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집 (PDF)

이야기별사탕 08

​글 임정진 / 그림 지경애 | 도서출판 키다리 | 2017년 06월 26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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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찬바람 휘몰아치는 겨울, 이글대며 타오르는 연탄불 갈던 풍경!
연탄의 온기와 이웃 사랑으로 추위를 이겨 냈던 이야기!


60년대 이후 산업화 시대 우리네 삶과 생활을 뒤돌아본다.
함께 추억을 나누고, 어른과 어린이가 소통하는 그림책 <이야기별사탕>

시대가 바뀔수록 생활 모습은 달라진다. 지금의 모습과 10년 전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의 생활도 달라지고, 부모 세대의 생활도 점점 변화한다. 각각의 세대는 저마다의 시대와 생활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추억하는 바도 다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옛날 옛날에~, 엄마 아빠가 어렸을 적에~’ 하고 이야기를 하는 대상이나 모습은 우리가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와 또 많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현재가 과거가 되어가면서, 현재의 모습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나와 우리 이웃이 살아온 모습을 복원하고, 추억하는 것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잇고, 세대를 있는 잇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개개인마다의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닐까? 30대든, 40대든 아니면 더 나가서 50대, 60대든 어른들의 어린 시절은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 줄 ‘새로운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그것이 비록 호랑이 담배피던 정말 옛날이야기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어른들이 유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록될 생활사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소통이다. 이 소통은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음 세대, 또 다음 세대의 모습들을 기록하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 필요하다. <이야기별사탕>은 60년대 이후 산업화 시대의 우리네 생활모습을 배경으로, 나와 가족, 우리 이웃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부모와 함께 읽고 소통하는 생활문화 그림책이다. <이야기별사탕>에서는 내가 살던 우리 동네 골목, 각각의 집에서 있었던, 또는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통해 이웃의 모습을 돌아보고 추억을 기록하고자 한다.

연탄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나?
2017년 현재, 대한민국 어디서도 이제는 연탄 가게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연탄은 도시든 시골이든 주요한 난방 연료였다. 특히 서민들에게는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만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월동준비 중 하나였다. 마당에 묻은 김장독에 김치를 그득 채우고, 광에 연탄을 들이고 나서야 주부들은 겨우살이 준비를 마치고 마음 편히 다리 펴고 잠들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연탄은 편한 연료는 아니었다. 연탄 한 장은 보통 8시간 정도 탄다. 그러다보니 예닐곱 시간마다 새 연탄으로 갈아주어야 했다. 그 시간을 놓치면 꼼짝없이 연탄불은 꺼지고 새 연탄에 다시 불을 붙이는 일은 고역이었다. 연탄은 석탄 중에서도 무연탄으로 만들었는데, 무연탄은 연기도 나지 않고, 한 번 불이 붙으면 화력도 좋았지만 불을 붙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도 연탄이 서민들의 중요한 연료가 된 것은 무엇보다도 가격이 쌌기 때문이다. 살림이 녹녹치 않았던 서민들에게는 연탄값조차 부담이었다. 가난한 도시민들이 모여 살았던 대도시 산동네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더욱이 비탈진 곳으로 연탄을 실어 나르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연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두려움은 사람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는 연탄가스였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연탄가스 중독 사건이 심심찮게 뉴스가 되던 시절이었다.

순이네 연탄집은 우리들의 자화상
70년대에 광부는 대한민국의 고도 산업화 과정에서 매우 상징적인 직업이다. 기술도 자본도 없던 시절, 우리가 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일 중에 하나는 지하에 묻힌 자원을 캐내는 일이었다. 그래도 도회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탄을 사용하여 연탄이 잘 팔리던 시절, 탄광촌은 넉넉한 편이었다. 하지만 땅속 수백 미터 갱도에서 탄을 캐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임이 틀림이 없다. 거기다가 갱도가 무너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누군가는 주검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는,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연탄을 대체하는 정부의 연료 정책은 많은 탄광회사들을 문 닫게 했다. 광부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 도회지로 몰려들었다. 비단 이것은 탄광촌만의 일은 아니었다. 시골과 지방에 살던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었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은 쉬 달성되지 않았다. 경쟁 심한 서울살이는 팍팍했다. 그래도 어렵고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이웃 간의 정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동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2017년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7~80년대는 인간미가 넘치는 시대였음이 분명하다.
『연탄집』의 주인공 순이는 연탄 가겟집 첫째 딸이다. 탄광에서 살던 순이네 가족은, 탄광의 갱도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로 아빠가 다리를 다치게 되어 서울의 산동네로 이사를 온다. 땅속 깊은 갱도 속에서 일하던 아빠가 서울서는 넥타이 매고 양복 입는 직장에서 일하길 바랐지만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아빠는 더 이상 탄 캐는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순이와 그 동생들은 연탄집 딸들이 되었다.
순이네 서울살이는 탄광촌에서보다 훨씬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울로 이사 오고 순이는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연탄 배달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하여 두 동생을 돌봐야 했고, 연탄불을 꺼지지 않게 보살피는 일도 맡아야 했다. 영순이는 부모님들에게는 든든한 큰 딸이었을 것이고, 동생들에게는 엄마만큼이나 큰 의지처가 됐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10살이 넘으면 응석부리는 어린이가 아닌 세상을 알만한 나이였다.
서울서는 널어놓은 빨래에 검댕이 묻지 않아 좋았지만 탄광촌에서처럼 친구 사귀기 어려운 점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은 탄광촌 사택단지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가끔 영순이는 아빠의 배달일도 도왔다. 연탄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산동네 이곳저곳 연탄 배달을 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힘들다고 연탄 배달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난해서 넉넉하게 연탄을 들이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외상으로 연탄을 주는 일도 많았을 것이다. 산동네 꼭대기에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연탄은 겨울철,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연탄이 떨어지기 전에, 당장 돈을 받지 못해도 배달을 해야 하는 이유였을 것이다.
연탄 한 장의 따뜻함은 이웃 사랑의 온도와 마찬가지였다. 아마 이때부터 연탄은 이웃 사랑의 상징이 되었을 것이다. 복덕방집 할아버지도 미장원 아줌마도 모두가 순이네 연탄집 단골들이다. 순이는 매일 기도했다, 순이네 집 연탄을 때는 사람들에게 연탄가스 사고가 나지 않기를. 대보름날 연탄불에 고기와 생선을 굽는 소박한 잔치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풍경이 된다.

저자소개

글 임정진
잡지 기자, 방송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동화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계몽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동화 창작 강의를 하고 여러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스토리텔러로 국제 무대에 나가기도 합니다. 청소년 소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지붕 낮은 집』, 동화 『나보다 작은 형』, 『땅끝마을 구름이 버스』, 『바우덕이』, 『겁쟁이 늑대 칸』, 『상어를 사랑한 인어 공주』, 그림책으로 『다리미야 세상을 주름 잡아라』, 『내 친구 까까머리』, 『우리 우리 설날은』 등을 썼습니다.

그림 지경애
먹과 화선지가 좋아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마음에 찡한 울림을 주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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