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식탁

인류가 선택한 9가지 식품

문갑순 | 21세기북스 | 2018년 03월 0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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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인류의 역사는 굶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었다”

굶주림을 넘어 풍요의 시대로
인류의 역사를 바꾼 음식과 문명





◎ 도서 소개

“인류의 역사는 굶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었다”

굶주림을 넘어 풍요의 시대로
인류의 역사를 바꾼 음식과 문명

호모 사피엔스는 지금껏 지구에 존재했던 어떤 생물종도 이룩하지 못한 놀라운 문명을 만들어왔다. 그중 가장 놀라운 점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풍요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진화의 고리를 건너 수종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초기 호모종을 거쳐 오늘날 살아남았을까? 그뿐만 아니라 75억이 넘는 인구를 먹여 살리고도 식품이 풍성히 넘치는 사회를 만들었을까?
이 책은 인류가 식품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이야말로 인류의 진화를 이끌고 문명을 발전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전제하에 인류의 생명 유지와 문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9가지 식품을 문명사적 측면에서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와 함께 식량 생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도 함께 커지고 있음을 경고하며 앞으로 다가올 식량 위기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지금도 인류의 식생활을 떠받쳐주고 있는 식품을 분별해낸 초기 농부들의 통찰력에 감탄함과 동시에 식품이 인류의 문명 형성과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인류 진화의 원동력은 음식
인간은 음식 덕분에 우아한 종족이 되었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식품을 섭취하여 영양을 흡수해야만 살 수 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도 음식 환경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렇듯 식품 환경이 진화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던 순간부터 자연에 있던 여러 식품을 맛보고, 생존과 번영에 유리한 식품을 선택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재배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사냥하던 동물이 줄어들자 가축을 키우기 시작했고, 물고기가 사라지자 인공 양식을 통해 곡물 중심의 식생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백질을 보충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인류는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했던 풍족한 식생활 환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인류의 삶은 한 걸음 더 진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인류는 먹거리 덕분에 우아한 종족이 되었다.

인류를 지탱해온 9가지 식품
미래를 지탱할 제2의 노아의 방주

이 책 『사피엔스의 식탁』(21세기북스)은 인류가 좋은 식품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이야말로 인류의 진화를 이끌고 문명사회를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전제하에 인류의 역사를 바꾼 9가지 식품의 이야기를 문명사적 측면에서 재미있게 풀어낸 교양서다.
1부에서는 인류가 지구상에서 번성하고 풍요의 시대를 열기까지의 환경 조건과 적응 과정을 통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여정을 담았다. 자연에서 식품을 채집하고 동물을 사냥하던 초기인류가 농사를 짓고 정착하는 생활을 선택함으로써 문명을 만들어온 여정을 통해 인류 진보의 또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서는 1만 년 가까이 인류와 함께하면서 인류의 문명 형성에 영향을 미친 문명 작물(밀, 쌀, 옥수수), 곡물의 최고 파트너이자 미래 식품으로 인정받는 콩, 하얀 황금이라 불리며 인류의 식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소금, 따분한 식생활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온 향신료와 기호식품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풍요를 이루기 위해 분투해 온 과정을 담았다. 욕구가 클수록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컸던 만큼 가능한 여러 방법들이 동원됐는데, 그 과정이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하다.
3부에서는 식량 생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도 함께 커지고 있음을 경고하며 앞으로 다가올 식량 위기의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야생 종자를 지키는 일이야말로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식물학자 바빌로프가 세운 스발바로국제조자저장고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세계 각 국의 정부와 연구기관, 유전자은행 등에서 보내온 88만여 종의 종자가 보관되어 있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 스발바로국제저장고의 모습을 통해 먼 미래를 내다본 바빌로프의 이상과 인류의 식량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살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지금도 인류의 식생활을 떠받쳐주고 있는 식품을 분별해낸 초기 농부들의 통찰력과 식품이 인류의 문명 형성과 미친 영향, 식량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풍요의 시대에 생각하는
식량의 위기와 인류의 미래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는 “음식은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도외시되고 있다”면서 식품에 대한 세인의 무관심에 의아함을 표현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류가 당면한 식품의 세계는 늘 위기의 연속이었고, 식품은 경배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식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우리는 식품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식품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볍게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인류가 식품을 구하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으면서도 식품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라고 부르며 고귀한 존재라고 믿는 인간이 먹어야한 하는 동물적인 욕구를 애써 무시해온 결과는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확보된 덕분에 인류의 삶이 지금껏 유지된 만큼 음식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고, 그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먹거리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의 인류가 누리고 있는 풍족한 식량 환경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방향으로 식량을 둘러싼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지구를 고갈시키며 이루어온 식량 생산 혁명의 문제점은 이미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식량 위기는 언제든 우리를 위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인류가 식량 생산 방식을 혁명하기 위해 매진하는 동안 우리 삶의 근간인 지구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졌음을 지적하며, 이것이 앞으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나아가 ‘명백히 문제가 많은 현재의 식량 시스템에서 우리는 과연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 ‘현재의 풍요한 식생활 유지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새로운 각성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윤리적 소비, 환경운동, 공정무역 등 지구 환경을 살리고 배고픈 이웃을 구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인류가 키우고 있는 식물종이나 동물종, 해양생물종은 유전적으로 일원화된 데다가 밀집재배 또는 사육 시스템 하에서 관리되고 있는만큼 질병에 취약하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류가 아직 식량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의 식량 전문가들이 닥쳐올 식량 위기를 걱정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먹여 살려야 할 사피엔스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명백한 사실을 기억한다면 ‘제2의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일이 왜 중요하고 시급한지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경제적인 요소의 기본이자 인류의 생명 유지와 문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식품의 역사와 중요성을 깨닫는 동시에 다가올 식량 위기와 식량의 미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책 속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이 체계의 가장 상위에 속하는 존재로서 지금껏 지구에 존재했던 어떤 생물종도 이룩하지 못한 놀라운 문명을 만들어왔다. 그중 가장 놀라운 점은 인류가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풍요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진화의 고리를 건너 수종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초기 호모종을 거쳐 오늘날 살아남았을까? 그뿐만 아니라 현재 75억으로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고도 도처에 식품이 풍성히 넘치는 사회를 만들었을까?

_‘호모 사피엔스, 무엇을 먹고 지구를 정복했나’ 중에서



7만 년 전 한 무리의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레반트 지역에 도착했다. 그들은 그곳에 한동안 머무르며 야생동물을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잡거나 주변의 곡물을 채집하여 먹거리를 장만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일 그들이 만든 나투프문화는 곡물 수확까지 이뤄내 점차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요르단 강 서안의 예리코는 기원전 9000~9500년에 수렵인들이 정착하여 만든 최초의 도시로 여겨진다. 거주민은 약 2,000~3,000명에 이른 듯하며, 기원전 8000년경에는 주민들이 도시 주위에 거대한 성벽을 둘렀다. 이곳 유적에서 재배종의 밀과 보리의 낱알들이 발견되어 당시의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음을 확인됐다. 바야흐로 인류는 정착과 농사라는 대변혁을 시작한 것이다.

_‘인류의 삶에 대혁명을 일으킨 농부의 탄생’ 중에서



인간이 최초로 선택한 곡물은 볏과식물인 밀, 쌀, 옥수수였다. 동양 문명권에서는 쌀이, 유럽 문명권에서는 밀이, 남아메리카 인디언 문명권에서는 옥수수가 대표 곡물로 선택되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어떤 문명권 전체가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삼는 작물을 ‘문명작물’이라고 명명하면서 이것이 해당 지역의 삶과 사회구조를 결정 짓는다고 했다. 브로델의 말처럼 밀, 쌀, 옥수수는 이를 주식으로 삼은 지역민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_‘밀・쌀・옥수수, 문명을 대표하는 3대 작물’ 중에서



감자의 장점을 인정하기까지 인류는 수 세기를 의혹의 눈으로 감자를 바라보았다. 감자의 못생긴 외관을 천시하고 가지과 식물의 미신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신학적인 편견으로 땅속줄기 식물인 감자를 두려워했다. 무엇보다 귀족과 부자들이 감자를 가축이나 하층 계급이 먹는 음식으로 여기자 가난한 사람들도 거부하던 식품이 감자였다. 감자가 걸어온 길, 감자가 바꾸어온 세상을 바라보면 인류가 진보한 역사도 알 수 있다. 감자는 인류가 새로운 식생활 문화의 주역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참고 기다려야 했다.

_‘감자, 악마의 식물이 굶주린 인류의 구원자가 되기까지’ 중에서



인류가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때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지만 세계 각지에서 재배작물 선정이 유사한 패턴으로 이루어졌다. 에너지원으로서의 곡류와 곡류의 단백질 부족을 보완해주는 콩류가 조합된 것이다. 인류가 주식으로 곡류를 선택한 마당에, 만일 콩을 파트너 작물로 선정하지 않았더라면 인류의 생존 가능성은 반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를 알기라도 한 듯 농경생활을 시작한 모든 문명의 발상지에서는 곡류와 콩류의 매치 전략을 실행했다.

_‘콩, 곡물의 최고 파트너, 그리고 우리 민족의 필수 작물’ 중에서



인류가 정착생활을 하면서 곡류를 주식으로 삼자 소금 공급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동물을 사냥해 먹던 수렵 시절에는 동물로부터 염분을 섭취할 수 있었기에 소금 공급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곡류를 주식으로 섭취하면서 소금은 인류가 애타게 찾아 헤매는 생필품 중 하나가 됐다. 생존에 필수적이면서 쉽게 구할 수 없을 때 그 물건의 가치는 치솟기 마련이다. 지금은 흔해 빠진 이 광물 결정을 어째서 하얀 황금으로 여겨졌는지, 소금을 얻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문명화 과정을 알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_‘소금, 문명과 국가를 좌지우지한 하얀 황금’ 중에서



인류가 수렵채집을 할 때 사냥으로 동물성 식품을 구하고 곡류와 덩이줄기식물, 과일류를 채집해 열량 문제를 해결한 식생활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구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강과 바다에는 먹을거리가 넘치도록 풍성했다. 게다가 어로는 동물의 사냥과 달리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하지도 않았고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나설 수 있었으므로 인류는 초기부터 어패류를 섭취하며 식생활의 범위를 넓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상 초기인류의 정착지가 대개 바닷가와 강변이었음이 이를 시사한다. 당시의 주거 유적지에는 패각 화석이 다량 나오는데 생선의 뼈와 여러 가지 어로 도구가 함께 출토되어 선사 시대인의 삶을 조망할 수 있게 한다.

_‘생선, 바다에서 영양과 부를 낚다’ 중에서



인류가 맛에 집착하자 맛이 인류의 역사를 지배하게 됐다. 향신료는 특유의 맛과 향으로 말미암아 인류에게 선택된 그 순간부터 인류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됐고 그로 인해 문명 형성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고고학자들은 석기 시대인들도 이미 음식에 향신료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향신료가 인류사에 화두로 떠오른 것은 중세 유럽이다. 곡류에다 염장 돼지고기와 염장 생선을 주요 식품으로 섭취하던 유럽인들은 식생활의 따분함을 극복하고 식품의 저장성을 늘이기 위한 방편으로 동양에서 오는 향신료를 점차 사용했다. 향신료를 듬뿍 사용한 식탁은 부자와 권력자들의 신분을 상징했고 이들을 따라하고 싶은 대중의 열렬한 욕망의 대상이 됐다. 인류는 이 새로운 식품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한 경쟁에 휩쓸렸는데, 이것이 대항해 시대를 열었고 세기의 향신료 전쟁을 촉발했으며 서양 우위의 세계사를 확실히 고착시켰다.

_‘향신료, 사치품에서 요리의 필수품으로’ 중에서



단맛은 인류가 발전시켜온 가장 기본적인 맛 성분의 하나이자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맛이다. 설탕이 인류의 식탁에 도입되자 인류는 단번에 이 맛에 매료됐다. 설탕에 대한 거대한 욕구는 16~19세기의 인류사를 노예사냥이라는 가장 끔찍한 질곡으로 몰아넣었다. 설탕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의 공업 발전을 위한 자금 축적의 주요 자원이 되었고, 동시에 단일경작에 의해 브라질 동북부 및 카리브제도의 경제를 불구로 만들었으며, 아프리카의 역사적 몰락을 가져오면서 제국주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이에 대한 저항이 남미 해방의 역사의 시작이 되기도 했다. 설탕만큼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자원은 없었다.

_‘설탕, 달콤한 맛에 드리워진 제국주의와 노예사냥의 그림자’ 중에서



콜럼버스에 의해 신대륙이 발견된 후 신구대륙 간의 동식물이 교환되는 ‘콜럼버스의 교환’이 일어나면서 기호 식품이 중요해졌다. 구대륙의 유럽인들은 신대륙에서 건너온 새로운 식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재화를 창출하고자 인류 역사상 가장 열심히 식물을 연구하고 지배하려고 노력했다. 기호음료는 열량을 내거나 영양가 높은 식품은 아니었지만 매혹적인 맛과 향으로 인류를 사로잡았다. 유럽인들은 신대륙에서 건너온 카카오에 매료되었고 중국인들이 즐기는 차를 마시고 싶어 했으며 아랍 세계에서 건너온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것들은 원거리 무역 상품이었고 희소가치가 높아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니었다. 그러나 왕과 귀족들의 화려한 식탁에서 부르주아들에게로 음다 문화가 퍼져 나가자 보통 사람들도 열렬히 이 행렬에 동참하려고 애를 썼다.

_‘차・커피・초콜릿, 뜨겁고 달콤 쌉싸름한 기호식품 쟁탈전’ 중에서



바나나는 비교적 늦게 문명국의 과일로 부상했지만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급격하게 수요가 늘었다. 특히 바나나가 어마어마한 돈벌이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고 생산자인 민중은 수탈의 대상이 되었다. 바나나 거대 기업들이 대량 생산을 위해 상업용 바나나의 품종을 캐번디시종으로 단일화했는데 이 종은 파나마병으로 급속히 죽어가고 있다. 1960년 이전의 주 종이었던 그로 미셸종도 파나마병으로 이미 멸종한 바 있다. 인류는 아직 대체 종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인류는 앞으로 바나나를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를 정도로 현재 바나나 병은 급속도로 세계의 바나나 산지를 위협하고 있다.

_‘바나나, 멸종 위기에 빠진 인기 과일’ 중에서



인류는 위대한 승리를 기뻐하며 먹거리의 미래를 핑크빛으로 바라보아도 좋은 것일까? 인류가 지금껏 식량 증산을 위해 사용했던 참신한 방법들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으며 한계에 다다랐고, 이는 식량 위기를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 우리는 자원의 바탕인 지구를 고갈시키며 여기까지 왔다. 석유와 물 자원을 끌어다 쓰고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이상기후 현상의 폭주를 멈출 수 없게 됐다. 20세기 후반 이래 이어진 풍족한 식생활로 인류는 그동안 늘 당면했던 기근과 배고픔의 고난을 잊은 듯 살고 있다. 배부른 이 시대에 과거의 고난을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난의 시대, 식량 위기의 시대가 우리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_‘풍요의 시대에서 식량 위기를 바라보다’ 중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방향으로 식량을 둘러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인구는 급증하고 기상이변도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인류는 과학혁명, 산업혁명, 녹색혁명 등으로 일컬어지는 혁명적인 상황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왔다. 먹을거리가 충족되지 않아 기아에 시달릴 때는 먹고 살아남는 것 이외의 다른 것으로는 관심을 돌릴 수 없었다. 생명체에게 먹는 것보다 더한 절체절명의 과제는 없다. 그런데 늘어나는 인류를 먹여 살리려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열중하는 사이에 막다른 상황과 마주하고 말았다. 명백히 문제가 많은 현재의 식량 시스템에서 우리는 과연 방향을 바 꿀 수 있을 것인가?

_‘식량 문제를 다르게 풀어가는 여러 방법들’ 중에서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는 북극점에서 1,300킬로미터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의 스피츠베르 겐섬에 건설되어 2008년 2월 28일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세계 각 국의 정부, 연구기관, 유전자은행 등에서 보내온 종자 88만여 종 (세계 중요 작물 종자의 3분의 1)이 지구에 어떤 재앙이 닥쳐도 견딜 수 있도록 보관되고 있다. 이곳을 ‘새로운 노아의 방주’, ‘최후의 날 저장고’로 부르는 이유이다. 각국은 똑같은 씨앗을 먼저 자체의 유전자은행에 안전하게 보관한 다음 만일을 위해 이곳에 씨앗을 보내도록 되어있다. 우리나라도 농촌진흥청 산하의 농업유전자원센터에 국내외 식물 유전자원 27만여 점을 보존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 중 중요 작물 1만 수천 점을 스발바르에도 보관 중이다.

_‘열정적인 야생종자 수집가, 바빌로프’ 중에서

저자소개

이름: 문갑순
약력: 인제대학교 바이오식품과학부 교수식품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식품이 지금도 인류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인류의 역사는 굶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었다는 관점에서 풍요를 이루기 위해 분투해온 인류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 석·박사를 수료하고, 현재 인제대학교 바이오식품과학부 교수로 있다. 식품이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에 관심이 많아 이를 식품의 건강 기능성 연구로 확대, 발전시키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 『나의 사가독서』(2015), 『콩, 내 몸을 살린다』(공저, 2009)가 있다.

목차소개

1부 문명의 탄생과 음식

호모 사피엔스, 무엇을 먹고 지구를 정복했나
오래전 우주와 원시 지구 이야기 | 우주의 필연으로 지구 최초의 생명이 출현하다 | 잃어버린 사슬의 고리를 찾아서 | 고인류 발굴의 명가, 리키 패밀리 | 영장류는 무엇을 먹고 호모 사피엔스가 되었을까? | 현생인류의 첫 번째 조상이 나타나다 | 인류 진화의 원동력은 바로 음식 | 육식 가설 | 비싼 조직 가설 | 요리 가설 | 지구 최강의 포식자가 된 호모 사피엔스

인류의 삶에 대혁명을 일으킨 농부의 탄생
인간은 왜 농사를 짓기 시작했나? |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인류 최초의 농경 | 동물을 사냥하는 대신 가두어 키우다 | 농업,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전파되다 | 비옥한 땅에 건설된 초기 문명사회 | 농부의 탄생은 진보인가 퇴보인가

2부 인류사를 지탱해온 대표 먹을거리들

밀・쌀・옥수수 - 문명을 대표하는 3대 작물
농사에 꼭 필요한 질소원을 확보하라 | 페루에서 벌어진 새똥 전쟁 | 서남아시아에서 미국까지 이어진 밀의 길 |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 동양 문명을 일으킨 작물, 쌀 | 기적의 쌀 IR8과 통일벼의 탄생 | 아메리카 사람들을 먹여 살린 옥수수 | 진화를 거듭하는 하이브리드 옥수수 | 모든 지구인의 삶에는 옥수수가 있다

감자 - 악마의 식물이 굶주린 인류의 구원자가 되기까지
고향 안데스를 떠나 유럽으로 간 감자 | 300년간 악마의 식물로 천대받다 | 프리드리히 대왕의 별명은 감자 대왕이었다 | 감자와 사랑에 빠진 프랑스인 파르망티에 | 아일랜드에 대기근을 불러온 감자 | 피쉬 앤 칩스를 탄생시킨 영국 | 누구나 좋아하는 감자칩을 만든 미국 | 배고픈 이들을 구제한 우리나라의 감자

콩 - 곡물의 최고 파트너, 그리고 우리 민족의 필수 작물
곡류와 콩류은 왜 같이 재배됐을까? | 콩류의 여왕 ‘대두’의 단백질을 주목하라 | 콩의 한민족 유래설을 짚어보다 | 최초로 콩을 발효시켜 먹은 우리 선조 | 동남아시아의 간장에서 유럽의 토마토케첩까지 | 미국에 상륙한 콩의 발자취 | 헨리 포드와 만난 콩, 산업용으로 개발되다 | 20세기, GMO 콩 시대의 개막

소금 – 문명과 국가를 좌지우지한 하얀 황금
모든 동물에게 소금이 필요한 이유 | 고대문명 발상지에는 소금이 있었다 | 1,000년간 베네치아를 번영시킨 소금 | 마르코 폴로의 눈으로 본 중국의 소금 산업 | 중국을 지탱한 소금 전매제 | 국가 경쟁력이 된 하얀 황금 | 우리나라의 전통 소금 ‘자염’ 이야기

생선 – 바다에서 영양과 부를 낚다
초기인류에게 고마운 먹을거리가 되다 | 본격적인 어업의 시작 | 그리스도교와 성스러운 물고기 | 중세 유럽의 청어 잡이 장면 | 네덜란드의 운명을 바꾼 기빙 | 대구는
어떻게 유럽 역사를 뒤흔들었나 | 대구 어장을 찾아 세계로 나가다 | 대구가 유럽인의 신대륙 이주에 미친 영향 | 바다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라

향신료 - 사치품에서 요리의 필수품으로
봉헌물이었던 향신료, 식품이 되다 | 고대의 향신료 전쟁 | 향신료 길 vs 실크로드 | 중세의 따분한 식생활에 더해진 작은 사치 |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로 떠오른 베네치아 | 대항해 시대는 결국 후추가 열었다 | 향신료 전쟁에 앞장선 포르투갈 | 뛰어난 향신료 무역상, 네덜란드 | 향신료 재배의 성공과 열풍의 종말

설탕 – 달콤한 맛에 드리워진 제국주의와 노예사냥의 그림자
사탕수수, 뉴기니에서 인도, 중국으로 전래되다 | 이슬람 상인이 유럽에 가져간 동양의 설탕 | 노예사냥의 시작, 설탕 플랜테이션 | 카리브해를 사탕수수밭으로 만든 콜럼버스 | 유럽 사회, 설탕에 탐닉하다 | 자유를 꿈꾼 설탕 농장의 노예들 | 노예제 폐지로 계약 노동자가 되다 | 새로운 당이 카리브해 설탕을 밀어내다

차・커피・초콜릿 – 뜨겁고 달콤 쌉싸름한 기호 식품 쟁탈전
기호 식품을 처음 접했던 17세기 유럽 풍경 | 커피는 어디서 왔고, 언제부터 마시게 됐을까? | 신비한 커피나무를 훔치거나 얻거나 | 커피하우스와 유럽의 계몽사상 | 영국인의 유별난 홍차 사랑 | 중국으로부터 차나무를 훔쳐라 | 중남미 적도의 신성한 열매 카카오 | 유럽인을 매료시킨 카카오의 맛과 효능 | 초콜릿 음료가 유럽에 대유행하다 | 음료에서 가루형·고체형 초콜릿으로 | 밀턴 허시와 포레스트 마스, 초콜릿 영웅들 | 아프리카로 불붙은 카카오 전쟁 | 거대 기업에 대한 폭로와 소비자 운동

바나나 - 멸종 위기에 빠진 인기 과일
인류는 언제부터 바나나를 먹었나 | 세계로 퍼져나간 바나나의 여정 | 미국인들이 사랑한 바나나 | 악당 기업이 세운 바나나 공화국 | 바나나가 대통령을 쫓아내다니 | 끊임없이 찾아오는 바나나병, 멸종의 예고일까

3부 식량 문제에서 인간의 삶을 읽다

풍요의 시대에서 식량 위기를 바라보다
잘 먹게 되면서 폭발한 세계 인구 |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 위기들 | 단일경작, 녹색혁명이 일으킨 부작용 | 육류 소비의 어둡고 불편한 이면 | 거대해진 식량 유통 시스템과 성인병

식량 문제를 다르게 풀어가는 여러 방법들
유기농 운동 | 로컬푸드 운동 | 공정무역 운동 | 슬로푸드 운동 | 육류의 소비를 줄이면 어떻게 될까? |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 깨어있는 소비자가 되어 윤리적 소비를 하라 | 유전적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

열정적인 야생종자 수집가, 바빌로프
야생종자 수집의 아버지 바빌로프의 일대기 | 인류의 희망,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 | 치열하고 살벌한 세계의 종자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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