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와 비틀스 (SciFan 제118권)

필립 K. 딕 | 위즈덤커넥트 | 2018년 12월 2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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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책 소개>
외계인과 지구인이라는 우의적 장치를 통해서 식민지와 제국주의, 인종주의 등에 대한 통찰을 드러낸 소설.
토니는 오리온 행성계 내 정착촌에서 살고 있는 소년이다. 그 행성에서 태어난 토니는 지구인 친구들보다 현지 행성인들이 '파스'인 친구들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사실 그 행성은 원래 파스의 영역이었지만, 수백 년 전 지구인들이 전쟁을 통해서 쟁취한 일종의 식민 행성이다. 지구인들은 '파스'라는 정식 명칭보다 '비틀'이라는 비하 용어를 사용한다. 파스인들이 곤충처럼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가 파스인 친구들과 우주 정거형 모형을 만들려고 집을 나서는 순간, 전날의 지구인과 파스인 전쟁에서 지구인이 패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미리 보기>
붉게 물든 노란 햇빛이 두꺼운 석영 창문을 통해 침실로 스며들었다. 토니 로시는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고, 그러고 나서 검은 눈을 뜨고 재빨리 일어나 앉았다. 그는 한 동작으로 커버를 뒤로 젖히고 따뜻한 금속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자명종 시계를 찰칵 눌러서 끄고 옷장으로 달려갔다.
날씨는 좋아 보였다. 바깥의 풍경은 잠잠했다. 먼지도 일어나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소년의 심장은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토니는 바지를 끌어 올려 입고, 강화 보호복의 지퍼를 잠갔다. 두꺼운 캔버스 셔츠를 간신히 입고, 그러고 나서 부츠를 신기 위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토니는 부츠의 윗부분에 솔기를 감고 나서 장갑도 똑같이 했다. 다음으로 그는 펌프 유닛의 압력을 조절하여 어깨 깃 사이에 끼웠다. 그는 옷장에서 헬멧을 집어 들었다. 이제 하루를 맞이할 준비 끝.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식당칸에서 아침 식사를 마쳤다. 토니가 경사로를 덜커덕거리며 내려가는 동안 그의 부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안한 수군거림. 토니는 잠깐 멈춰 서서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그가 또 뭔가 잘못한 걸까?
그리고 토니는 그것을 들었다. 그들의 목소리 뒤에는 또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 잡음과 탁탁 터지는 소리. 리겔 IV(오리온자리 방향에 있는 청색초거성 - 역자 주)의 오디오 신호 시스템. 토니의 부모가 오디오 볼륨을 최대로 올리자, 모니터에서 우레와 같은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전쟁. 항상 전쟁이다. 그는 한숨을 쉬고, 식당칸으로 들어갔다.
“왔니.” 그의 아버지가 중얼거렸다.
“잘 잤어?”라고 그의 어머니가 건성으로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한쪽으로 돌렸고, 이마에는 생각에 잠긴 듯 한 주름이 잡혀있었다. 그녀의 가냘픈 입술은 걱정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더러운 접시들을 뒤로 밀어둔 채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팔뚝을 걷어 올린 팔에는 시커먼 털이 나 있고 근육질이었다. 그는 싱크대 위에 있는 스피커의 우르릉거리는 굉음에 정신이 팔렸었다.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토니가 물었다. 자기 의자에 쏙 들어가 앉으며 자몽 대용품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오리온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있었어요?”
둘 중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토니의 말을 듣지도 않았다. 토니는 자몽맛이 나는 합성물을 먹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된 작은 주거 유닛 너머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커졌다. 시골 상인들과 그들의 트럭들이 카넷 시를 향해 도로를 달리면서, 사람들의 고함 소리와 부르릉거리는 차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 퍼졌다. 불그스름한 햇빛이 점점 퍼져나갔다. 베텔게우스(지구에서 640광년 떨어져 있는 적색 초거성, 오리온자리의 알파성, 즉 해당 항성계의 태양. - 역자 주)는 조용하고 장엄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토니가 말했다.
“좋은 하루예요. 유동풍(flux wind, 난류)도 없고. 전 당분간은 n-쿼터에 갈 생각이에요. 깔끔한 우주 정거장을 만들고 있어요. 물론 모형을 제작하는 거지만, 전시용 모형을 만들 재료는 충분하니까....”
토니의 아버지는 사납게 으르렁거리며 손을 뻗어 오디오를 꺼버렸다.
“그럴 줄 알았어!” 그는 일어서서 화난 듯 걸음을 옮겼다.
“나는 분명히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어. 그렇게 성급하게 옮기지 말았어야 했다고. 우선 클래스 A 보급 기지를 구축했어야 했는데 말이야.”
“우리의 주력 함대는 벨라트릭스에서 이동하는 거 아닌가?” 토니의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어젯밤 뉴스 요약에 따르면 최악의 상황은 오리온 IX과 X이 버려지는 것이잖아.”
조셉 로시가 불쾌하게 웃었다.
“어젯밤의 요약은 무슨 얼어 죽을. 그 인간들도 나만큼이나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어.”
“무슨 일이에요?” 토니는 자몽을 밀어내고 건조 시리얼을 담으며 물었다.
“우리가 지고 있는 건가요?”
토니의 아버지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래! '지구인, 비틀 놈들에게 지다.' 이런 기사가 나오겠지. 난 분명히 말했어. 하지만 군인들은 기다리지 않았지. 세상에, 이 항성계에서도 10년은 더 지낼 수 있었는데 말이야. 왜 계속 밀고 나가야 했을까? 오리온이 힘들 거라는 건 다들 알고 있었어. 그 망할 놈의 비틀 함대는 모두 저 부근에 잔뜩 몰려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도 굳이 거길 쳐들어갔단 말이지.”
“하지만 아무도 비틀이 싸울 거로 생각하지 않았어.” 리아 로시가 부드럽게 항의했다.
“모두 생각에는 놈들이 몇 발 쏘고 나서는....”
“놈들은 당연히 싸워야 했지! 오리온 항성계가 바로 코앞인데. 여기서 싸우지 않으면 어디서 싸울 수 있겠어?” 조셉이 사납게 말했다.
“물론 놈들은 싸우고 있지. 우리가 이미 오리온 항성계의 내부 궤도를 제외한 나머지 행성들을 다 가지고 있잖아. 그것이 대단히 가치가 커서 그런 것이 아니지만, 그게 전쟁의 원칙이니까. 우리가 튼튼한 보급 기지를 구축했다면 비틀의 함대를 부수고 정말로 놈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었을 거야.”
“그들을 ‘비틀’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토니가 시리얼을 다 먹으면서 중얼거렸다.
“그들은 ‘파스-우데티’예요. '비틀'이라는 단어는 베텔게우스(영어식 발음은 비틀주스이다. - 역자 주)에서 나온 말이고. 베텔게우스는 아랍어 단어예요.”

저자소개

<저자 소개>
필립 킨드레드 딕 (Philip Kindred Dick, 1928 - 1982)은 미국 출신의 SF 소설가이다. 딕은 권위주의적 정부, 독점적인 거대 기업 등이 지배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사회적, 철학적, 존재론적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초현실주의적이고 미래주의적인 경향 때문에 그의 소설은 영화의 원작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런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 첵", "스캐너 다클리" 등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다.
말년의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경험, 약물 중독, 심신 쇠약, 신경증 등의 경험을 반영한 주인공들을 통해서 형이상학적이고, 존재론적인 테마를 다루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초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인 설정 속에서, 자아 정체성의 혼란, 선과 악의 혼동, 도덕의 붕괴, 기술과 인간의 융합 등을 다루는 전위적인 성격을 가진다. 또한 작가 자신의 의식을 따르는 듯한 불명확한 플롯, 환각과 현실의 모호한 구분, 죽음과 삶의 의도적 혼선과 병치하여 진행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기승전결의 명쾌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는 다른 SF 작가들과는 차별성을 가지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견 난해하고 이해하기 힘든 구조와 요소들을 몰입감 있게 엮어내는 데서 그의 천재성을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성의 사나이"의 경우에는, SF와 대체 역사 소설 쟝르의 연계로, 1963년 휴고상을 수상하였고,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의 경우, 자신이 유명하지 않은 평행 우주 속에 던져진 유명 인사의 이야기로, 1975년 캠벨상을 수상하였다.
딕은 1928년, 시카고에서, 농무부 소속 공무원인 아버지와 어미니 사이에서,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그러나 6주 정도 미숙아였던 쌍둥이 중, 여동생은 생후 6주만에 사망하게 되고, 이 여동생의 기억은 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유령 쌍둥이"의 모티브로 재현된다.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딕은, 그곳에서 부모의 파경을 맞고, 어머니를 따라서, 워싱턴 DC로 잠시 이주한 후, 10살 때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돌아 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UC 버클리로 진학한 딕은 철학, 역사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훗날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하는 사상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플라톤 등의 저서를 통해, 현실 세계의 확실성을 의심하게 되고, 세계의 존재는 인간의 내적 지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관념론적 세계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관념론적 관점은 그의 소설 속에서, 혼란된 자아 정체성, 기억의 왜곡과 경험의 불확실성, 죽음과 삶의 병존성, 현실과 환상의 혼재라는 모티브로 재현된다. 대학 중퇴 후, 딕은 1952년까지 지역 레코드 가게에서 일을 계속하지만, 그 사이 발표한 단편 "태양계 복권" 이후로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딕은 평생에 걸쳐서 재정적인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예를 들어, 1950년대 중반, 그는 자신의 수입이, 도서관 연체료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또한 작가로서의 명망을 쌓은 1980년대 출판된 책에서도, 자신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준 로버트 하인라인 (영미권 3대 SF 작가, 스타쉽 트루퍼스의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재정적으로는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1970년대부터 딕은 마취제에 의한 부작용과 환각, 환청 등에 시달리고, 그러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 약물에 중독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는 환각 속에서 자신에게 지혜를 주는 핑크 색 빛이라든가 유대 예언자인 엘리야와의 대화, 신약 성서 중 사도 행전의 줄거리와 자신의 삶을 혼동하는 등 여러 가지 신비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발리스",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 등에 반영되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높은 성의 사나이" (1962),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1968), "유빅" (1969),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 (1974), "스캐너 다클리" (1977), "발리스" (1980) 등이 있다.
1982년, 캘리포니아주 산타 애나에서 거주하던 딕은 시야 상실 증상 이후 하루 만에 뇌졸증으로 쓰러진 직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 5일 후 생명 유지 장치가 제거되고 바로 사망했다. 그의 유해는 아버지에 의해서 콜로라도로 옮겨져, 태어난 직후 죽은 쌍둥이 여동생 바로 옆에 묻혔다. 그의 여동생이 묻힐 당시, 이미 그녀의 묘비에 "필립 킨드레드 딕"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목차소개

<목차>
표지
목차
prewords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32

출판사 서평

<추천평>
"이 작품이 쓰여지던 시기에 작가는 아마도 영국과 프랑스를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집필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지구 전역에 존재한 식민지들로부터 물러나고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내가 가지는 의문은 이렇다. 백인 위주의 미국 우월주의가 끝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작가가 가장 명료하게 인종주의에 대해서 언급한 작품이다. 또한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이고. 종종 이 작품이 간과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불행한 일이다."
- Bill Kerwin, Goodreads 독자

"먼 행성계에서 벌어진 인종 간 관계에 대한 소설이다. 아이의 순진한 시점에서 보는 이야기가 특징적이다."
- Robert Zimmermann, Goodreads 독자

"식민지화와 인종 청소, 권력에 대한 짧은 여행."
- Michael, Goodreads 독자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가 새롭고 특징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한 배경으로 재탄생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SF의 속성이 드러나는 작품."
- Mike Walmsley, Goodreads 독자

"작가의 작품 대부분에서 인간과 외계인의 관계 중 인간이 압제자라는 시점이 흥미롭고 신선하다."
- Nik Kane, Goodreads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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