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불곰장어

김성수 | 북랜드 | 2021년 07월 20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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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문장 시인선 열두 번째 시집은 김성수 시인의 첫 시집이다.
“차가운 이성을 녹이고 데워진 가슴을 어루만져 길을 내어주는” 것이 시일 것이라는 시인의 시에 대한 열망이 초월과 합일의 정서로 그려낸 새로운 감각의 시집 『짚불곰장어』이다.
시집에서 시인은 일상, 자연물 자연현상을 자신의 내면에 성찰하고 투영하여 물아일체의 세계를 추구하는 활달한 선禪 시풍의 시와, ‘사랑’과 ‘슬픔’ 같은 인간적 정서를 담백하게 담아 버무린 잔잔한 시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마음씨 좋은 친구와 소찬素饌을 하고/ 공자를 읽고 고수와 수담의 끝/ 25시의 하루// 해 질 녘 강변의 왜가리/ 뾰족한 부리를 세우고/ 수면을 응시하는 외발 자세/ 엄격한 만찬의 몰입// 하늘을 품은 왜가리/ 이미 석양을 삼켜 버렸다// 바람 부는 설산의 능선에/ 두려움 떨치고 외발로 선 그/ 허물어진 경계에서 부활하는 혼불 -「25시의 하루」-
꼭꼭 밟힌 누룩이 빚은/ 술술 넘는 시큼한 막걸리처럼// 삶의 애환이 지긋이 눌린/ 쫄깃하고 구수한 누룽지처럼// 땅속 깊숙이 파묻혀도/ 젖은 솔향기 뿜어 올리는 송로버섯처럼// 어릴 적 고향 뜰 햇살 아래 꿈꾼/ 아스라이 반짝이는 영감으로// 산안개 헤치고 멀리멀리 퍼지는/ 산사山寺 범종의 은은한 울림으로 -「서시」-

저 높은 곳의 큰 깨달음이 아닌 지상의 작은 생명과 가족, 이웃 등 온갖 생명, 사람과 세상살이를 다룬 시편에서는 시인의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더불어 그리움의 서정까지도 읽을 수 있다.

바다제비의 꿈은/ 남태평양 해초에 피 같은 침 묻혀/ 동굴 천장에 동그마니 붙어있다// 알 깨고 나온 새끼는 창공을 날아오르고/ 온기 남은 빈집은 허물어져/ 황제의 혀끝을 찌르니// 매혹의 그 맛이/ 어미 새의 감미로운 사랑이라면// 지나가는 바람이 알려준/ 파 뿌리의 물컹한 맛이 익어갈 즈음// 주름진 어머니의 굵고 거친 손마디로/ 푸른 근대줄기 뚝뚝 끊어 넣고 끓인/ 그윽한 토장국이 마냥 그리운 것은/ 사랑의 아픔이런가 -「모정 1」-
뿌리째 뽑히는 잡초의 아픔을 딛고/ 이끼 낀 돌멩이 뚫고/ 마침내 꽃을 피웠다/… // 아 언제부터인가/ 내 요동치는 심장의 뜨거운 핏속/ 수련처럼 떠 있는 풀꽃 하나 -「풀꽃」-

시인은 『짚불곰장어』에서 “활달한 상상력, 조탁 된 시어, 남성적인 이미지의 비유, 종교적인 성찰”(박윤배 시인)로 나, 일상, 현실 세계를 넘어서려는 깨달음의 시를 주로 지향하지만, 시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사랑이다. 성찰과 사유의 시로 찾아낸, 각박한 현실을 초월하고 세계와 일치하는 방식이 사랑임을 뜨겁게 깨닫고 고백하는 시집 『짚불곰장어』이다.

맛 찾아 파고든 뒷골목에서/…/ 하늘 목로주점에서 만난 북극성과/ 수억 년 묵은 김치를 씹으며/ 한 사발 들이켜고/ 이윽고 다다른 양념 볶은/ 자갈치 곰장어를 마주하니/ 온몸을 불사른 볏짚의 맛이/ 어머니 같고/ 칼칼한 소주가 스며들수록/ 보인다/ 힘차게 요동치며 깊은 바다// 모래 속을 파고드는 장어와/ 볏짚 속에서 잠자던 곰팡이까지/ 다 아른거린다 // 태양을 먹고 바다를 마신 나는/ 봉인된 가슴이 열리고 희뿌연 시야에서/ 떠오르는 얼굴 지야 진이// 이제야 나는 안다/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맨 것이/ 사랑이었음을 -「짚불곰장어」-

저자소개

김성수

2015년 ≪문장≫ 등단
산부인과 전문의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산부인과 과장 역임
청송군 보건 의료원장 역임

목차소개

시인의 말

1
절벽 도라지 / 윤회 / 되새김질 / 25시의 왜가리 / 마지막 단추 / 거목 심장으로 서다 / 나목이 담쟁이를 보네 / 솟대 / 명리 입문 / 해거리 / 환 속에서 / 불이문 / 가지치기 / 짚불곰장어 / 알갱이 / 오유지족 / 떠밀리는 것 / 태풍이 남기고 간 시 / 꼬치

2
설산에서 꽃핀 산삼과 빙어 / 겨우살이와 겨울새 / 모정1 / 모정2 / 모정3 / 벽 속의 아이 / 그 아이의 둥지 / 고수 / 아내의 어금니가 흔들리네 / 지리산을 품은 금강 선인장 / 운명 / 민들레꽃 뿌리 / 응어리 / 마음의 꽃 / 간들 어떻고 온들 어떻노 / 목침에 눕다 / 흐르는 백일홍 / 분수

3
능소화 / 유통기한 / 시인 / 강가에서 / 꽃 / 알레르기 / 마른 꽃 / 까치밥 / 반짝임을 찾아서 / 단풍 / 김장 김치 / 포구에서 마주한 옛 친구 / 냉천길의 붉은 잎 / 노교수의 울림 / 가까이에 단풍 소나무가 있다 / 그 새 / 어머니의 왕벚꽃 / 불꽃을 쏘다 / 산안개

4
틈새 / 풀꽃 / 기간제 홀아비의 어느 하루 / 풍선 날리기 / 행복인가 / 국 노인의 눈물 / 세연정의 동백꽃 / 눈빛으로 피는 꽃 / 화혼의 수진이 / 경자년 입춘에 부쳐 / 아 아버지 / 은지 코넬대학 박사 되다 / 편견 / 무제 / 낮달을 품고 봉을 꿈꾸며 / 길을 가다가 / 파도 / 가을 단상

5
보스포르스 해협의 갈매기 / 고인돌에 걸터앉아 / 호수 / 도동서원 은행나무 / 꿈 / 열대야 / 브레이크 / 삼월의 강변 / 수성못에 잠긴 낮달과 그 섬 / 잊혀진 그들 / 어둠 속에서 / 머무름을 위하여 / 나의 달리기 / 서시 / 매성 / 목련 / 초승달을 들어 올리다

해설│초월의 길,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 박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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