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최정원 | 초록인 | 2016년 12월 1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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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 줄거리 ※

까마득한 옛날,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던 그 아득한 시대를 선천이라고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여덟 가지 음이 하늘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음과 소리의 떨림이 거듭될 때마다 그 힘으로 하늘에는 별무리가 하나 둘 나타났고, 이 소리가 서로 뒤섞이면서 세상의 중심인 실달(實達)이 생겨났다. 실달의 위에는 기(氣)운이 뭉쳐서 뒤덮인 허달(虛達)이 있었고, 허달과 나란히 대성(大城)이 나타났다. 이 모든 기운을 받아 마고(麻姑)라는 신이 태어났다.
짐세가 끝나 갈 무렵 마고는 혼자서 궁희와 소희라는 두 딸을 낳아 세상을 채우고 있는 다섯 가지 음(五音)과 일곱 가지 음조(七調)를 맡게 했다. 그러자 대성 안의 땅에서 젖이 흘러넘치는 샘이 솟아났다. 이것을 지유(地乳)라고 한다. 지유가 넘쳐흐르자 두 딸 궁희와 소희는 겨드랑이를 열어 각각 네 명의 천인?천녀를 낳았다. 두 여신은 천인들에게는 율(律)을 천녀들에게는 려(呂)를 맡게 했다. 이렇게 율려가 부활하게 되어 소리가 어울림(響象)을 이루게 되자 성(聲)과 음(音)이 섞이게 되었다. 이제 마고는 실달에 있는 커다란 성을 끌어당겨서 물로 가득 찬 천수 지역으로 내려오게 했다. 그러자 이 대성에서 엄청난 기운이 뻗어 나왔고 그 기운은 물 위를 뒤덮었다. 이 기운으로 실달이 평평해지면서 물 가운데에서 땅이 솟아올랐다. 땅과 바다가 나란히 달려 나가면서 산맥과 강줄기가 널리널리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만들어지던 이 시대에는 때로 물이 변해서 땅이 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밀고 당기고 겹치면서 기(氣)운과 열(火)기가 서로 섞였고 그 힘으로 인해 빛이 생겼다. 빛은 밤과 낮, 사계절이 나뉘는 원인이 되었다. 빛과 어둠, 계절이 생기면서 비로소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자 세상에는 온갖 풀과 나무, 길짐승과 날짐승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천인(天人) 넷과 천녀(天女) 넷은 만물이 가진 음의 성질에 따라서 각각 온 세상을 흙[토(土)], 물[수(水)], 공기[기(氣)], 불[화(火)]로 나누어 다스렸다. 여신 마고는 흙을 맡은 천인?천녀들은 황(黃)이라고 하고 물 기운을 맡은 천인?천녀들을 청(靑)이라고 불렀다. 황과 청은 하늘로 올라가 각자 궁(穹)을 지어 머물면서 자신들이 맡은 일을 하게 되었다. 대기(大氣)를 맡은 천인과 천녀를 백(白)이라고 이름 짓고 불기운을 맡은 천인?천녀들은 흑(黑)이라고 해서 각자 땅[대지(大地)]에서 집[소(巢)]을 짓고 살면서 본분을 다해 나가도록 했다. 이때부터 황궁, 청궁, 백소, 흑소를 항상 이름에 붙여 성(姓)씨로 삼았다. (……)
이 평화롭던 마고성에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지유가 부족해졌다. 지소 씨는 하늘을 꾸미기 위해 기르던 포도나무의 열매를 지유 대신 먹었고 그로 인해 날카로운 이빨이 생겨났다. 지유를 마시지 않고 포도를 먹은 사람들은 차차 성격이 날카로워져 거짓된 행동과 싸움을 일삼다가 마고여신에 의해 쫓겨나게 된다. 분란의 책임을 지고 네 성씨는 모두 제 갈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고 마고연신과 함께 하늘을 지키던 궁희 소희 두 딸과 그 후손 몇몇, 선녀들이 지키는 마고대성에 어느새 땅 위에서 번식하여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단군일행이 찾아와 마고대성을 차지한다. 그들과 싸우다 상처를 입고 땅으로 몸을 숨긴 마고와 두 딸 궁희 소희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기술을 가르쳤으나 세상에서 권력을 차지한 사람들이 신의 능력을 가진 그들에게서 힘을 빼앗기 위해 모함을 하곤 한다. 사람들은 그녀들을 마귀할멈, 구미호 등으로 부르면서 그들이 가진 능력과 재물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된다. 이에 마고할미와 그 딸들은 다시 옛날의 풍요롭던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데… 이 이후의 이야기는 최정원이 마고계열 신화들을 모두 찾아 연구하고 빈 곳은 창작하여 해설하며 보여주는 『마고할미』의 세계로 직접 들어가 보자.


※ 책속으로 ※

그동안 우주의 기를 뭉쳐 옥구슬을 빚느라 기력을 모두 써 버린 마고는 비로소 쉬려고 침실로 들어갔다. 궁희와 소희는 후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빨리 보고 싶어 마고가 잠이 든 사이 황궁씨들이 살던 남쪽 자리에 빨강 옥구슬을 놓았다. 동쪽의 청궁씨 성에는 파랑 옥구슬을, 서쪽을 향한 백소씨 성에는 하양 옥구슬, 북쪽을 바라보는 흑소씨 성에는 까망 옥구슬을 가져다 놓았다. 옥구슬에서 쏟아져 나온 밝은 빛이 까마득한 땅 위를 비추었다. 노랑 황옥 구슬을 마고 대성 한가운데에 올려놓으니 동서남북에서 비친 빛들이 모여 눈부신 흰빛을 내며 그동안 성을 뒤덮고 있던 어두운 기운을 몰아냈다. 옥구슬을 들여다보았다. 반듯한 돌담들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 소나무로 대들보를 세우고 황금빛 흙으로 벽을 발라 노란 이엉을 얹은 아담한 집들이 가득하다. 한가로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집마다 어린 아이들이 골목으로 나와 제기를 차거나 굴렁쇠를 돌리며 놀았다. 반듯반듯 갈아 놓은 땅에서는 나무로 갈퀴나 호미를 만들어 논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때로 저희가 살던 마고 대성을 그리워하는 듯 손을 들어 얼굴에 그늘을 만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갈아 놓은 땅에 볍씨와 배추 씨 등 곡식과 푸성귀의 씨를 뿌렸다. 어느새 흰머리에 허리가 굽은 사람들은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땅은 갈아 놓았는데 하늘이 비를 주시려나.”
사람들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옛날 옛적 마고 할머니 시절에 땅에는 젖이 넘쳤다네. 시기도 싸움도 없었으니 죽음 역시 세상에 없었다네.”
한 사람이 흥얼거리면 듣고 있던 사람들이,
“에헤이, 헤이여어 어여로 상사뒤이요오!”
하면서 뒤를 이었다. 구슬픈 노랫가락에 소희와 궁희의 눈에 눈물이 어렸다. 사랑하는 아들딸들이 자손을 이끌고 떠나던 날의 아픔이 밀려왔다.
노래 몇 가락에 힘든 일이 끝나자 사람들은 두 손을 모으고 하늘을 향해 빌었다.
“하늘이시여, 마고 할머님이시여. 우리에게 비를 내려 주옵소서. 강이 넘치게 주지 마시옵고 들판에 곡식이 넘치게 내려 주옵소서.”

*******

풍백이 앞으로 나서 한 무릎을 땅에 꿇고 말했다.
“지금 저들을 치소서! 아무도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게 하소서! 황금강 무리들이 저기에 섞이면 손쓸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환은 아무 말 없이 두 손 사이에 머리를 묻었다.
‘이곳 백성들을 바르고 어질게 잘 다스려서 하늘의 뜻에 맞는 나라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그들이 충심으로 감탄해 따르게 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 장차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어미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자식처럼 매달리고 안길 수 있는, 마고처럼 넉넉한 인품을 가진 어미가…….’
이렇게 생각한 환이 말했다.
“모두 물러가 있거라.”
환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만든 한어머니 마고에게 안기는 기쁨에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쪽으로 몰려갈 것이다. 백성이 없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까…….’
걱정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하늘을 떠난 사람들이 어떤 족속인지, 어떻게 다스려야 양의 껍질을 벗어던지지 않는지 이 순박한 어머니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더러워진 인간의 속성을 잘 파악해 베풀 것은 베풀고 금할 것은 엄한 벌로 다스린 결과 환이 이 땅을 통치하는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하늘에서 온 순진한 여신들은 깨닫지 못했다. 그는 시름에 잠겼다. 선한 사람도 있지만 악한 사람도 그만큼 있는 곳이 바로 땅의 나라, 이 세상의 이치인데 인간 본성이 선하다고 믿는 마고가 그것을 장차 어떻게 다룰지 그로서는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니었다. 환은 신하들을 멀리하고 보름달이 차오르고 다시 이지러지도록 그대로 깊은 시름에 잠겨 보냈다.

“형님, 이대로 두실 거요? 내가 다스리는 땅에서는 마고성이 천국이라고 난리가 났소. 왕자님께서 어찌하시건 나는 허락 없이 남쪽 땅으로 가는 것을 금지시켰소.”
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찬가지일세. 왕자님은 이상주의자시지. 마고 대성에서 전투할 때 기억나지? 그때 어떻게 하셨는지 보게. 왕자님 체면도 살리고 기강도 세우고! 나중에 꾸중을 들을지도 모르니 그 할망구와 직접 싸우는 건 피해야 하네. 우리가 가서 배반자들을 치세.”
우사와 운사는 풍백을 불렀다. 그리고 환 왕자 몰래 몸이 날랜 싸알애비 정예 군단 모두루를 이끌고 마고성으로 진군했다.

마고성의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들더니 순식간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빈손으로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위해 산비탈 땅을 갈아 밭을 만들어 주던 마고는 일손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자소개

※ 최정원 약력 ※

이화여자대학교 문리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불어불문학과 석사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비교문학과 박사
현재 출판기획 초록인 대표. 대진대학교 겸임교수,
동화 작가 평론가 소설가.

중편 동화 <꿈꽃>으로 등단(1987년 중앙일보, 등단 이름, 최창숙)
제2회 MBC동화대상: <다섯 그루의 라일락>으로 장편 부문에서 수상(1994년)


※ 지은책 ※
-그림동화
<달님과 꽃시계>(가나출판사) <바다 밑에 뜨는 별> 등

-청소년 소설
한국 신화 시리즈: 설화를 모티프로 한 여신시리즈의 창작동화가 있고(<바리공주>, <내 복에 산다 감은장 아기>,) 2005년부터는 영림카디널에서 편찬한 <창세가>, <나무도령>, <마고할미> 등을 시작으로 한국 신화 재창작 시리즈를 계속 편찬하는 중이다.

-웹소설 연재
현재 교보문고, 북큐브, 리디북스 등에 판타지 소설 <<악마의 도서관>> 연재 중
2014년부터 허니앤파이(www.honeynpie.com)에 <저승도>, <카니발의 아침> 등 연재

-역사 장편 소설
<조인(상)>, <조인(하)>
청소년 소설: <버둑할망 돔박수월>, <나라를 구한 칠뱅이> 엽록소 인간 시리즈 <클론> 등

-번역서
<인생을 축제로 이끄는 마음의 로드맵>, <세상을 살린 10명의 용기 있는 사람들>


현재, 출판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만들어 주는 출판기획회사 초록인을 운영하고 있다.


※ 출판기획 초록인 ※
초록인 에서는 현재 OSMU 콘텐츠(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UCC영상 등)에 필요한 음악 작곡 및 편곡 등의 서비스, 문화콘텐츠의 디자인 및 공예품과 결합한 문화상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목차소개

머리말
1. 지난 일들 / 2. 세상을 비추는 옥구슬 / 3. 마고 대성이 땅에서 멀어진 이후 /
4. 마고 대성의 전투와 하늘을 떠나는 할미들 / 5. 수궁의 주인, 하백 /
6. 유랑의 길 떠나는 할미들 / 7. 마고족의 나라 / 8. 마고성과 치우성의 전쟁 /
9. 옥황상제와 마귀할멈 / 10. 탐라의 마고, 설문대 할망 / 11. 지유 샘과 오백 나한 /
12. 마고할미의 다른 이름, 개양 할미 / 13. 마고할미의 다른 이름, 노고 할미 /
14. 서구 할미가 된 소희 / 15. 천출 효자 최진후 / 16. 누가 할미를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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