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씨의 죽음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는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

김영선 | 오월의봄 | 2022년 04월 0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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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존버씨의 죽음,
과로+성과체제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살인

“카드사에서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던 중 IT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택배 기사 임모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서울시청 공무원이 투신자살했다.” “집배 노동자가 목을 매 자살했다.” “경마장 기수가 자신의 차량에 불을 피워 자살했다.” ……

어제까지 버젓이 일터에서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이 매일같이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왜 죽었을까?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분명 업무와 관련된 죽음인데, 그들의 죽음은 왜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것일까? 왜 우리의 일터는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었을까?

우리 시대 존버씨가 죽어가고 있다. 오늘도 버티고 또 버텨야 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존버씨. 존버씨는 노동의 고통과 비참에 시달리는 김알바, 김인턴, 김사원, 김대리, 김과장과 다르지 않은 이름이다.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과로+성과체제에서 존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과로위험과 성과 압박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모두가 바로 존버씨다. “과노동에 존버하다 스러져간 망자만이 존버씨가 아니다. 오늘을 존버하는 남겨진 나와 우리 또한 존버씨다.”(7쪽)

이 책 『존버씨의 죽음』은 존버씨의 과로죽음과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된 우리 일터의 현실을 추적한다. 사회학자 김영선은 오랫동안 과로에 얽혀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연구해왔다. 전작 『과로 사회』(2013)에서 한국 사회를 ‘과로 사회’로 규정하고, 장시간 노동의 일상 풍경을 파헤쳐 많은 주목을 받았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2018)에서는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질병을 ‘시간마름병’이라고 진단하며, 과로가 우리의 몸과 마음, 삶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이 책 『존버씨의 죽음』에서는 본격적으로 과로죽음(과로사·과로자살) 문제를 다룬다. 과로죽음의 ‘과로’를 조명해 과로죽음이 과로+성과체제가 불러일으킨 필연적인 죽음이며, 사회적 타살임을 분명히 밝힌다(과로+성과체제란 과로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경쟁적인 성과체제가 덧대진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가 만든 개념이다). 즉 존버씨의 과로죽음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교차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임을 명확히 규명한다. 이 과로죽음이 반복해 발생하는데도, 왜 과로죽음에서 ‘과로’는 누락되는지 그 원인을 살펴본다.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가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를 밝힌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과로+성과체제가 야기하는 사회적 살인을 규명하고 그동안 개념조차 없었던 과로죽음에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혹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일하는 건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우리 시대 존버씨의 삶을 반추해보며, 과로와 죽음의 거리를 멀어 보이게 하는 자본주의적 담론/장치에 어떻게 균열을 낼지 고민하는 책이다.

저자소개

저 : 김영선
시간 연구자로 주요 관심사는 자본주의와 연동된 시간의 문화/정치다. 과로에 얽혀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연구해왔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노동과 여가문화를 강의한다. 지금은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 사업으로 과로자살/정신질환을 보고 있다. 『정상 인간』 『과로 사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잃어버린 10일』 등을 썼다.

목차소개

들어가는 글: 과로와 죽음의 거리
오늘도 버텨야 하는 삶 | 언어 없는 사건, 개념 없는 현상 | 견고한 과로+ 성과체제

1장. 살아가는 혹은 죽어가는 삶

1. 존버씨의 죽음
왜 존버씨의 죽음을 봐야 하는가? | 과로죽음의 반복, 켜켜이 쌓인 폭력의 증거 | 신자유주의 시대의 과로죽음 | 더는 이렇게 취급당하지 않겠다

2. 번아웃과 일터 은어
번아웃증후군,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 | 고통이 각인된 일터 은어들 | 핏빛 자본주의 세상

3. 괴롭힘은 갈수록 심해진다
~하라, ~하라, 더 ~하라 | ‘효율’이라는 이름, 위험의 외주화

2장. 특별한 또는 특별하지 않은 죽음

1. 업무상 정신질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새로운 착취 양상 | 정신질환 유발하는 실적 쥐어짜기 시스템

2. 성과 장치는 죽음조차 개별화한다
투견장에서 미소 짓는 건 투견주일 뿐 | 또 다른 투견장, 실적이 곧 인격인 세계 | 성과주의 담론이 유도하는 것

3. 성과주의와 금융 노동자의 자살 사건
밥값 스트레스 | “미치도록 단 커피 주세요” | 우울증 블랙홀 | 실적-위법-자살의 연관고리 | 욕값도 월급에 포함

4. 한 경마장에서 일어난 죽음의 행렬
누구도 살아남기 힘들다 | 죽음이 말하는 것 | ‘선진경마’라 이름 붙은 실험의 도구 | 이런 일은 또 반복될지 모른다

5. 부품으로 전락한 개발자들
연이은 사망 사고 | ‘언제나’ 크런치 모드 | 혁신적인 프로세스, 낡은 조직문화 | 착취하기 좋은 구조 | 소작농화

6.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 우정사업본부
또 죽어간다 |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 비밀스러운 알고리즘 vs 현장 노동자의 온도 차이 | 현장 목소리에 기초한 대안 찾기

7. 왜 힘든데도 일을 계속하는가?
개인적인 것? 문화적인 것? 자발적인 것? | “회사를 중심으로 삶을 조직하라” | “끊임없이 경쟁하고,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라”

8. 그만두지 못함의 사회학
“그렇게 힘들면, 그냥 그만두면 될 거 아냐?” | 그럼에도 그만두지 못한 이유 | 우리의 일상 화법도 바꿔야 한다 | 우리에게도 자살 감정이 꽤 퍼져 있다

9. 4차 산업혁명 발 과로위험
시간권리 박탈 | 당신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10. 알고리즘 노예가 되다
휴식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 노동자를 통제하는 새로운 기술

3장. 재난, 불평등, 권리

1. 코로나19와 불평등
파국적 불안 | 박탈되는 | 과로하는 | 무력화된

2. ‘최전선 영웅’의 죽음
사건: 공무원 과로사 | 질문: 노동인권은 재난과 양립할 수 없는가? | 장치: 복무규정과 봉사자 이데올로기 | 예외적 사례? 구조에서 비롯된 사건!

3. 이주노동, 좌우간 외출 금지
소, 돼지, 딸기랑만 지낸다 | 해고 위협, 엄습하다 | 무권리, 여전하다

4. 재난 노동자의 목소리는 없었다
위험 업무를 거부할 권리 | 개별 죽음을 가로지르는 공통분모 | 직업정신 vs 노동인권 | 재난 이후의 목소리들 | 사람·권리 중심의 재난 대응이란?

4장. 승인과 불승인 사이

1. 산재는 어떻게 승인되는가?
정신적 이상 상태 | 정신적 이상 상태의 내용과 특징 | 자살 전 일어난 사건 | 과거 치료력에도 불구하고 승인된 사례

2. 산재는 어떻게 불승인되는가?
개인 취약성: 환경 요인+성향 요인 | 개인 취약성: 과거 치료력 | 경력, 적응, 통상적인 수준이란 이유로 불승인 | 유사 사건에 대한 판정 내용 비교 | 기타 불승인 사례

5장. 현재의 시간, 시간의 미래

1. 어쩌다 과노동
노동시간이 다시 길어지고 있다 | 어쩌다 이런 시대로 들어섰을까? |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까?

2.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는 왜 사라지는가?
노동시간 정책 | 과로사회 탈출을 선언했지만… | 자본의 백래시 | 현실은 여전히 지옥

3. 우리는 어떤 시간의 미래를 원하는가?
시간을 민주화하는 과정 | 자본의 역공에 대항하기 | 과로+성과체계 낯설게 보기 | 불가피성의 논리 걷어차기 | 감수성 길러내기 | 시간을 정치화하기

마치며: 왜 죽음에서 과로는 누락되는가?
부록: 산재 판정의 승인, 불승인 사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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