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비상

벤 크레인 | 21세기북스 | 2020년 09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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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 도서 소개

“나는 그 매들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다.
부디 다시는 못 만나기를.”

새가 일깨워준 자유와 사랑의 이야기

저자인 벤 크레인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하루를 지배하는 감정은 대혼란과 두려움, 불안이다. 그는 늘 불규칙하게 세상을 경험한다. 머릿속에는 형편없이 조율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들어 있는 기분이다. 어느 날 아들이 태어났다. 저자는 공황상태에 빠졌고 아들로부터 도망쳤다. 직업, 가족, 결혼 생활 모두를 잃었다. 그가 숨어든 곳은 작은 오두막이었다. 그곳에서 매를 만났다. 늘 현재를 살며, 어중간하게 애매한 면이 없으며, 타고난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반응하는 새. 그는 상처 입은 매를 돌보고 훈련시킨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면서 점차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해간다. 저자는 매잡이인 동시에 사진작가이고 미술교사다. 그의 특별한 감각과 언어로 그려낸 자연은 가까이서 들여다본 맥박의 고동처럼 생생하고 뜨거우며, 은밀하고 아름답다. 이 책은 자연이 주는 치유의 이야기이다. 결국 떠나버릴 것들을 사랑하는 법에 대하여 잔인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 출판사 서평

태생적인 아웃사이더,
그의 눈으로 바라본 터질 듯 충만한 자연의 세계

저자는 태생적인 아웃사이더다.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타인과 의미 있는 유대감을 쌓는 일에 번번이 실패한다. 마흔두 살이 되어서야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자신이 겪어온 숱한 혼란과 외떨어진 기분을 저자는 그제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분명 저자의 문체는 독특하다. 하나의 대상을 설명하기 위해 끝도 없는 열거가 이어진다. 시각, 촉각, 후각 등 오감을 깨우는 문장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야생과 본능의 세계로 이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건강한 새에게서는 ‘시들어가는 복숭아 냄새’가 나고, 아침 햇살은 ‘회색 안개’를 뚫고 ‘오렌지 불빛’으로 찾아온다. 에타(저자가 키우는 개의 이름)의 자궁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세상을 향해 부드러운 수란처럼 퐁당하고 나온다.
저자는 말한다. “가까운 인간관계는 늘 실패하면서도 자연 세계와는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어가는 유형이 있다면, 그게 바로 나다.”
우리는 저자의 눈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던 눈부신 세계, ‘살고 죽고, 생존하고, 사라지는 수십 억 개의 아이디어들이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그 무한한’ 자연 세계와 재회하게 된다. 그리하여 쉬이 동요하지 않고,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압당하지 않으며 타협도 하지 않는 매의 비상을 통해 자유를 향한 용기, 온전히 나로 살아가는 기쁨을 배우게 된다.


새와 소년이 보낸 사랑과 연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리한 매, ‘보이boy’는 천진하고 명랑하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저자가 신호를 보내면 단숨에 날아와 곁에 앉는다. 아들도 그랬다. 다시 만났을 때, 어린 아들은 혼자 차문을 열고 나와 전속력으로 달려 아빠를 꼭 안았다. 의심도, 책망도 없이 웃고, 말하고 아빠와 보내는 시간을 즐긴다. 매와 함께하는 삶은 늘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아내와 아들에게는 달아나고 싶은 강렬한 충동만 또렷이 느껴졌다. 늘 혼란과 두려움, 외떨어진 존재의 불안을 지배적으로 느끼는 저자 벤은 마흔이 넘어서야 자폐성장애 진단을 받는다.
이 책에는 두 이야기가 서로를 비추며 나란히 흘러간다. 상처입은 새를 치유하여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매잡이 벤과 오랜 단절 끝에 아들을 만나는 아버지 벤의 이야기.
“아들은 내가 누군지, 어떤 존재인지를 나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중략) 이는 놀라운 신뢰와 생존 행위에서 비롯한다. 아이의 애착이 지닌 힘은 놀랍다.”
저자는 새와 아들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느낀다. 그들이 보낸 사랑과 연대가 한 사람을 ‘아버지’로 성장시킨다. 이 책의 원제는 ‘피로 맺어진(Blood Ties)’이다. 상처로 흘린 피가 다시 두 존재를 잇는다.


◎ 책 속에서

모든 매의 깃털은 보호용 광택이 건강하게 흐르며, 비에 젖지 않는 방수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완벽한 깃털을 지닌 매의 활기는 신성하다.
꼼꼼하게 치료를 마친 두 매는 이제 묵직한 곰팡냄새, 부드러운 흙냄새, 시들어가는 복숭아 냄새, 마른 나뭇가지에 달라붙은 이끼 냄새를 풍긴다. 이렇게 좋은 냄새를 풍긴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두 매가 건강을 회복했고 자유롭게 떠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9쪽



나는 태생적인 아웃사이더다.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의미 있는 유대감을 쌓는 일이 대단히 힘들다. 하지만 자연은 내게 평화의 공간이자 내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아늑한 통로이며 끊임없이 중재자 역할을 해준다. 그 공간에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내고 소통할 수 있다.

―14쪽



내가 맹금류를 발견한 것은 계시였다. 처음 매를 잡았을 때의 그 놀랍도록 강렬하고 선명한 느낌은 충격적이었다. 내면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느낌이었다.

―15쪽



나는 자연을 향한 나의 감정을 이해했고, 맹금류를 향한 감정과 내 아들에 대한 감정이 나란히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그 감정들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를 향해 품은 깊은 사랑과 따스한 관찰은 또 다른 대상을 향한 깊은 사랑을 깨우쳐주고 열어주었다. 이 깨달음을 통해 나는 내 아들과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내 아들을 통해 그리고 아들을 위해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것이 내 이야기의 핵심인지도 모른다.

―19쪽



인간의 키보다 높은 신선한 공기층에서 만들어진 눈이 굵게 뭉쳐 내리기 시작한다. 땔감도 구하고 우물에서 물도 길을 겸 아침 숲속을 거닌다. 폐쇄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빽빽한 숲에서 맑은 소나무 향기가 스며 나온다. 발아래로 눈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뭉개지고 희미한 햇빛 줄기가 나뭇가지들을 가로질러 눈 위에서 분홍색, 겨자색, 파란색, 녹색으로 반사된다. 산토끼며 여우, 사슴, 밍크, 담비 등이 눈밭 위에 어지러이 남긴 흔적과 발자국이 나무들 사이로 흩어져 있다. 이곳은 독수리를 위한 최고의 사냥터이며 근사한 고독감이 오롯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 99쪽



겉으로 보기에 나는 정상처럼 보인다. 내 머릿속에는 형편없이 조율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들어 있는 기분이다. 나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뒤죽박죽 겉치레를 하며 보냈다.
내 기억이 가장 멀리 닿는 지점부터 생각하자면, 나는 세상을 불규칙하게 경험했다. 내 발달 과정의 모든 면들이 어딘가에 구속당했거나 정상 궤도를 크게 벗어난 지점으로 엉뚱하게 던져진 것 같았다. 내가 매일 지배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늘 대혼란과 두려움, 불안이다.

- 133쪽



아들이 생겼다는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서 악전고투하던 나는 다니던 직장을 잃고, 집에서 48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물리적으로 고립된 채 홀로 내 마음속을 떠다녔다.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나갈 곳도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다. 나는 공황상태에 빠져 꽁꽁 얼어붙은 채 끊임없이 밀려드는 원초적 불안과 자멸적이고 파괴적인 분노를 느꼈다. 지독히도 불안스레 헤매다가 무력하게 길을 잃었다. 머물고 싶지도 않았고 떠날 수도 없었다. 존재와 불안한 분리 사이의 좁은 공간에 갇혔다.

―141쪽



자유와 비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비행은 중력으로부터의 순간적인 탈피다. 변덕스럽고 어느 방향으로나 움직이며, 자유롭게 이동하고, 이주하고, 방랑한다. 비행은 자유로운 영혼이며, 빙글빙글 돌고, 질주하고, 사냥하고, 그저 재미로 날기도 하는 행위다. 매잡이인 나는 그저 은유나 상징적 비유가 아닌 구체적 경험으로서의 비행을 잘 알고 있다.

―156쪽



“나 아주 진지하게 실망했어.”
아들의 말에 웃음이 터진다. 내 심정과 완전히 똑같기 때문이다. 솔직한 말이다. “완전히 부적당해.” 나도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아들은 모른다. 자신이 지금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었는지.
문득 깊은 생각이나 고민 없이도 예기치 못했던 감정의 물결이 나를 휩쓸고 지나간다. 나는 이 자연스러운 힘에 충격을 받는다. 그 감정을 제어하려고, 억지로 누르려고 애쓰다가 결국 포기하고는 그것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둔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건 처음이다. 아들이 이 말을 알아들을 만큼 큰 것도 처음이다.

―228쪽

저자소개

저자소개


이름: 벤 크레인(Ben Crane)
약력: 사진작가이자 매 훈련사이고, 미술 교사다. 유럽, 미국, 파키스탄 전역을 돌아다니며 참매, 새매, 독수리 등을 훈련했다. 저자는 사회적응이 어려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여도 ‘머릿속에는 형편없이 조율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들어 있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가까운 인간관계는 늘 실패하면서도 자연 세계와는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는 새의 깃털, 비행 패턴, 사냥, 죽음, 부패 등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마치 세밀화 그리듯 찬란하고 섬세하게 묘사해간다. 상처 입은 새를 치유하고, 훈련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하나의 대상에 대한 인내와 사랑은 저자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진다. 매 훈련서 외에 정식 출간은 처음인데도 영국 출판 에이전트가 수십만 달러 규모로 두 권을 연달아 계약할 만큼 자연과학 및 에세이 작가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역자소개


이름: 박여진
약력: 번역가이자 여행 작가이며, 여행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주중에는 파주 번역인 작업실에서 번역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다닌다. 저서로는 토닥토닥, 숲길 이 있으며 역서로는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2,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외 수십 권이 있다.

목차소개

목차
프롤로그 매와 소년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1장 파키스탄으로 가는 길
2장 더 먼 곳으로의 여행
3장 하강
4장 상승
5장 다시 찾아온 봄의 기적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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