 봄이 오는 소리 / 여름 / 길 위에서 / 비극의 시작 / 차창 밖의 겨울 / 퇴고의 시간 / 새치 / 노을 / 겨울밤 / 바람의 속삭임 / 내복 / 내 유년의 봄꽃 / 5월의 소리 / 이별 연습 / 놀이터 앞 가로등 아래 /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해설|김순아_ 실존의 고통과 탈각(脫殼)의 시학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