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서점

김민채 | 북노마드 | 2019년 11월 20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9,100원

판매가 9,100원

도서소개

“그래, 창업을 하자. 내 공간을 열고, 글을 쓰고, 계속해서 책을 만들자.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고,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한 편집자의 서점 창업 분투기. 부산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서점을 열기로 했다. 재개발, 권리금…… 어른들의 ‘이상한’ 경제에 힘이 빠졌다.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 창업 중간, ‘아기’가 생겼다. 어떡하지? 포기할까? 그럼에도 하고 싶었다.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며 살기로 했으니까. 마음은 넘치지만 돈은 늘 모자라는 법. 사업계획서, 예산 수립, 셀프 인테리어, 사업자 등록, 계좌 개설, 도서 입고, 로고, 명함, 봉투, 사은품, 지도, SNS……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무언가를 ‘해본’ 사람이 되었다. 0에서 1로 나아가는 시간, 작은 책방 ‘취미는 독서’의 시간이 시작됐다.

저자소개

저 : 김민채
책을 쓰고, 만들고, 팝니다. 쓰는 일을 가장 오래, 잘하고 싶습니다. 만드는 일은 적성에 맞아 늘 재미있게 합니다. 파는 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책방을 열었습니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고, 파주와 서울에서 출판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더 서울』 『어느 날 문득, 오키나와』를 썼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며, 해운대에서 책방 ‘취미는 독서’를 운영합니다.

목차소개

프롤로그/ 취업 말고 창업 -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며 살기

1. 창업 공간 구하기 - 도보, 공인중개사사무소, 모바일 플랫폼
2. 창업 전에 읽는 폐업 이야기 - 책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3. 우린 어디로 가야 할까, 재개발 - 갈 곳을 잃은 작은 가게 Ⅰ
4. 이상하고 나쁜 관행, 권리금 - 갈 곳을 잃은 작은 가게 Ⅱ
5. 서점은 근린생활시설: 건축물대장 - 건축물대장 열람으로 건물 용도 확인
6. 진짜 집주인은 누구: 등기부등본 - 등기부등본 확인 후 가계약 진행
7. 상가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다 - 상가 건물 임대차 표준계약서
8. 나의 작은 가게, 나의 작은 거리 - 책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9.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간 취·창업지원센터 - ‘부산창업카페’의 교육들, ‘소상공인 지식배움터’의 E-러닝
10. 1인 사업장이지만 사업계획서를 쓰자 - 사업계획서, 쓸까 말까 한다면 꼭 써보는 것으로!
11. 넘치는 마음, 모자라는 돈 - 예산 수립: 비용 구체화하기, 상한선 두기
12.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Ⅰ - 1단계: 기존 흔적 없애기
13. 아기가 생겼다: 창업은 어떡하지? - 창업 그만둬야 할까, 계속할 수 있을까
14.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Ⅱ - 2단계: 새로 그리기
15.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Ⅲ - 3단계: 채우기
16. 내 공간을 사랑하게 하는 놀라운 물음 - 책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17. 이름 짓기: ‘취미는 독서’의 탄생 - 책과 노래 등 좋아하는 것들 나열하기
18. 사업자 등록증에 적힌 내 이름 - 사업자 등록하기: 세무서, 국세청 홈택스
19. 돈을 주고받는 방법은 다양하게 - 사업자 계좌 개설, 카드 가맹점/모바일 간편 결제/소득공제 등록
20. 당신은 누구입니까? 해본 사람 안 해본 사람 - 책 『한숨의 기술』
21. 도매? 직거래?: 도서 입고하는 법 - 도매 업체, 출판사 직거래 계약
22. 책방의 얼굴: 로고가 필요해 - 로고, 명함, 봉투, 사은품 등 제작
23. 책방 소식을 전하자: 지도와 SNS - 카카오맵, 네이버 지도, 구글맵 등록 &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만들기
24. 해리단길: 젠트리피케이션이 두려워 - 핫플레이스와 임대료, 그리고 소상공인들25. 여기, 독립 출판물이나 굿즈는 없나요? - 독립 출판물, 굿즈 입고에 대한 고민
26. 0에서 1로 나아가기 - 책 『지적 자본론』
27. 첫 손님, 그리고 책방 정식 오픈 - 잔돈 준비, 주변 가게에 떡 돌리기
에필로그/ 책 속에 숨은 자유 - 이 ‘작은 책방’은 당신에게 무엇이 될까

출판사 서평

‘0에서 1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이 책이 자그마한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송은정 『빼기의 여행』 지은이)

스물아홉, 서울에서 부산으로 삶터를 옮겼습니다. 5년의 시간 동안 두 곳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저는 결혼을 하고 먼 곳으로 왔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삶은 한참을 서성거렸습니다. 클럽 공연, 거리의 버스킹, 밥집과 카페에서의 대화, 한강 산책, 골목의 책방…… 저는 서울의 풍경을 좋아했습니다. 그 모든 면을 합친 것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생겨서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도시에서 취업을 해야 할지, 프리랜서 편집자로 생활할지, 창업을 해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공책을 펼쳐 저의 고민을 적었습니다. 모든 고민은 ‘내가 가장 원하는 것, 꿈꾸는 것은 무엇인가?’로 가닿았습니다. 내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것, 나로 인해 비롯된 시공간을 만드는 것, ‘나’라는 한 인간이 온전한 브랜드가 되는 것. 공책에 적으니 수많은 질문들이 구름 걷히듯 사라졌습니다.

‘그래, 창업을 하자.
내 공간을 열고, 글을 쓰고, 계속해서 책을 만들자.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고,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내가 사랑했던 풍경들을 여기에 만들자.’

저는 오롯이 내 손길로 구성하는 시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책방을 열기로 했습니다.

“내 공간을 열자,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내가 사랑했던 풍경을 여기에 만들자!”

저는 도시와 건물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길 즐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책방 자리를 찾으며 꽤나 상처를 받았고 좌절했으며 화가 났습니다. 공간이 괜찮으면 예산을 초과했고, 예산에 맞추려니 환경이 열악하거나 위치가 희망 지역을 벗어났습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권리금을 받아들이지 않다보니 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권리금이 없는 1층이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합리적인 곳, 그런 곳은 정말 세상에 없는 걸까요. 많이 흔들렸습니다. “요즘 애들은 도전 정신이 없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던 어른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정말 도전 정신이 없어서 야망이 없어서 열정이 없어서 대기업 취직을 노래하고 철밥통 갖기를 꿈꾸며 살고 있는 걸까요. 우리 세대를 함부로 평가하는 어른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묻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사실 책방 운영은 경제적 면에서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생각보다 손과 마음이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하기로 했습니다. 내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책방은 단순히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의 다른 가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일이며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나의 책방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될까요. 그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할 것들을 다섯 평짜리 작은 책방에 담아두기 위해 나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할까요. 그건 분명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생겼습니다. 우리 부부에 아기가 생긴 것입니다. 책방 창업을 접을까 고민했습니다. 임신 기간이 어떠할지, 육아는 어떠할지, 어느 것도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포기’라는 단어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책방을 시작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작은 몸짓, 나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 작디작은 녀석에게 당당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엄마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책을 파는 일도 한단다.’ 바로 그것이 아기와 만나면 속삭여줄 나만의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하려던 일을 ‘그만두지 않음’으로써 이 아이의 자부심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는 다시 사업계획서와 책방 노트를 펼쳐 들었습니다. 책방 ‘취미는 독서’가 생겼습니다.

“해운대 책방 ‘취미는 독서’
저는 책방 주인이 되었습니다”

책방 이름은 어느 순간부터 변질되어버린 ‘취미는 독서’라는 말이 제 뜻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했습니다. 책방을 통해서 ‘독서’라는 취미생활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하고, 그런 이들이 당당하게 “내 취미는 독서야”라고 말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취미는 독서’는 저에게 너무 사랑스러운 이름입니다.

아무리 작은 책방이어도 창업이고 사업입니다. 저는 책방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라고 권합니다. 사업계획서는 머릿속에 담겨 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해줍니다. 사업 당사자인 나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아도 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비록 1인 사업장이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계획서를 완성했습니다. 그 문서를 깨끗한 종이에 출력해서 책방용 클리어 파일 제일 앞에 끼워두었습니다.

어떤 돈을 어떻게 가져와 쓸지 조달 계획도 짜두어야 합니다. 저는 창업하기 위해 따로 모아둔 돈 안에서 모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취미는 독서’는 보증금이 낮은 오래된 맨션에 자리를 잡고, 인테리어를 셀프로 진행해 비용을 낮췄습니다. 매입 도서도 아쉽지만 처음 예산 내에서만 구입하고, 수익이 생기는 대로 차근차근 보유량을 늘려갔습니다. 자기자본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발품을 많이 팔고, 포기해야 할 부분에는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책방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선별해 판매할 것이냐에 있습니다. 잘 팔릴 것 같은 책과 내가 팔고 싶은 책 사이에서의 고민은 계속됩니다. 우리 책방 매대에 올리고 싶은 책. 이런 책이 세상에 있다고 널리널리 이야기하고 싶은 책. 그런 책을 찾아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립니다. 이 작은 책방을 나답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곱씹습니다.

해운대 옛 역사 뒤편에 자리한 작은 가게. 우연히 들어선 골목에서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섰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도시. ‘취미는 독서’가 여행자들 마음속에 부산 해운대가 품는 이미지를 새로이 그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해운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집 앞에 나와 작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책방 주인’이 되었습니다.

※ 『언젠가는, 서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했기에, 당신이 실제로 서점을 창업할 때 걸어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완전한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앞둔 당신 곁에 나의 경험이 머무름으로써, 당신이 조금이라도 외롭지 않게 창업을 준비하길 바랍니다.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