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본할인] 난 너를 거부한다 [전3권/완결]

한설 | 라떼북 | 2013년 04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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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선생님, 여자 애들 훔쳐보는 범인 찾았어요.”

“뭐?”

“체육 시간에 훔쳐보던 녀석 찾았다고요.”

“한태인 너였어?”

“저 아닌데요?”

끝까지 아니라며 발악하는 그를 나는 다시 한 번 쏘아보았다. 가슴이 답답했던지 주먹으로 가슴팍을 몇 번이나 내리친다. 나에게 체육복을 건네주는 바람에 그 녀석이 입고 있는 거라곤 민소매뿐이었다.

“아니라는데?”

“그러면 범인들이 냉큼 했다고 하겠어요? 이 넓은 복도에 남자라곤 얘 하나있었어요.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데요?”

* * *

“와 죽인다.”

그 두 놈이 보고 있던 사진들은 우리 반 여학생들의 사진이었다. 이 녀석들이구나. 체육 시간 때 훔쳐본 진짜 범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던 나를 수업을 하고 계시던 선생님께서 발견했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무실로 불렀다. 나는 곧바로 이실직고하며 정당한 벌이 취해지길 부탁했다. 선생님은 담임에게 말하겠다며 당부하였다.

“오늘 청소는 지각한 애들이 한데!”

야자까지 하느라 힘들었던 아이들은 하나둘씩 책가방을 싸며 한숨을 늘여놓았다. 그나저나 한태인에게는 사과를 해야 하나? 내가 오해를 한 게 확실하긴 하지만 그 자식한테만큼은 미안하단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누가 하필이면 그 때 교실에 오랬나.

“오늘도 수고했고, 내일 지각하지 마라.”

종례가 끝난 후, 가방을 짊어지고 체육복을 챙겼다. 어느새 다 마른 그의 체육복을 고이 접어 전해주려고 하는데 한태인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한태인 어디 있어?”

“지금 샤워 실에 있을 걸?”

한 남학생의 말에 곧장 샤워 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나오기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물소리만 계속 들릴 뿐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거의 다 돌아가고 선생님들 또한 대부분 퇴근한 현재 시각, 나는 줄곧 그를 기다리며 샤워 실 앞에서 서성거렸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 섰을 땐, 한 장면이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한설

개띠의 94년생, 아직은 쓴 것보다 쓸 것이 더 많은 새내기.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극히 공상적인.
때로는 잠을 자는 시간보다 생각을 하는 시간이 더 많은 어린 글쟁이.
현재 팬카페(바니밤)에서 활동 중이다.

출간작 <친구의 법칙>, <개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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