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의 왕비

조진태 번역 | 이페이지 | 2017년 09월 2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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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그래, 내일 몇 시에 갈 건가?"
"오전 8시."
두 사람은 이윽고 베이커 거리의 하숙집 앞에 이르렀다. 그때였다. 마 침 지나가던 사람이 인사를 해 왔다.
"안녕하십니까, 셜록 홈즈씨?"
그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걸어가 버렸다. 그는 검고 기다 란 외투를 입은 몸집이 호리호리한 젊은이였다.
"가만 있자, 어디서 들은 듯한 목소린데......."
홈즈는 젊은이가 사라진 어둑어둑한 한길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도망친 새색시
그날 밤, 와트슨은 홈즈와 함께 잤다.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이 커피와 토스트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보헤미아 국왕이 뛰어들어왔다.
"사진은 찾았나?"
국왕은 몹시 서둘러 댔다.
"아직은 찾지 못했 습니다."
"가능성은 있나?"
"물론입니다. 그 일로 아이리인 아드라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그럼 식사를 뒤로 미루고 출발하지."
"마차를 금방 탈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거라면 염려 말게. 내 마차를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국왕 폐하의 마차를 이용하게 되다니, 셜록 홈즈 평생의 영광입니다."
홈즈는 커피를 단숨에 마시고는 재빨리 일어났다.
마차 안에서 홈즈는 보헤미아 국왕에게 은근하게 말했다.
"사실은 아이리인 아드라는 결혼했습니다."
"뭐, 결혼? 언제, 어디서, 누구하고 인가?"
"어제, 세인트 모니커 교회에서 영국인 변호사 노오튼하고 결혼했습니다. 제가 증인이 되었죠."
순간, 보헤미아 국왕의 얼굴에는 안심한 듯한, 그러면서도 맥이 풀린 듯한 기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노오튼이라고? 전혀 모르겠는데. 아이리인이 그런 이름도 없는 사나이하고 결혼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 아이리인은 정말 그 사 나이를 사랑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좋겠습니다만......"
"어째서?"
"앞으로 국왕 폐하께 폐를 끼칠 우려가 없아질테니까요. 필경 폐하에 대해서는 추억만 간직하게 되겠지요."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보헤미아 국왕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아이리인이 미국 태생이 아니고, 유럽의 귀족 출신이기만 했더라면, 난 많은 장애를 무릅쓰고라도 내 왕비로서 맞아들였을 거네. 그 뛰어난 아름다움과 지성으로 아이리인은 누구보다 훌륭한 왕비가 되었을 텐 데....... 결국 그녀는 환상의 왕비였던 거야."
그 말을 끝으로, 국왕은 서펜타인 거리에 닿을 때까지 한 마디도 입 을 떼지 않았다.
이윽고 마차가 브라이어니 별장 앞에서 멈췄다. 홈즈는 현관에 있는 초인종 줄을 당기자 곧 60살쯤 되는 노파가 나타났다. 노파는 홈즈를 보자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셜록 홈즈씨죠?" 하고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먼. 그런데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십나까?"
홈즈는 깜짝 놀라 새삼스럽게 노파를 바라보았다. 노파는 태연한 얼굴로 홈즈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았다.
"아씨께서 이르셨습니다. 당신이 오실 테니, 실례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요."
"그럼 아씨는?"
"정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아씨께서는 오늘 아침 도련님과 함께 채 링크로스발 5시 15분 열차로 외국으로 떠나셨습니다."
"뭐라고요?"
홈즈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그럼 한동안을 돌아오지 못하겠군요."
"한동안 아니라, 두 번 다시 영국에는 돌아오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말없이 서 있던 보헤미아 국왕이 말했다.
"그럼 사진은? 편지는?" 하고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
노파가 미처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홈즈는 노파를 밀치고 거실로 뛰어들었다.
어제 그토록 깔끔하던 거실은 마치 하루 사이에 도둑이라도 들어왔던 것처럼 어질러져 있었다. 서랍이란 서랍은 모두 열려 있었고, 바닥엔 옷가지가 흐트러져 있었다.
"무척 서둘러 도망쳤군."

저자소개

조진태
언론 출판인, 작가
JDA 뉴스 편집장, 구민군출판 대표작가

목차소개

제1편 유럽의 위기
제2편 환상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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