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여지도

도서정보 : 박점규 | 2015-05-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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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구호 뒤에 존재하는, 살아 숨 쉬는 노동의 맨얼굴
1997년 구제금융 사태 이후 한국의 노동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해고자들이 낙엽처럼 쓸려 나갔다. 그러나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넘기고 사정이 나아져도 고용을 전과 같이 늘리지 않았다. 남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법원은 해석했다. 이제 노동자는 아직 닥치지 않은 위기 앞에서도 해고될 수 있다. 지난 15년간 진행된 ‘노동 유연화’의 실상이다.
사람을 ‘쉽게 쓰고 쉽게 버릴’ 수 있는 사회,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 뿐 아니라 나쁜 일자리마저 ‘갑질’ 앞에 무릎을 꿇고 지켜야 하는 사회, 이것이 한국의 평범한 일상이다. 경쟁과 도태에 익숙해진 한국 사회 구성원들은 삶을 옥죄는 막연한 불안에 일상적으로 영혼을 잠식당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이런 곪은 상처를 표피적으로 관리하려고만 해왔을 뿐, 정작 당사자 처지에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일은 도외시해왔다. 환부를 직시하고 정밀하게 진단해야 가장 유효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문제를 살피고, 그곳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정책과 통계치, 구호와 숫자 뒤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사회문제는 삶의 문제로 바로 설 수 있다. 《노동여지도》는 바로 그런 얼굴들, 오늘 이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맨얼굴을 찾아나섰다.

당신이 사는 도시의 노동은 안녕하십니까?
《노동여지도》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실제를 보여주는 한 편의 르포르타주이자 역사서다. 20여 년을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해온 저자가 2014년 3월 ‘삼성의 도시’ 수원에서 시작해 2015년 4월 ‘책의 도시’ 파주까지, 1년 2개월 동안 전국 28개 지역을 발로 뛰어 ‘오늘 이 땅의 노동여지도’를 그려냈다.
모아 펼친 풍경은 신산하다. ‘1800만 노동자들과 그 가족, 서민들에게는 일상이 세월호의 선실과 다를 바 없’었다(송경동 시인, 추천사 중). ‘사람장사’가 기승을 부리는 안산의 하청노동자들은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아이들의 부모였다. “직영이세요?”라는 맞선 자리 질문에 모멸감을 곱씹어야 하고, 청춘을 바친 공장을 지키기 위해 고공의 굴뚝에 올라야 하고, 열차에서 일하지만 사고 시 승객을 구조하는 것이 ‘불법’이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저자의 여정을 이어가게 한 것은 곳곳에서 싹 트고 있는 희망들이었다. 부도난 회사를 인수해 노동자 자주관리회사로 전환하고 흑자로 돌아선 시내버스회사, 노조와 병원장이 함께 일궈낸 행복한 공공병원, 성과급을 받는 대신 후배들을 정규직으로 만든 선배 노동자들…. 21세기 한국 노동 현장에서 발견한 희망은 아직 작지만 분명 또렷하다.
세밀한 희망을 발굴해 기록한 행간에는 골목을 뒤지며 분투한 저자의 땀이 뜨겁게 배어 있다. 자동차 부품사, 조선소, 시멘트회사, 의료기기 제조사, 음료 제조사, 연구소, 병원, 증권사, 출판사, 공항, 호텔, 식물원, 패스트푸드점 등, 다종다양한 일터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기꺼이 육성을 들려줬다. 그곳에 정직한 땀의 대가를 찾는 사람들,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는 용기 있는 사람들, 상처를 보듬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노동여지도》가 만난 ‘보통의 노동자’들은 고단함을 나누고 힘을 더할 때 비로소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말’이 아닌 ‘삶’이 실증하는 21세기 노동사의 한 장면이다.

다시 현장에서, 노동자의 연대를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노동조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대다수 한국인이 노동자일진데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노조는 어째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가?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OECD 최하위권 수준이고 단체협약 적용률은 꼴찌다. 노조가 성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간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한국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자기 삶에 가까운 것으로 여기지 못한다. 《노동여지도》의 여정에서도 대공장 정규직 노조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전해진다.
노동조합 일반을 불신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일부의 이익만을 위해 복무하는 집단으로 매도해버리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노동여지도》가 현장에서 만난 ‘작은 노조’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이 질문을 다시 무겁게 생각하도록 한다. 더 나은 일터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자긍심, 일터 밖의 사회와도 연대하는 정의로운 삶에 관한 성찰이 그들의 목소리에 배어 있다. 그래서 다시, 현장을 보고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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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도서정보 : 정희선 | 2015-04-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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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종이 넘는 마약 검사 끝에 사인을 밝혀낸 가수 김성재 사망 사건
프랑스의 콧대마저 꺾어버린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혈흔을 분석해 완전범죄를 막아낸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DN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검거한 성폭행범


정의를 향한 국과수 사람들의 집념과 열정의 기록!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34년간 몸담았던 정희선 전(前) 국과수 원장이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남대문 방화 사건 등 우리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과수 연구원들의 뜨거운 열의와 집념, 그리고 구체적인 과학수사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정희선 원장은 국과수의 역할은 “진실을 밝혀서 사망자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며, “이것은 결국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첫 여성 수장,
정희선 원장이 말하는 국과수 이야기
현재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정희선 원장은 1978년 국과수에서 약무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과학수사 분야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 당시 국과수 직원 100명을 통틀어 여자는 본인을 포함해 3명뿐이었을 정도로,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직업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혈흔이 묻은 옷가지, 시신의 머리카락, 변사자의 토사물 등 사건 현장에서 증거가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수집해 실험해야 했고, 조직폭력배를 앞에 두고 법정에 서서 감정 결과를 증언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정희선 원장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과학수사 분야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본인의 기대와 달리 출근하자마자 실험 기구만 닦고 8개월 내내 실험 보조만 하게 되자, 정말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니 주도적으로 감정을 진행하게 해달라고 상사를 설득했다. 이후 소변을 이용한 마약 검사법을 확립하는 등 10년 동안 약독물을 전문으로 다뤄오다가, 외국의 체계화된 마약 검출 시스템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덜컥 영국 외무성 장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정되었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처음에 연구소에서는 난색을 표했지만 정희선 원장이 일일이 부서장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아냈고, 그 결과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법과학 전공으로 박사후 과정에서 수학할 수 있었다.
유학을 마치고 다시 국과수에 복귀해서도 영국에서 맺은 인연을 이어갔고 영국문화원의 협조 아래 한-영 공동 법과학 심포지엄을 추진해, 다른 후배 연구원들도 영국의 선진적인 과학수사 시스템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잿더미가 된 화재 현장에 나타난 그녀가 유가족인 줄 알고 기자가 다가왔다는 에피소드에서 체감할 수 있듯이, 과학수사 분야에서는 드물게 국과수 최초로 여성 소장이 되었고, 소장을 지내는 동안 연구소가 연구원으로 승격되면서 초대 원장까지 지냈다.

방독면과 실험복을 입고 1층 옷가게를 통해 2층으로 들어갔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장이 전소되었고 화재 잔사만 남아 있었다. 화재연구실 직원들은 전형적인 화재 냄새와 분진이 가득한 곳에서 벌써 3일째 꼬박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시장 길을 걸어 나오는데, 대기하던 기자 중 한 명이 급하게 다가와서 나에게 유가족이냐고 물었다. 한 여성이 화재 현장에서 나오니 기자 입장에서는 누구인지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 본문 142쪽 「잿더미를 가지고 사건을 규명하다」 중에서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은 정희선 원장이 국과수에 입사해 여성 법과학자로서 활약한 개인의 기록이자, 0.1%의 가능성에 매달려 온 힘을 쏟아내 미제의 사건을 해결하는 국과수 전 연구원들의 집념과 열정의 기록이다. 1장 [오직 진실을 향한 뜨거운 집념]은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등 국과수에서 해결한 굵직한 사건을 모았고, 2장 [수사는 과학이다? 수사는 창조력이다!]는 창의력을 발휘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 사건들을, 3장 [사회의 어두운 조각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미세물질실, 영상연구실, 유전자분석실은 물론,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했던 최면수사를 진행하는 범죄심리실이나 총기연구실 등 과학수사의 세세한 분야를 짚었다. 마지막 4장 [국과수에서 불량식품을 조사한다고?]에서는 가짜 참기름 판별, 프로포폴과 위조 다이어트 약물, 비아그라 등 바로 우리 곁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과수의 사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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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도서정보 : 구광렬 | 2015-04-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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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보는 체 게바라의 삶
체 게바라의 펜을 통하여 그를 알아가고 이해해 나간다

-‘여는 글’ 중에서-
국내 출판된 체 게바라 관련서적들은 일기나 자서전 등 주로 그의 개인적 기록물들을 번안한 것들이다. 특히 체 게바라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서적은 국내출판본이 없는 걸로 안다. 더욱이 체 게바라를 문학도로서 조명한 서적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펜과 칼을 동시에 들고 싸웠던 체 게바라의 펜 부분을 중심으로 풀어나간 이 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녹색노트 속의 시들에 관한 분석은 세계최초인 만큼 한국인인 필자가 느끼는 감회엔 남다름이 있다. 하지만 겨우 첫발을 디뎠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필사시기 등, 추정에 그치고만 부분을 확정, 단언할 수 있을 날까지 견마지로를 다해야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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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 보험업법

도서정보 : 유인호 | 2015-04-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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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보험업법의 법조문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재입니다. 최근 개정법(2015. 4. 16. 시행)과 중요판례를 반영하였으며 특히 손해사정사 및 보험계리사 시험에서 출제되었던 3개년(12~14년) 기출문제를 대부분 반영하였고(파란색) 기출표시(볼드)는 물론 오답지문(빨간색)을 통해 효율적으로 학습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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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빈부의식은 어떻게 변했는가

도서정보 : 김용신 | 2015-04-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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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빈부의식은 어떻게 변했는가』는 급속한 경제발전 이후의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빈부의식은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 저자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교에서 ‘정신분석적 정치?사회이론’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변천을 거듭해온 우리 시대의 빈부의식을 ‘구조’와 ‘심리’의 측면에서 심도 깊게 분석하고 있다.

구매가격 : 4,800 원

조해 보험법

도서정보 : 유인호 | 2015-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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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통상 보험계약법으로 불리우는 상법 보험편(제4편)을 법조문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재입니다. 최근 개정법(2015. 3. 12. 시행)과 중요판례를 반영하였으며 특히 손해사정사 및 보험계리사 시험에서 출제되었던 3개년(12~14년) 기출문제를 대부분 반영하였고(파란색) 기출표시(볼드)는 물론 오답지문(빨간색)을 통해 효율적으로 학습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구매가격 : 1,000 원

인구 쇼크

도서정보 : 앨런 와이즈먼 | 2015-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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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마다 100만명씩 증가하는 과잉 인구 시대, 저출산이 답이다!

약 20만 년간 거의 일정수준을 유지하던 세계 인구가 역사의 마지막 0.1퍼센트 기간동안 폭발하듯 증가하고 있다. 1900년에 16억명, 2014년에 72억명, 2082년에는 10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지구의 인구 과잉 현상으로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삶에 의문을 품은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은 2년 넘게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인구 문제 현장을 탐사해『인구 쇼크』에서 생생히 전달한다. 전 세계의 인구 문제 현장을 누비고 그곳의 사람들과 전문가들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모든 자료를 검토 후 저자는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구 문제를 경제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의 문제를 중심으로 인구 문제를 살펴본다. 민족 갈등과 수자원 문제에 국가 정세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이민자에 배타적 시각이 사회문제인 유럽사회, 오랜 기간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과 고령화에 이어 인구 감소에 접어든 일본까지 여러 다양한 인구 문제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다. 세계 곳곳의 인구 문제는 인종과 민족, 생활방식, 경제와 정치 등 다양한 측면과 결부되어 전달하며 단순한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임을 상기시킨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세계 최저 출산율로 저출산 현상이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에서 이 책의 함의는 선뜻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연금 기금 부족과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구 감소로 GDP가 감소하더라도 국민 소득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그동안 비관적으로 여겨졌던 우리나라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폭넓은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할 수 있도록 한다.

구매가격 : 14,000 원

저항하는 평화

도서정보 : 전쟁없는세상 편 / 엄기호, 김종대, 강인철, 정희진, 서경식, 조영선, 하승우, 최현정 | 2015-0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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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평온한 상태가 아니라 끝없는 긴장 상태
흔히 ‘평화’라고 하면 말 그대로 ‘평화로운’ 상태를 떠올린다. 서로 간에 아무 갈등이나 차이가 없어서 무엇과 맞설 필요가 없고 긴장할 필요도 없는 것. 하지만 이것은 평화의 사전적, 평면적인 정의에 불과하다. 대담에 참여한 18명의 평화주의자들에게 평화란 훨씬 더 역동적이며 전복적인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위에서 내리누르는 힘에 끝없이 치어드는 힘이며, 부조리한 것을 거부하는 정신이자, 어느 하나의 힘이 지나치게 강성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견제하는 소수의 긴장에 가깝다.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총 8편의 대담 어디에도 ‘평화로운’ 화해의 기운이 배어 있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평화주의자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의 폭력성
평화운동단체 전쟁없는세상이 대담을 기획하고 책을 엮었다. 10년 이상 독자적으로 활동해온 전쟁없는세상이 특히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병역거부운동’이다. 이들은 모든 전쟁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범죄일 뿐이며, 군대가 그 전쟁을 가능케 하는 폭력의 중추라고 여긴다. 그래서 군입대를 실제 자신의 삶에서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평화의 씨앗이 되고자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살아 움직이는’ 평화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평화의 눈에 비친 이 사회 곳곳의 폭력성은 지옥도라고 할 만큼 처참하고, 우리가 이 책에서 반드시 대면해야만 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지성’과 ‘활동’이 만나 평화의 지도를 그리다
문화인류학자 엄기호,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 풀뿌리 민주주의·아나키즘 연구자 하승우 등은 폭압적인 한국 사회에 대해 회의하고 날선 비판을 던지는 대표적 지성이다. 각자 분야가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어느 때든지 섣부른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정부가 앞장선 체제의 폭력과 부패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눈속임이나 우연성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그저 까다롭고 비관적인 이들로 보일지 모르지만, 바로 그들의 그런 예민함과 성찰 덕분에 우리 또한 폭력과 부조리의 실체를 비로소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한편 이들과 또 다른 선에 서 있는 대담자들, 전쟁없는세상이 대표하는 활동가 그룹이 갖는 무게 또한 만만치 않다. 여옥, 임재성, 박정경수, 샤샤, 이길준, 이용석, 김훈태, 오리, 윤정화, 이덕현은 평화적인 신념 또는 고유한 정체성 등으로 인해 병역을 거부하고 수감생활을 했거나 그러한 이들을 지지하며 병역거부운동에 몸담아왔다.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대체복무제도조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척박한 국가에서 군대를 거부한다는 것은 곧 사회 부적응자, 나아가 ‘비국민’으로 낙인찍힌다는 것, 겁쟁이 또는 몰염치로 매도당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그것들을 감수하면서까지, 거창한 평화주의가 아닌 진짜 평화를 자기 삶으로 체현하고자 노력한다.
이 묵직한 두 그룹이 만나 여덟 가지 키워드를 놓고 벌인 대담은, 바꿔 말하면 대한민국 폭력과 저항의 큰 지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지도가 결국 가리키는 길은 자명하게도 ‘진짜 평화’라는 길이다.

왜 ‘군대’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가?
2014년 6월 21일 육군 22사단 GOP에서 한 병사가 총기난사 후에 무장탈영해 동료 병사 5명이 사망했다. 8월에는 연천28사단에서 일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엽기적인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4월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8사단에서 ‘관심병사’로 취급되던 병사 2명이 휴가를 나왔다가 아파트 베란다에 목을 매 동반자살했다. 자살할 것이라고 예고까지 했지만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육군 17사단장은 부하 여군에게 성폭력을 저질러서 장성급 중 무려 ‘최초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한 해 평균 195명이 군대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물론 추정치에 불과하다. 전쟁에 동원된 것이 아니라 단지 남들 다 하는 입대를 했을 뿐인데 이토록 빈번한 사망·사고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중 빙산의 일각만이 드러나 잠깐 충격을 주고, ‘군대문화 개선해야 한다’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긴 채 잊혀져갈 뿐이다.
이러한 사고들로 인해서 군대에 대한 사회 전반의 문제의식이 그나마 깊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 군대에서 최악의 학대와 사망이 벌어지고 있는 중에도, 심지어 그것이 발각되어 공포와 원성을 자아내는 중에도, 군부대 체험 예능 프로그램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그 두 가지 현상이 한 사회 안에서 동시에 벌어진다는 것, 뉴스를 보며 윤 일병을 동정하고 임 병장에 치를 떨고 난 직후에 [진짜 사나이]가 상황극으로 빚어내는 전우애와 걸그룹 멤버의 여군 판타지에 열광할 수 있었다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회에 내재된 병적인 군사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국가는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이런 국가는 나도 지키지 않겠다”며 최근 병역거부를 선언한 박유호 씨의 기사에 달린 수많은 악플들 또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로 국가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진 마당에도 여전히 건재한 ‘국방 의무’의 신성화를 보여준다.
문화인류학자 엄기호는 1장 ‘[청년] 서바이벌이 된 일상, 군대가 차라리 편하다?’ 대담에서 이러한 현상을 예리하게 진단한다. 사회 전반이 이미 충분히 군사화되어 있으며 일상 자체가 전쟁이기 때문에, 더 이상 군대가 1970~1980년대처럼 폭력과 억압의 상징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적어도 밥은 먹여주는’ 너그러운 공간, 비슷한 처지의 남자들끼리 평등하게 몸으로 부대끼고 ‘동지애를 나누는’ 따스한 공간으로 느끼면서 군사주의를 내면화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그것을 대중매체가 부채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책의 서론에 해당하는 이 논의에서 알 수 있듯, 지금 한국의 ‘군대’를 출발점으로 삼아 논의한다는 것은 단지 군대생활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든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속속 배어 있는 군사주의와 폭력성을 사유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긴박한 전제 위에서 폭력과 저항의 문제를 하나하나 파고들어간다.

철옹성 같은 한국의 군사주의에 던지는 8개의 큰 질문
1장 ‘서바이벌이 된 일상, 군대가 차라리 편하다?’에서는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여옥과 문화인류학자 엄기호가 이야기를 나눈다. 일상이 전쟁과 다를 바 없고, 사회 자체가 군사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군대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2장 ‘덜 가혹한 군대는 가능할까?’에서는 군사 전문가 김종대와 병역거부자이자 평화 연구자인 임재성이 이야기를 나눈다. 해방 이후 철옹성과도 같았던 한국 징병제도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3장 ‘정의로운 전쟁 vs 정의로운 평화’는 종교학자 강인철과 기독교 신자이자 병역거부자인 박정경수의 대담이다. 한국 교회가 전쟁과 평화, 군대와 병역거부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그 심각한 문제점을 파고들어간다.
4장 ‘거부와 기피를 넘어 탈주하라’는 여성학자 정희진과 병역거부자 샤샤, 이길준의 대담이다. 한국의 ‘남성성’이라는 획일화된 기준에 의해 ‘병역거부’ 아니면 ‘병역기피’의 틀로 이분화되어버린 다양한 탈주의 가능성들을 모색해본다.
5장 ‘군대를 안 가면 국민이 아닐까?’는 재일조선인 서경식과 병역거부자 이용석의 대담이다. 국민국가에서 비국민으로 낙인찍힌다는 것, 그리고 낙인을 넘어서 자발적인 비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한다.
6장 ‘폭력을 다스리는 더 큰 폭력의 울타리’는 교사이자 인권 교육 활동가인 조영선과 교사 신분으로 병역을 거부한 김훈태의 대담이다. 폭력을 내면화한 기구로서 제도권 학교가 갖는 한계와, 평화 교육의 가능성을 함께 찾아본다.
7장 ‘삶을 재구성하고 세상을 바꾸는 직접행동’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아나키즘 연구자 하승우와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오리의 대담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운동으로서 비폭력 직접행동이 갖는 의미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8장 ‘평생 몸에 남아 있는 군대라는 상처’는 임상심리전문가 최현정과, 군복무 경험이 있는 윤정화, 이덕현의 대담이다. 직접 경험한 군대에서 피해자로서, 또는 가해자로서 겪은 폭력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이야기한다.

구매가격 : 11,200 원

담배 이야기

도서정보 : 문일평 | 2015-0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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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야기』는 과거 우리나라 담배의 역사 흐름을 어원, 풍속도(예절 등), 시장 상황, 문제점 등을 낱낱이 적은 책으로 담배에 관해 궁금해 하는 갖가지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기술한 교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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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도서정보 : 토마 피케티 | 2015-0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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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파리경제대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이 드디어 출간한다. 지난해 8월에 프랑스, 올해 4월에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후 경제계는 물론 세계 지성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온 <21세기 자본>은 국내에서도 이미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동학에 대한 참신하고 실증적인 분석과 대담하고 파격적인 대안 제시로 인해 논쟁의 중심에 있다.

우선 경제적 불평등을 배태하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소득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늘 높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즉, 자본이 스스로 증식해 얻는 소득(임대료, 배당, 이자, 이윤,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서 얻는 소득 등)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임금, 보너스 등)을 웃돌기 때문에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제시하는 통계자료를 들여다보면, 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1914~1945년에 급격히 떨어진 이후 다시 증가해 최근에는 19세기 수준의 턱 밑까지 도달했다. 1914~1945년에 잠시 상대적으로 평등이 높게 유지되었던 것은 단지 전후 복구를 위해 각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부유층의 상속된 부에 상당한 정도의 과세를 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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