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

밥 차리는 남자의 단짠단짠 인생 자문자답

이지형 | 디오네 | 2019년 10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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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그 남자가 부엌으로 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였다. 직장에서 일하고, 일과가 끝나면 사람들과 술 한잔 걸치고, 주말이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소파와 한 몸을 이룬 채 TV 리모컨만 이리저리 돌리고……. 그랬던 그가 어느 날 TV를 끄고 거실 소파를 떠나, 식탁을 지나쳐 부엌으로 향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부처님이 제자 1250명과 함께 있다가 밥때가 되자 제자들을 이끌고 발우를 든 채 성으로 들어가 밥을 얻었다. 그러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옷과 발우를 거둔 후 발을 씻고 자리에 앉으니…….”

바로 『금강경』 때문이었다.
1250명의 행렬이 성내를 천천히 돌며 공양을 받는 모습, 다시 거처로 돌아와 밥을 먹고, 그릇을 깨끗이 씻은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연후에야 정좌하는 그 모습…….
남자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진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곳이 밥 먹고 설거지하는 일상”이라는 『금강경』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감탄했다.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부엌에 들어가 한 손에 식재료, 한 손에 칼을 들고 거룩하고도 숭고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일상이 되었고, 부엌은 남자에게 신비한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알아차렸다. 부엌이 주는 위로와 안락을.

부엌은 이제 그 남자의 거처가 되었다. 그는 부엌을 통해 잠시라도 삶의 황홀함을 맛본다. 다른 세상인 것처럼.
그래서 날도 채 밝지 않은 새벽.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허술한 차림에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진입한다. 밤새 누구도 건들지 않은 적막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남자는 깊은 산속을 헤매는 것도 같다. 이슬 맞은 대나무 잎들 파르르 흔들리는, 단아한 숲의 끝자락에 자리한 산사(山寺)를 향해.
그곳에서 남자는 날마다 선(禪)한다.
칼과 도마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차례로 바꿔 들고, 갖가지 식재료를 씻고 썰고 익히면서 세상을 관(觀)한다.
그러고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조용히 살피고 찬찬히 맛본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적었다.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에는 미역과 홍어, 도다리쑥국과 샐러드, 그리고 기타 등등의 요리와 음식(당연히 술도 포함!)을 통해 달고 시고 쓰고 짠 우리네 삶과 세상을 관조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저자소개

기분이 가라앉을 땐 색이 고운 음식을 만든다. 조용히 살피고 찬찬히 맛보면서,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적는 게 즐거웠다. 푸드 칼럼니스트란 직함은 덤이랄까. 매일경제신문에 「이지형의 식탁정담」, 주간조선에 「맛기행」을 연재했다. 100쪽 남짓 분량의 주담(酒談) 『소주 이야기』를 썼다. 에세이집 『주역, 나를 흔들다』와 『강호인문학』, 사진작가 허영한과 함께 한 유라시아 횡단의 기록 『끝에서 시작하다-시베리아에서 발트까지』 등 또 다른 몇 권의 책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미학을 공부했다.

목차소개

프롤로그 남자의 부엌

1부 미역은 늘 옳다

미역은 늘 옳다
양파를 썰다 집을 나갔다
아침에 홍어를 먹었다
엄마 나가면 라면이다
술 취하면 냉면이다
소고기의 세계는 깊고도 넓다
고기덮밥의 유래가 석연찮다
어머니는 매일 아침 사과를 씻으셨다
새콤한 물회 앞에서 울었다
팥죽을 데우다 버럭 했다
사우나에선 계란을 먹는다
그날도 우설을 먹었다


2부 달콤한 게 필요했다

그에겐 달콤한 게 필요했다
실존주의보다 향신료다
‘사시스세소’는 과학이다
그건 라면이 아니었다
향(香)으로 행복하다
색(色)으로 행복하다
샐러드는 색의 향연이다
마무리는 피칸파이로 한다


3부 쫄깃한 걸 사랑하세요?

세상에는 쫄깃한 것들이 많다
주꾸미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다
해삼·멍게·말미잘은 억울하다
멍게의 삶은 숭고하다
과메기의 정체성 논쟁엔 이유가 있다
도다리쑥국은 실연도 잊게 한다
멸치들은 때로 은빛 용(龍)이 된다
둘째 아이의 별명이 ‘앤초비’다


4부 설국에서 온 쌀

‘봄나물의 제왕’을 만나러 갔다
‘봄나물의 제왕’을 만나지 못했다
초여름 매실은 한겨울 설중매가 보낸 선물이다
설국(雪國)에서 온 쌀을 먹었다
밀이 단단했다면 국수도 없다
만두는 서리가 피워 낸 꽃이다
제갈량이 만두를 만들었을 리는 없다


5부 시간의 술, 불의 술

술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
‘처음’도 ‘이슬’도 실은 가짜였다
삼겹살을 과도하게 먹는 건 사실이다
순수한 맥주를 원했을 뿐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한겨울에는 독주(毒酒)가 최고다
압생트는 영혼을 피폐하게 한다
해장국집이 너무 많다
해장국을 안주로 또 술을 마신다
섞어찌개의 원조는 우리 외할머니다


6부 궁극의 레시피

그해 여름 ‘맛의 달인’을 만났다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
푸드트럭의 ‘맛’이 궁금했다
딤섬이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궁극의 레시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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