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Mystr 컬렉션 제76권)

표도르 솔로거브 | 위즈덤커넥트 | 2019년 01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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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세기말의 비관주의를 러시아에 도입한 시인이 보여주는, 상징주의의 초현실 단편.
냉정한 태도를 가족을 대하는 남편과 다정한 젊은 엄마. 재치와 활기를 지닌 그녀는 자신의 어린 딸에게 집착으로 오인될 정도의 애정을 보인다. 그녀와 아이가 즐겨하는 놀이는 숨바꼭질. 아이와 숨바꼭질을 하는 엄마는 다시 아이로 돌아간 듯 순진무구한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아버지가 나타나면 모녀는 숨을 죽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다. 그러던 중 숨바꼭질 놀이가 뭔가 불길한 징조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집안 하인들 사이에 떠돈다. 엄마는 그 이야기에 코웃음을 치지만, 어쩐지 불안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미리 보기>
렐레츠카의 아기 방은 모든 것이 밝고 예쁘고 활기 찼다. 렐레츠카의 달콤한 목소리가 엄마를 매료시켰다. 렐레츠카는 활달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는 없었고, 없어왔고, 없을 것이었다. 렐레츠카의 엄마,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렐레츠카의 눈동자는 검고 컸고, 뺨은 장미빛으로 빛났고, 입술은 뽀뽀와 웃음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이의 엄마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은 준 것은 그런 매력들이 아니었다. 렐레츠카는 외동딸이었다. 그래서 순간 순간 마다 아이는 엄마를 매혹시켰다. 렐레츠카를 무릎에 안고 어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축복이었다. 팔 안의 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작은 새처럼 활발하고 생명력 있는 존재를 안는 경험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아기 방에서만 행복을 느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할 때면 차가움을 느꼈다.
아마도 그것은, 그가 차가운 것을 좋아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는 차가운 물과 차가운 공기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언제나 청결하면서 차가웠다. 차가운 미소를 띤 그가 지나가는 곳에는 차가운 흐름이 공기 속으로 흘러들어 오는 것 같았다.
세르게이 모데스토비치 네슬레티예프와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 네슬레티예프는 사랑이나 계산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다. 모두가 수긍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혼했다. 그는 35살의 청년이었고, 그녀는 25살의 처녀였다. 그들은 모두 같은 사교계에 속했고, 훌륭한 집안 출신이었다. 그는 아내를 맞아야 했고, 그녀에게 남편을 맞을 시간이 온 것뿐이었다.
그 당시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자신이 미래의 남편을 사랑한다고 느꼈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잘생겼고 좋은 가문 출신이었으며, 지적인 회색 눈은 언제나 위엄과 총명함을 드러냈다. 그는 나무랄 데 없는 다정함을 가지고 약혼자로서의 모든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신부 역시 아름다웠다. 그녀는 키가 크고, 검은 눈과 검은 머리결을 가진 처녀였다. 약간 수줍어하는 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재치가 있었다. 그는 그녀의 지참금을 탐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가 뭔가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 그를 기쁘게 했다. 그는 좋은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그녀 역시 훌륭하고 영향력 있는 집안 출신이었다. 어쩌면, 적당한 기회가 되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언제나 나무랄 데 없이, 그리고 재치있게 행동하는 세르게이는 현재의 지위를 적당한 속도로 거머쥐었다. 너무 빨라서 다른 사람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키지도 않고, 너무 느려서 다른 사람을 질투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속도였다. 모든 것이 적절한 방법을 통해서 적절한 시간에 획득되었다.
결혼 이후, 세르게이 모데스토비치의 행동이나 말 중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아내가 아이를 가지자, 그는 다른 곳에서 가볍고 임시적인 성격의 관계를 가졌다.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그 사실을 알았고 충격에 빠졌지만, 엄청난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그녀는 초조한 기대감을 가지고 아이를 기다렸고, 다른 모든 감정은 억눌렀다.
작은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처음에 그녀는 남편에게 황홀한 표정으로 아이의 모든 것에 대해서 말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말에 단 한 조각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예의를 차리는 습관적 행동일 뿐이었다.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남편으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그녀는 그녀의 딸에게 끝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바람을 피우는 남편을 가진 아내들이 어린 연인에게 보여주는 종류의 열정과 비슷했다.
"엄마, 숨바꼭질 놀이 하자." 렐레츠카가 소리쳤다. '숨' 이라는 말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 '쑴바꼭질' 이라는 말처럼 들렸다.
이 서투른 발음을 들을 때마다 세라피마 알렉산드로브나는 따뜻한 황홀감을 느끼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렐레츠카가 작은 발로 양탄자를 요란하게 밟으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침대 옆 커튼 뒤로 몸을 숨겼다.
"뚜뚜, 엄마." 아이가 달콤한 웃음이 뒤섞인 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빨간 눈 하나를 커튼 사이로 드러냈다.
"우리 아기가 어디에 있을까?" 렐레츠카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지만, 그녀를 보지 못한 척 하면서 엄마가 물었다.
그러자 렐레츠카가 숨은 곳에서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가 조금 더 몸을 빼내자, 엄마가 그제서야 아이를 봤다는 듯 작은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즐거운 탄성을 터뜨렸다.
"여기 있구나, 렐레츠카."
렐레츠카가 즐거운 웃음을 길게 터뜨렸다. 그녀가 머리를 엄마 무릎 쪽으로 기대더니 작은 몸을 엄마의 하얀 손 사이로 집어 넣었다. 엄마의 눈이 열정 가득하게 반짝였다.
"이번에는 엄마가 숨어." 렐레츠카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엄마가 숨기 위해서 움직였다. 렐레츠카는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는 듯 몸을 돌렸다. 하지만 엄마가 움직이는 모습을 은밀하게 살폈다. 엄마는 서랍장 뒤쪽에 숨었다.
"뚜뚜, 애기야."
렐레츠카가 방 안을 뛰어 다니면서 모든 구석을 살폈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 역시 찾는 흉내를 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엄마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엄마 어디 있지?" 렐레츠카가 물었다.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없고." 그녀가 구석에서 구석으로 뛰어 다니면서 반복해서 외쳤다.
엄마는 숨을 죽인 채 머리를 벽에 기대고 서 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약간 흐트러져 있었다. 절대적 행복의 미소가 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에 걸려 있었다.
좋은 성격과 아름다운 외모의 유모 페도샤가 - 약간 멍청하기는 했지만 - 아이와 엄마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안주인의 특징적이 표정이 유모의 눈에 띄었다. 마치 숙녀 답지 않은 변덕과 장난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엄마 자신이 작은 아이처럼 보이는구나. 얼마나 흥분했는지 보여."
렐레츠카가 엄마가 있는 구석 근처로 다가왔다. 매 순간 흥미가 커져가면서 엄마는 놀이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누가 빠르게 치는 듯 그녀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고, 그녀가 몸을 벽에 바짝 붙였다. 머리카락이 더욱 더 흐트러졌다. 렐레츠카가 갑자기 엄마가 서 있는 구석으로 눈을 돌리더니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어마를 차자써." 그녀가 큰 소리로 기쁨에 찬 비명을 외쳤다. 그녀의 서투른 발음이 다시 한번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저자소개

"강력한 힘을 가진 소설이다. 상징주의적 의미를 중첩하고 있는 놀라운 소설이다. 엄마는 현실로부터 자신을 숨기고, 딸이 그녀를 찾는 순간 활기와 소속감을 느낀다. 딸이 숨고, 아이를 찾는 순간 엄마는 자신이 살아 숨쉬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와 엄마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 Amilie, Goodreads 독자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미친 여자 증후군' 또는 '히스테리적 여성'에 대한 과거 시대의 억압적 상황을 떠올리는 작품이다."
- Silver, Goodreads 독자

"굉장히 잘 쓰여진 단편이다. 엄마와 아이에 대한 현실적이면서 초현실적인 소설."
- Vandjr, Goodreads 독자

역자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

목차소개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약 25쪽 (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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