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펙트

로버트 크레이스 | 오픈하우스 | 2018년 06월 1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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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를 이을 만한
스콧 제임스와 경찰견 매기 콤비의 탄생
로버트 크레이스는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 시리즈를 통해 독보적인 콤비를 창조해냈다. 꾸준한 호평을 받아온 이 시리즈에서 잠시 벗어난 그는 새로운 콤비를 내세운 소설을 발표했다. 수상(受賞) 작가에게 인기 좋은 캐릭터를 작품에서 제외하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닐 터. 그러나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 애처로운 스릴러의 프롤로그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서스펙트』(2013년)가 새로운 시리즈의 장을 여는 첫 작품이 되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매력적인 새로운 콤비는 LA 경찰 ‘스콧 제임스’와 경찰견 ‘매기’다. 크레이스는 비슷한 상처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과 개가 서로의 회복을 도우며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솜씨를 발휘한다. 크레이스는 이 작품으로 2014년 앤서니상, 배리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최고의 작가임을 다시금 입증해냈다.


비슷한 상처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매기와 스콧,
그들은 서로에게 마지막 기회다
LA 경찰 스콧 제임스는 신원불명의 괴한들과 벌인 격렬한 총격 사건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그의 파트너인 스테파니를 잃는다. 스콧은 그 충격으로 심한 자책감을 느끼며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임무 수행에 부적합하다는 상부의 판단으로 스콧은 LA 경찰국의 경찰견 부대인 K-9으로 부서를 옮기고, 매기라는 셰퍼드와 짝을 이루게 된다. 매기는 폭발물을 탐지하는 탁월한 후각을 지닌 군견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복무하던 중에 폭발 사고로 훈련 담당 병사를 잃었기에 스콧만큼이나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기와 스콧, 둘은 서로에게 유대감을 느끼지만 지휘관은 그들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미심쩍어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마지막 기회다. 스콧은 매기와 함께 스테파니를 살해한 괴한의 정체를 밝히려 수사를 시작하고, 사건의 진실로 깊이 파고들면서 예기치 않게 거대한 음모에 맞닥뜨리고 마는데……


서스펜스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
인기 TV 시리즈 각본가였던 크레이스는 출간하는 소설마다 역동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그런데 『서스펙트』는 그간의 작품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크레이스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폭발적인 액션과 강렬한 서스펜스라는 미덕을 취하고, 충실한 자료 조사를 기반으로 한 빼어난 묘사와 탄탄한 필력을 더해 감동을 극대화한다. 제일 강렬한 울림을 주는 것은 스콧과 매기가 각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려고 분투하는 동안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묘사한 부분이다. 그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며 의존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이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었음을 서서히 깨달아간다. 작가는 아예 몇몇 장을 매기의 시점으로 묘사한다. 개의 행동에 관해 꼼꼼히 조사한 크레이스는 이런 설정마저 성공적으로 그려내며 서스펜스와 감동,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다.
“매기는 우리를 사로잡고, 매기의 경이로운 능력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크레이스의 필력은 우리를 매혹시킨다”(『뉴욕 타임스』)는 추천의 말처럼 『서스펙트』는 독자의 심장을 힘껏 잡아끄는 소설이다. 크레이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래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을 추억하며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사람과 개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에 감동받았고, 머릿속에서 장면이 그려져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작가의 인터뷰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책 속에서
p.18
“저놈한테 폭약이 잔뜩 있다!”
그러자 키 큰 남자가 자폭했다. 그에 따른 충격으로 매기는 몸이 뒤집힌 채로 거세게 뒤로 내동댕이쳐졌다. 잠깐 의식을 잃은 매기는 옆으로 누운 채 의식을 되찾았다. 매기가 방향감각을 잃고 혼란스러워할 때 흙먼지와 잔해가 그녀의 털 위로 떨어졌다. 매기의 귀에는 고음의 낑낑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코는 인공적인 화염에서 나는 톡 쏘는 악취 때문에 화끈거렸다. 몸을 일으키려고 기를 쓰는 동안 매기의 흐릿한 시야가 서서히 또렷해졌다. 그녀의 뒤에 있는 해병들이 고함을 쳐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뱉는 말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매기의 왼쪽 앞발이 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꺾였다. 매기는 어깨로 땅을 밀어 곧바로 다시 일어섰다. 매기는 개미들에게 물린 것처럼 따끔거려서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 세 개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p.43
스콧은 피격당한 이틀 후에 그날 밤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는 채로 의식을 되찾았다. 수사를 담당한 강력반 특수팀 형사들의 강도 높은 심문을 받는 3주 동안 스콧은 최선을 다해 총잡이 다섯 명을 묘사했지만, 그 남자들에 관한 한 아무 특색 없는 실루엣을 제외하고는, 식별에 필요한 세부 정보를 더는 제공할 수 없었다. 다섯 명 전원이 마스크와 장갑 차림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옷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절뚝거리거나 팔다리가 불구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스콧은 그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고, 눈동자나 머리카락이나 피부색, 눈에 잘 띄는 문신이나 장신구, 흉터, 몸단장 같은 식별 가능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없었다. 탄피와 켄워스 트럭, 그리고 불과 여덟 블록 떨어진 곳에 버려진 포드 그랜토리노에서는 지문이나 써먹을 만한 DNA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LAPD의 강력반 특수팀에서 파견된 엘리트 수사진이 담당한 사건이었음에도 용의자는 한 명도 밝혀지지 않았고, 단서는 모두 고갈됐다. 그런 탓에 수사는 불가피하게 잠정 중단 상태가 되고 말았다.
스콧 제임스가 총에 맞고 9개월 16일이 지난 후, 그를 쏘고 스테파니 앤더스를 살해한 다섯 남자는 자유로이 세상을 활보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저 밖에 있었다.
스테파니를 살해한 다섯 놈.
살인자들.

p.79
“얘가 매기입니까?”
“그래.”
“우리 개입니까?”
“아니, 기증받은 개야. 오션사이드에 사는 가족이 우리가 그녀를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기증했지. 하지만 릴랜드는 이 아이를 돌려보낼 거야.”
창백한 줄을 살핀 스콧은 그것들은 흉터라는 결론을 내렸다.
“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메이스는 호스를 옆으로 치우고는 출입문 쪽에 있는 스콧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상처를 입었어. 거기 흉터들은 수술 자국이야.”
(……) “장난 아니군요.”
“그렇지. 이 아이는 두 발을 맞았어. 릴랜드한테 들은 얘기야. 그래도 자기 핸들러 위에 몸을 얹은 채 그곳을 떠나려고 하지를 않았다는군. 아마 그를 보호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 다른 해병들이 접근하는 것조차 못 하게 막았다더군.”
스콧은 그 저먼 셰퍼드를 응시했다. 메이스와 사육장의 존재가 흐릿해졌다. 그의 귀에 그날 밤의 총성이 들렸다. 자동소총이 마구 쏟아내는 천둥소리와 채찍처럼 탁탁거리는 권총 소리가 뒤이어 들렸다. 그러고 나자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그의 눈과 마주쳤다. 그는 다시 사육장으로 돌아갔다.
스콧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기 전에 목을 가다듬었다.
“저 아이는 그 위험한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거군요.”

p.130
스콧은 그녀를 불렀다. “매기.”
그녀는 그를 힐끔 보더니 다시 건물을 지켜봤다. 그는 매기가 자신에게 반응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매기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로봇이 아니었다. 그녀는 명령을 내리는 그의 속내를 알아보려고 애쓰는 듯했다. 그는 매기의 눈에 감도는 따스한 총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있으면 어떤 느낌일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들은 함께한 지 겨우 24시간밖에 안 된 사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와 같이 있어서 더 편안해하는 기색이었고, 그는 그녀와 함께 있어서 더 편안했다. 묘한 일이었다. 스콧은 매기와 함께하면서 자신이 더 차분해졌다고 느꼈다.
“너는 내 첫 개야.”

p.178
흔한 녹. 시곗줄에 묻은 녹이 옥상에 있는 연철 난간에서 묻은 것인지를 SID가 알아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매기는 시곗줄의 냄새를 맡고, 맡고, 또 맡았다. 이번에 그녀가 보여준 호기심에 스콧은 미소를 지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어떤 놈이 지붕에 있었다는 생각, 아니면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
매기는 머뭇거리다가 스콧의 얼굴을 핥았다. 그녀의 귀는 뒤로 젖혀져 있었고, 따스한 갈색 눈동자는 슬퍼 보였다.
“나도 알아. 나는 제정신이 아니야.”
스콧은 시곗줄을 봉지에 넣고 봉한 다음, 바닥에 큰대자로 누웠다. 어깨가 아팠다. 옆구리가 아팠다. 다리가 아팠다. 머리가 아팠다. 온몸이, 그의 과거가, 그의 미래가 모두 아팠다.
그는 벽에 꽂혀 있는 도면들과 사진들을 올려다봤다. 그것들을 위아래가 뒤집힌 모습으로 봤다. 스테파니의 사진을 응시했다. 스테파니의 시신을 에워싼 흰색 선이 그녀가 누워 있는 피 웅덩이와 대비되면서 더 환하게 두드러졌다. 그는 그녀를 가리켰다.
“내가 가고 있어.”
그는 매기의 등으로 손을 낮췄다. 매기의 따스함이, 그리고 숨 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몸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p.185
그녀는 남자와 눈을 맞췄다. 그의 눈에서 사랑과 인정(認定)을 보았다! 남자는 그녀가 가죽의 냄새를 맡았다는 이유로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매기는 냄새를 다시 맡았다.
“나도 알아. 나는 제정신이 아니야.”
그녀는 냄새들로 코를 가득 채웠다. 남자를 기쁘게 해주면 안전하다는 느낌과 흡족한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그래서 매기는 그의 옆 가까이에 몸을 말고는 잠잘 채비를 했다.
잠시 후에 남자는 그녀 옆에 큰대자로 누웠고, 매기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평온함을 느꼈다.
남자가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했다. 그의 호흡이 일정해지고 심장박동이 느려졌다. 남자는 잠들었다.
매기는 남자의 안정적인 심장박동에 귀를 기울이면서 남자의 온기를 느꼈다. 그러면서 그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그의 냄새로 채우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함께 살고 먹고 놀고 잤다. 그들은 안락함과 활력과 즐거움을 공유했다.
매기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절뚝거리면서 방을 가로질러 남자의 녹색 공을 물었다. 그녀는 그걸 남자에게 가져가 떨어뜨리고는 다시 한번 잠들 채비를 했다.
녹색 공은 남자에게 기쁨을 줬다. 그녀는 남자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그들은 무리였다.

저자소개

로버트 크레이스 ROBERT CRAIS
1954년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태어난 로버트 크레이스는 15세 무렵 레이먼드 챈들러의 『리틀 시스터(The Little Sister)』를 읽고 ‘LA, 창작, 범죄소설’에 인생을 걸겠다고 결심한다. 이십 대 초반, 아마추어 영화를 제작하고 단편소설을 쓰던 그는 1976년 할리우드로 건너가 TV 시리즈 각본가로 변신해 본격적으로 LA를 무대로 활동한다. 「힐 스트리트 블루스(Hill Street Blues)」 각본으로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캐그니와 레이시(Cagney&Lacey)」,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 「L.A. 로(L.A. Law)」 등 여러 인기 드라마를 집필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명성을 뒤로한 채 소설가가 되겠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창작에 몰두했다. 아버지에게서 영감을 얻어 창조한 탐정 ‘엘비스 콜’과 범죄 스릴러 역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평가받는 전직 경찰 ‘조 파이크’를 내세운 『몽키스 레인코트(The Monkey's Raincoat)』로 앤서니상과 마카비티상을 수상하고, 독립 미스터리 서점협회가 선정하는 ‘20세기 100대 인기 미스터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 최고의 범죄 스릴러 작가로 거듭난다. 1999년에 발표한 『L.A. 레퀴엠(L.A. Requiem)』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딜리스상을 수상했고,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에도 노미네이트 되는 등 장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찬사를 받았다. 문학의 수준을 탁월하게 올려놓은 공로로 2006년 ‘로스 맥도널드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42개국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소개

윤철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 전문지에 기사 번역과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L.A. 레퀴엠』, 『마지막 탐정』, 『콘돌의 6일』, 『콘돌의 마지막 날들』, 『히치콕』, 『한나 아렌트의 말』, 『스탠리 큐브릭』,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임스 딘』, 『위대한 영화 1, 2』, 『로저 에버트』, 『알코올의 역사』, 『런던의 역사』, 『지식인의 두 얼굴』, 『에퀴아노의 흥미로운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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