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의 특수성

도서정보 : 토사카준(戸坂潤)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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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 『토사카준전집(戶阪潤全集)』(日本文化の特殊性) 별권 경초서방(勁草書房)(1979년)
일본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문화 계통의 요소가 서로 충돌하거나 공존하는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화 계통은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입니다. 동양 문화는 유교, 불교, 도교를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입니다. 서양 문화는 기독교,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정이 어느덧 정치적 관념적 대립으로까지 확대 강화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날 일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근세의 문화적 조건이 도쿠가(徳川)와 시대 봉건제에 의해 크게 좌우되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쇼쿠호 시대(織豊時代)의 상업자본 발달에 기반한 일시적인 근대문화화(이를 속칭 서구화라고 부른다)는 비록 그것이 천주교적 한계를 가졌을지라도 일본을 근대화로 해방시키는 방향이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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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로 본 중국 왕조사

도서정보 : 이동연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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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조의 특징은 정치와 사상이 같이 간다는 것!
그 어떤 소설보다 역동적이라 알면 알수록 묘미가 새로운 책!

《사상사思想史로 본 중국왕조사中國王朝史》는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형 글쓰기를 천착해 온 이동연 작가가 2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노작勞作이다. 제목에서 보듯 중국의 역사를 한 권으로 조망해 본다. 특히 중국, 중국의 사상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또 그 저변에는 어떤 흐름이 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공자와 노자가 유가儒家와 도가道家를 창시할 때 무엇을 근거로 했을까. 5,000년 전 중원의 황토 고원을 근거지로 활동한 삼황오제였다. 삼황오제의 선두에 ‘복희와 여와’가 있다. 그중 복희의 ‘음陰(--) 양陽(—)’론이 바로 동양 문화의 뿌리다. 이 뿌리에서 싹이 나며 춘추시대 초기, 즉 주나라의 문왕이 《주역》을 집대성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춘추 말기에 노자와 공자를 필두로 제자백가가 나왔다. 고대 사회에서 중국 왕조의 정치는 물론 사상까지 특히 동아시아에 그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중국 왕조의 특징은 정치와 사상이 같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왕의 승계를 도통道統의 계승이라 보고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이라 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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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인물 연보

도서정보 : 나종혁 | 2023-07-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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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인물 연보]는 나주의 대표적인 성 씨인 나주 나 씨의 주요 인물 8인에 대한 연보를 수록했다. 고려 말기 절신 나계종, 조선 전기 문신 나득강, 조선 중기 학자 나식, 조선 중기 관료 나세찬, 조선 중기 관료 나위소, 조선 중기 시인 나해봉, 대한민국의 정치인 나용균, 대한민국의 관료 나웅배가 그들이다.

구매가격 : 10,000 원

여왕이 사랑한 사람들

도서정보 : 리턴 스트레이치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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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권위 있고 가장 로맨틱한
빅토리아 여왕 전기!

영국 역사상 제일 위대한 여왕 빅토리아,
전기문학의 거장이 유쾌하게 되살려낸
사랑스러운 여왕과 그의 시대를 만든 사람들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 수상작

리턴 스트레이치 이후로 전기문학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_『가디언』
감옥에서 스트레이치의 전기를 읽다가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간수에게 경고를 받았다.
_버트런드 러셀

20세기의 거장이 다시 쓴
19세기의 아이콘 빅토리아 여왕

영국의 한 시대를 대변하는 불굴의 아이콘 빅토리아 여왕을 전기문학의 거장 리턴 스트레이치(Lytton strachey)의 글로 만나본다. 리턴 스트레이치는 전기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거장으로 찬양 일색의 전기를 거부하고 그간 부각되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의 새로운 면모를 발굴해냈다. 그가 부활시킨 여왕은 거대한 영연방을 호령하던 군주,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영국 그 자체였던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적 대변혁의 중심에 있었으나 그 자신은 매우 보수적이었고, 여제라는 칭호까지 얻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받았으면서도 사실은 권력이 매우 빈약했으며, 왕좌에 앉아 근엄한 표정을 짓기보다는 시시때때로 종종거리고 감정을 폭발시켰다. 또한 여성 참정권이라는 굉장히 혁명적인 화두가 떠오른 시대의 ‘여성’ 군주였으나 여성들의 새로운 목소리를 혐오했고 스스로 평생 여인이길 자처했다.

그렇다면 빅토리아 여왕을 여왕이도록 만든 것은 무엇인가? 스트레이치는 이를 밝히기 위해 여왕과 여왕이 열렬히 사랑하고 혹은 지독히 증오했던 일곱 명의 인물을 불러낸다. 이들은 여왕의 어머니 켄트 공작부인, 가정교사 레첸, 남편 앨버트 공, 그리고 정치적 동반자 혹은 숙적이었던 멜버른, 파머스턴, 글래드스턴, 베컨즈필드 경이다. 켄트 공작부인과 레첸은 공주 시절 왕의 후계자로서 빅토리아의 제왕적 가치관을 형성했고, 앨버트 공은 밤새워 춤추기를 즐기던 빅토리아를 책상과 독서등, 서류 더미 앞으로 불러냈으며, 멜버른, 파머스턴, 글래드스턴, 베컨즈필드는 고집불통에 제 멋대로인 여왕과 때로 힘 겨루기를 하고 때로는 힘을 합치며 국가적 난관을 돌파해냈다. 이들이 공적으로, 또 사적으로 여왕과 맺은 은밀하고 절절한 관계가 역사, 정치, 로맨스의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지고, 이들은 결국 빅토리아 자신과 함께 영국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은 ‘빅토리아 여왕’을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빅토리아 시대’라고 불리게 된 시대를 일구어내는 데 이른다.

하지만 빅토리아가 단순히 만들어진 여왕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스트레이치는 한편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진실성’을 조명한다. 어린 시절 유별날 정도로 정직한 아이였던 빅토리아는 죽을 때까지 그 진실성을 간직했으며,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가족과 정치인, 국민 앞에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빅토리아는 아주 보기 어려운 정치인, 나아가 드문 미덕을 지닌 인간이었다. 빅토리아의 사랑도, 증오도, 애달픔도, 그리고 군주로서의 자부와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집까지도 모두에게 낱낱이 드러났으며, 이는 재위 기간 몇 번이나 위기와 갈등을 불러왔으면서도 결국 대중이 그녀에게 공감하고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했다. 스트레이치의 가감 없는 서술로 여왕의 우스꽝스러운 면모와 한계점, 즉 툭 튀어나온 입과 거기에 고인 아집, 군주답지 않게 촐싹거리는 걸음걸이와 지나치게 감정적인 태도, 뛰어나지 않은 지적 능력과 제국주의적인 사고방식 등이 나열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글 속에서 우리는 영국이 왜 그렇게 빅토리아 여왕을 사랑하고 존경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새로운 역사적 글쓰기―
‘리턴 스트레이치’라는 이름

『여왕이 사랑한 사람들』의 저자 리턴 스트레이치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의 런던을 거닐며 버지니아 울프, E. M. 포스터, 존 케인스 등과 철학, 예술을 논했고, 이들은 런던의 지식인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며 이후 예술과 학문에 빼놓을 수 없는 영향을 끼쳤다. 스트레이치 또한 20세기 전반의 새로운 예술사적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전기(傳記) 스타일을 창조하며 이후 전기문학의 향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디언』에서는 “리턴 스트레이치 이후로 전기문학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는 말로 그를 평하기도 했다.

스트레이치는 훌륭한 인물의 업적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위인전식의 전기 대신 인물 심리에 대한 통찰과 연민이 돋보이는 압축적이면서도 대단히 신랄하고 유머러스한 전기를 창조했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이치의 전기 속 인물들은 이전과 다르게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다. 또한 스트레이치 특유의 유머가 글 전반에 스며 있어 버트런드 러셀은 “감옥에서 스트레이치의 전기를 읽다가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간수에게 경고를 받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역설, 아이러니, 과장 등이 버무려진 스트레이치의 전기 서술은 지금의 관점으로 보아도 파격적이며, 역사적 진실과 소설적 상상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듯 보인다. 전기문학, 더 광범위하게는 역사적 글쓰기의 규범을 가볍게 비웃고 불손함을 거름 삼고 위트를 벗 삼아 써 내려간 그의 익살스러운 작법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구매가격 : 15,000 원

일본의 미신과 종교

도서정보 : 이노우에 엔료(井上円了) | 2023-07-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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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 『迷信と宗教』(1916)(至誠堂書店)
우리 일본이 오늘날에도 미신이 성행하고 종교도 그 구름에 싸여 정신세계가 어두워졌다. 나는 인문(人文)이나 국가를 위하여 미신과 종교를 구분하여 해로운 미신을 배제하고 올바른 신앙 아래서 종교의 빛을 발휘할 필요를 느껴 일편단심 보국(報國)의 미덕으로 본서를 강술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목적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등 이하의 사회, 혹은 초등학교 졸업 정도의 사람, 미신의 바다에 빠진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상한 학설을 첨가하지 않고 복잡한 논리를 피하여 평이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것을 주체로 삼았다.
본서는 가정교육의 교훈자료나 사회교육의 강의자료로 공급될 것을 예상하여 가능한 한 예를 들었고 사실담을 많이 인용하거나 가능한 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그 담화는 옛사람들의 책에서 발췌하는 것보다 내가 국내외 각국의 실지를 답사하여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많이 기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자와 종교인은 물론이고 가정의 부모님들은 어느 사회든 이 책을 읽고 가르침과 강연의 자료로 채택하여 사용하시길 바랍니다.<서문에서>

구매가격 : 8,000 원

부역자

도서정보 : 이안 부루마 | 2023-07-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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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권력을 도운 부역자들의 생을 추적!
이 책은 역사가 가진 힘과 신빙성에 대한 검증이다

하인리히 힘러에게 없어서는 안 됐던 개인 마사지사 케르스텐
중국에서 일본 비밀경찰을 위해 스파이가 된 만주족 공주 요시코
동료 유대인들을 독일 비밀경찰에 팔아넘긴 네덜란드의 하시드 유대인 바인레프


선악의 비중을 따져보고 도덕의 질량을 측정할 것

여기 범상치 않은 세 명의 인물이 있다.

체격이 좋은 데다 늘 사는 게 즐거운 마사지사 펠릭스 케르스텐.
자그마한 체구에 남장을 하고 다닌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가와시마 요시코).
절멸수용소로 갈 유대인들에게 목숨 값으로 돈을 뜯어낸 유대인 바인레프.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남다르게 관통한 세 사람의 삶을 추적하는 일종의 전기다. 세 사람은 독일어로 ‘호흐슈타플러Hochstapler’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사기꾼, 허풍쟁이, 협잡꾼쯤으로 번역되는 호흐슈타플러는 부역자나 저항자에 딱 들어맞지 않고 강한 도덕적 질타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모순투성이 삶을 산 이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역사를 다시 읽어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더욱 도덕의 질량을 세밀히 측정할 수 있고, 사람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선악의 비중을 각각 따져보게 되며, 역사에서 사실만큼 허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왜 이 셋을 선택했을까? 전쟁 시기에 일어나는 부역과 저항의 행위들은 선악이라는 도덕적 서사에 딱 부합하지 않는다. 악한 일이 선한 의도로 행해질 수 있고, 악한 사람이 간혹 선한 일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케르스텐은 유대인 살해 계획을 세운 힘러의 몸과 마음을 보살폈지만, 훗날 유대인 구출을 돕는 일도 했다. 셋 중 누구도 완전히 타락한 존재는 아니었고, 이런 특징은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성인보다는 죄인으로 상상하는 게 더 쉽지 않냐며, 이 세 명에 대입해봄으로써 부역의 문제를 반추해보자고 말한다.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은 삶의 복잡성을, 윤리의 다면성을 최대한 넓게 펼쳐서 보여준다. 거기엔 변곡점들이 있다. 도덕적 인물이 되거나 혹은 체제에 순응하거나. 이 책의 전개 방식은 독일과 네덜란드,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세 사람의 행로를 동시간대로 나란히 펼치는 식이다. 부역자, 협잡꾼, 스파이, 증언자 이 모두가 혼합된 인물들은 국경을 넘나들며 역사를 꽤나 흔들었다. 독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가짜 뉴스나 증언에 휘둘리지 않고, 역사관과 사실 분별 능력을 발휘해 믿을 만한 증언을 가려내기, 절박함에서 나온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인간적인 이해심은 갖되 윤리적 느슨함으로 일관하지 않기 등이다.

케르스텐: 나치 수장을 도운 그는 나치주의자였을까

펠릭스 케르스텐. 그는 나치 친위대 SS의 수장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였다. 즉 인종 학살을 자행한 힘러의 몸과 마음을 양손을 사용해 돌봤다. 이발사나 궁중의 광대처럼 마사지사도 권력자의 심복이 될 수 있다. 권력자들은 흔히 만성 두통, 불면증, 위경련 등 심리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질환을 겪는데, 마사지사는 그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케르스텐 스스로 “시술하면서 나는 지도자급에 있는 이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치 체제에 기꺼이 적응하면서 “행복을 폭식”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전쟁 말기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케르스텐은 살길을 도모해 진영을 바꿨다. 즉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수천 명의 유대인을 수용소에서 구해내는 일을 해냈다. 일각에서는 그가 돈벌이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저자는 그럴지언정 그에게 일말의 인간적 품위도 없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한다. 전쟁이 끝나면 힘러의 마사지사란 타이틀이 위협이 될 줄 알았던 그는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움직였고, 심지어 힘러를 설득해 다른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려는 위험한 시도까지 했던 것이다. 즉 케르스텐은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끔찍한 조건에서 죽어가도록 놔두는 부류의 인간은 아니었다.
이런 양면성을 가진 케르스텐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저자는 “나치 수장을 마사지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전쟁범죄는 아니지만, 그는 틀림없는 나치 부역자였다”고 본다. 그는 나치주의자가 아니었다(그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계층의 인간들을 섬기는 신하였다. 그 계층이 전부 나치주의자는 아니었다 해도 히틀러의 제국에 잘 적응했던 사람들이다. 기업인과 사업가, 교수와 의사, 외교관과 관료들. 이들이 전후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효율적으로 복무하곤 했던 것처럼 케르스텐은 전후에 입장을 뒤집으면서도 결코 히틀러 시절 동료들과의 인연은 끊지 않았다. 그들에게 여전히 마사지를 제공하고 그들의 돈이나 힘에 기대곤 했다. 따라서 그의 선과 악은 우리의 세밀한 도덕적 의식과 평가에 따라 그 무게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요시코: 조각조각 분열된 스파이

나치 아래서 연줄을 이용해 케르스텐이 안락한 삶을 누리던 시기에, 동양에서는 요시코라는 인물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요시코는 이 책이 다루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극적인 삶을 보여준다. 그건 가장 굴곡진 삶을 살았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연극배우처럼 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주족 공주였던 그녀는 아버지가 일본인에게 수양딸로 보내자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요시코는 남장 복장을 하는 크로스 드레서였고, 남자/여자와 모두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이 사실로 신문지상을 달구었다. 일본 육군 장교 다나카 류키치와 변태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지즈코라는 일본 여성에게 “내 아름다운 아내”라고 부르며 자신을 시중들게 했다. 게다가 그녀는 일본인들이 무뢰배라면서 그들의 실패한 정책을 입에 올리다가 입장을 바꿔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영웅적 행동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양극단을 오가는 버릇이 있었다. 중국 남성용 장삼이나 혹은 일본 여성용 기모노 차림으로 만주국의 인종 화합을 설파하는 것은 그녀가 보인 퍼포먼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퍼포먼스는 중일 우호라는 명분 아래 펼쳐진 일본의 호전적인 전략들을 홍보했다.
요시코에게는 이질적인 면들이 혼재했다. 만주족 귀족, 아버지와 양아버지 주위에 모여 있던 극우 인사들, 권력자 위치에 있던 여러 일본인 연인,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이 조합됐던 그녀의 인격은 쪼개진 조각들의 혼합물이나 다름없었다.
1947년 10월 5일 법정. 5000명의 눈이 요시코를 주시하는 가운데 그녀의 범죄 혐의 목록이 나열되었다. 만주의 중국 영토를 정복하기 위해 사적으로 군대를 조직한 죄, 푸이를 괴뢰국 황제 자리에 앉히도록 도운 죄, 중국 침략을 모의한 죄, 상하이사변을 일으키도록 도운 죄, 중국의 군사기밀을 빼돌린 죄, 일본의 선전 선동 내용을 퍼뜨린 죄, 청나라를 수복하려고 한 죄, 중국인 부역자들을 지원함으로써 조국을 배신한 죄,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사무라이 정신’에 오염돼 남자 군사 영웅처럼 행동한 죄…….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런 혐의보다 그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그녀는 나라를 배신한 스파이였지만 동시에 근거 없는 혐의를 뒤집어쓴 희생자이기도 했다. 요란한 인물 요시코는 허언증이 있었고, 그녀의 삶은 소설이나 영화로 많이 각색됐는데, 법정은 바로 그런 창작물에 등장한 요시코의 행위를 현실의 범죄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다.
즉 생애 마지막에 내뱉었던 거짓들이 요시코 자신을 삼켰다. 감옥 독방에 갇힌 서른세 살의 그녀는 머리가 깎이고 윗니는 다 빠진 상태였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몇 가지 이야기를 입으로 꾸며대고 있었다.

바인레프: 유대인을 팔아넘기면서 아우슈비츠행 열차를 멈춰 세우다

바인레프는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유대인 사회에서 그의 위치는 분류하기가 애매했는데,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에 속하지만 스스로는 문화적 소양이 높다고 여겼고, 여타 유대인과 달리 독일계 유대인에 더 동질감을 느꼈으며 우월의식을 가졌다. 그는 돈 받고 유대인들을 나치에 팔아넘긴 존재다. 돈 많은 유대인들은 절박하게 바인레프만 믿고 구출 명단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살아남으려 애썼다. 실제로 그는 베스터보르크의 수용소장 게메커를 조종해 아우슈비츠로 가는 열차를 멈춰 세운 적이 있고, 이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뿐이었다. 바인레프는 존재 자체가 기나긴 거짓말의 목록이기도 했다. 그가 돈만 호주머니에 챙긴 뒤 팔아넘긴 유대인은 너무 많아 전후 그에 대한 증언 기록을 정리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들었다. 6년간 바인레프에 대한 증언 기록을 철저히 검토하며 600명이 넘는 증인을 인터뷰한 결과 추려진 보고서는 총 1683쪽에 달했다.
저자는 네덜란드 국립 전시 문서 연구소의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하며 묻는다. “바인레프의 설명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바인레프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의 설명을 믿을 것인가.” 즉 이 책은 역사에서 누구의 증언을 얼마만큼 신뢰할지 그 판단을 독자가 내리도록 종용한다. 바인레프는 틀림없이 유대인을 구했지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고 돈을 챙겼으며, 결국 그 유대인들은 수용소로 보내졌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자기 마음 상태에 대해 날카로운 관찰을 할 줄 알았고, 거기엔 일말의 진실이 있었다”는 평도 남긴다.
전후 조사관들이 바인레프에 대해 내린 결론은 치명적이었다. ‘바인레프는 유대인들을 밀고했고, 나치 친위대의 보안 기구인 SD에 협력했다.’ 그는 책도 여러 권 써서 자신을 한껏 변호했다. 1988년 스위스에서 죽은 그는 숨이 멈출 때까지 일군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는데, 이들은 그에게서 영적 위안을 구했다고 한다.

우리 삶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꾸며진다

사기, 신분 위조, 거짓은 전쟁의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산물이다. 피점령국에서 사람들은 본명을 숨기고 속임수를 써야 활동할 수 있으며, 점령국에서도 각종 음모론과 상상은 넘쳐날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이유로 부역 행위를 했다. 하지만 저자는 전후 가장 덜 심각한 부역 행위를 한 일부 사람에게 가장 가혹한 보복이 가해졌다고 말한다. 바로 적군과 동침한 여성들이다. 이들 여성은 편안함, 욕망, 외로움, (어쩌면) 사랑 등의 이유로 적군과 관계를 맺었지 심오한 이념적 헌신 때문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군중은 이 여성들의 머리를 박박 깎고 오물을 뒤집어씌우고 침 뱉고 강간까지 했다. 부패한 관료, 문제 많은 과거를 지닌 의사나 정치인들은 별문제 없이 신흥 엘리트나 고위층이 됐던 것과 달리.
이 책의 부역자 셋은 진실 속에서 삶을 살지 않았고 허구 속에서 생을 연장했다. 그랬던 이유는 두려움, 오만함 같은 감정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별 이유 없이 그랬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부역자는 결이 조금 달랐다. 바인레프와 요시코는 삶에 주어진 거짓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꿰뚫어봤고,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케르스텐 또한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도 그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앞의 두 사람에게 조금 더 이해심과 관대함을 보인다. 케르스텐은 체제에 더 순응하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정밀 과학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실제로 발생했던 일인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만 그 나머지는 전부 해석의 영역이다. 사람의 기억은 변하고, 쉽게 조작되고, 언제든 틀릴 수 있다. 지난 우리 삶의 이야기의 많은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꾸며지고, 우리의 생각은 바뀐다. 저자는 진실을 아주 잠깐이라도 들여다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생각부터 의심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직 하나의 진실만이 있을 뿐이라고 독단적으로 주장하는 태도는 억압적일 뿐 아니라 아예 틀렸다. 우리가 믿는 그 어떤 이데올로기라도, 의심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구매가격 : 18,800 원

실내식물의 문화사

도서정보 : 마이크 몬더 | 2023-07-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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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부터 현대까지의 실내식물의 역사
음악과 문학, 영화, 패션, 기후변화 등
실내 공간에 깃든 식물의 문화사

이 책은 실내식물에 숨겨진 뒷이야기와
야생의 식물이 반려식물로 거듭난 과정을 다룬다

‘식물멍(식물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는 행위)’이 유행하면서, 인터넷에서는 ‘초보 식집사(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부르는 데에서 유래한 단어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가리킨다)’에게 이런저런 실내식물을 추천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통 키우기 쉬운 식물로 꼽히는 작물은 그 조상이 아주 먼 곳의 열대지방에서 서식했던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식물들은 어떤 계기로 우리집 안방에서 전자파 차단 식물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이처럼 이제 소품을 넘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잡은 실내식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기쁨, 실내식물을 둘러싼 기술의 발전, 실내식물 육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식물들이 더욱 애틋해질지도 모른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생명체
이 책은 실내식물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로 인간의 삶의 터전과 생활방식의 변화, 문화의 발전, 인간이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자연과의 공진화, 환경파괴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선명한 삽화로 독자의 시선을 끌며 익숙하고도 낯선 식물을 통해 우리가 실내식물이라고 이름 붙인 존재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한다. 이끼나 조류를 활용하여 건물의 외벽을 덮거나 하수와 공기의 정화에 광합성 조류를 활용하는 등 실내식물은 점차 생활공간 그 자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식물이 지붕과 벽으로, 집이 화분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삶의 터전과 생활방식은 다방면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야생식물의 멸종이나 환경오염, 기후재앙 등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여 우리가 식물을 인류의 반려로 삼아야 할 이유다.

실내식물의 역사부터 전망까지
저자는 첫 문장에서 이 책이 ‘실내식물에 관한 “탐험서”’라고 밝히며, 실내식물의 역사가 우리의 생활방식이 변해온 역사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서론에서는 오늘날 실내식물의 입지와 실내식물 시장의 규모에 대해 소개하며, 실내식물이 지난 몇백 년간 지역적인 비주류 작물에서 세계적인 수출입품으로 거듭났음을 짚는다. 첫번째 장에서는 ‘이국적’인 열대식물이 세계 곳곳의 실내환경으로 그 서식지를 넓혀나간 이야기를 들려준다. 2장에서는 지금의 실내식물을 있게 한 육종가들의 연구와 기술의 발전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식물을 실내로 들임으로써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내식물은 인간에게 화학적,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선조의 유산이나 친구의 선물, 나아가 가족과 다름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4장에 등장하는 워디언 케이스는 빅토리아시대에 큰 인기를 끈 유리 장식품의 연장선 위에 있는 발명품으로, 인류가 실내에 작은 생태계의 싹을 틔우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고 오늘날 식물을 활용한 실내조경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5장에서는 식물과 인류의 공진화를 다룬다. 저자는 유전학과 건축학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독자가 앞으로의 인류와 식물의 모습을 더욱 유기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무분별한 채집과 육종, 수출입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종과 생태계 파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이 책의 결론부에서 앞으로 실내식물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우려해야 할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이 방대하고도 집약적인 탐험서를 마무리한다.

구매가격 : 16,500 원

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도서정보 :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저/조성우 역 | 2023-07-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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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내려진 시대

후한 제국이 무너지자 중국은 남과 북으로 분열되었다. 그러나 이 분열은 동시에 중국 문화권의 확장과 다양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 분열기의 중국』에서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교수(미 스탠포드대)는 특유의 박람강기를 동원하여 그 복잡한 변화상을 그려낸다.

한과 당 사이 4백여 년 동안 중국은 지리적 정의가 바뀌었고, 외부 세계와 한층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가족의 모습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고, 문학 및 사회 영역에서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새로운 종교가 등장하였다. 새로 개발된 양자강 유역은 쌀 생산 중심지로 부상하였다. 문학은 조정과 수도를 벗어나 원림, 사찰, 전원 별장 등 새롭게 등장하는 사교 공간과 지역 문화를 묘사하기 시작하였다. 자기인식이 분명한 상류층 가문이 성장하자 물질적 부로 규정되는 전통적인 한 대 호족과는 다른 지배층의 개념이 형성되었다. 후한을 무너뜨린 종교 반란 뒤에 새롭게 나타난 도교와 불교는 국가, 경제, 친족을 포함한 삶의 모든 측면에 변화를 불러 왔다.

수 왕조가 589년에 중국을 재통일하자 황제의 권력은 보다 강고해졌고 지배층은 제국의 질서에 귀속되었다. 이제 중국인들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일부가 되어 공통의 불교 신앙을 가진 국가들과 물질적으로 그리고 사상적으로 교류하게 되었다. 이처럼 한과 당 사이의 수 세기는 중국에 깊고 영원한 자취를 남겼다.

구매가격 : 21,000 원

하버드 중국사 당

도서정보 :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저, 김한신 역 | 2023-07-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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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기,
동아시아 문화권의 형성기

중국 역사의 “황금기”로 불리는 당 제국은 중국 역대 왕조 중 가장 개방적으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였던 기간이었으며, 동시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회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는 동아시아문명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였다는 점에서 범지구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저자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이 책에서 중국이 ‘중원지역’을 벗어나 지리적 확장을 이루었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페르시아만 여러 나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역동적인 당대라는 시기를 쉽고도 풍부하게 담아낸다. 당대 사람들은 바다와 육지에서 광범위하게 무역에 종사했다. 내륙 아시아로부터 온 상인들이 장안과 낙양에 거주하였고, 모험적인 상인들은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이는 곧 범지구적 디아스포라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번영과 평화는 곧 종지부를 찍었다. 756년 절도사 안녹산의 반란은 당 제국을 그 뿌리까지 흔들었고 그 후 재건된 당 왕조는 이전과 뚜렷이 구별되었다. 이 책은 흥미롭게도 후대 동아시아인들에게 찬란한 영광의 시기로 기억되는 당대의 전반기보다 쇠락해가는 당의 후반기에 주목한다. 그 역사적 단절이 중국 역사 궤도에서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구학계의 방대한 학술성과를 집대성하고 특유의 박람강기를 동원하여 지리, 정치, 도시생활, 농촌 사회, 외부 세계, 친족, 종교, 문학과 예술에 걸쳐 난숙하였던 당대 문명이 정치적 위기를 통해 한계에 직면한 뒤에 새롭고 보다 업그레이드된 문명으로 탈피하는 과정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구매가격 : 21,000 원

하버드 중국사 진·한

도서정보 :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저/김우영 역 | 2023-07-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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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천년 동안 이어질 고대 제국의 질서가 창조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기원전 221년 진의 시황제는 장차 중화제국의 심장부를 이루게 되는 영토를 통일했다. 정복을 통해 하나가 된 이 광대한 영토가 정치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중국 문화의 철저한 재형성이 불가피했다. 『하버드 중국사 진·한, 최초의 중화제국』은 향후 2천년 동안 이어질 고대 제국의 질서가 창조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진과 한 제국은 중국사의 ‘고전기’를 이루는데, 이는 그리스-로마가 서양에서 맡은 역할과 유사하다.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지리적으로 방대하기 이를 데 없고 문화적으로 다양하기 짝이 없는 제국을 다스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은 조정의 관리들과 당대 학자들이 직면했던 핵심과제가 무엇이었는지에 주목한다.

저자는 중국의 동서남북에 걸친 엄청난 지역적 차이를 극복하면서도 지역성을 유지하기 위해 취해진 강력한 조치와 그 파급효과, 즉 국가의 신성한 구현체인 황제라는 인물상의 발명, 문자의 통일 및 유교적 이상의 보급을 위한 국가 공인 경전의 확립, 재산과 토지, 정교한 친족구조를 바탕으로 지방을 지배한 유력 가문들의 흥성, 제국 내부의 비무장화, 유목인 전사들이 중국인의 정체성 형성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본다.

21세기의 화두인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하버드대의 특별기획으로 티모시 브룩(UBC대 교수)이 책임 편집을 맡은 여섯 권짜리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 한국어판이 『하버드 중국사 진·한, 최초의 중화제국』의 출간으로 완간되었다. 기원전 3세기, 진 제국의 통일 이래 20세기 초에 청조가 무너지기까지 면면히 이어진 중화제국의 역사를 추적하는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는 중국이라는 제국의 장구한 역사를 형성해왔고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수많은 요인을 새롭게 조명하여 호평을 받아 왔다.

구매가격 : 21,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