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 펄북스 | 2018년 09월 0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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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강원도 고성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박성진의 시집. 표제이기도 한 「숨」은 시인의 아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잃었을 때 쓴 시다. 그는 아내와 작은 신발을 준비하며 한 생명이 고이 찾아오길 바랐던 간절한 소망이 절망에 잠길 적에도, 교육의 현장이자 생업의 현장에서의 비애에 절망할 적에도, 그 절망이 올곧기를 바라며 시를 쓴다. 시집을 펼치면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선생님,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남편으로 썼던 시들이 그가 사는 속초, 검푸른 앞바다로 밀려오는 파도의 흰 포말처럼 부서진다. 펄북스 시선 다섯 번째 시집이다.

저자소개

저 : 박성진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 이어 강원도 고성에서 십 년째 초등교사로 살고 있다. 처음 교사가 된 건 시를 계속 쓰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은 교사가 되기 위해 시를 쓴다. 남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지만 가족들의 평가는 좀 다르다. 헌책방 주인과 펴낸 시집이 작은 숨을 터트리고, 바람처럼 사랑하는 딸이 생겼다. 오토바이 시베리아 횡단을 떠나는 헌책방 주인을 대신해 시집이 또 다른 숨 쉴 곳을 얻어 마음이 편하다. 시는 구원이 아닌 올곧게 절망하기 위함임을 거듭 알아가고 있다.

목차소개

들어가는 글

제1부 숨
치욕은 나의 힘/ 농협 우유/ 첫 문장/ 압화/ 치과에서 1/ 치과에서 2/ 죽은 새끼 뱀/ 눈 깜짝할 사이/ 전학/ 이기다/ 눈물 뒤의 일/ 물수제비/ 하나님께 죄송하다/ 신발/ 숨/ 전복국수/ 민담 1/ 우애/ 가족력/ 투병/ 패인 자리/ 한 무더기

제2부 외족의 나라
어떤 이사/ 풍경/ 빚으로 지어진 집/ 모녀/ 꽃뱀/ 하루/ 화해/ 경계에서/ 목줄 고쳐 매며/ 뱀띠/ 외족의 나라/ 사흘/ 누에 김숙자/ 민담 2/ 피리 아버지/ 추석/ 할부 책을 추억함/ 고모부 자리/ 어머니대학/ 울음의 일가/ 남천

제3부 내려다본다
다시 그 높고 어두운 마을에서/ 작두/ 곰소여인숙/ 사마리아인/ 적성/ 고요 수업/ 산청/ 꽃은 죽어서도 꽃인가/ 가출/ 딸기/ 와온/ 노산여인숙/ 내가 사는 시집/ 먼 저/ 연애/ 양양장에서/ 새벽에 한 일/ 꿈결/ 깃들다/ 어린 것/ 아기/ 내려다본다

해설 산개구리 호로록 · 탁동철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숨』을 출간했던 소소문고의 편집자가 펄북스를 찾아왔다. “모든 권리를 포기하겠어요. 이 책 좀 펄북스에서...” 얼마나 큰 권리이기에? 말한 당사자는 물론 자리에 있던 모두가 함께 웃었다. 펄북스 발행인은 몇 군데 안 되는 『숨』의 판매처인 진주문고의 대표이기도 해서 그간 자리를 내어 열심히 독자들께 알려왔다. 그런데 이미 출간되었던 책을 여기서 내달라고?

『숨』은 2016년 소소문고에서 출간되어 조용히 독자들을 만났다. ‘조용히’라는 부사를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손에 꼽을 몇몇 서점과 온라인 서점 한 곳만 통해서 독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소소문고의 편집자는 「숨」 한 편의 시를 읽고 시집으로 엮자고 했다고 한다. “거짓도 과장도 없고, 현재의 ‘기록’으로 시를 도구로 썼기에” 시집으로 내고 싶었다는 마음이 컸던 만큼 애정도 컸지만 이런저런 현실적 어려움으로 한계가 있었다. 거의 일 년 만에 초판은 소진되었고 잊지 않고 혹은 새로이 이 시집을 알게 된 이들이 시인의 시를 계속 찾았지만 출판인 모두가 바라는 ‘중쇄’를 찍기에 소소문고의 사정이 어려웠다. 또 시인의 소개에도 알렸듯 편집자는 올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을 떠난다. 이런저런 사정을 들은 펄북스의 대표가 “이 좋은 시집이 절판되면 안 되지. 펄북스에서 냅시다”라고 하는 순간 “그건 좀...”이라고 강하게 말리지 못한 건 펄북스의 편집자 또한 이 시집과 시인의 열혈 팬이었기에. 좀 더 많은 이들이 시를 알아봐주실 거라는 자신감과 이 아름다운 시집이 계속 숨 쉬었으면 좋겠다는 애정들이 모여 펄북스의 다섯 번째 시집이 결정되었다. 시인이 기존의 시를 다시 조금 정비했고 몇 편을 추가했다. 펄북스의 2018년 시작이 이리 조금은 무모하다. 지금껏 늘 그랬듯.

가눌 수 없는 슬픔에서
자아올린 투명하고 여문 시

시는 삶을 담금질한 말과 글이다. 기쁨도 슬픔도 문장으로 옮겨지지만 대부분의 여문 시는 가눌 수 없는 슬픔에서 태어난다. 박성진의 시도 그렇다. 그는 오랫동안 시를 쓰고 다듬었고, 그의 시 대부분은 가눌 수 없는 슬픔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서야 나온 듯하다.

그의 깊은 슬픔은 오롯이 시에만 존재한다. 시인은 항상 유쾌하고 가끔은 능청스럽다. 스치듯 그의 눈빛이 시와 비슷한 색을 띨 때가 있는데, 그때에도 그는 곁에 있는 이가 눈치챌 수 없도록 감추거나 딴청을 피운다. 그 짧은 순간, 시에 쓸 단어를 찾는 것일 수도. 기억을 지울 수 없는 지난 삶의 생채기와 알 길 없는 병의 뿌리, 그리고 시인이 손잡고 있는 여러 인연이 만든 단단한 고치에서 그는 투명한 시를 뽑고 자았다.

반갑지 않은 날들에서도
기어이 ‘웃픈’ 우리네 인생

그는 생사를 결정짓는 큰 수술을 했고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다. 그가 투병 생활 중에 쓴 시들은 쓴맛이 난다. 부정하고 싶은 ‘병’ 앞에 서서 야위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했는데, 처연했을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되새긴 문장들이 갓 피어난 이파리처럼 짧은 시로 남기도 했다. 그러나 그 예측할 수도 없고,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찾아온 불청객을 맞으면서도 그의 시는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시는 ‘웃프기도’ 하다. 하긴, 인생은 언제나 찰나의 희로애락애오욕을 함께 버무려 이은 것이 아닌가.

표제의 “숨”은 시인의 아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잃었을 때 쓴 시의 제목이다. 숨을 가지고 있었으나 생명으로 태어나지 못한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오롯이 담겼다. 그의 시가 가만히 끌어안고 있는 정서 중 하나는 가족이다. 가족이 없었으면 시인도 시도 존재하지 않았을 테다. 외할머니, 어머니, 고모부, 아내 그리고 끝내 안아보지 못하고 떠난 아기까지 시인은 그들을 부둥켜안고 시를 썼다. “가장 많이 누리고도 결핍에 허덕였고 말없이 떠났다 갑자기 돌아오곤” 하는 그가 끝내 부둥켜안는 가족이라는 존재와 “몸으로 부딪혀야 깨닫는” 자신이 함께 시에 고스란히 옮겨져 있다.

시와 그림이 만나다
펄북스 시선, 다섯 번째 표지 이야기

바스러질듯 여린 풀꽃 잎들 위로 숨결 같은 바람이 휙- 스친다. 바람결이 남긴 흔적이 아련하고 애틋하면서도 청량함이 감도는 것은 시인의 ‘숨’과 화가의 ‘결’이 만난 생동감 때문일 것이다. 펄북스 시선 다섯 번째 작품 『숨』 표지 작품은 김수동 작가의 작품 「결」이 함께했다. 김수동 작가는 펄북스 시선이 지역의 화가들과 함께하는 콜라보레이션의 두 번째 작가이다. 지역의 미술 작가와 지역 출판사 펄북스가 함께하는 뜻깊은 작업이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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