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매달린 사람 (SciFan 제115권)

필립 K. 딕 | 위즈덤커넥트 | 2018년 12월 1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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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책 소개>
착각이나 환각, 편집증과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공포에 대한 필립 K. 딕의 탐구.
도심에서 TV 판매 및 수리점을 운영하는 에드 로이스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지하실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직장에 출근한다. 가는 길에, 도심 광장 한가운데 가로등에 한 남자의 시체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 로이스는 놀라움과 공포에 휩싸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반응이다. 그가 흥분해서 사람들에게 소리치자 경찰이 출동을 하고, 오히려 로이스의 신상과 그날 아침 일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고, 그를 경찰차에 태운다. 로이스는 조사가 끝났다면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경찰은 사소한 조사가 남았다면서 그를 경찰서까지 데리고 가려 한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로이스가 경찰차에서 도망치고, 도망치는 사이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로이스가 알던 곳이 아닌 듯 하다.

<미리 보기>
5시 정각, 에드 로이스는 세수한 후 모자와 외투를 걸쳤다. 그리고 차를 몰아 시내를 가로질러 자신의 TV 판매점으로 향했다. 그는 피곤했다. 지하실에서 흙을 파고 수레에 실어서 뒤뜰로 옮기느라 등과 어깨가 쑤셨다. 하지만 마흔 살 남자치고는 괜찮은 셈이었다. 자넷은 그가 절약한 돈으로 새로운 꽃병을 살 수 있었다. 덕분에 로이스는 직접 지하실을 수리한 것이 더 뿌듯하게 느껴졌다!
어스름이 깔렸다. 석양은, 지치고 침울한 얼굴을 하고 퇴근하는 사람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여자들, 대학에서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에게 긴 햇살을 비췄다. 점원과 사업가, 생기 없는 비서들이 뒤섞여 걷고 있었다. 적색 신호등에 걸린 로이스는 패커드(클래식 자동차의 일종 - 역자 주)를 멈췄다가 다시 길을 갔다. 가게는 이미 열려있었다. 직원들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갈 수 있게 딱 맞은 시간에 도착했다. 로이스는 그 날의 장부를 살펴볼 것이고, 어쩌면 두어 개를 직접 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작은 녹색 공원을 천천히 지나갔다. ‘로이스 TV 판매 수리점’ 앞에는 주차 공간이 없었다. 그는 조그맣게 욕을 내뱉고 차를 유턴으로 돌렸다. 그는 다시 외로운 분수대와 벤치 그리고 단 하나의 가로등으로 이루어진 작은 녹색 공원을 지나갔다.
그런데 그 가로등에 뭔가가 매달려 있었다. 바람에 조금 흔들리는 불분명한 모양의 시커먼 물체. 그것은 뭔가 마네킹처럼 보였다. 로이스는 창문을 내리고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도대체 뭐지? 뭔가를 전시하는 건가? 때때로 상공회의소는 공원에 전시물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다시 유턴해서 차를 근처로 몰았다. 그는 공원으로 다가가며 시커먼 물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것은 마네킹이 아니었다. 그리고 전시물이라기에는 아주 이상한 것이었다. 그는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침을 간신히 삼켰다. 그의 얼굴과 손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것은 시체였다. 사람의 시체.
***
“이것 좀 봐!” 로이스가 소리 질렀다.
“좀 나와 보라고!”
돈 퍼거슨은 느긋하게 세로줄 무늬 코트의 단추를 채우며 천천히 가게에서 나왔다.
“사장님, 지금 중요한 거래 중이었어요. 손님을 그냥 가만히 세워둘 순 없다고요.”
“저거 보여?” 에드는 어둠이 짙어지는 허공 저편을 가리켰다. 가로등 기둥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 기둥에 매달려서 흔들리는 형체.
“저 시체 말이야. 도대체 얼마나 오래 저기에 있었지?”
그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높아졌다.
“다들 도대체 왜 그래? 모두 그냥 지나가잖아!”
돈 퍼거슨은 담배에 천천히 불을 붙였다.
“호들갑 떨지 마세요, 영감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저렇게 놔두는 거겠지요.”
“이유라니! 도대체 무슨 이유?”
퍼거슨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교통안전위원회가 교통사고로 부서진 뷰익을 그곳에 전시했던 것처럼요. 일종의 시민 어쩌고 같은 거겠죠.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신발 가게의 잭 포터가 끼어들었다.
“여, 무슨 일이야?”
“가로등에 시체가 매달려 있어. 경찰들을 불러야겠어.” 라고 로이스가 말했다.
“틀림없이 경찰들도 알고 있을 거야. 안 그러면 저기 없었을 테니까.” 라고 포터가 말했다.
“다시 들어가 볼게요. 놀면 뭐해요. 일해야지.” 퍼거슨은 가게로 다시 향했다.
로이스는 히스테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보여? 저기 매달려 있는 거 보이냐고? 사람의 시체! 죽은 사람라고!”
“그래, 에드. 오늘 오후에 커피 마시러 나갈 때도 봤어.”
“그럼 오후 내내 저기 있었다는 말이야?”
“그래. 그런데 뭐가 문제야?” 포터는 그의 시계를 흘끗 보았다.
“나도 가봐야겠어. 나중에 보자, 에드.”
포터는 인도를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의 흐름에 섞여 서둘러 떠났다. 남자와 여자, 사람들이 공원을 스쳐 지나갔다. 몇몇 사람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어두운 형체를 힐끗 보더니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미친 걸까?” 라고 로이스가 속삭였다. 그는 도로 경계석을 넘어 차들 사이로 지나갔다. 화난 경적들이 그를 향해 울려대었다. 그는 도로 맞은편으로 나와 작은 녹색 공원에 올라섰다.
그 남자는 중년이었다. 옷은 찢어지고 뜯겨 있었다. 회색 정장에는 진흙이 잔뜩 튀어 마른 진흙으로 덮여 있었다. 낯선 사람이었다. 로이스는 그를 전에 본 적이 없었다. 그 지역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약간 돌아가 있었고, 저녁 바람이 불자 몸이 조용히 부드럽게 조금씩 회전하고 있었다. 피부에는 찔리거나 베인 상처가 남아있었다. 깊고 시뻘건 상처에는 피딱지가 엉겨있었다. 쇠테 안경이 한쪽 귀에만 걸려 바보같이 매달려 있었다. 두 눈은 툭 튀어나와 있었다. 입은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튀어나온 혀는 추한 파란색으로 두껍게 부어올라 있었다.
“아, 세상에 이럴 수가.” 로이스가 중얼거렸다.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메스꺼움을 억누르고 인도로 돌아갔다. 그는 혐오감과 공포에 온몸을 떨었다.

저자소개

<저자 소개>
필립 킨드레드 딕 (Philip Kindred Dick, 1928 - 1982)은 미국 출신의 SF 소설가이다. 딕은 권위주의적 정부, 독점적인 거대 기업 등이 지배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사회적, 철학적, 존재론적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초현실주의적이고 미래주의적인 경향 때문에 그의 소설은 영화의 원작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런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 첵", "스캐너 다클리" 등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다.
말년의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경험, 약물 중독, 심신 쇠약, 신경증 등의 경험을 반영한 주인공들을 통해서 형이상학적이고, 존재론적인 테마를 다루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초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인 설정 속에서, 자아 정체성의 혼란, 선과 악의 혼동, 도덕의 붕괴, 기술과 인간의 융합 등을 다루는 전위적인 성격을 가진다. 또한 작가 자신의 의식을 따르는 듯한 불명확한 플롯, 환각과 현실의 모호한 구분, 죽음과 삶의 의도적 혼선과 병치하여 진행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기승전결의 명쾌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는 다른 SF 작가들과는 차별성을 가지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견 난해하고 이해하기 힘든 구조와 요소들을 몰입감 있게 엮어내는 데서 그의 천재성을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성의 사나이"의 경우에는, SF와 대체 역사 소설 쟝르의 연계로, 1963년 휴고상을 수상하였고,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의 경우, 자신이 유명하지 않은 평행 우주 속에 던져진 유명 인사의 이야기로, 1975년 캠벨상을 수상하였다.
딕은 1928년, 시카고에서, 농무부 소속 공무원인 아버지와 어미니 사이에서,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그러나 6주 정도 미숙아였던 쌍둥이 중, 여동생은 생후 6주만에 사망하게 되고, 이 여동생의 기억은 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유령 쌍둥이"의 모티브로 재현된다.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딕은, 그곳에서 부모의 파경을 맞고, 어머니를 따라서, 워싱턴 DC로 잠시 이주한 후, 10살 때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돌아 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UC 버클리로 진학한 딕은 철학, 역사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훗날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하는 사상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플라톤 등의 저서를 통해, 현실 세계의 확실성을 의심하게 되고, 세계의 존재는 인간의 내적 지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관념론적 세계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관념론적 관점은 그의 소설 속에서, 혼란된 자아 정체성, 기억의 왜곡과 경험의 불확실성, 죽음과 삶의 병존성, 현실과 환상의 혼재라는 모티브로 재현된다. 대학 중퇴 후, 딕은 1952년까지 지역 레코드 가게에서 일을 계속하지만, 그 사이 발표한 단편 "태양계 복권" 이후로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딕은 평생에 걸쳐서 재정적인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예를 들어, 1950년대 중반, 그는 자신의 수입이, 도서관 연체료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또한 작가로서의 명망을 쌓은 1980년대 출판된 책에서도, 자신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준 로버트 하인라인 (영미권 3대 SF 작가, 스타쉽 트루퍼스의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재정적으로는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1970년대부터 딕은 마취제에 의한 부작용과 환각, 환청 등에 시달리고, 그러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 약물에 중독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는 환각 속에서 자신에게 지혜를 주는 핑크 색 빛이라든가 유대 예언자인 엘리야와의 대화, 신약 성서 중 사도 행전의 줄거리와 자신의 삶을 혼동하는 등 여러 가지 신비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발리스",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 등에 반영되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높은 성의 사나이" (1962),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1968), "유빅" (1969), "흘러라 나의 눈물아. 경찰관이 말했다" (1974), "스캐너 다클리" (1977), "발리스" (1980) 등이 있다.
1982년, 캘리포니아주 산타 애나에서 거주하던 딕은 시야 상실 증상 이후 하루 만에 뇌졸증으로 쓰러진 직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 5일 후 생명 유지 장치가 제거되고 바로 사망했다. 그의 유해는 아버지에 의해서 콜로라도로 옮겨져, 태어난 직후 죽은 쌍둥이 여동생 바로 옆에 묻혔다. 그의 여동생이 묻힐 당시, 이미 그녀의 묘비에 "필립 킨드레드 딕"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목차소개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35

출판사 서평

<추천평>
"단순하지만 훌륭한 구조를 통해서, 저자는 아름다운 긴장과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창조했다. 게다가 결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욱 놀랍기도 했다."
- Paul, Goodreads 독자

"작가의 글쓰기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구절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읽는 내내 즐거운 독서였다. 정신적 측면에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러브크래크프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딕은 딕다운 것으로 훌륭할 뿐이다."
- Joey Woolfardis, Goodreads 독자

"작가의 초창기 작품. 신경증, 편집증과 경찰이 등장하는 소름끼치는 유령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초창기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에 더해서 정말 무섭다. 아주 짧지만 읽기에 즐거운 소설."
- Bradley, Goodreads 독자

"사회적 통제와 검열 등에 대한 정치적 우화이자 소름끼치게 무서운 공포 소설. 또한 고전적 의미에서 SF식 공포 스릴러이기도 하다. 독자를 흥분시키는 반전과 복선이 등장하고, 불가피하면서도 놀라운 결말로 끝을 맺는다."
- Bill Kerwin, Goodreads 독자

"줄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진행되었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개가 매우 명료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기술되고 있다. 판타지와 공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Twyla, Goodreads 독자

"저자가 겨우 25살에 쓰여진 소설로, 공포 쟝르에 대한 작가의 초기 관심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더 유명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할 정도이고, 작가가 SF에 몰입하는 대신 러브크래프트나 매터슨이 추구했던 공포 소설 쟝르에 매진했다고 어땠을지 상상해 보는는 계기가 되었다. 불확실성에 대한 애매한 감각과 정신적 문제를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빛난다."
- Lyn, Goodreads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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