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새
도서정보 : 이정용 은강 시인 | 2020-04-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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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의 부드럽고 고운 자유로움 속에서 온갖 아름다움 있는 사랑함과
평등함과 평화로움에의 진정의 꽃과 같은 화사함과 기쁨의 날들로 온통
마음 물결쳐가는 인생 삶이 되어졌으면 하는 희망감에 젖어봅니다.
호수 물처럼 마음 잔잔하고 창공처럼 푸르름의 맑고 밝은 사회 정원들로
꿈들 꾸며지기를 우리는 모두가 바램하고 기대하면서 살게 됩니다.
저 높이 날면서 활짝 펴든 은빛 날개로 무언의 말들하는 화사한 곡예사들 모습 보입니다.
그들은 기쁨있는 얼굴과 몸짓으로 생기찬 노래와 춤을 추어가는 선한 새들 무리로 있습니다.
유영과 공중제비 돌기의 여유 많은 즐김의 꽃얼굴들과 환상적인 날개짓들로
곱고 곱도록 비행하고 있는 아름다움들이 화사히 창공에 가득합니다.
땅의 삶들도 저런 허허로움의 빛과 축복이 있고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율적 빛 물결 가짐으로 선하고 소박한 마음에의 평안심과 보금자리 요람 같음의
아늑한 영혼성과 가치성을 위해서 그 행복에의 길목으로 찾아가보고 추구해볼까 합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검은 해
도서정보 : 성봉수 | 2020-04-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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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끈』 『바람 그리기』에 이은 성봉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 세종특별자치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지원사업 작가로 선정되어 2014년 『너의 끈』을 2016년 『바람 그리기』를 발간했던 성봉수 시인이 3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을 냈다. 시인이 걸어온 길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 그 모든 시간의 흔적들을 좀 더 깊게 좀 더 멀리 사색하며 쓴 시들을 담았다. 일상에서 느끼는 담담한 소회에서부터 존재의 근원을 고민하는 깊은 사색의 시까지 여러 형태의 다양한 깊이의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총 7부로 구성된 이 시집의 1부 ‘하늘 안고 곱게 핀 꽃’은 계절과 꽃에 안긴 시를 2부 ‘가난한 시인의 가슴’은 가난과 병에 안긴 이야기를 3부 ‘사랑의 모든 끝에 대하여’는 이별과 그리움에 대한 시를 4부 ‘혼자서만 앓는 독백’은 술이나 세월 등에 대한 시인의 독백을 5부 ‘서러운 얼굴이여’는 여자나 가족 등 내가 아닌 이(타인)들의 이야기를 6부 ‘찬란한 망각’은 일상이나 유머에 안긴 시를 마지막으로 7부 ‘꽃의 기억’은 보고 싶은 어머니와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쩌면 시인의 생애 마지막 시집일지도 모른다는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을 함께 들여다보자. 비록 독자를 위한 친절한 시평은 존재하지 않지만 독자 개개인의 경험에서 맛보게 될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란다.
구매가격 : 7,700 원
기쁜 비밀
도서정보 : 윤송석 | 2020-04-1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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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부부 사랑은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러므로 부부가 사랑하는 것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부부 관계는 남편과 아내의 내밀한 행위이지만 거기에 하나님의 사랑이 임할 때 비로소 부부의 사랑다운 사랑이 황홀하게 펼쳐진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싶어 책을 내게 되었다.
구매가격 : 6,000 원
킬트, 그리고 퀼트 (문학동네시인선 131)
도서정보 : 주민현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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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채로 걸어가는 이 길은 흔들리고
나는 이렇게 이마에 멍이 드는 시간이 좋아”
-그리고 하나의 말을 던질 수 있다면 ‘미래의 여자들은 강하다’라고 할 거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역동성이 있고 의욕이 넘친다”는 평을 받으며 2017년 한국경제 신춘문예로 등단한 주민현 시인의 첫 시집을 선보인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역사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욕망이 가장 강한 자의 것이므로, 이제 문학의 역사는 지금 말하는 당신들의 것이 될 것”(문학평론가 강지희, 「이 밤이 영원히 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문학동네』 2016년 겨울호)이라 여기며 새로운 목소리를 기다려온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이 분명한 시집. 오래 겪고 오래 응시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언어로 정치하게 꾹꾹 눌러쓴 55편의 시를 4부-1부 우리는 계속 사람인 척한다, 2부 이곳의 이웃들은 밤잠이 없는 것 같아, 3부 코를 고는 사람을 코만 남은 것처럼, 4부 사랑은 있겠지, 쥐들이 사는 창문에도-로 나눠 담았다. 생명이라고 다 같은 생명이 아니고, 인간이라고 다 같은 인간이 아니며, 여성이라고 다 같은 여성이 아님을, 부러 이목을 집중시키는 큰 목소리 하나 내지 않고 치열하고 올곧게 쓰는 그다. 이소연?이서하 시인, 전영규 평론가와 함께 창작동인 ‘켬’을 꾸렸으며 ‘켬’에서는 에코페미니즘을 기조 삼아 입장료 대신 쓰레기를 받아 진행한 ‘쓰레기 낭독회’ 등을 통해 독자와 함께 새로운 방식의 시 쓰기, 시 읽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표제 ‘킬트, 그리고 퀼트’는 수록작 「킬트의 시대」의 시구에서 따왔다. 비슷한 듯 다른 2음절 단어 둘과 그 연결이 주민현 시인의 시세계를 잘 드러낸다. ‘킬트’는 스코틀랜드의 남성이 전통적으로 착용하는 치마이며, ‘퀼트’는 천과 천 사이에 심이나 솜을 넣고 기워 무늬를 두드러지게 하는 기법 혹은 그렇게 박음질한 천을 일컫는다. 「킬트의 시대」의 화자는 치마를 입고 스코틀랜드 어느 광장에서 킬트 차림의 남자들과 춤을 춘다. 치마가 넓게 퍼지며 돌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무늬가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렇게 ‘돌면서’ 화자는 자신에게 ‘돌았니’ 하고 묻던 사람, 조용히 하라고 하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치마를 입고 상스럽게 앉은 어느 날의 일이었”다. “치마를 입고 함께 춤을 춘다고 해서/ 우리의 성이 같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 광장에서 그와 ‘나’는 “모호하게 기워져 있”다. “깁다, 라는 것은 깊다는 것과 별 관계”는 없지만, “허리나 엉덩이 주변을 감싸는 천/ 또는 그런 손에 대하여” 복고풍 치마를 입은 ‘나’는 타탄무늬 킬트 차림의 그와 함께 춤을 추며 생각에 잠긴다.
「킬트의 시대」가 치마를 입고 함께 춤추는 다른 두 성(性)을 보여준다면, 「철새와 엽총」은 같은 음식을 먹으며 티브이를 보고 있는 두 여성을 내세운다.
오늘은 나의 이란인 친구와
나란히 앉아 할랄푸드를 먹는다
그녀는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나는 반바지 위에 긴 치마를 입고
우리는 함께 앉아서 텔레비전을 본다
(…)
오늘 친구와 나는 나란히 앉아 피를 흘리고
우리는 가슴이 있어서 여자라 불린다
마치 생각이 없다는 것처럼
그녀는 검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철새를 사냥하듯이 총을 들고 숲을 뒤졌다고 했다
그녀의 친구가 옆집 남자와 웃으며 대화했다는 이유로
(…)
그녀의 히잡은 검고
내 치마는 희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
이 세계에 허락된 음식을 먹는다
_「철새와 엽총」에서
‘나’와 나의 ‘이란인 친구’는 “나란히 앉아 피를 흘리고” “가슴이 있어서 여자라 불린다”. ‘우리’는 둘 다 여성이지만, 남편 아닌 남자와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할 수도 있는 건 친구이지 ‘나’가 아니다. 친구 역시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상황에 ‘나’와 함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친구와 친구의 다른 친구들 역시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없으리라.
김상혁 시인이 발문에서 지적한 바, 주민현 시인은 주체와 타자를 한 프레임 안에 ‘더블’로 놓으며 두 존재의 연대의식을 그리는 동시에 둘의 차이를 드러내는 데까지 골몰해 나아간다. “그렇게 다르면서도 그들은 같다. 아니, 둘이 그토록 다르기에 그들은 오히려 같음을 주장할 수 있다. 서로 그토록 다름에도 불구하고 (…) 둘은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똑같이 위태롭다. (…) 주민현의 주체는 남성이 여성에게 심어둔 찢긴 자아와 ‘운집/분열’ ‘동등/위계’ ‘갱신/왜곡’ 등의 요소로 대응하면서,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둘’, 권력 차이 없이 같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둘’이 가능함을 보여준다.”(김상혁, 발문 「우리는 하지, 돌이켜 하지」에서)
주민현 시인의 시 속 여성들은 능동적으로 대처하거나 분노하거나 복수하지 않는다. 광기 어린 시어들로 억압해왔던 것들을 낱낱이 표출하거나 칼을 들고 맞서지 않는다. 그는 이란인 친구와 함께 할랄푸드를 먹고 나란히 앉아 티브이를 보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이다. 감시와 위계가 없는 교감을 통해서만이 회복될 수 있는 관계를 응시하는 쪽이다.
눈을 감고 걸어도 암흑과 지팡이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울어진 채로 걸어가는 이 길은 흔들리고
나는 이렇게 이마에 멍이 드는 시간이 좋아
_「이미 시작된 영화」에서
네가 신이라면 새들에겐 그림자
인간에겐 견딜 만한 추위와 허기를 주고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공깃돌처럼 가지고 놀겠지
나는 구멍난 공깃돌에서 흐르는
작은 슬픔을 엿보네
_「네가 신이라면」에서
이렇듯 기울어진 채 걷고, 작은 슬픔을 엿보는 시인. 그의 이마에 얼마간 더 멍이 들지라도, 쉬이 규정할 수 없는 자기만의 윤리로 기워갈 존재와 세계가, 그로부터 끊임없이 갱신되고 또한 확장될 그 존재와 세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시인의 말
문을 열고 나오면 언제나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교외의 해변으로 통하는 길, 하나는 작은 성당과 식료품점을 지나
도시로 가는 길;
놀러온 꼬마들은 신발을 벗어둔 채 해변으로 가고
동네 사람들은 반대의 길을 간다
2020년 3월
주민현
구매가격 : 7,000 원
목숨의 원(願) 3
도서정보 : 김철수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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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를 찾아서>는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이 양면성 내지 다면성을 지닌 이율배반적 존재, 특별히 그리스도교 성경 속 <이스가리웃 유다>와 같은 존재일 것이라는 나름의 사유에서 출발하였다. 메시아 예수를 그립도록 찾아와서는 오히려 스승 예수를 차갑게 팔아 넘겨야 했던 제자 바로 그 숙명적인 유다 같은 존재, 넓게는 삶의 곳곳 좁게는 개인의 일상에서 이러한 유다를 찾아 나선 작업이다. 결국 <소설 유다>라는 산문 하나(부록1)를 통한 유다의 복권을 지향하고 있다.
<촛대>는 초 대신 초를 묵묵 받치고 선 촛대에 기초하여 타오르는 촛불 내지 꽃불과 일체화 되는 모습을 성찰해간 기록이다. 촛대16 -레퀴엠 제4부는 우리 노래 펼침이 제2회 공연에서 노래가 되기도 했다 위 연작 시편 둘을 합하여 『유다의 촛대』 라 명명하였다. 다만 촛대23은 분실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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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의 원(願) 4
도서정보 : 김철수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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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A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발표가 없었다. 심사 평으로 당선작 다운 시가 없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런 논리라면 출품한 본인은 등외로 2등의 무리에 들어간 셈이라고 자위하였지만 나름 절실한 새로운 습작 시도가 필요했다. 동네 서점의 어느 책에선 일본의 한 줄 시를 언급하고 있었고, 숙고 끝에 본문 50자 이내라는 엄정한 자수율에 의거한 새로운 형태의 시형(詩型)을 시도하여 보다 짧고 정밀한 작품 총 133편을 2003~2004년의 결실로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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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시를 그리고 싶은
도서정보 : 강민재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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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일까요. 죽음이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쯤이면 세상을 알 수 있을까요? 착잡한 마음에 하늘에 시를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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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모일
도서정보 : 박연준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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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1퍼센트의 찬란과 99퍼센트의 평범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나는 99퍼센트의 평범을 사랑하기로 했다.”
잊어버려서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한 날들
박연준 시인이 발견한 모월모일의 특별한 평범함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일상이 한순간에 달라졌다. 타인과의 접촉은 물론이고, 가급적 말도 섞지 않는 것이 예의인 요즘, 마스크와 에탄올 소독제가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고 사람들은 가능한 한 외출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잠깐 집앞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는 지극히 사소한 일상마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었다.
평범한 일상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때에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모월모일』을 펴낸다. 끔찍한 날도 좋은 날도, 찬란한 날도 울적한 날도, 특별한 날도 평범한 날도 모두 ‘모월모일’이 아닐지. “빛나고 싶은 적 많았으나 빛나지 못한 순간들, 그 시간에 깃든 범상한 일들과 마음의 무늬”가 시인 특유의 깊고 섬세한 관찰을 통해 새로이 발굴된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과 산문집 『소란』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등으로 탄탄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박연준 시인. 그의 네번째 산문집 『모월모일』은 지금껏 그가 써온 작품 가운데 가장 평범하고 친근한 일상을 소재 삼았다. ‘겨울 고양이’ ‘하루치 봄’ ‘여름비’ ‘오래된 가을’ 총 네 개의 부로 구성된 것에서 알 수 있듯 계절감이 도드라지는 글이 많으며, 그 계절에만 포착되는 풍경과 소리, 맛과 감정들이 읽는 이의 감각을 활짝 열게 한다. 또한 순환하는 계절이 소환하는 과거의 기억과 그것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 사이의 간극에서 생겨나는 가만한 통찰과 그것을 감싼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문장이 절묘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은 작고 가볍고 공평하다. 해와 달이 하나씩 있고, 내가 나로 오롯이 서 있는 하루”가 있다. 거기서 모든 특별함이 시작된다. “매일 뜨는 달이 밤의 특별함이듯.”(‘서문’에서)
서문을 지나 만나는 첫번째 글에서 우리는 겨울밤, 얼려놓은 곶감을 종지에 담아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나’를 만난다. 가만히 앉아 고요한 그 시간을 그대로 누리며 낮에 ‘당신’과 나눈 짧은 대화를 떠올린다. 겨울에 나무들이 잎을 다 떨구고 회초리처럼 서 있는 게 나무들로선 겨울을 지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일 거라던 당신의 말. 나무의 태만이라 섣불리 여기고 말았던 것이 최대한 고요해지고자 최선을 다하는 일일 수 있다니, 곰곰 생각에 잠기는 겨울밤. 가만히 그 옆에 앉아 함께 골몰하고 싶어진다.
겨울밤은 야박하지 않다. 길고 길다. 먼 데서 오는 손님처럼 아침은 아직 소식이 없을 것 같으니, 느릿느릿 딴생각을 불러오기에 알맞다. 곶감이 녹으려면 더 있어야 한다. 그런데 누가, 감을 말릴 생각을 했을까? 말린 감은 웅크린 감처럼 보인다. 누구에게나 웅크릴 시간이 필요하다. 병든 자의 병도 잠든 자의 잠도 자라는 자의 성장도 비밀이 많은 자의 비밀도 겨울밤을 빌어 웅크리다가, 더 깊어질 것이다._14쪽, 「밤이 하도 깊어」에서
어느 날은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일곱 살의 나’를 내 앞에 앉혀두는 이야기를 만나기도 한다. “일곱 살의 나는 조그맣고 딱딱한, 붉은 간처럼 생긴 슬픔을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그것이 아직도 붉고 싱싱하다고 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카페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우는 것. “잠잠해지도록,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도 나이고, 나도 그이”기에.(「조그맣고 딱딱한, 붉은 간처럼 생긴 슬픔」) 불시에 습격하는 건 음악도 못지않다. 대학 시절 친구와 반지하방에 앉아 문학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창작시를 비평하며 자주 다투고 치열했던 기억을 불러온 건 조용필의 노래 이다.
그 작은 방에서, 우리는 스물셋이었다. 벽에 기대앉아 목이 터져라 부르던 노래가 다. (…) 그때 우리는 우리가 청춘의 한복판에 있음을 몰랐다. 우리는 얼마나 뾰족하고 빛났던가. 청춘은 별안간 끝난다. (…) 그게 누구의 봄이든 봄날은 간다. 그리고 이따금 노래에 실려, 돌아온다._95~97쪽, 「조용필과 위대한 청춘」에서
읽는 이의 마음을 특히 충만하게 하는 것은 ‘난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어!’ 하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아끼는 대목들일 것이다. 남편과 다툰 뒤 감정에 휘말려 일상을 내팽개치지 않고 할 일을 잘 마친 뒤 짐을 싸 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나, 낯선 도시를 혼자 걷고 현재를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볼 줄 알게 된 나에 대한 긍정. 그 여유가 나와 타인의 관계 또한 건강하게 하리라.
둘이 되지 못해 안달인 시간이 있는가 하면 혼자이지 못해 누추해지는 시간도 있다. 인간에겐 햇빛, 음식, 타인의 사랑만큼이나 ‘혼자인 시간’ 역시 필요한 법. 지금 당신도 멀리서, 나처럼 혼자일 거라 생각하니 그조차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좋아도 오래 붙어 있다보면 종종 상대의 빛을 보지 못한다. 혼자일 때 빛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둘이 될 때, 내 빛남으로 당신을 돌볼 수 있도록. 그 반대가 되어선 곤란하다._73쪽, 「호락호락하지 않은 발전」에서
‘안마기’를 ‘당나귀’로 알아듣고, 생선가게에서 ‘얼지 않은 동태’를 찾기도 하고, 벚꽃 흩날리는 풍경 앞에서 ‘장관’ 대신 ‘가관’을 외치기도 하지만 그런 스스로가 재미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박연준 시인. 그는 “이제 겨우 말할 수 있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 이걸 깨닫는 데 사십 년이나 걸리다니! 당신이 나보다는 좀더 빨리, 자신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자신을 좋아하면서 아닌 척 딴청을 피우는 시간, 스스로를 괴롭히는 시간을 멀리 내다버렸으면 좋겠다”(‘서문’에서)며 자신의 좌충우돌과 시행착오를 진솔하고 유머러스하게 고백한다.
작가는 산문집을 엮는 동안 내내 ‘모과’를 생각했다고 한다. 딱히 예쁘다고 하기엔 조금 모자란 울퉁불퉁한 과일. 향을 맡고, 손에 쥐어보고, 무게도 가늠해보고, 모과 한 알로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도 있을 테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두고 보기만 할 수도 있을 터이다. 그런 모과 한 알이 평범한 하루와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모월모일의 모과’ 같은 오십 편의 글이 쉽지 않은 매일을 보내고 있을 독자들에게 기분좋은 위로가 되리라 기대한다.
표지에 쓴 사진은 구본창 사진작가의 ‘비누’ 연작 가운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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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의 원(願) 5
도서정보 : 김철수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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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마을로 날아가고 싶었다. 그리움인 양 건너 가보고 싶었다. 2007-2010년의 4년을 보내는 동안의 작품 92편이다. 이 시절 특별히 50대 중반 벌써부터 소위 퀴퀴하고 시큼하기까지 한 쉰내를 풍기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였으며 이후 스스로 쉰내를 몹시도 경계한 시절이었다.
이젠 촛대에 이어 정면으로 초를 마주한 연작(1~19)들을 잇고, 꽤나 기다란 산문체의 시들을 흘려내고 있었다. 그저 시시한 것들을 찾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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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5
도서정보 : 김종민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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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희망의 빛이 터져나고 있습니다.
아직 끝을 모르는 확산세에 세상이 마비되고 얼어붙지만 희망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각국의 정부들은 무책임하고 무력하였으나 민간이 희망의 불을 올렸습니다.
대부호와 대기업이 나서고 전문가가 나서고 진정한 공인들이 나섰습니다.
마스크가 절망을 밀어냈고 환기와 정화에서 뜻밖의 진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 시민도 코로나 전쟁의 시민군이 되었습니다.
이제 코로나가 우한폐렴이 아니라 희망가라고 부제를 붙인 이유입니다.
세계경제와 사회는 살인적인 위축과 폐쇄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아직 슬픔과 절망에 몸부림치면서도
희망이와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릅니다.
후속되는 코로나에서는 코로나 세상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며 들려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희망의 씨들을 본 지금 부제인 희망가 글씨가 희망이 커지면서 큰 글씨로 이내 바뀌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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