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씨전
도서정보 : 이광수 | 2021-06-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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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 그에게도 명씨가 없을 리는 없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의 이름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뿐이다.
이미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니, 그의 고향을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가 조선 사람이었던 것만 알면 그만이다.
그-무영씨인 그를 편의상 A라고 부르자.
A가 열일곱 살 되던 해에 그의 고향을 뛰어난 것은 까닭이 있다-. 아버지가 애매한 죄에 몰려서 감사 모에게 갖은 악형을 당하고, 수천석 타작하던 재산의 대부분을 빼앗긴 것을 알게 되매, 분을 참지 못한 것이었다.
그때에는 나라 정사가 어지러워서 당시 정권을 잡았던 M씨 일족이 감사요, 목사요 하고 전국에 좋은 벼슬을 다 차지해 가지고 양민을 잡아들여서는 재물을 빼앗기를 업을 삼을 때다. 서울에 큼직만한 집의 기왓장이 이렇게 빼앗아 올린 양민의 피 아닌 것이 얼마나 되나, A는 일본으로 뛰어가서 얼마 동안 준비를 해가지고 동경의 육군 사관 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때 육군사관학교에는 A밖에 B,C,D,E,F의 무명씨들이 십여 인이나 유학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개 나이가 비등하고 또 일본에 온 동기도 대동소이하였다. 지금은 비록 천하를 말하고 국가를 논하지마는, 애초에 집을 떠난 동기는 대개는 권문세가에 원통한 일을 당한 집 자재로서, 한 번 톡톡히 원수를 갚고 설치를 하자는 것이었다.
B는 양반에게 선산을 빼앗겼고, C는 그 아버지가 양반에게 수모를 당하였고, D는 그 아버지가 양반에게 재산을 빼앗겼고 등등.
그러나 그들이 육군 사관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일본군인의 의기와 애국심을 보고는 처음 오던 조그마한 동기를 버리고 천하, 국가를 경륜하고 큰 뜻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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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도서정보 : 신채호 | 2021-06-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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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일이‘이해(利害)’만 있고 ‘시비(是非)’는 없나니 시비를 논란하는 자는 오유(?儒) 속사(俗士)의 업(業)이니라.
어찌해 그렇다 하느냐.
대개 인류는 생존하는 이외에 다른 목적이 없는 것이라, 생존에 부합하는 것은 이(利)라 하며, 생존에 반대되는 것은 해(害)라 하여, 이해의 권형(權衡)으로 온갖 논설이 생길새, 인류에 이되는 것은 선(善)이라 하며, 해되는 것은 악(惡)이라 하며, 이되는 것은 정(正)라 하며, 해되는 것은 사(邪)라 하며, 복혜안영(福慧安榮)으로 우리에게 이를 주신 이는 우리가 이를 성인(聖人)이라 높이며, 화패흉얼(禍敗凶孼)로 우리에게 해를 끼친 이는 우리가 이를 소인(小人)이라 이름하며, 밭을 갈며 짐을 실어 우리를 이케 하는 우마는 우리가 이를 양축(良畜)이라 하여 사랑하며, 사람을 먹으며 가축을 해하여 우리를 불안케 하는 호랑(虎狼)은 이를 독수(毒獸)라 하여 싫어하나니, 차호라, 윤리·도덕·종교·정치·풍속·습관 모든 것이 모두 ‘이해’ 2자 밑에서 비평을 하는 것이다.
시비가 어디 있느냐! 시비가 어디 있느냐! 시비가 어디 있느냐!
만일 ‘시비’가 있다 하면 이는 ‘이해’의 별명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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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06-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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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손은 요사이 울적한 마음에 닭시중도 게을리하게 되었다. 그 알뜰히 기르던 닭들이 도무지 눈에도 들지 않으며 마음을 당기지 못하였다. 모이는새로에 뜰 앞을 어른거리는 꼴을 보면 나뭇개비를 집어 들게 되었다. 치우지 않은 우리 속은 지저분하기 짝없다.
두 마리를 팔면 한 달 수업료가 된다. 우리 안의 수효가 차차 줄어짐이 그다지 애틋한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제때 가질 운명을 못 가지고 우리 안을 헤매는 한 달 동안의 운명을 벗어난 두 마리의 꼴이 눈에 거슬렸다. 학교에 안 가는 그 한 달 수업료가 늘려진 것이다.
그 두 마리 중에서도 못난 한 마리의 수탉―---가장 초라한 꼴이었다. 허울이 변변치 못한 위에 이웃집 닭과 싸우면 판판이 졌다. 물어 뜯긴 맨드라미에는 언제 보아도 피가 새로이 흘러 있다. 거적눈인데다 한쪽 다리를 전다. 죽지의 깃이 가지런하지 못하고 꼬리조차 짧았다. 어떤 때는 암탉에게까지 쫓겼다. 수탉 구실을 못 하는 수탉이 보기에도 민망하였으나 요사이 와서는 민망한 정도를 넘어 보기 싫은 것이었다. 더구나 한 달의 운명을 우리 안에 더 붙이게 된 것이 을손에게는 밉살스럽고 흉측스럽게 보일 뿐이었다.
학교에 못 가는 마음이 몹시 답답하였다.
능금을 따고 낙원을 쫓기운 것은 전설이나, 능금을 따다 학원을 쫓기운 것은 현실이다.
농장의 능금은 금단의 과실이었다.
을손들은 그 율칙을 어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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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벗에게
도서정보 : 이광수 | 2021-06-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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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청춘>지에 발표된 서간체 형식의 단편소설으로, 이광수의 동경 유학 시절의 갈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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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빛 사이
도서정보 : 사나모토 | 2021-06-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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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누군가가 보였다. 무척 마르고 외로워 보이는 노인이었다. 햇빛은 바위 위의 그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그리고 인호는 그에게 다가갔고, 그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그는 뒤를 돌자마자 인호에게 물었다.
“사람은 왜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할까?”
“같은 것을 기억하고, 같은 기억 속에 존재하던 사람이 사라졌으니까요.”
“사람은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
“죽음은 두렵지 않아요. 추억도, 이 세상에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것에 얽매일 필요 없어요. 중요한 것을 모르고 살아오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간 거예요.”
인호는 그에게 유리병 하나를 건넸다.
“여기에 추억을 담아요.”
인호가 말하자 그는 그 유리병에 기억과 추억을 담았다.
“뚜껑도 닫아요. 그 추억들은 중요한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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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시 10분
도서정보 : 최종림 | 2021-06-1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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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시 10분』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부분에서 뉴크리에이터 상을 받은 최종림의 영화 소설이다. 몇 년 전 미국의 100달러 지폐가 바뀐 계기가 된 ‘슈퍼노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 소설이기도 하다. 그 당시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던 북한 인쇄 기술자의 망명 사건을 바탕으로, 그를 둘러싼 북한, 미국, 러시아와 한국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동료의 배신, 러시아 여성과의 애틋한 로맨스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구매가격 : 10,000 원
붉은 마스크
도서정보 : 설재인 | 2021-06-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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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다. 그 시험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줄은.”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폭풍 같은 하이퍼리얼리즘 재난 소설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붉은 마스크》는 외고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하다 사표를 낸 후 3년간 두 권의 소설집과 장편, 에세이집까지 출간하며 폭풍처럼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온 국민이 숨을 죽여야만 하는 수능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원인 모를 전염병, 이제 세상은 붉은 마스크를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멸망을 향해 끝나지 않을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작가는 장르적 문법에 따르는 대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에 주목해 코로나가 강타한 교육 현장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아프게 후벼 파고, 악착같이 드러낸다.
“변신과 함께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핏빛 내시경, 아프고 아름답다!”
? 김창규, 소설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종말 그 자체, 근래에 읽은 재난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
? 천선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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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2
도서정보 : 늘보 | 2021-06-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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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에 서 있던 한 아이, 교통사고, 경찰서, 참고인…. 상혁에게는 피곤한 하루다.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쓰고 나오던 중 타임머신이 개발됐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인큐베이터, 웜홀, 인공지능 시몬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쏟아진다. 상혁은 지친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하고, 문을 열자마자 어떤 검은 형체가 그를 덮쳐 공격하기 시작한다. 몸싸움 끝에 드러난 침입자의 정체. 그런데 상혁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마치 또 다른 자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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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만든 사람
도서정보 : 최은미 | 2021-06-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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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광포하고 쓸쓸한 소용돌이로 휘몰아치는 최은미 소설세계의 눈부신 분기점
정제된 문장을 차분히 쌓아올려 단숨에 폭발적인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가 최은미가 자신의 작품세계에 눈부신 분기점이 될 세번째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을 선보인다. “이후의 한국문학을 위한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는 평과 함께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여기 우리 마주」와 젊은작가상 수상과 더불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발표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눈으로 만든 사람」을 비롯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쓰인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 『아홉번째 파도』를 통해 끊임없는 문학적 확장을 이루어낸 작가가 마침내 ‘최은미 스타일’이라고 부를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결과물이다. “일어났다 사라지고, 솟아났다 흩어지고, 눌리고, 찌그러지고, 터져나와 천장에 파편처럼 박혀버린 모든 감정, 말들, 욕과 사랑, 애원과 멸시, 체념, 기대, 자책과 비명”(「보내는 이」)을 끄집어내어 우리 안에서 휘몰아치는 아름답고 광포하고 쓸쓸한 소용돌이를 선명하게 그려내는 것. 『눈으로 만든 사람』은 그 소용돌이에 새겨진 독창적인 무늬로 빛나는, 2020년대 한국문학을 이야기할 때 첫머리에 놓이게 될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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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도서정보 : 이미륵 | 2021-06-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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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의 자전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나’는 선비이자 지주인 집안에서 사촌 수암과 함께 뛰어놀고 한학을 공부하며, 누이들과 구월이 등 식구들과도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다. 그러다가 마을까지 일본 사람과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고, 아버지의 권유로 신식 학교에 가게 된다. 이곳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나’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고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새로운 학문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아버지께 단어 하나라도 더 전해 드리려면 한시도 주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 경술국치가 일어나고 갑자기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마는데…….
구매가격 : 7,7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