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자연관

도서정보 : 테라다 토라히코(寺田寅彦) | 2023-09-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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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寺田寅彦随筆集』 제5권
자연이라는 것이 지구상 어디에서나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면 일본의 자연도 외국의 자연도 같을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문제의 내용적 검토는 불필요하겠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모습이 곳곳에서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어 한 마디로 자연과 또한 자연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변화를 보여준다. 일본인의 조상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서 건너왔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유사 이래 2천여 년 동안 이 땅에 토착화된 일본인이 설령 어떤 유전적 기억을 가지더라도 그 상층을 대부분 덮어버릴 만큼 경험의 수확을 이 일본의 환경으로부터 받아 최대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그 효과를 발휘해 온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서언’ 중에서>

구매가격 : 4,000 원

법 짓는 마음

도서정보 : 이보라 | 2023-09-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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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국회에서 법 만드는 일을 해 온 국회 보좌관, 입법 실무자의 책.

법의 시작과 끝, 당사자로부터 시작해 국회를 거쳐 다시 당사자에게로 가닿는 입법의 모든 과정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피해 당사자의 글은 어떤 과정을 거쳐 명문의 규정이 될까? 국회 앞에서 억울한 일을 들어 달라 사정하고 요청하면 정말 법 만드는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고 법에 반영할까? 동물과 환경은 보호의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까? 누구의 목소리가 법으로 연결될까?

저자는 주로 ‘2050 탄소중립법’ ‘웹하드 카르텔 방지 5법’ ‘동물원법’ 등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청년기본법」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이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고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오랫동안 앞장서 왔다. 공교롭게도 이 법들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 이슈들과 맞닿아 있으며, 자기 언어가 없는 존재, 말을 빼앗기거나 발언 기회조차 제대로 얻어 본 적 없는 이들의 방패로 쓰였다.

법은 우리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다. 국가에 내가 가진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자 할 때 그 근거가 되는 것이 법이다. 즉 법이 바로 서야, 스스로 나를 지킬 제대로 된 권리의 언어가 생기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언어를 짓는 사람, 입법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구매가격 : 11,900 원

K홀릭

도서정보 : 장대환 | 2023-09-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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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흥미롭고 의미 있는 통찰로 가득한 책,《K홀릭》이 출간됐다.
“세계는 왜 대한민국에 열광할까?” 한국을 선도하는 매경미디어그룹을 이끌고 있는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오랜 시간 경험하고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물음에 답한다. 저자는 탄탄한 한국의 인적 자원과 이로부터 파생하는 다양한 K문화, K기업을 소개하면서 자신만의 통찰을 던진다. 대한민국은 심각한 자원 부족 국가이지만, 인적 자원 하나만큼은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K홀릭》은 한국인의 문화와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파헤쳐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인이 제시하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현재와 미래를 만나보기 바란다.

구매가격 : 15,400 원

노동계급 세계사

도서정보 : 워킹클래스히스토리 | 2023-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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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클래스히스토리 (Working Class History)
2014년 설립된 국제적 노동자·활동가 단체.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투쟁한 이들의 집단적 역사를 찾아내고 그러한 역사를 새로운 세대의 노동자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민중사 기록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천만 명에 이르는 독자와 청취자들에 힘입어 영어권 온라인에서 가장 대중적인 민중사 프로젝트 모임으로 성장했다.

구매가격 : 16,800 원

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도서정보 : 김성식 | 2023-09-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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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청춘,
열여덟 어른

만 18세가 되면 어른이 되어야 하는 청춘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열여덟 어른’ 혹은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부른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에서 보호받다 만 18세가 되면 퇴소해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단어지만, 매년 약 2,400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자립을 준비한다.

자립준비청년들 가장 가까이에서 곁을 지키며 바라본 어른이자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 김성식 팀장이 『안녕, 열여덟 어른』으로 우리들을 찾아왔다. 이 책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퇴소 후 어떻게 집을 구하고, 어떻게 진로를 결정하는지 그리고 어떤 말들이 상처가 됐는지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보여 준다. 동시에 저자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보통의 청춘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동안의 고민을 풀어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한순간 어른이 되어, 홀로 집을 구하고, 공과금을 내며 살아간다. 물론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미비한 상황이다. 특히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제도가 사회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본인이 자립준비청년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자립준비청년 앞에 놓인 현실과 지원 정책 및 해외 사례를 보여 준다. 이는 우리가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자립준비청년 인터뷰’ 코너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이들의 삶과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안녕, 열여덟 어른』은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을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전해 줄 것이다. 이제, 김성식 팀장이 안내하는 열여덟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구매가격 : 11,200 원

일본정신사연구

도서정보 : 와츠지 테츠로(和辻哲郎) | 2023-09-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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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和辻哲郎全集』(제4권_(岩波書店)(1989)
나는 『일본고대문화(日本古代文化)』 발표 이후 그 이후의 다양한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노력했고 예술, 사상, 종교, 정치 등 각 분야에 걸쳐, 아직 서툴지만 조금씩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무렵 나는 동양대학교(東洋大學)에서 일본윤리사, 나중에는 호세이(法政)대학에서의 일본사상사 강의의 초안으로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주제로 쓴 저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은 아스카영락(飛鳥寧樂)시대부터 가마쿠라(鎌倉)까지 특히 힘을 쏟았다. 비록 조잡하지만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는데, 그 강의 초안의 부산물로 언젠가는 일본 정신사의 종합적인 서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거의 미완성 상태로 발표한 것이 이 책에 수록된 여러 논문입니다. 본서의 논문은 ‘스이코‧천평미술의 양식(推古天平美術の様式)’ 및 ‘『침초지(枕草紙)』의 원전 비평에 관한 제안’의 두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동대지진 이전 몇 년 동안 주로 잡지 『사상(思想)』에 발표했던 것이다. 오른쪽 두 편도 다른 두 편과 같은 메모를 바탕으로 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사문도원(沙門道元)」의 처음 3분의 2는 『사상』 창간 이전에 『신소설(新小說)』에 연재한 작품이다.<‘서언’ 중에서>

구매가격 : 8,000 원

K-방역은 왜 독이든 성배가 되었나

도서정보 : 이덕희 | 2023-09-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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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과연 성공한 정책일까?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이덕희 교수가 전하는 '방역'의 실체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코로나19의 그림자 아래에 살았다.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거나 일상생활을 평소처럼 영위하는 것이 힘들어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으니, 그 그림자가 얼마나 짙었는지 떠올리기란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바이러스성 질병이 우리의 삶을 휩쓸고 지나간 것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랜 시간 우리의 삶에 함께했던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것이 고작 4개월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다. 코로나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한동안 이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굳이 다시 그 좋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지금, 코로나19에 대해 오랜 시간 목소리를 높여왔던 한 역학자의 책이 출간되었다. 코로나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니다. 미래의 바이러스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알리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을 옥죄어 왔던 코로나19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는 책이다. 우리의 삶을 옥죄었던 것은 바이러스였을까? 아니면 방역 정책이었을까? 코로나19는 그처럼 유난을 떨며 확진자의 동선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 필요한 질병이었을까?
이 책은 경북의대 예방의학과의 이덕희 교수가 코로나19가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다시 엮은 것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에 집필했던 원고에 당시의 상황에 대한 간략한 소회와 업데이트된 정보들을 함께 담아 출간하게 되었다. 역학자로 오랜 기간 호메시스에 대해 연구해 온 이 교수는 K-방역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을까?
이 교수의 신작 『K-방역은 어떻게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는 이덕희 교수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여러 저널들을 통해 확보한 연구에 '상식적인' 방역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에 고개 숙인 한국의 K-방역 정책을 돌아보는 책이다. 이덕희 교수는 코로나19의 행적을 추적하고, 동선을 공개하며, 사회 전반을 봉쇄하는 방식의 방역 정책이 과연 효과적이었는지를 묻는다. 이렇게 강력하고 강제적인 방역 정책이 과연 필요했던 것일까? 스웨덴과 일본 등 우리와는 반대되는 방역 정책을 택한 국가들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우리가 선택한 방역 정책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감수할 정도로 코로나19는 심각한 질병이었을까?
이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의 K-방역이 세계적으로 칭찬받았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독이 든 성배'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확진자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쪽의 방역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기 때문에 잘못된 방향의 첫 단추가 꿰어졌던 것이며, 그를 계속 고수함으로 인해 생긴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한 밀접한 관리와 함께 저위험군 환자들을 방역으로 얽매지 않는 사회 구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했음을 강조하며, 자연적으로 획득하는 면역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코로나는 정말 '없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발달시킨 것이다.
『K-방역은 어떻게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는 독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겪은 경험과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대응했던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대유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앞으로의 대응 방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구매가격 : 10,200 원

망설이는 사랑

도서정보 : 안희제 | 2023-09-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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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어떻게 유행이 되는가? 온갖 논란을 유행처럼 소비하는 온라인 공론장의 구조를 파고드는 정교한 문화비평서이자 문화기술지. 저자는 논란에 가장 취약한 존재인 케이팝 아이돌 아티스트에 초점을 맞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론장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학교폭력, 갑질, 성폭력, 인권 의식부터 역사 인식, 인성 등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모든 사건이 관심경제attention economy의 네트워크 안에서 어떻게 하나의 ‘논란’으로서 조직적으로 생산되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곧 화폐가 되는 이 새로운 경제 체제에서 논란은 특정 종류의 관심을 생산하고 그와 결부된 대중 및 공론장을 구성한다.

그러면서도 『망설이는 사랑』은 온라인 공론장의 문제를 다루는 여느 책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하고도 참신한 궤적을 그리며 나아간다. ‘망설이고 주춤하는 팬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대화를 통해 그 공론장 내부에서 형성되는 거대한 폭력의 네트워크를 꿰뚫기 때문이다. 이때 망설임이란, 논란의 중심에 선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혼란과 고통을 경험하지만 그 무분별한 폭력에 가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찾고 윤리적 분투를 벌이는 태도를 가리킨다.

팬, 특히 아이돌 팬들은 언제나 비합리적이고 무지하다는 혐오와 편견에 둘러싸여 있지만 저자가 만난 팬들은 우리에게 그와 전혀 다른 경로를, 즉 팬심과 덕질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중-팬-사이버렉카-언론-알고리즘-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의 행위자가 결합하는 무분별한 논란과 폭력의 네트워크 내지는 캔슬 컬처에 가담하지 않고 망설이는 팬들을 통해 우리는 ‘가해자 감별’과 ‘무조건적 퇴출’을 넘어서는 논의/사유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 이들의 윤리적 실천이 어떻게 좀 더 나은 온라인 공론장 문화를 상상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지 살펴보자.

구매가격 : 13,300 원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도서정보 : 앨리슨 케이퍼 | 2023-08-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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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사라진 미래는 ‘좋은’ 미래인가?
그것은 당연한 가정인가?
비장애중심주의와 정상화에 도전하는 장애학의 질문!
불구의 미래와 불량한 존재들이 연합하는 불구의 정치로의 초대!

이 책은 장애를 부정적인 것으로 당연시하고 자연화하는 태도가 문화, 사회운동, 학술연구 전반에서 장애를 주변화해왔는지를 드러내고, 특히 더 나은 미래상을 그리는 기획들 안에 정상화의 충동이 얼마나 짙게 묻어 있는지 치밀하게 폭로하면서도 저자는 정상화의 충동에 의존하지 않는 더 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정치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다시 말해 퀴어 및 페미니즘 이론과 글을 불구화하는 동시에 장애 이론 및 실천이 퀴어, 페미니즘과의 연대를 통해 확장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한다. 정상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다양한 억압의 체계가 서로 얽히며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러 소수자 정체성이 서걱거리며 불화하는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억압은 공존하며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페미니스트/퀴어/불구의 연합과 그 열린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정치로 독자들을 초청한다.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의 저자이자 페미니즘 장애학자인 김은정은 이 책이 “장애와의 연대를 통해 퀴어 정치학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퀴어와의 연대를 통해 장애 이론과 여성 이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지적하면서” “퀴어에 대해 침묵하는 장애학 역시 비판한다”라면서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의 미래를 함께 실현하기 위해선 자기 성찰과 도전이 모두 필요하다는 입장을 통해 그 어떤 하나의 입장이 해방을 만들어낼 수 없음을 드러낸다”라고 짚는다(11쪽).

케이퍼는 그 연합의 현장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독자에게 소개한다. 화장실에 대한 장애 접근성과 젠더퀴어 접근성을 함께 평가하는 화장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해, 정체성과 상관없이 접근성 문제로 사람들을 한데 불러 모은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화장실을 찾는 사람들(PISSAR)’의 활동은 그중 하나다. 화장실은 트랜스젠더와 장애 문제가 연합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물론 이 활동 내에서도 화장실에 대한 트랜스젠더 접근성이 강조되면 장애 접근성이 희석될 것을 우려하며 연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환경정의의 영역도 또 하나의 현장이다. 환경운동, 특히 반독성 활동가들이 환경 부정의의 증거로 장애를 활용하는 모습(가령 독성물질이 장애를 일으키고, 그때 장애는 공포의 대상으로 재현된다)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장면이다. 하지만 독성물질이 장애인 혹은 이상 진단을 받은 사람을 넘어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는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비장애중심주의를 벗어난 더 나아간 분석이 필요하며, 오히려 환경정의가 장애학과 교차할 때 더 넓은 연합의 가능성이 생성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미국의 장애법이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도구가 될 가능성을 보는 장애 권리 교육 및 옹호 기금(DREDF)의 활동, 화학물질과민증이 있는 사람들이 환경정의의 기획을 수행하기 위해 안전한 무향 공간을 접근성의 개념으로 가져온 것이 바로 그 예다.

저자는 재생산정의의 영역 역시 불화하는 연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하는데, 임신을 지속할 권리를 임신을 중지시킬 권리만큼 중요하게 요구하는 재생산정의의 영역은 재생산 권리와 장애 권리 운동의 연대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산전 및 산후 진단 상태 인식법(케네디 브라운 법)을 제정할 때 장애와 재생산 권리 영역의 여러 단체가 이를 함께 지지할 수 있었던 사례를 들며 저자는 힘든 길이지만, 고통스러운 장애의 현재와 미래에 고착되지 않고, 장애인을 위한 재생산정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을 위한 재생산정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2013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장애학, 특히 장애를 교차적으로 사유하고 이론화하는 데 기여해온 이 책은, 비장애중심주의가 반드시 장애, 장애 운동, 장애학의 주제만이 아니라 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기 위해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강력히 드러낸다. 장애와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주장을 넘어서 불구의 미래에 대한 욕망을 말하는 대담성, 더 접근 가능한 미래를 향한 상상, 정상성에서 미끄러진 불량한 존재들의 불화하면서도 의존하는 정치의 가능성, 비틀거리면서도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구매가격 : 20,300 원

인생샷 뒤의 여자들

도서정보 : 김지효 | 2023-08-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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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피드를 확인하는 여성들. 그들을 향한 날 선 비난에 의문을 품고, 열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진 안팎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사진을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 보정을 거쳐 SNS에 올린 후 그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일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칭하는 인생샷(인생사진)에는 사회현상이나 인정욕구로 일반화할 수 없는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복잡한 맥락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서로 지지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일구고 정치를 벌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여성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아름다운 인생샷을 올릴까?”에서 시작해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타인과 어떻게 만나고 있나?”로 이어지다가 “나는 어떤 타자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되었나?”로까지 확장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셀카의 문화사이자 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의 실천 방식을 탐색한 중요한 시도로 읽힐 것이다. 신진 연구자의 첫 저서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복합적인 논의를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비평서이다.

구매가격 : 12,95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