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장

계급, 젠더, 불평등 그리고 결혼의 사회학

준 카르본, 나오미 칸 | 시대의창 | 2017년 05월 2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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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해도 될까?
초혼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결혼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덩달아 출산율도 감소했다. 한국은 이미 초저출산 국가가 된 지 오래다. 이는 ‘가족’의 변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미국의 법학자 준 카르본과 나오미 칸은 소득과 결혼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에서 찾는다. 저자들은 각종 통계 자료와 국가, 시기, 지역별로 남녀가 짝을 찾는 방식을 다룬 여러 문헌을 참고해 최근 수십 년간 가족이 왜 그토록 많이 변화했는지 상세하고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아울러 앞으로 그러한 변화가 몰고 올 문제들을 해결할 매우 중요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 세대’ 청년들에게 무책임한 훈계를 남발하며 헛발질만 하는 무력한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결혼 시장에 내던져진 우리들
미국의 경우 ‘가족’ 하면 밖에서 돈 벌어오는 아버지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어머니 그리고 자녀 두세 명으로 구성된, 교외에서 안락한 생활을 향유하는 중산층 가족을 떠올리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다. 결혼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결혼한 부부의 절반은 이혼하며 한부모 가정과 혼외 출산이 늘어나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재편된 경제적 계급은 가족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계급마다 변화하는 요인은 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가족에게 닥친 변화를 온전하게 설명하려면 우리 삶에서 ‘계급’이 차지하는 역할과 커져만 가는 경제적 불평등이 결혼, 이혼, 육아의 조건을 재정립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가장 가난한 집단은 결혼하지 않는지, 왜 엘리트 여성은 역사적 흐름을 거슬러 가장 많이 결혼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수십 년 동안 모든 집단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이혼율이 교육과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는 떨어지는 반면 다른 집단에서는 증가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 평화롭고 행복한 가족은 이제 상위 계급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의 상징이 되었다. 어째서 가족이 계급의 표식이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사회 변화가 가족의 변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살펴야 한다. 경제 구조의 변화가 각 계급의 행동 양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려면 결혼 및 그 밖의 친밀한 관계가 시장에 나온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결혼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의 시장임을 염두에 두고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분석했다.
결혼의 변화와 대물림되는 불평등 그리고 가족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여성의 경제적인 자유는 남녀가 짝을 찾는 방식을 바꾸었고 결혼관 또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간 계급 남성의 수가 줄어들었으며 상위 계급과 하위 계급 남성은 모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성과 결혼하길 원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인들은 남녀가 관계를 지속하고 싶게끔 하는 조건을 변화시켰으며 경제적 계급에 따라 다르게 작용했다. 상위 계급은 다시 결혼의 가치를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결혼과 자녀 양육에 나서지만, 하위 계급의 결혼율은 줄어들고 있다.
불평등이 초래한 가족의 변화는 더욱 큰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수한 교육을 받는 상위 계급은 자신의 계급을 더욱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면, 근면하게 일하는 노동자 계급을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하던 계급 이동 사다리는 아예 사라져버렸다. 자녀에게 투입되는 자원의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계급 장벽은 더욱 공고해진다. 이에 저자들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안정적인 가족을 회복하는 일은 경제 활동 기회를 보다 평등하고 확실하게 보장하는 데 달려 있으며, 따라서 더 많은 이들에게 교육과 안정적인 직업, 계급 이동의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을 통해 불평등을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인 아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속으로

한때는 보편적이었고 한때는 저항의 대상이었던 결혼은 이제 미국 사회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계급 구분의 표식이 되었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은 이제 특권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결혼으로부터 벗어나는 비행기 안에 엘리트는 없다. 반면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안정적인 결혼 생활은 점점 더 이루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_44쪽.

보수와 진보 모두 사람들이 더 이상 임신 때문에 결혼하지는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두 진영이 설명해내지 못하는 부분은 ‘왜 어떤 사람은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굳이 결혼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산층이 사랑을 얻고 승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안한 새로운 전략의 기초를 이룬다. _72~73쪽.

자신의 능력에 투자하고, 결혼과 출산을 미루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고, 괜찮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남녀에게는 결혼이 여전히 할 만한 것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자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전략을 취할 수 없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가족을 이룰 가능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_92쪽.

예기치 않게 임신할 가능성은 대졸 여성 집단에서 상당히 낮아진 반면, 소득이 가장 적은 여성 집단에서는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초산 연령이 대졸 여성 집단에서는 점점 더 높아지고 이보다 교육을 덜 받은 여성 집단에서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임신하고 출산하지 않는 것은 중산층의 삶을 규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그 요소를 잘 지켜내어 각자 억대 연봉을 받게 된 커플은 그들보다 덜 성공한 커플에 비해 멀찌감치 앞서게 된 것이다. _118~119쪽.

남성 노동 시장이 건강할 경우 학력에 상관없이 남성 전체의 결혼율이 증가했으며, 고용 기회라는 변수를 통제하자 학력이 다른 남성 간의 결혼율 차이가 상당히 소거되었다. 그러나 반대로 여성 노동 시장이 건강할 경우 학력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여성은 결혼을 미뤘으나 학력이 높은 여성의 결혼율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_136쪽.

우리는 결혼을 “탈제도화”하는 특성이 사실은 결혼을 “재제도화”한다고 본다. 물론 남성이 여성만큼 새로운 결혼 모델에 동의하고 이를 따를 수 있는 한에서만 그렇다. 새로운 모델은 오늘날 여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벌어오는 돈으로 가족들이 먹고산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에 대응하려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모델에는 자기 계발을 위한 수단, 유동적이고 협상 가능한 역할, 솔직하고 효과적인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_174쪽.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벌 경우 집안일을 덜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여성이 가족 소득에 기여하는 비율이 51퍼센트 이내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여성이 그 이상 돈을 벌면 남편의 허약한 자존감을 채워주기 위해서 집안일을 더 많이 하기 시작한다. 평등이라는 이념과 성 역할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통계학자들에 따르면, 남편이 고소득 일자리를 잃었을 때 집안을 돌보던 아내가 남편 대신 경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_183~184쪽.

미국 가족의 새로운 중간층에 놓인 커플들은 서로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 이들을 위해 가족법을 개혁하려면 다음과 같이 의견 대립이 극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섹스를 하고, 임신하고,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그 남성에게 부모로서의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가? 남성이 여성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자녀의 복리에 동등하게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_209~210쪽.

새로운 모델은 전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대본을 따르는데, 그 대본이란 (남편에 대한 아내의 의존처럼) 결혼 내에서의 역할을 철저하게 나누는 대신 부부가 서로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대본은 부부가 비슷한 수준으로 결혼 생활에 기여해야 한다고 보지만, 경제적 기여와 집안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_210~211쪽.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결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부부가 서로 동등하고, 상호 의존적이며, 아이를 함께 키워야 한다고 보는 새로운 결혼 모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에딘이 아이의 엄마와 아빠에게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들은 아이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들에게는 자신이 실현할 수도 없는 이상을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_233쪽.

오늘날 가족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젊은 남성의 소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젊은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바로 결혼이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젊은 남성들은 일자리가 없으면 가족을 꾸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제 이들은 어떻게 하면 월급이 아닌 다른 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설득해 아이를 낳고 살 수 있을지를 배워야 한다. _347쪽.

권력의 재분배는 가정과 시장의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여성은 노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편입했고, 대부분이 사회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여성은 프러포즈를 거절할 능력, 불행한 관계를 끝낼 능력, 결은 파트너를 찾아낼 수 있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상층 여성은 좋은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엘리트가 아닌 여성에게는 좋은 파트너를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남성에게 발생한 변화 때문이다. _372~373쪽.

저자소개

지은이
준 카르본
미네소타 대학교 법과대학 학과장이다. 현재 예일 대학교 문화 인지 프로젝트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파트너에서 부모로: 가족법에서의 두 번째 혁명From Partners to Parents: The Second Revolution in Family Law》,
공저로는 《가족법Family Law》(3・4판), 《붉은 가족 대 푸른 가족Red Families v. Blue Families》이 있다.

나오미 칸
조지워싱턴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많은 책과 논문을 썼다. 도널드슨 입양 기관의 선임연구원이며, DSR(Donor Sibling Registry, 정자 기증으로 출생한 형제・자매 찾기 단체)의 이사와 글로벌 젠더 프로그램 자문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새로운 가족: 정자, 난자 기증으로 이루어진 가족The New Kinship: Constructing Donor-Conceived Families》, 공저로는 《붉은 가족 대 푸른 가족》, 《가족 찾기Finding Our Families》가 있다.

역자소개

옮긴이
김하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번역 및 출판 편집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 《장벽》, 《행복을 찾아 나선 스위티 파이》 등이 있다.

목차소개

차례
감사의 말
서론

1부 | 가족이라는 퍼즐
계급과 결혼 시장 그리고 가족의 새로운 토대
·결혼 생활에 충실한 엘리트
빛에 눈이 멀다
·모이니핸의 위대한 유산
·문화 전쟁은 어떻게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가
희생자 탓하기: 교훈적 이야기
·결혼에 대한 오해
결혼 시장의 재발견
·속도위반 결혼의 종말
·피임약과 결혼 시장의 분화
·선별 효과와 현대판 미스터 다아시 찾기

2부 | 새로운 조건
문제의 핵심
·이론: 성비와 결혼 시장
·이론 검증하기: 성비와 관계 안정성
·불평등 더하기: 성비 이론은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남자는 어디에 있는가
·결혼 시장과 결혼을 지향하는 새로운 엘리트
·성비와 결혼의 소멸
·불평등, 실직, 남자의 종말
·결론
계급 장벽 다시 쌓기: 자녀와 성취도
계급 재형성
·대등한 커플과 결혼의 의미
·사람들의 지지와 새로운 대본
·남녀 불평등의 새로운 의미

3부 | 불평등의 합법화: 계급에 따라 다른 가족법의 의미
가족법, 결혼 대본을 다시 쓰다
·가족법 제도
·새로운 결혼 대본의 전개
공동 양육: 평등주의인가 가부장주의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법, 부모 간의 협상, 공동 양육권
·친생자 추정과 젠더 전쟁: 가족법의 실패
·결론: 친생자 추정 원칙이 되살아나다

4부 | 사회 재건하기: 불평등과 계급 그리고 가족
위로부터의 변화: 가족, 불평등, 고용
·불평등과 지위 다툼 278
·해결책: 고용을 통한 중산층 재건과 가족의 강화 287
·기업 문화와 보상 체계를 개혁해 불평등 줄이기 288
·고용 창출에 주력하기 290
·결론 298
아래로부터의 변화: 자녀에게 필요한 것 제공하기
·자녀 지원책의 재구축
·부모를 위한 노동 환경 개선: 일과 가족 사이의 균형 312
섹스, 권력, 가부장제 그리고 부모의 의무
·10대의 섹스와 계급 이동
·20대와 원나잇 문화
·낙태와 한부모 그리고 양육
·육아 준비
가족법의 죽음과 재탄생 가능성
·가족법의 한계
·가족법의 재탄생
·재산과 이혼 수당
·결론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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