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경소리 그립다 : 100인선집 수필로그리는자화상12

도서정보 : 오덕렬 | 2023-12-23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와 수필 문학의 발전을 위해 애써 온 오덕렬 수필가(창작수필 평론가)의 『핑경 소리 그립다』가 북랜드의 한국현대수필 100년 100인 선집 문고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제12권이다.
작가는 ‘창작수필’ 보급을 위해 10여 년간 <창작수필교실>을 열고 강의하는 등, ‘창작수필’ 문학의 진화에 이바지해 왔다. 『핑경 소리 그립다』에 실은 작품은 작가가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이라는 북랜드 출판사의 문고 편집 취지에 걸맞게 선정한 ”자신의 삶을 형상화한(그린) ‘창작수필’ 42편이다.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 <수필>을 붙들고 반백 년이 지났다. 지금껏 ‘시간 없다는 시간 타령’을 하면서도 늦게야 수필은 문학 중에 굴렁쇠가 아닌 동굴테인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동굴테 속에는 둘금둘금 사려진 나이테 같은 내 행적이 살고 있겠다. 수필과 한 몸 되어 돌고 도는 변화 속에 <창작수필>이 되고, 지금은 <수필시>까지 진화했다.”(「나의 자화상」 중에서)

구매가격 : 8,400 원

거리를 비워두세요

도서정보 : 남킹 | 2023-12-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베스트 음악 모음집.

구매가격 : 4,400 원

인프제는 외계인

도서정보 : 강다희 | 2023-12-22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프제는 날 이해하지 못 할 때 가장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 인프제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싶다.

구매가격 : 5,000 원

ThisFeelook2

도서정보 : ThisFeel김슬기 | 2023-12-22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안녕하세요.스트리트 포토그래퍼 ThisFeel입니다.
ThisFeelook의 두 번째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사실 첫 번째 시리즈로 마무리를 하고 좋아하는 작업을 하는 것에 만족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의 사진에 어울리는 글을 함께해서 작품을 내고 싶어서 시리즈를 계속 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앞으로는 매달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두 번째 시리즈는 흑백의 거리를 컬러로 표현하게 된 시점을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럼 많은 기대 부탁 드리며 재밌게 감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구매가격 : 4,500 원

날마다, B

도서정보 : 현택훈 | 2023-12-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현택훈 작가는 온기를 나누기 위해서라면 젖은 성냥을 말려서라도 모닥불을 피워낼 사람이다. 음악을 사랑하지만 악기를 못 다뤄서 시를 쓴다는 고백은, 상황에 굴하지 않고 한계를 포용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이것이 B의 기품이자 의지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_강건모(작가, 『무탈한 하루』 저자)

약하고 외롭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B의 에세이

이 책은 세상의 B들을 위한 위로의 에세이다. 모두가 A의 주류를 꿈꾸는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해도 따듯한 품성으로 서로 보듬어주는 B의 정서를 담아냈다. 양극화된 사회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주류를 이루는 부류는 A가 아닌 B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B가 우리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약하고 소외되고 외로운 이의 편에 서서 공감하는 마음을 전한다. 저자는 자칭, 타칭 무명 시인으로 살아가는 B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비주류로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며 통칭 B급이 아니라 B라 하게 된 이유를 풀어놓는다.

A급은 주류, B급은 비주류?
세상의 B급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

우리는 흔히 정품보다 못하거나 아류 혹은 이름 없는 예술에 B급이라 등급을 매긴다. 하지만 예술에 급을 매겨 줄을 세우는 것은 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냥 B라 하겠다. 그런데 B의 삶을 쓰려니 약간 비참한 생각이 든다. 열패감에 허우적대야만 한다. 그러다 위안을 얻은 것이 B의 마음이다. 약하고 외롭고 소외된 이의 편에 서는 것이 B다. B의 정서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어도 따뜻한 품성으로 서로 이해하며 사는 마음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울한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_「들어가며」에서

흔히 말하는 A급과 B급은 어떤 기준으로 분류한 것일까. 사회 구성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의 B급은 어쩌다 비주류로 불리게 되었을까. 주류가 아닌 비주류는 열패감을 안고 살아야 할까. B급에도 예술과 삶이 있고 B급은 B급만이 누릴 수 있는 색깔의 행복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성공하지 못했어도 따뜻한 품성으로 서로 이해하며 사는 B급 정서에서 위안을 얻었다. B급 정서는 이상의 세계를 꿈꾼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 필요한 일이지만 이루지 못한 꿈은 동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저자는 각자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예술이므로 등급을 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시세계의 B급,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무명 시인은 스스로 만족하며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내 상황을 즐길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이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시를 읽으며 위안을 얻고 시를 쓰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이 시를 쓰는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편애라는 말은 부정적인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소외받는 대상에게는 편애가 필요하다. 그것은 우표나 시나 처지가 비슷하다. 시 역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지 않은가. 오늘 밤 시를 쓰고 우리의 시간을 기념할 기념우표 한 장 붙여 너에게 편지로 보내야지.
_「우표 편애」에서

무명 시인, 향토 시인

누구나 B급이 아닌 A급을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다. 하지만 B급으로 살면 어떠랴. B급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한계를 인정할 때 각자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일부 생각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빛을 발하지 못한 무명 시인. 저자는 그 무명 시인의 시를 읽는 단 한 명을 위해, 아니 설령 없다고 해도 시가 좋아 시를 쓴다. 그렇게 나이가 지긋하게 들 때까지 무던히 시를 쓰다보면 누군가 저자를 향토 시인이라 불러주리라.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제주를 노래하며 오늘도, 내일도 시를 쓴다.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파이팅!

‘날마다’ 시리즈는 날마다 같은 듯 같지 않은 우리네 삶을 담습니다.
날마다 하는 생각, 행동, 습관, 일, 다니는 길, 직장……
지금의 나는 수많은 날마다가 모여 이루어진 자신입니다.
날마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를 응원하는 시리즈, 날마다 파이팅!

구매가격 : 8,400 원

날마다, 자개

도서정보 : 강명효 | 2023-12-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과거와 현재,
공상과 상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오색찬란한 빛의 세계

“나는 경이로운 자연을 자개로 표현하고 싶다. 바람, 태풍, 달과 새,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와 눈, 나뭇잎과 계절마다 다른 나무, 구름, 산과 들, 바다와 파도, 고양이와 꽃, 별이 가득한 밤하늘과 우주, 블랙홀과 성단, 별자리, 거대한 향유고래와 하늘을 뒤덮을 상상 속의 용…….”

이 책은 현대의 생활환경에 맞게 나전칠기 공예품을 새롭게 구상하여 디자인하는 저자의 경험적 에세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6년 차 나전칠기 공예가의 현대적 감성으로 디자인한 서안부터 회화로 표현한 겨울밤 빛나는 자작나무 숲, 애정하는 단골집 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물에 일 년 열두 달 날마다 자개로 빛을 수놓는 과정을 그린다.
저자는 새롭게 발견한 아름다움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개로 표현하는 것, 직접 느낀 아름다움을 자개로 표현하는 것, 경이롭게 느끼고 경탄하며 바라보았던 모든 아름다운 것을 자개로 표현하는 것 등 경험을 통한 일상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공상과 상상의 세계를 자개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여 디자인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개 디자인’은 패를 백골기물(白骨器物, 옻칠이 가능한 다양한 소재로 만든 물건으로 칠이 되어 있지 않은 것)에 나만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물에 붙일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 이미지를 표현할 자개를 선택하고 이미지와 선택한 자개에 맞게 표현방법을 결정하여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_「들어가며」에서

왜 ‘날마다, 자개’인가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자개를 붙이고 옻칠로 마감한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만의 감각으로 새롭고 멋진 나전칠기를 만들고자 하는 공예에 대한 저자의 지향을 표현하는 데 자개 디자인이 더 적합하기에 책명에 나전칠기 대신 ‘자개’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말하는 자개 디자인이 전복, 조개 등의 껍데기를 얇게 떼어낸 패를 디자인하는 것을 이르지 않는다. 저자만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붙이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물에 붙일 이미지를 디자인하거나 그 이미지를 표현할 자개를 선택하고 이미지와 선택한 자개에 맞게 표현방법을 결정하여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다.
저자가 자개에 완벽히 매료된 계기는 아주 우연이었다.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바닥에 떨어진 영롱한 광채를 뽐내며 반짝이는 작디작은 흑진주패 조각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은 순간이었다. 이는 저자가 지금껏 자개 디자인을 하고 앞으로도 계속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개의 아름다움을 디자인하여
전통 공예를 현대화하다

나전칠기라고 하면 조금은 생소하게 느끼거나 전통 공예의 상징으로만 여길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자개로 대상을 표현한다. 특히 저자가 느낀 자연의 힘을 토대로 자개의 아름다움을 디자인한다. 땅의 퉁소소리, 겨울밤 자작나무 숲, 정지상의 시구에서 차용한 수양버들, 벌들의 날갯짓 소리, 여름밤의 은하수,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 거대한 향유고래, 하늘을 뒤덮을 용 등 오감과 상상을 동원하여 가장 전통적인 기법으로 현대적이고 표상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저자의 자개 디자인 내면의 깊이를 보여준다.
나전칠기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옻칠은 자개의 두께만큼 쌓아올리기를 여러 번 거듭해야 하고 표면을 매끈하게 갈아 광택을 내야 하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개 디자인이 즐겁다고 말한다.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영롱한 반짝임이 자개의 한계를 뛰어넘어 과거가 아닌 현재, 미래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며 자개의 아름다움을 날마다 디자인한다.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파이팅!

‘날마다’ 시리즈는 날마다 같은 듯 같지 않은 우리네 삶을 담습니다.

날마다 하는 생각, 행동, 습관, 일, 다니는 길, 직장……
지금의 나는 수많은 날마다가 모여 이루어진 자신입니다.
날마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를 응원하는 시리즈, 날마다 파이팅!

구매가격 : 8,400 원

슬픔을 아는 사람

도서정보 : 유진목 | 2023-12-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살아 있는 사람에게 행운처럼 주어지는 여행
나는 살아 있어서 여행할 수 있다

시인이자 영화인 유진목이 2년 만에 신작 산문집『슬픔을 아는 사람』을 출판사 난다에서 펴낸다. 2022년 여름, 베트남 하노이에 다녀온 세 번의 여행을 글과 56컷의 필름 사진으로 기록했다. ‘유진목의 작은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기대와 설렘에 잠겨 낯선 곳을 체험하고 기록한 일반 여행 에세이의 온도와는 사뭇 다른 문장으로 독자를 맞이한다. 『슬픔을 아는 사람』은 작가 유진목이 긴 싸움 끝에 남아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하고 회복하려는 ‘노력’에 관한 이야기이자 시인으로서의 ‘쓰기’에 대한 시론이라 할 수 있다. 총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다섯 파트는 1부터 52까지 번호를 단 시 같은 산문을 실었다. 이는 여행중 노트에 기록한 메모를 초고로 하여 살을 붙이고 한 글자씩 짚어나가며 다시-쓰기한 글들이다. 유진목에게 다시-쓰기는 계속해서 살아보기, 다시-살기에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일까. 글 한 편 한 편은 유진목 시인 특유의 비워둔 공간이 말하는 듯한 여백이 매력으로, 날숨보다는 들이쉬는 숨에 가까운 호흡이 하나하나 살아 곱씹는 여운이 길다.
“슬픔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슬픔은 충만한 사랑을 알아본다. 사랑을 먹고 자란 슬픔은 이내 충만해진다.” 때로는 시로, 한편으로는 아포리즘으로도 읽히는 이 글들은 시인이 겪어야 했던 어떤 ‘불행’을 그늘에 깔고 있다. “가로등도 없고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어둠뿐인 밤길과 같”은 시간.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의 보복성 고소에 조사를 받고 허위적시 명예훼손 고소에 ‘혐의 없음’ 처분을 받고 승소하기까지 시인은 싸우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로 오랫동안 싸우면서 살았다. 가까스로 살아가기 위해 다른 것에는 마취에 가깝게 무감해져야 했던 그 시간이 끝난 여름, 유진목은 스스로 가진 돈을 남김없이 쓰고 일상에서의 생활도 멈추기로 마음먹고 하노이행 비행기에 올라탄다. 설거지를 할 때 그릇을 모두 깨부수고 싶고 빨래를 널다 말고 옷을 전부 찢어버릴 것만 같았던 분노를 잠재우고 싶어서.
시인은 그렇게 하노이라는 공간에서 수년간 내면에 차곡차곡 쌓여온 분노와 그에 잠겨 경험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자신이 통과해야 했던 삶을 반추한다. ‘기억의 끈’을 놓고 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나를 잃어버리는” 여행을 통해. 이것은 그가 “완전한 여행자”가 되어 멀리 떠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불행한 내가 본 것을 행복한 내가 다시 보려고.


자고 일어나면 내가 아니길 바랐다
아니, 잠들면 깨어나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하노이에 도착해서 반나절을 걷다가 맨 처음 알아차린 것은 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_63쪽

내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 나는 여기서 아무도 아닌 존재가 되는 곳, 아무와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오직 나만이 나와 대화할 수 있는 곳. 뜨거운 햇빛이 몸을 관통해버린 것만 같은 여름의 하노이에 시인은 “아무것에도 압도당하지 않고 단지 계속해서 살아보자는 마음 하나에만 순순히 이끌리고 싶어 온 것이다.” 하염없이 걷던 거리에서는 옅은 망고 냄새가 났다. 오토바이들이 질주하는 도로 한복판에 서 있어도 엘리베이터를 타도 화장실을 가도 언제나 깔려 있던 그 냄새. 시인은 문득 이 달큰한 냄새가 무엇을 닮았는지 기억해낸다. “살갗과 살갗이 서로를 스칠 때 나는 냄새”였다는 것을, 살의에 가득차 있던 마음은 너무도 오래 살의 보드라운 감촉을 잊고 살아왔다는 것을. “나는 혼자서 울고 밖으로 나갈 때는 웃는 사람이다. 밖에서도 울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런 날들을 지나왔다고 지금은 쓸 수 있다.”
그는 그저 살아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죽고 싶다 생각하지 않고 살고 싶은 마음. 살아 있다는 생각도 그만 하고 그냥 살고 싶은 마음. 살아 있음을 흉내내느라 스스로 지쳐 있던 나. 살아 있음을 행하지 않아도 되기에 잠은 달콤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인은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까무룩 잠든 사람들을 보다 깨닫는다. 그들이 너무나도 선명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잠은 죽음에 속한 것이 아니라 삶에 속해 있다는 것을.” 그렇다. “우리는 우리에게 머물기로 한 슬픔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슬픔은 삶을 신중하게 한다. 그것이 슬픔의 미덕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도서정보 : 고명재 | 2023-12-2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고명재 시인의 첫 산문!

‘사랑’이라는 이상한 리듬을 말하기 위한
시인 고명재의 무채색에 얽힌 백 가지 이야기!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첫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문학동네, 2022)으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고명재 시인의 첫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를 출판사 난다에서 펴낸다. ‘사랑’이라는 이상한 리듬을 말하기 위한 무채색에 얽힌 백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무채색은 색상과 채도가 없고 밝고 어두운 차이만 있는 색을 말한다. 흰색에서 회색을 거쳐 검은색에 이르는 무채색은 그 자체로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색. 있고 없음 사이에서 존재하는 비존재의 색이다. 시인이 살펴본 무채 속 풍경은 사랑이라는 밥솥에서 끓어오르는 밥물과 같다. 누군가를 먹이고 돌보려 먹이는 하얀 밥, 흰살 생선, 밀가루, 두부, 멸치의 은빛, 능이버섯, 간장, 양갱…… 고명재 시인은 이 첫 산문집에서 우리에게 “사랑은 화려한 광휘가 아니라 일상의 빼곡한 쌀알 위에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늘어난 속옷처럼 얼핏 보면 남루하지만 다시 보면 우아한 우리의 부피” 같은 사랑을.

나랑 할머니는 둥근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엄마가 갖가지 반찬을 만드는 걸 보고는 했다. 특히 나는 엄마가 멸치를 볶을 때 이상한 기대감에 부풀곤 했는데 그건 순전히 멸치의 아름다운 빛깔과 달궈진 팬 위에서의 우아한 궤적 때문이었다. 은빛 멸치를 팬에 올리고 볶기 시작하면 엄마의 손짓 한 번에 얘들이 튀어올랐다. 팬 위에서 차글차글 소리를 내면서 공중으로 휙휙 떼로 날아가는데 그 모습이 자유로운 헤엄 같았다. 저렇게 떼로 움직이며 살아갔겠지. 무엇보다도 나는 멸치의 빛깔이 좋았다. 은화 같은 멸치들이 몇 분 사이에 팬 위에서 금빛으로 눌어붙었다. 그럼 좀, 덜 가난해 보이는 기분이었다. 그럼 좀, 할머니가 덜 슬퍼할 것 같아서 그럼 좀, 환기를 할까요? 명랑하게 말하고 가게 문을 활짝 열고 볕을 쬐었다. 그렇게 삼대三代가 멸치 냄새로 매캐한 가게에서 가슴 졸이며 서로를 훔쳐보았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햇빛, 은빛, 금빛도, 낡은 팬도, 멸치도, 물엿도 할머니 백발도 돌이켜보면 모든 게 햇살 속에 있었다. 그 모든 게 사랑의 풍경이었다. _「빛」 부분


어른도 우는구나
어른도 두렵고 슬픈 거구나

8월의 한여름, 자신에게 너무도 큰 사랑을 주었던 새-엄마, 비구니의 부고를 듣고 시인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어서 아이처럼 울다 깨닫는다. 자신이 슬픔에 빠져 그 사랑을 보지 못했음을. 가진 것 없이도 오래도록 안아준 사람. 아주 느리게 성실하게 그저 걸어가라고. 자신의 몸이 망가질 때에도 사랑만 쥔 채로 내가 쓸 종이의 흰빛을 꿈꾸게 해준 사람. 텅 빈 채로 가득한 소리를 내는 목탁, 나무로 된 심장을 보며 시인은 생각한다. 이별의 순간 그가 전해주었던 가르침은 이별이 완전한 사라짐이나 소멸이 아니라 흙이었던 것의 본래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깨달음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이야기가 남습니다. 몸이 사랑이 됩니다. 또한 그 이야기와 사랑조차 시간에 녹아 다 사라진대도 우리가 함께했다는 것, 눈부신 그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요”라고 시인은 신춘문예 당선소감에서 말한 바 있다. 시인에게 ‘눈’은 분명 손바닥에 닿았는데 녹아버리는, 존재와 소멸을 동시에 보여주는 놀라운 물질이다. 이렇게 사라지면서 존재하기에 눈은, 물질이라기보다는 ‘상태’에 가깝다.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시인은 묻는다. 사람의 성분은 뭘까. 왜 빛이 났을까. 어쩌면 사람도 아주 더디게 녹고 있는 눈송이가 아니었을까.


‘언젠가는 꼭 다시 같이 살자’
내 안에 왜 이리 밝은 것들이 가득한가요

형아, 여기서는 경주가 전부 보이고 큰 나무도 보이고 산도 다 보여. 형아, 가끔씩 난 여기 선 채로 형아도 보인다고 생각해. _「능陵」 부분

동생과 어머니, 아버지와 헤어진 채로 할머니 집에 맡겨진 시인은 그곳에서 시라는 이상한 리듬을 배운다. 그에게 시는 인공관절 같은 것. 안에서 빛나며 느리게 펼쳐지는 것. 돕는 것. 삶을 무릎을 무지개처럼 일으켜 접고 걷게 하는 것. 고명재 시인은 말한다. 자신에게 시란 ‘이 사람이 존재했었다’ 그 빛나는 사실을 드러내는 능인지도 모른다고. 한겨울, 더 견딜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을 때 가족을 보러 찾아간 경주에선 마중 나왔던 보들보들한 동생. 그애가 자신을 데려간 눈 쌓인 언덕, 그 왕릉 위에서 잠시 바라본 시간 너머의 풍경처럼.

최소의 말, 최소의 눈빛으로 사랑을 가르쳐준 이는 떠나고 시인은 홀로 걷는다. 그러나 시인은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자신의 등과 어깨를 감싸는 어떤 손길들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 마음의 벼랑에 고드름이 슬고 무릎이 시린 시간, 그런 때야말로 우리가 온기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아름다운 숨, 입김이 보이는 것처럼. 시인에게 조끼는 구구절절한 형식과 장식은 모두 거두고 가장 소중한 것을 데우기 위해 만들어진 의복이다. 조끼는 왼팔 오른팔 거두절미하고서 심장을 감싼다. 뚫린 채로, 구멍 난 채로 사랑을 해낸다. 시인 역시 그러할 것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밤의 마음

도서정보 : 임이랑 | 2023-12-2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간과 감정을 엮어 만든, 디어클라우드 임이랑의 가장 단단한 위로
내 마음에 딱 알맞은 크기로 위로를 전하는 투명한 문장들
불안과 자기혐오를 뛰어넘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나가는 찬란한 여정

“내가 ‘나로서’ 부끄럼 없이 살게 되길 바라요.
분명 당신도 나도 더 자라날 거예요.”

『밤의 마음』은 식물을 가꾸고, 노래를 짓고, 글을 쓰는 사람, 디어클라우드 임이랑의 시간과 감정을 촘촘히 엮은 고백이다. 저자는 2004년부터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개인 홈페이지 [감정공작소]에 내밀한 마음을 솔직하게 기록해 왔다.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만을 단편적으로 전시하는 보통의 소셜 미디어와 달리, [감정공작소]에는 아침을 맞이하는 희망의 마음부터 짙은 어둠이 깔린 밤의 마음까지, 매일 밀려왔다 쓸려 가는 다양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 투명한 기록에서 우리는 불안과 자기혐오를 부드럽게 포용하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가는 찬란한 여정을 발견할 수 있다. 불안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저자의 문장들은 읽는 그 자체로 따듯한 공감이 되며, 어수선한 밤을 보내는 독자에게 하루의 감정을 보살피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또한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지지 않고,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맞서자는 힘 있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불안과 자기혐오를 뛰어넘어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전한다. 오랜 시간과 감정을 거쳐 마침내 완성된 『밤의 마음』이 뒤척이는 밤을 보내는 독자에게 가장 단단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구매가격 : 11,760 원

도깨비의 정체

도서정보 : 이노우에 엔료(井上円了) | 2023-12-2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저본: 『妖怪學全集』(제5권) 柏書房
고대 일본의 요괴이야기!!
1898년 『요괴백담(妖怪百談)』이라는 책을 쓰고 그 속편을 만들었는데, 예상외로 대중의 환영을 받아 여러 차례 판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나 몇 년 전에 남은 책이 완전히 다 팔려서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정기구독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후 다시 책을 출간할 생각도 했지만, 이 책의 내용이 옛사람의 서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고대의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그대로 재출간하는 것이 재미가 없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절판된 채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최근 20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지의 요괴에 대한 실험담을 직접 듣거나, 연구회 회원들로부터 새로운 요괴의 사실을 보고받거나, 지방의 자원봉사자들이 신문에서 스크랩한 것을 보내주거나, 직접 찾는 등 수백 번을 시도한 끝에 그중에서 선별한 것을 모았습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발생한 요괴 사건 중 10여 건을 발췌하여 총 130건을 모아 『도깨비(おばけ)의 정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하게 되었습니다.<서언 중에서>

구매가격 : 8,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