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보세요

커트 보니것 | 문학동네 | 2020년 02월 0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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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제는 멸종해버린, 보니것식 SF 클래식
선악과를 탐한 현대인의 ‘웃픈’ 파멸

“진정한 예술작품. 이 책에 실린 열네 편의 단편 모두
‘클래식 보니것’이라 할 만하다.” _허핑턴 포스트

커트 보니것 미발표 SF 단편집. 보니것을 그 시대의 '1인'으로 만들어준 바로 그것, 기발한 SF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모았다. 비현실적 배경과 설정 속에서 보니것식 현실비판은 더욱 빛을 발하고,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직접적인 문체와 재기발랄하면서도 오 헨리를 연상시키는 반전 결말이 돋보인다. 진실의 선악과를 탐한 현대인의 ‘웃픈’ 희비극이 절묘하게 그려지며, 이 모양 이 꼴인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방식으로 미치지 않고 살아남는 보니것만의 비법을 알려준다.

저자소개

지은이 커트 보니것 Kurt Vonnegut 1922~2007

1922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쇼트리지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지 〈데일리 에코〉 편집자로 활동했다. 이후 코넬대학교에 진학하며 보니것 자신은 아버지처럼 건축을 공부하거나 인류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생화학을 택한 후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 신문 〈코넬 데일리 선〉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데 더 열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좋지 않은 성적과 평화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기고로 인해 징계를 받은 후 대학을 그만두고 군에 입대한다. 1944년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유럽으로 보내졌고,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서 지내게 된다. 1945년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13만 명의 드레스덴 시민들이 몰살당하는 비극적 사건 한가운데 서게 됐던 이때의 체험은 이후 그의 문학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송환된 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에 입학했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던 그는 학위를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일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콜리어스〉 〈아거시〉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을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1952년 『자동 피아노』를 출간하며 등단한 그는 『고양이 요람』(1963) 『제5도살장』(1969) 등을 세상에 선보이며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반전反戰 작가로 거듭났다. 이후 소설과 에세이 집필은 물론 대학 졸업식 연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1997년 『타임퀘이크』를 마지막으로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 맨해튼 자택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몇 주 후 사망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마더 나이트』 『나라 없는 사람』 『세상이 잠든 동안』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등이 있다.



옮긴이 이원열

전문 번역가 겸 뮤지션.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세상이 잠든 동안』, ‘헝거 게임’ 시리즈, 『슈트케이스 속의 소년』을 비롯한 ‘니나 보르’ 시리즈, 『책 사냥꾼의 죽음』을 비롯한 ‘클리프 제인웨이’ 시리즈, ‘스콧 필그림’ 시리즈와 『그 남자의 고양이』 『요리사가 너무 많다』 등의 책을 옮겼다. 로큰롤 밴드 ‘원 트릭 포니스(One Trick Ponies)’의 리드싱어 겸 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소개

서문
1951년 밀러 해리스에게 보내는 커트 보니것의 편지

비밀돌이
푸바
지붕에서 소리쳐요
에드 루비 키 클럽
셀마를 위한 노래
거울의 방
작고 착한 사람들
안녕, 레드
작은 물방울
개미 화석
신문 배달 소년의 명예
카메라를 보세요
우주의 왕과 여왕
설명을 잘하는 사람

커트 보니것 연보

출판사 서평

이제는 멸종해버린, 보니것식 SF 클래식
선악과를 탐한 현대인의 ‘웃픈’ 파멸

이 모양 이 꼴인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방식으로,
미치지 않고 살아남는 법!

“세상에서 가장 웃기고 시니컬한 유머 작가”

커트 보니것 미발표 단편집

“진정한 예술작품.
이 책에 실린 열네 편의 단편 모두
‘클래식 보니것’이라 할 만하다.” 허핑턴 포스트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휴머니스트이자 유머리스트, 하루키가 존경하고 박찬욱이 사랑한 작가 커트 보니것의 미발표 초기 단편소설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카메라를 보세요』는 보니것의 미발표 초기 단편소설 중에서도 보니것의 시그니처인 SF 작품들 위주로 선별해 묶었다. 비현실적 배경과 설정 속에서 보니것식 현실비판은 더욱 빛을 발하고,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직접적인 문체와 재기발랄하면서도 오 헨리를 연상시키는 반전 결말이 돋보인다.

헤밍웨이는 <에스콰이어>에 글을 실었고,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윌리엄 포크너는 <콜리어스>에, 존 스타인벡은 <우먼스 홈 컴패니언>에 글을 실었으며, 커트 보니것도 마찬가지였다. 매해 불어나는 가족 때문에 그는 잡지사에 단편을 기고해 돈을 벌어야 했다. 『카메라를 보세요』에는 “이미 자신의 날개를 본” 젊은 보니것의 독보적인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보니것은 자신의 소설 창작 원칙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시간을 사용하되 그 사람이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 것.” 『카메라를 보세요』를 펼쳐 든 독자들은 모두, 커트 보니것의 여느 작품들이 그렇듯, 여기에 실린 열네 편의 단편들이 이 원칙에 완전히 부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멸종해버린, 보니것식 SF의 시작

이 작품들은 커트가 언어로 빚은 환등기이고, 인간 행동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와 신비를 가차없이 뱉어내는 비밀돌이이지만, 유머와 용서가 감돌고 있다. _14쪽, 「서문」 중에서

커트 보니것을 수식하는 표현은 다양하다.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반전反戰 소설가, SF 작가, 블랙유머의 대가, 휴머니스트, 반反 문화의 대변인…… 이중에서도 커트 보니것을 가장 커트 보니것답게 만들어주었던 것, 보니것을 그 시대의 독보적인 ‘1인’으로 만들어주었던 것은 그의 독창적인 SF 상상력이었다. 그의 장편 대표작 『제5도살장』 『고양이 요람』 등에서도 SF 요소는 빠지지 않았다. 『카메라를 보세요』에는 커트 보니것만의 기발하고 인간미 넘치는 SF 단편들이 수록되었다.

「비밀돌이」는 외로운 사람에게 대화와 조언을 제공하는 마법 같은 기계에 대한 이야기다. 「작고 착한 사람들」은 페이퍼나이프 모양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방문한 소인국 외계인 한 무리가 겪은 일들을 다룬다. 「에드 루비 키 클럽」에는 사람의 몸속에 주입하면 반드시 진실만을 말하게 되는 “진실 혈청”이 등장한다. 「거울의 방」에서는 그 당시 가장 트렌디한 정신과학의 한 분야였던 ‘최면 치료’를 마법적인 분위기로 풀어냈다.

보니것은 이런 말을 했다. “과학은 실제로 작동하는 마법이다.” 보니것의 SF에는 과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마법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등장인물들은 기존에 없던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 그동안 보지 못하던 것을 보고, 듣지 못하던 것을 듣고, 느끼지 못하던 것을 느끼고, 말하지 못하던 것을 말하게 된다. 그 과정에는 분명 과학이 작동하지만 등장인물 내면의 흐름과 결말은 마법적이고 극적이며 휴머니즘과 유머가 풍긴다.

“이 사람은 당신과 나,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몇 안 되는 생명체 중 하나야.
우리를 증오, 조롱, 질투, 음란한 상상의 대상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으로 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친구, 편집증 환자란 말입니다. 이 모양 이 꼴인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박식한 방식으로 미친 사람을 말해요. 편집증 환자는 거대한 비밀 음모가 자신을 곧 파괴할 거라고 믿죠." _337쪽, 「카메라를 보세요」 중에서

「비밀돌이」의 인물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솔직한’ 조언이라는 명목하에 듣는 이의 가장 잔인하고 나쁜 속내를 들춰내는 기계 ‘비밀돌이’ 때문에 그동안 알뜰하고 소소하게 이뤄온 인생을 부정하게 된다. 「지붕에서 소리쳐요」에서는 작가 자신과 주변 이웃의 위선과 거짓을 가감없이 폭로한 책 때문에 파경 위기를 맞은 부부가 등장한다. 「셀마를 위한 노래」는 그동안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던 학생들의 IQ가 누설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우주의 왕과 여왕」에는 시대의 불황과 실업과 가난에서 유리된 채 안일한 일상을 이어가던 상류층 커플이 난생처음으로 세상의 비극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카메라를 보세요』의 단편 속 등장인물들은 뜻밖의 사건으로, 혹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진실을 맞닥뜨리고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불편한 속내를 꺼내 열게 된다. 어떤 진실은 드러나고 말해져야만 한다. 그러나 어떤 진실은 비극과 파멸을 초래하기도 한다. 『카메라를 보세요』에 수록된 단편들에서는 진실의 선악과를 탐한 현대인의 ‘웃픈’ 희비극이 절묘하게 그려지며, 이 모양 이 꼴인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박식한 방식으로 미치지 않고 살아남는 보니것만의 비법을 알려준다. ‘문학 역사상 인간의 어리석음이 빚은 비극과 희극을 가장 잘 결합해낸 작가’다운 커트 보니것의 면모가 돋보이는 책이다.


책 속에서

글쓰기에 대한 커트의 야심의 고백에 가장 가까웠던 것은 자신의 소설 창작 규칙 중 하나를 내게 읊어주었을 때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시간을 사용하되 그 사람이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 것.” _12쪽, 「서문」 중에서

글 쓸 거리가 많다는 것은 신도 알지. 요즘은 분명히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많아. 자네는 의무를 다하지 않고, 나도 의무를 다하지 않고, 모두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 _18쪽, 「1951년 밀러 해리스에게 보 내는 커트 보니것의 편지」 중에서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뭘까, 심지어 음식보다 더? 이야기할 사람!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 바로 그거지.” _25쪽, 「비밀돌이」 중에서

“이 우주의 모든 것이 마법이지.” _28쪽, 「비밀돌이」 중에서

“어쿠스티-젬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빈말로 칭찬하는 사람, 교묘히 남을 속이는 사람뿐이에요. 당신의 업적으로 매일 다른 누군가의 월급이 엄청나게 올라요. 정신 차려요! 당신은 이 연구소에서 일하는 그 누구보다 일을 열 배나 잘했어요. 이건 공평하지 않아요.” _29쪽, 「비밀돌이」 중에서

퍼즈는 그곳에서 팔 년을 일했다.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괴짜였고, 같이 있었어야 할 사람들에게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무기력하고, 냉소적이고, 심각하게 내성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_46쪽, 「푸바」 중에서

퍼즈는 눈을 감았다. 눈꺼풀 아래의 보라색 어둠 속에서 그는 자신이 인생의 가장 잔인한 진실이라고 믿는 것?희생이란 정말로 희생이라는 사실?을 생각했다. 어머니를 돌보면서 그는 잃은 것이 아주 많았다. _56쪽, 「푸바」 중에서

“불행을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보니 불행한 게 그렇게 좋은가보죠.” _60쪽, 「푸바」 중에서

“우리가 철이 덜 들었다는 말인가요? 우리 문제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 결혼생활에 놓인 압박을 잠시라도 생각해보세요!” _76쪽, 「지붕에서 소리쳐요」 중에서

“잘나가는 친구 있어?” “아뇨.” “그럼 이 동네는 나쁜 동네야.” _108쪽, 「에드 루비 키 클럽」 중에서

“나도 그렇게 말했지." 노인이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정신병원에 데려갔어. 나한테도 거창한 이야기가 있었어. 사람들이 내게 저지른 일, 사람들이 짜고 나에게 저지르려고 했던 일. 나는 그 이야기를 믿었어. 엘리엇 씨, 나도 믿었다고. 엘리엇 씨, 그들이 날 정신병원에서 언제 풀어주었는지 알아? 아내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내보내준 게 언제였는지 알아? 나를 해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내가 머릿속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을 마침내 깨달았을 때였어.” _137쪽, 「에드 루비 키 클럽」 중에서

“아픈 것은 그들의 미래였어요.” _204쪽, 「거울의 방」 중에서

그는 지적이고 건강했지만, 지나치게 착해서 가장으로 군림하거나 부자가 되지는 못했다. 마들렌이 언젠가 묘사한 바에 의하면, 그는 주류 인생의 경계에 서서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먼저 가시죠” “사양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_218쪽, 「작고 착한 사람들」 중에서

동료란, 내가 그를 특별히 좋아하는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다. _259쪽, 「작은 물방울」 중에서

“복수는 사소한 거죠.” _276쪽, 「작은 물방울」 중에서

“어떤 진실은 말하면 안 돼, 계속 살고 싶다면.” _296쪽, 「개미 화석」 중에서

“당신은 증오의 붉은 아지랑이를 통해 상황을 바라보고 있어요.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살인 카운슬러의 침착하고 현명한 서비스입니다.” _331쪽, 「카메라를 보세요」 중에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는 사람은 취객, 떠돌이, 시인밖에 없죠.” _347쪽, 「우주의 왕과 여왕」 중에서

“우리 아버지는 내 미래를 위해 일하다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도 같은 이유로 죽어가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나는 대학 학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접시닦이로도 취직을 못하고 있어요!” _356쪽, 「우주의 왕과 여왕」 중에서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카메라를 보세요』에 실린 열네 편의 단편은 전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잘 다듬어진 이 작품들은 무자비할 정도로 재미있으며, 하나도 빠짐없이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결말에 도달한다. _데이브 에거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전후 사회를 날카롭게 찔러대던?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파괴적으로? 젊은 작가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책.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적이고 웃기고 담백한, 이제는 거의 멸종해버린 보니것만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_보스턴 글로브

어느 완벽한 세상에서라면, 사람들이 한밤중에 줄을 서서 기다릴 법한 책. _뉴욕

보니것이 비상하기 몇 년 전부터, 이 젊은 작가는 자신의 날개를 분명히 보았다. 이 초기작들이 그 증거이다. _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21세기의 가장 혁신적이고 인상적인 작품을 쓸 작가로서의 재능이 엿보인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진정한 예술작품. 이 책에 실린 열네 편의 단편 모두 ‘클래식 보니것’이라 할 만하다. _허핑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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