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정령 (Mystr 컬렉션 제75권)

알제논 블랙우드 | 위즈덤커넥트 | 2019년 01월 2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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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책 소개>
공포 소설이라는 쟝르를 현대적으로 확립한 알제논 블랙우드의 단편 소설.
외진 시골 저택에 살고 있는 퇴역 대령이 의뢰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 신비주의 탐정 존 사일런스가 현장에 나타난다. 의뢰인의 편지를 통해서 사일런스는 이미 사건에 불이 관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의뢰인인 래그 대령의 설명에 의하면, 저택 근처에는 거대한 숲이 존재하는데 몇 년 전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과 연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령의 형도 숲 근처에서 그을린 상태의 시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상한 불 때문에 그 숲에 사는 생물도 없고, 한낮에도 그 숲을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최근 몇 달 사이 숲에서 발생한 불이 저택까지 번지고, 외곽의 건물을 그을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그 때문에 래그 대령이 사일런스를 부른 것이다. 대령의 이야기를 들은 사일런스는 그 사건들이 모두 대령의 형과 관련된 것이라는 단서를 포착한다.

<미리 보기>
존 사일런스는 항상 내가 결코 상상할 수도 없는 방법을 사용해서 기차 객실을 자신 혼자만 사용하도록 만들어 놨다. 게다가 기차가 첫 번째 정거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2시간을 내리 달릴 참이었기에, 그 사건의 사전 정보들을 훑어보기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 그는 그날 아침 나에게 전화를 했었고, 주변을 달리는 기차 소음이 심했는데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에 대한 그의 흥분이 수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마치 평범한 시골 여행 같지." 그가 내 질문에 답했다.
"자네 총을 가져오는 것 잊지 마."
"검은 폭약이 든 것으로 말인가?" 나는 그가 살인 행위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지 알았기에 총이 단지 위장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가 와 줘서 고맙다고 했고, 기차에 대해 언급한 후, 기대감에 목소리를 떠는 나에게 짐을 챙기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존 사일런스 박사의 큰 사건 중 하나에 그와 함께 하게 된 것이 많은 이들에게는 헛된 영광이자, 위험한 결정으로 보일 것이다. 분명 그 모험 속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었고, 나는 위험하고도 독특한 임무를 받고 선박에 오르는 사람의 기분으로 워터루 역에 도착했다. 앞으로 있을 사건은 일반적으로 목숨을 위협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게다가 뭐라 말하기 어려운데다가, 대처하기는 더 어려운 그런 은밀한 사건이었다.
***
"영주의 저택에서 높은 음의 소리가 들려." 우리가 발을 올리고 앉았을 때 그가 얘기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도시 너머 황량하고 외딴 곳에 있는 큰 농장보다 좀 나은 곳이겠지. 그리고 그 저택 주인인 래그 대령은 독서를 좋아하는 은퇴한 군인인데, 혼자 거동도 못하는 노처녀 누이와 살고 있으니, 사실상 혼자 살고 있는 셈이지. 그러니까, 아주 신나는 방문일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 그 사건 자체가 아주 흥미롭지 않은 이상 말이야."
"어떻게 될 것 같아?"
그는 대답 대신 "기밀" 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 우편물을 건네 주었다. 일주일 전 우편물이었고, 봉투에는 "호레이스 래그 드림" 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앤더슨 장군을 통해서 나에 대해 들었던 거겠지." 마치 자기 명성이 전세계에 펴지지 않기라도 한 것처럼 겸손한 태도를 취한 박사가 설명했다.
"그 인도인 강박증 사건 기억하지?"
나는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왜 기밀로 표시되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주 간결하고, 분명하며 직설적인 내용이었다. 보낸 이는 앤더슨 장군의 소개를 받았다며 글을 시작했고, 독특한 종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사적인 만남을 요청했다. 밤에는 집을 나갈 수가 없으니 아침에 만나자고 했다. 그 편지에는 위엄이 가득 차 있어서 어떤 점에서는 퉁명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강인한 남자가 지금의 상황 때문에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상태에 처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절제된 언어 선택과 사건의 신비로움이 그런 인상을 가지는 데 한몫 했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 속에는 아직도 앤더슨 사건의 공포가 생생히 남아 있기 때문에, 앤더슨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불길하고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 흰 종이에 쓰인 그 몇 마디에서 분명 심각한 위험이 감지되었다. 보이는 것이 없는데도 글에서 느껴지는 깊은 불안함이 마음으로 와 닿았다.
"그를 봤더니 어땠나?" 내가 편지를 돌려주며 물었다. 기차가 덜커덕거리며 클래펌 교차로를 요란하게 지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본 적이 없어." 그의 대답이었다.
"이 사람은 편지를 쓸 때 아주 생생한 장면들이 머리에 가득 차 있던 것 같아. 그 한계에 주목해 봐. 심리학적 측면에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의존적인 사람이고, 그가 만진 종이 조각정도면 다른 생각을 품기에 충분했지. 아주 예민하고 동정 어린 마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선명한 그림 말이야. 그의 문제가 뭔지 전반적으로 알 것 같아."
"뭐 엄청난 일이라도 있나 보지?"
존 사일런스는 대답을 하기 전에 잠시 뜸을 들였다.
"뭔가 아주 심각하게 잘못됐어." 그가 결국 음울하게 말했다.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꽤나 위험한 화약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자네가 말한 대로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내가 할 일은?" 내가 점점 흥미를 가지며 물었다.
"내가 자네 조수인 것 잊지 마."
"아주 똑똑하고 믿을 만한 비서 역할을 하는 거야. 티를 안 내면서 모든 걸 관찰하는 거지. 아무 말도, 의미 있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마. 모든 만남에 함께 해줘. 내가 많은 일을 부탁할 수도 있을 거야. 왜냐하면 내가 받은 인상이 맞다면 이번 일은…"
그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
"내 생각은 아직 얘기하지 않겠어."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단 지켜 봐. 자네 나름대로 생각하고 직감을 발휘해 보는 거지. 물론, 우리는 평범한 손님으로 가는 거야." 그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총이....."
더 자세히 듣지 못해 실망스러웠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그가 지혜롭다고 생각했다. 그의 강력한 생각이 내 머릿속에 영향을 끼치는 순간, 내 생각도 편향되어 가치가 없어질 것이 분명했다. 마찬가지로, 유머 감각을 발휘해내는 직감도 '머리'가 두개일 때보다 한 사람일 때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편지를 다시 넣기 전에 나에게 다시 주며, 잠시 동안 내 이마 앞에 두고 즉흥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을 설명해보라고 했다.
"일부러 뭘 찾지 말고 글 너머의 그림을 상상하고, 어둠 속에 장면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 봐."
나는 그의 지시를 따라 마음을 최대한 비웠다. 하지만,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 눈에는 어둠 속에서 만화경 속의 그림이 변하듯 빛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순간 따뜻한 기운이 생겼다가 호기심을 남긴 채 사라졌다.
"뭐가 보여?" 그가 이내 물었다.
"아무 것도 안 보여." 나는 실망스러웠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보이는 평범한 불빛 밖에 보이지 않아. 아니, 평범하기보다는 생생한 빛인 것 같기는 하네."
그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따금씩 불빛들이 하나로 모이기도 해." 내가 말을 이어갔다. 그가 말한 어떤 장면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그 빛들이 모여서 동근 구를 만들고, 둥근 불 덩어리를 만들기도 하고, 반짝이는 불빛이 때로는 삼각형이나 십자가와 같은 기하학적 무늬로 보이기도 해. 그뿐이야."
나는 눈을 뜨고 그에게 편지를 돌려 주었다.
"그것 때문에 머리가 뜨거워지는군." 흥미로울 만한 것을 하나도 보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눈빛이 내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 뜨거운 느낌이 중요해." 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주 생생하면서도 불편한 느낌이었어." 그가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기를 기대하며 내가 대답했다.
"분명 따뜻한 느낌이었어, 어디인가 안쪽 깊이에서 올라오는데 절제되는 듯했지."
"그거 재미있네." 그가 편지를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구석에 신문과 책 더미를 쌓아 두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나는 이제 그의 입을 열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잡지를 들고 구석에 앉았다. 다시 눈을 감고 불빛과 뜨거운 감정을 찾으려 했지만, 그저 그날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저자소개

알제논 블랙우드 (Algernon Blackwood, 1869 - 1951)은 영국의 소설가이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블랙우드는 대학을 졸업한 후, 캐나다에서 농장을 경영하기도 하고,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으며, 뉴욕에서 신문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30대에 영국으로 다시 이주하여,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소설을 집필했다. 이 소설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어, 모두 10권이 넘는 단편선이 출간되었으며, 나중에는 이 소설들을 기반으로 라디오와 TV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블랙우드는 그 드라마에서 나레이터로 나오기도 했다. 러브크래프트는 블랙우드가 "기이한 상황에 대한 절대적인 장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1907년부터 출간된 소설들 중 일부에서는 '존 사일런스'라는 탐정이 등장하는데, 그는 셜록 홈즈의 추리력과 심령술의 기법을 사용하는 특이한 면모를 보였다. 설교자의 아들이었던 블랙우드는 평생 동안 초자연적 현상과 오컬트, 심령술 등에 심취했으며, 모든 인간에게 심령술적 능력이 내재한다고 믿었다. 죽기 전인 1940년 말에는 BBC의 TV 시리즈에 등장하여 유령 이야기를 직접 읽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자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

목차소개

표지
목차
1. 알 수 없는 불
2. 불의 궤적
3. 피의 의식
4. 불의 근원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약 124쪽 (추정치)

출판사 서평

<추천평>
"신비주의적 탐정 존 사일런스가 등장하는 초자연적 미스터리. 오래된 저택 근처에서 무작위적으로 발생하는 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은유적 서술과 초자연적 요소들이 보통의 탐정 소설과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 Cherytl, Goodreads 독자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대한 묘사, 두려움 앞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탐정, 약간 바보 같지만 충실한 조수 역할을 하는 친구, 뭔가를 숨기는 듯한 의뢰인이 등장하는 미스터리. 초자연적 현상의 신비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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