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을 읽다

양자오 | 유유 | 2019년 11월 2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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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시경』은 서주(西周) 후기에 문자로 기록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이다. 『시경』에 실린 작품은 주나라 사람이 대대로 불러 온 시이자 노래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시경』은 '대단한 이치'가 담진 경전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후대 사람들은 『시경』에서 옛 성현에게 어울리는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 훗날의 정의로 작품을 재해석하고, 훗날에 규정된 내용을 억지로 집어넣으려 했다. 양자오 선생은 그러한 ‘전도’를 제거하고 최대한 『시경』을 그것이 탄생한 시대적 환경 속에 되돌려 놓고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선입견과 편견을 털어내고 원점으로 돌아가 문학작품을 읽는 기본 태도로 시에 접근한다. 저자는 당시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어떤 상황에서 노래를 불렀는지, 노래에 표현된 정서와 내용은 무엇인지, 또 그들에게 노래에 담기에 적절한 감정과 사건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주목한다. 『시경』을 읽으며 인간사와 자연의 연결성을 느끼고 사유해 보자.

저자소개

저 : 양자오 (楊照)
중화권의 대표적 인문학자. 타이완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명일보』明日報 주간, 『신신문주간』新新聞週刊 편집장, 위안류遠流출판사 편집장, 타이베이예술대학 주임교수를 역임하는 등 언론, 출판, 교육 분야에서 다채롭게 활약했으며 현재는 『신신문주간』 부사장 겸 뉴스 전문 라디오방송국 ‘News98’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이다. 선생은 청핀誠品 강당과 민룽敏隆 강당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10년 가까이 서양고전 강좌를, 최근에는 동양고전과 중국 지성사 강의를 진행해 온 참여형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보기 드문 통섭적 지식인인 그는 『색소폰을 부는 혁명가』, 『위대한 사랑』 등의 문제적 소설을 쓴 작가이자 『나의 21세기』, 『지식인의 눈부신 황혼』, 『노마드의 관점』, 『문학, 사회, 역사적 상상』, 『독서의 밀림에서』, 『문제적 시대』, 『이성적 인간』 등의 탁월한 평론집을 낸 비평가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 『종의 기원을 읽다』, 『꿈의 해석을 읽다』, 『자본론을 읽다』, 『논어를 읽다』, 『노자를 읽다』, 『장자를 읽다』, 『맹자를 읽다』, 『나는 너의 인생을 만나고 싶다』 등이 있다.

역자소개

역 : 김택규
1971년 인천 출생. 중국 현대문학 박사.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중국 저작권 수출 분야 자문위원. 출판 번역과 기획에 종사하며 숭실대학교에서 번역을 가르치고 있다. 『번역가 되는 법』을 썼고, 『이중톈 중국사』, 『암호해독자』, 『논어를 읽다』, 『단단한 과학 공부』, 『사람의 세상에서 죽다』, 『이혼지침서』, 『죽은 불 다시 살아나』, 『아큐정전』 등 5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소개

저자 서문_동양고전 읽는 법

1. 3천 년의 민가
- 중국어의 독특한 체계
- 주나라 사람은 어떻게 노래를 불렀나
- 보존된 음운
- 꼭 대단한 이치는 아니다
- 민가 채집과 봉건 통치
- 시 속의 후렴구
- ‘풍아송’과 ‘부비흥’
- 소리와 문자의 규칙
- 세 가지 장르

2. 귀족의 기본 교재
- 「관저」에서 시작되다
- 복숭아나무의 변화
- 질경이 뜯는 젊은 부인들
- 정결한 아가씨
- 『시경』을 숙독한 태자
- 귀족의 대화의 기초
- 중국 최초의 시 전집
- 여성의 목소리

3. 서민 생활의 단편들
- 방치된 인재
- 어머니의 고생
- 강가 이야기
- 이혼녀의 슬픔과 분노
- 한 많은 여인의 노래
- 연인의 밀회
- 떠들썩한 청춘의 해학
- 흩어진 가족
- 담을 넘어 구애하는 남자

역자 후기_양자오의 역사적 독법과 문학적 독법

출판사 서평

‘경’이기 이전에 일반 백성의 민가였던 『시경』

『시경』은 서주(西周) 후기에 문자로 기록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입니다. 『시경』에 실린 작품은 주나라 사람이 대대로 불러 온 시이자 노래였습니다. 일반 백성이 자신의 상황과 정서를 담아 삼삼오오 모여 부르던 민가였지요. 그런데 이러한 민가가 어떻게 문자로 기록되고 책으로 묶여 ‘경’(經), 즉 경전의 지위를 얻고 당시 귀족 교육의 핵심 교재가 되었을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주나라 초기 통치 체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나라는 ‘봉건’이라는 새로운 통치 모델을 수립했는데, 종친이나 공신에게 특정한 땅과 백성을 하사해 다스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봉건영주는 새로 하사받은 봉국을 잘 다스리기 위해 그 땅의 민정(民情)을 살피고 파악해 그곳의 백성과 잘 지낼 방법을 강구해야 했지요. 그래서 그 땅의 민가를 채집해 기록하고, 그 민가를 통해 백성의 삶에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 때문에 주나라 사람은 일찍부터 민가를 중시하고 지배계급, 즉 귀족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상식으로 간주하게 된 것입니다. 『시경』 국풍(國風)의 15편에 봉국의 이름이나 지명이 붙은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경전이란 일반적으로 ‘큰 이치를 기록한 책’을 가리킵니다. 『시경』도 경전이라 역시 ‘대단한 이치’가 담겨야 했지요. 그래서 후대 사람들은 반드시 『시경』에서 옛 성현에게 어울리는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 훗날의 정의로 작품을 재해석하고, 훗날에 규정된 내용을 억지로 집어넣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양자오 선생은 그러한 ‘전도’를 제거하고 최대한 『시경』을 그것이 탄생한 시대적 환경 속에 되돌려 놓고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털어내고 원점으로 돌아가 문학작품을 읽는 기본 태도로 시에 접근하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당시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어떤 상황에서 노래를 불렀는지, 노래에 표현된 정서와 내용은 무엇인지, 또 그들에게 노래에 담기에 적절한 감정과 사건은 어떤 것이었는지 하는 것입니다.


2천 년의 시공간을 넘어 우리를 부르는 시의 목소리

『시경』의 글자 수는 약 2만 자가 조금 넘는데, 실제로 읽어 보면 훨씬 적은 듯 느껴집니다. 시에 반복이 아주 많기 때문인데, 흥미롭게도 『시경』에 나타나는 반복은 모두 자구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동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견상 중복되는 자구가 많아 보여도 멋대로 순서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시경』의 중요한 형식적 특징으로, 이를 통해 시 속의 순서와 단계에도 그들의 감수성과 사유 방식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경』의 또 다른 특징은 ‘인간사’를 단순하고 무미건조하게 노래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묘사할 때 시의 처음이나 중간이나 말미에 꼭 환경과 자연을 묘사한 구절을 삽입하곤 합니다. 그래서 인간사와 자연의 연결성을 느끼고 사유해 보는 것이 『시경』을 읽는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엇보다도 『시경』의 요체는 서민의 관심을 표현한 시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결혼과 가정 그리고 이 둘과 관계된 의식과 감정이었지요.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어떻게 구애해야 할지 몰라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는 남자의 상황을 담은 시(「관저」關雎), 여인네들이 임신하기를 바라며 번식력의 상징인 질경이를 뜯으면서 부르는 합창곡(「부이」), 매실을 치는 행위와 혼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여인의 심정을 연결해 표현한 시(「표유매」), 일곱 아들을 갖은 고생으로 키웠으나 보답을 받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을 노래한 시(「개풍」凱風), 새 여자를 얻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혼녀의 슬픔과 분노를 담은 시(「곡풍」谷風),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의 설레는 밀회를 노래한 시(「정녀」靜女),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찾아 헤매는 외롭고 서글픈 심정을 노래한 시(「갈류」) 등에서 그러한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자오 선생은 『시경』을 읽을 때 ‘시 자체’에서 시인의 구상을 규명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혹은 각 시를 시인이 2천여 년의 시공간을 넘어 우리를 부르는 초대로 간주하자고 제안합니다. 거기에 응하면 시인은 “무엇을 느꼈죠”, “무엇을 알아챘죠”, “무엇에 끌렸죠”라고 물어볼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돌려줄 수 있을까요? 『시경을 읽다』는 우리가 ‘경’이라는 제한에 갇히지 않고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며 그 시대로 돌아가 『시경』의 작품을 즐기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입니다. 『시경을 읽다』와 함께 ‘3천 년의 민가’를 찬찬히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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