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나폴레옹

조진태 번역 | 이페이지 | 2017년 09월 0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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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다음날 저녁에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범인의 신상에 대한 자세한 보고를 가지고 왔다.
이름은 베포, 성은 아직도 모름. 이탈리아인 들의 거리에서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불량배이다. 본디 그는 솜씨가 좋은 조각가였으나 어쩌다가 나쁜 길로 빠져서 경범죄로 한 차례, 동료를 찌른 죄로 한 차례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영어는 잘하지만 절대로 입을 열지 않으므로 흉상을 부순 까닭은 아직 모르고 있다.
이 남자가 겔더 상회의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으므로 그 흉상들은 어쩌면 자기가 만든 물건인지도 모른다고 경찰이 짐작하고 있는 정도이다. 홈즈는 벌써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홈즈는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몹시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홈즈가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시뻘건 얼굴에 턱수염이 희끗 희끗한 그 손님은 기차 때문에 늦었다고 변명하면서 낡고 큼직한 여행 가방을 탁자 위에 놓았다. 그런데 그의 가방에서 나온 물건은 놀랍게도 나폴레옹 흉상이었다. 이것은 전혀 흠이 없는 완전한 흉상이었다. 홈즈는 10파운드를 주고 그 사람에게 그 흉상을 산 다음, 영수증에 서명을 받고 나서 돌려보냈다.
그 다음에, 홈즈는 이상한 행동을 했다. 하얀 보자기를 탁자 위에 깔고 나폴레옹 흉상을 그 위에 얹어 놓은 다음, 사냥용 채찍으로 세게 내리친 것이다. 나폴레옹 석고상은 순식간에 부서지면서 하얀 석고 조각이 보자기 위로 우르르 떨어졌다. 홈즈는 그 조각 하나하나를 뚫어지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잠시 뒤에, 홈즈는 무슨 소리를 지르면서 조각 하나를 높이 쳐들어 보였다. 그 하얀 석고 조각 속에는 푸딩에 들어 있는 건포도처럼 검고 둥근 것이 박혀 있었다.
"여러분!보르지아 집안의 그 유명한 흑진주를 보십시오!"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나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서는 열심히 박수를 보냈다. 홈즈는 창백한 얼굴을 좀 붉히면서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는 배우처럼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였다.
"여러분!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주입니다. 나는 데이크리 호텔에 묵었던 이탈이아의 캘로나 공작의 침실에서 없어진 이 진주가 스텝니 구에 있는 겔더 상회의 공장에서 만든 6개의 나폴레옹 흉상 가운데 마지막 하나, 즉 이 흉상 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 이 흑진주가 도난당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나도 실은 그때 사건을 의뢰받았으나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공작 부인의 하녀였던 이탈리아 여자에게 혐의가 있으며, 그녀의 오빠가 런던에 있다는 사실까지는 알았으나 두 사람 사이에 연락이 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흐지부지 끝나 버렸습니다. 그 하녀의 이름은 루크레치아 베누치입니다. 나는 그저께 밤에 죽은 피에트로 베누치가 바로 그녀의 오빠가 틀림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신문을 읽어 보았더니 진주가 없어진 것은 베포가 동료를 찌르고 체포되기 이틀 전이었습니다. 그때, 베포는 경찰에 쫓기다가 나폴레옹 흉상을 만들고 있는 공장 안으로 들어갔던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때, 베포가 진주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베포가 피에트로에게 빼앗은 것인지, 또는 이 두 사람이 처음부터 한패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피에트로 누이동생의 부탁을 받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자소개

조진태
언론출판인, 작가
JDA뉴스 필진, 구민군 출판 대표작가

목차소개

1.정신 병자의 짓인가?
2. 이상한 살인
3. 나폴레옹 흉상의 출처
4.드디어 붙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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