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던전: 김봉석 영화리뷰 범죄·액션 편

도서정보 : 김봉석 | 2020-02-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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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범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액션을 기록하다
A보다 반음 낮은 곳에 숨어있는 대중문화의 모든 것, ‘에이플랫 시리즈’의 열세 번째 책.

〈시네마 던전: 김봉석 영화리뷰 범죄·액션 편〉은 <시네필> <씨네21> 등 영화 매체의 기자를 거쳐, 오랫동안 영화평론가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로도 활동했던 저자 김봉석이 1994년부터 최근까지 써온 영화리뷰 중 범죄영화와 액션영화 96편에 대한 이야기를 한데 그러모은 책이다. 〈시네마 던전> 시리즈는 자타공인 서브컬처 마니아인 저자의 장르영화 리뷰를 묶어낸 첫 번째 책으로, 이번 범죄·액션 편에 이어 호러·스릴러 편, SF·판타지 편 등 장르별로 묶은 영화리뷰집을 꾸준히 발간할 예정이다.

저자는 장르영화 특유의 즐거움은 물론 그 이면과 역사까지 함께 조망한다. 영화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은 갱스터무비의 명작 <대부>와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의 시작 <말타의 매>처럼 영원히 지지 않을 고전영화부터, <존 윅> <재키 브라운>처럼 영화사에 독특한 방점을 찍은 영화까지 너르게 아우른다.

구매가격 : 12,000 원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LITTLE WOMEN THE MOVIE ARTBOOK)

도서정보 : GINA MCLNTYRE | 2020-02-1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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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차세대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영화 <작은 아씨들>의 모든 것을 담아낸 공식 메이킹북!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
★제32회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4관왕★
★제77회 골든 글로브,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음악상 노미네이트 ★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9개 부문 노미네이트★

‘여성’과 ‘예술’을 말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이름, ‘조 마치’

“난로 옆에서 꾸벅꾸벅 조는 건 딱 질색이야.
난 모험이 좋아. 나가서 재미있는 일을 찾아볼 거야.” -조 마치 (p.41)

낡은 외투에 고무장화, 한 손에는 빗자루, 다른 한 손에는 삽을 든 채 쿵쾅거리며 현관을 나서는 소녀. 어디 가느냐는 언니의 물음에 “운동하러 가.” 하고 ‘쿨’하게 말하는 소녀의 이름은 ‘조 마치’다. ‘작은 아씨들’의 둘째인 그녀는 그 존재가 ‘넘사벽’이었던 당대부터 태어난 지 150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수많은 여성들에게 ‘워너비’이자 ‘롤모델’이 되어주었다. 인생의 소울메이트를 심지어 이성 가운데서 발견하지만, 그 ‘행운’을 스스로 박차고, 오직 글쓰기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던 조. 그녀가 지금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다면, 그녀의 목소리는 어떤 울림을 줄까?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여성 영화 제작자들도 그 점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것 같다. 1994년, 이미 한 차례 『작은 아씨들』을 영화화했던 그들이 25년 뒤, 또 한 편의 <작은 아씨들>을 만들기 위해 뭉쳤으니 말이다. 그뿐 아니다. 영화 <레이디 버드>(2017)로 아카데미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배우에 이어 감독으로서의 재능까지 인정받은 차세대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이 감독을, 그런 감독에게 “배우라기보다는 창의적인 파트너”라고 인정받은 시얼샤 로넌이 ‘조 마치’ 역을 맡았다. 우리의 ‘조’가 어느 때보다 ‘조’다울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다.

“모든 세대가 그들의 어린 시절을 형성해 온 고전 영화와 도서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우리 시대를 위한 것’을 찾아볼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94년의 우리에게는 특정한 종류의 『작은 아씨들』이 필요했는데, 2019년에도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들어요. […] 우리는 이야기를 가져야만 해요.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자신을 보고, 우리 시대에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면서 극장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로빈 스위코드(<작은 아씨들> 공동 제작자) (p. 21)

영화 개봉과 함께 원작 소설인 『작은 아씨들』과, 영화 <작은 아씨들>의 해설서인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의 팬으로 2019년판 영화 <작은 아씨들>을 통해 다시 한번 감동받기 원하는 고전적인 팬들은 물론, 아직 작품을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도 2020년은 완벽한 조건이다.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에는 세계적인 고전을 써낸 루이자 메이 올컷에 대한 전기적인 사실부터, 어린 시절부터 『작은 아씨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들려주는 영화 제작 배경, 원작과 등장인물에 관한 깊고도 참신한 이해, 시대적 배경을 가진 고전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이 어떤 것인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영화의 제작 과정까지 충실히 담겨 있다. 읽고 보는 것만으로 고전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감독과 배우 인터뷰, 스틸컷,
영화 속 음식, 의상, 소품에 대한 숨은 이야기들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인터뷰뿐 아니라 영화 속 음식, 의상, 소품 등을 담당한 제작진들의 목소리도 충실히 담겨 있다. 영화 속에서 조가 집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며 들고 간 여행 가방은 실제 1800년대 여행 가방을 어렵게 대여한 것으로, 소품 감독 데이비드 굴릭은 조가 가방을 너무 적게 가져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뉴욕에 갈 때 들고 갈 물건들로 스크린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의상 디자이너 재클린 듀런은 베스가 죽고 가족들이 입는 애도 의상을 디자인하며 각 인물들이 느낄 슬픔에 따라 색과 의상 스타일을 달리했다. 마미는 검은색으로, 메그는 그보다 한 낮은 단계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회색으로. 조는 베스가 죽고 곧 옷을 준비할 성격이 아님을 고려해 베스가 죽기 전부터 애도 의상을 입고 있도록 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크리스틴 토빈은 빅토리아 시대 정통 요리법을 마치 가족의 실생활에 맞게 단순한 조리법으로 재탄생시켰다. 안무가 모니카 빌 반스는 네 번의 춤 장면을 위해 배우들과 2주에 걸쳐 20시간짜리 리허설을 진행했고, 촬영 때에는 (이후에 사용될 영화 음악이 아닌) 데이비드 보위를 틀어놓는 전략으로 배우들의 풍부한 감성을 이끌어냈다.
2019년판 영화 <작은 아씨들>은 감독 자신이 밝히고 있듯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지만 시작 부분은 원작과 다르다. 아버지 없이 지내는 첫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치 자매들의 대화가 아니라, 1868년 가을 뉴욕, 조가 초조함을 털어버리고 자신의 소설을 팔기 위해 대담하게 출판사 사무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바다 건너 파리에서는 막냇동생 에이미가 다른 화가 몇 명과 함께 간 소풍에서 자세를 잡은 신사 둘과 숙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콩코드의 집에 남은 베스는 텅 빈 방에서 홀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근처에 사는 메그는 소박한 자기 집에서 크랜베리 잼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다 연이은 실패에 좌절감을 느껴 흐느끼는 중인데, 쌍둥이 자녀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그녀의 기분을 풀어준다. 성인이 된 마치 자매들에게 언니, 동생, 엄마, 아빠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들에게서는 무엇이 사라졌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은 아씨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구매가격 : 21,000 원

배우에게

도서정보 : 류성국 | 2020-0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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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의미가 재미있습니다. ‘연극’을 영어로는 ‘Play(놀이)’라고 하기
도 합니다. 그리고 공연자는 ‘Player(놀이하는 사람)’라고 부르기도 합
니다. 배우를 ‘Actor(행동하는 사람)’라고 부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자로 ‘배우’의 의미가 저는 가장 재미있습니다. ‘배우’를
한자로 풀이하면 ‘사람이 아니지만 사람의 슬픔을 가진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인간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인간의 고민과 슬
픔을 안고 삶을 살아 내며 삶을 응원하고 감동을 주는 존재, 배우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구매가격 : 4,200 원

니벨룽겐의 영화소개1

도서정보 : 김성엽 | 2020-0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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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한 100편의 서양영화,한국영화를 개운하고 알기 쉽게 분석,강평했습니다. 포털사이트와는 다른 논조로, 또 독창적인 내용으로 차별화한 귀중한 소장용 영화 소개서. 영화의 성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칼라 포스터 삽입.

<20세기 할리우드 드문 영화 걸작선 94편>이후 필자의 두 번째 영화 소개서인 <니벨륭겐의 영화 소개Ⅰ>이 완성돼 매우 기쁩니다. 로마자Ⅰ로 한 것은 Ⅱ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기 때문입니다. 전설이 된 1966년~1967년작 <디 니벨륭겐Ⅰ,Ⅱ>를 아주 인상 깊게 본 터라 책 제목도, 필명도 니벨륭겐으로 했습니다. 본서에서는 100편의 영화를 수록했습니다. 첫 번째 책인 <20세기 할리우드 드문 영화 걸작선 94편>머리말에서 언급했던 대로 본서에는 한국영화와 동양영화도 수록했습니다. 100편 모두가 걸작선으로 선별된 것은 아닙니다. 혹평을 받은 영화라도 근래에 소개된 영화들을 참고 차 실었습니다. 본서에는 호평받은 영화와 혹평받은 영화가 서로 섞여 있어 우열반이 따로 구분되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또 좀 더 두꺼운 분량으로 자세한 설명과 논평이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집필 작업 때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작업 때는 2년만에 탈고,완성해 그 속도가 배가 된 것 같습니다. 이미 귀한 경험을 해서 여러 교훈을 통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장점은 단점을 거쳐서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교훈이 반영된 겁니다. 또 이번에는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동양영화를 포함해서 수필 식으로 써 내려가다 보니 굳이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신 차례에서 각 영화들의 제목에 그 페이지를 표시해 해당 영화를 쉽게,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각 장마다 간결한 문체를 추구했습니다. ‘말이건 글이건 길이가 너무 길어지면 군더더기가 생긴다.’ ‘말과 글은 뜻만 전달되면 족한 것이지 그 길이나 횟수는 상관없다.’는 조언을 따랐습니다. <20세기 할리우드 드문 영화 걸작선 94편>,<잉카문명 수색탐험>,<사막 탱크전>에 이은 필자의 네 번째 책이 젊은 시절에 완성된 것도 아주 행복한 일입니다. 언젠가 훗날에 <니벨륭겐의 영화 소개Ⅱ>가 멋있게 완성돼 공개되는 것을 기대해 봅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는 미래 진행형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가는 것도 사실 아주 힘든 일입니다. 바로 이게 영화평론가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일이겠죠.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만 선별해서 일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해야 하는 고충. 그렇기에 인간의 두뇌와 감성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본 직후 감흥이 남아있을 때 가장 좋은 문체가 나온다는 것. 이를 실천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99%의 노력 끝에 본서가 완성된 것을 영화 매니아분들과 같이 축하하고 싶습니다. --- 작가의 머리말 중에서

구매가격 : 8,000 원

미쓰백 시나리오북

도서정보 : 이지원 | 2019-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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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장 뜨거웠던 영화 〈미쓰백〉
문학적인 지문과 관객을 울린 명대사
무삭제 오리지널 시나리오

“미쓰백. 그냥 그렇게 부르라고.”
“저는 김…지은 구 살.”


영화 〈미쓰백〉은 학대당하는 아이와 그 아이의 아픔에 공감하고 조건 없이 먼저 손 내밀어주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로, 아동학대의 실상을 선명하게 보여주어 관객의 분노와 공감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소외된 두 여성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어떻게 세대를 뛰어넘어 연대하는지 뚝심 있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에 응답하듯 각종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영평11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미쓰백 시나리오》는 ‘쓰백러’ ‘영혼 관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우리나라 영화사에 기록될 만큼 뜨거웠던 영화 〈미쓰백〉의 무삭제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옮긴 책이다. 날씨와 풍경, 인물의 움직임과 감정 등이 섬세하게 표현된 문학적 지문, 관객의 가슴을 파고 들었던 명대사를 읽다보면 어느새 상아와 지은이 서 있던 코끝 시린 그 겨울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게다가 영화 본편에서는 삭제되었던 장면들까지 되살려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와 상황 등에 더욱 깊게 몰입하며 영화와 비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뒷얘기가 담긴 이지원 감독의 서문도 읽는 맛을 더한다.

구매가격 : 8,400 원

불한당 시나리오북

도서정보 : 변성현, 김민수, 이원재 | 2019-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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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화제의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쿠키 영상까지 포함된 전체 시나리오
새로운 표지의 양장본으로 찾아오다

“사람은 믿지 마. 상황을 믿어야지.”
“나 믿으라고 강요 안 할게. 근데… 나는 형 믿어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초청
제26회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수상
제1회 더서울어워즈 인기상 수상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10대영화상 수상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촬영조명상 수상
제4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조명상 수상
‘씨네21’ 2017년 올해의 한국영화 TOP3, 올해의 남자배우 선정
‘시네마테크 KOFA가 주목한 2017년한국영화’ TOP10 선정


뛰어난 미장센과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새로운 필름누아르로 주목받았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전체 시나리오가 수록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_시나리오》가 2017년 출간 이후 재출간된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양장본으로, 표지도 새롭게 단장하고 2017년판의 알찬 내용은 유지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_시나리오》에서는 미공개 장면이나 삭제 장면을 만날 수 있으며,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장면이나 배우들의 연기로 다시 태어난 장면 등을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쿠키 영상의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어 영화와 또 다른 결말을 확인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어느새 배우들의 음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숨 막히는 연기,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두 남자의 치명적인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해당 도서 본문에 수록된 사진과 내용은 2017년판과 동일합니다. 2017년판 세트에 포함되어 있던 엽서책과 박스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매가격 : 10,500 원

O.S.T.코드;히든 씬

도서정보 : 이인화 | 2019-1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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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와 수수께끼를 해야 한다.
영화감독은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전달하고 싶은 멧시지를 O.S.T.와 씬(장면)에 숨겨 놓았다.
O.S.T.는 감독의 의도된 암호를 싣고 관객들을 감미로운 기분으로,
가슴이 아련하게 저려오는 감동으로 이끈다.
장면의 구도, 소품, 대사, 등장인물들의 관계 등에는
전체적인 이야기에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구매가격 : 9,600 원

벌새

도서정보 : 김보라, 최은영, 남다은, 김원영, 정희진, 앨리슨 벡델 | 2019-09-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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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국제영화제 * 트라이베카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국내외 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 단행본 전격 출간!

무삭제 시나리오부터 최은영, 남다은, 김원영, 정희진의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는' 시선들, 여성, 서사 창작자로서 나눈 앨리슨 벡델과 김보라 감독의 대담까지

〈벌새〉를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 도서 소개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부문 그랑프리상
트라이베카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관객상
국내외 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숙한 데뷔작”
-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한 편의 시처럼 섬세한 영화! 일상으로 시대를 경험하게 한다”
- 제28회 이스탄불국제영화제

“이 영화를 다 보고도 누가 벌새를 가냘프다고 하겠는가, 허약하고 부실한 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이 아니던가. 1994년 성수대교를 보라. 감독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 은희가 감자전 꼭꼭 씹어 먹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고 싶다. 저 속절없이 끊어진 다리를, 날아서 건너는 갈매기가 보고 싶다”
- 〈아가씨〉, 박찬욱 감독

“마침내 빛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어린 소녀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
-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

“자신감 넘치는, 우아하고 절제된 성취! 부드럽고, 아프고 현명하며 끝내 희망적인 영화”
- 〈피아노〉 제인 캠피온 감독

“넋을 잃을 만큼 매혹적인 작품! 가장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 『펀 홈』, 앨리슨 벡델 작가

“은희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애도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로소 만났다”
-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해소되지 못한 시간과 사연이 여전히 예민하게 꿈틀대는 듯한 영지의 얼굴. 〈벌새〉라는 세계는 끝내 완전히 알기 어려운 이 얼굴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 『감정과 욕망의 시간』, 영화평론가 남다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변호사 김원영

“이 영화의 역사성은 1994년 가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증과 폭력의 일상을 그려 낸 데 있다”
- 『페미니즘의 도전』, 여성학자 정희진


무삭제 시나리오,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는' 네 개의 시선,
여성, 서사 창작자로서 앨리슨 벡델과 나눈 김보라 감독의 대담까지
〈벌새〉를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베를린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린, 영화 〈벌새〉를 책으로 만난다. 영화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중학생인 은희가 거대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작지만 힘 있는 날갯짓으로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분투하는 한 시절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 냈다. 개인의 삶과 시대가 서로 교차하는 시공간으로서 영화 〈벌새〉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떠올리게 한다.
책으로 출간되는 『벌새-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은 영화 〈벌새〉에서 출발하지만 영화 안팎의 세계를 섬세하게 짚어 내고 확장하며, 1994년의 사회와 오늘, 예술과 현실을 연결하는 책이다. 영화에서는 편집된 40여 분가량이 그대로 담긴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감독의 말은 〈벌새〉 속 서사와의 보다 내밀한 만남으로 초대한다. 『펀 홈』과 ‘벡델테스트’로 잘 알려진 미국의 그래픽노블 작가 앨리슨 벡델과 김보라 감독이 직접 만나 여성 서사,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경험을 함께 다루는 창작자로서 나눈 대담에는 시대와 공간, 매체를 뛰어 넘어 예술가로서, 시대라는 물살 안에서 역동하는 개인으로서의 진솔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어 내는 네 편의 글은 성수대교가 붕괴하고 김일성이 사망한 영화 속 시공간을 이미 닫힌 ‘역사’가 아닌,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로 불러낸다.
김일성 사망과 성수대교 붕괴로 기억되는 1994년, 중학생 은희에게 세상은 낯설고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 ‘낯선 세상’은 오늘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곳이다. “나는 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를 외치게 하는 담임선생님, 가족 모두 합심해 오빠를 외고에 보내야 한다는 아빠, 짊어진 불안과 압력을 여동생에게 분출하는 오빠, 일터와 가정에서 노동하며 고단한 엄마, 서툰 사랑 말고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언니. 시험을 잘 보면 캘빈클라인을 받지만,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와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 등굣길 지나치는 철거민들이 내건 “우리는 죽어도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현수막과 “김일성은 안 죽는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들, 그리고 무너진 다리 앞에서 제대로 슬퍼할 수도 없는 사람들. 그 시간을 지나온 ‘은희의 세계’는 2019년 지금, 어떤 모습일까?


국가주의, 학벌주의, 가부장제, 강남 개발과 계급 격차, 국가적 재난…
‘공기’처럼 잠잠히 사회를 감싼 ‘고통’을 어루만지며
그치지 않은 ‘사회적 기억’을 지금, 여기로 드리우는 서사와 시선들!
작가의 말에서 김보라 감독은 어느 날부터 반복되던 중학생 시절의 꿈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시나리오와 영화로 만드는 과정 속에 “깊숙이 ‘내 이야기’인 것은 결국 다른 이의 이야기가 된다는, 가장 구체적일수록, 그것은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학교와 학원, 가정과 그 밖에서 중학생 은희가 맺는 관계를 서사의 한가운데에 두고도 그저 ‘한때’로 그치지 않은 한국 사회의 고통과 상흔을 드러내 보이는 힘, 그 고통을 어루만지는 〈벌새〉의 힘이 ‘한국 사회’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벌새-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에는 사회와 영화, 시나리오 속 서사를 함께 읽는 네 편의 글을 수록해 공기처럼 잠잠히 우리를 감싸 온 정서를 ‘사회적 기억’으로 기록하고, 현재적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영화평론가 남다은은 은희와 단짝 친구 지숙이 각자 오빠에게 당했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일상적인 폭력에 대한 두 소녀의 관성과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꾹꾹 눌러 담긴” 가장 끔찍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장면으로 꼽는다. 지숙의 얼굴 곳곳을 물들인 멍처럼 가시적인 폭력의 증거들 말고도 은희의 유일한 공감자인 영지의 자못 침울한 얼굴, “겨우 삶을 견딜 정도만” 빛을 남긴 엄마의 얼굴에서도 폭력의 흔적들을 본다. 소설가 최은영은 그 익숙한 얼굴들에 드리운 폭력과 비존중을, 아프고도 아픈 줄을 의심해야 했던 모든 ‘은희’들이 품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공감받는 진정한 위로와 애도의 서사를 벌새 안에서 길어 낸다.
전쟁 이후 한시 바삐‘더 잘살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가와 사회, 가족이 말 그대로 ‘총력전’을 펼치던 그때를, 변호사 김원영은 ‘우울’과 ‘불안’이라는 정서로 짚어 냈다. 가부장적 가족이 결속하는 중심에 자리 잡은 ‘학벌주의’,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회적 참사로 종언이 예고된‘한강의 기적’ 같은 무너지는 ‘꿈’, 그 속에서 꿈을 좇던 오빠와 아버지는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애초에 경쟁 바깥으로 밀려난 엄마와 딸들은 그저 우울하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벌새’의 서사를 “지금, 여기의 프리퀄”이라 평한다. 오늘도 사람들은 끊어져 버린 다리처럼 무너져 내린 관계들 속에 ‘가족’이라는 제도로 얽어져 ‘각자’ 외로움에 몸서리친다. 그 외로움과 우울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쏟아 내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사다리 없는 개천에서 목이 타는 이무기들에게 담임선생이 목 놓아 외치는“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는 구호는 이미 쓸모가 없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이듬해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90년대를 지나오고도 우리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혹은 알지 못하게 된 비극들을 마주하며 어딘가는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세계 속에서 끝나 버린 꿈을 그때처럼 좇고 있다. 『벌새』는 1994년의 기억이지만 오늘 당신에게로 이어지는 현재다.


◎ 책 속에서

고통은 언제 고통이 되나. 누군가의 시선으로, 공감으로 고통은 고통이 된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는데도 ‘싸우지 좀 마’라는 말을 들어야 할 때, 은희의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철없는 칭얼거림이 된다. ‘싸우지 좀 마’라는 말에는 ‘오빠라면 여동생을 때릴 수 있다’라는 승인이, ‘여자애는 남자가 때려도 참아야 한다’라는 주문이 들어 있다. 이런 사회에서 자란 많은 여성은 자신이 느끼는 고통의 진위를 의심한다. 아파도 자신이 아픈 것이 맞는지 검열하고, 분명히 부당한 일을 당해도 자신이 ‘예민해서’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한다. 여성의 고통을 고통이라고 언어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이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은 내가 자라며 만났던 ‘평범한 여자들’의 모습을 닮았다. 남자 형제의 진학을 위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시절부터 일해야 했던 여자들, 남편과 똑같이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가사 노동과 육아는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소화해야 하는 여자들, 남자 가족 구성원에게 학대당하며 살아가는 여자들,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라고 속삭이며 자신의 가치를 회의하는 여자들, 웃음을 잃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공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자신의 삶에 지친 여자들. 이런 사회의 여성들이 자신을 좋아할 수 있을까. 미소지니misogyny의 세계를 사는 여성에게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격언은 너무도 무겁고 어렵게 다가온다.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영지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에서 은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외로울 때 제 만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제 삶도 언젠가 빛이 날까요?” 나도 어린 시절 은희와 같은 생각을 했다. 외로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덜 외로워졌으면 좋겠다고. (…)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모두 외롭고 어린 여자아이였던 우리는 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서 자신이알지도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고자 했을까. 영지 선생님도 은희를 그런 마음으로 마주했을 것이다. 은희가 덜 외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영지 선생님이 눈빛으로, 함께 있어 주는 시간으로, 자신의 마음을 열어 주는 방식으로 은희에게 다가갔던 것처럼, 그 빛을 받은 은희 또한 영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위로받고 싶었던 사람들이 위로하는 것처럼, 외로웠던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벌새〉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만연하고 죽음 충동의 얼룩이 곳곳에 들러붙어 있다. 요컨대, 삼촌의 갑작스럽고도 짧은 방문과 죽음의 소식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친척의 실제 죽음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끔찍하게 죽음이라는 단어가 부유하는 장면도 있다. 어느 날 은희의 단짝인 지숙이 오빠에게 맞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다. 그는 심드렁하게 묻는다. “니네 오빠는 어떻게 때리냐?” 은희는 이 무시무시한 물음의 답으로 오빠에게 복수하는 최적의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은밀한 상상을 꺼내놓는다. (…) 일상적인 폭력에 대한 두 소녀의 관성과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꾹꾹 눌러 담긴 이 순간은 〈벌새〉를 통틀어 가장 무서운 장면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_남다은, 영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중에서

해소되지 못한 시간과 사연이 여전히 예민하게 꿈틀대는 듯한 얼굴. 영지의 얼굴은 은희를 쳐다보고 있지만, 은희의 눈을 넘어 영지 자신에게만 보이는 세계의 어떤 심연을 대면하고 있는 것 같다. 배우 김새벽의 독특한 연기가 빚어낸 장면들이겠지만, 은희와 영지가 함께하는 장면이 영지의 얼굴에서 멈추며 끝날 때, 〈벌새〉라는 세계는 끝내 완전히 알기 어려운 이 얼굴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혹은 거기에 닿아 보려는 안간힘으로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_남다은, 영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중에서

전쟁 이후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는 생존하고, 잘 먹고,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꿈으로 국가와 사회, 가족 모두가 총력전을 펼쳤다. 고도성장을 거치며 그 꿈의 일부는 극적으로 실현되기도 했다. (…)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은 곧 학력과 학벌을 통한 계급 상승 혹은 재생산의 최전선으로서 학교가 지닌 꿈이었고, 모든 가정의 꿈이었다.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이해가 불가능한 죽음은 애도할 수 없고, 애도가 불가능한 죽음 앞에서는 제대로 슬퍼할 수도 없다. 외삼촌의 죽음에 대해 은희가 묻자 “그냥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이상해”라고 말하는 은희의 엄마에게서, 우리는 슬픔이 아니라 우울의 정서를 본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법원은 성수대교 건설과 관리 등에 관여한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공범으로 처벌했는데, 이는 고의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님에도 공범으로 처벌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이 판결에 대한 이론적인 반론이 많았다. 하지만 법원은 우리 개개인이 어떤 집합적 질서에 가담해 있는 자신을 각성하지 못할 때, 그것이 고의로 누군가를 해치는 일과 다를 바 없는 결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우리는 오랜 몽상이 만들어 낸 참혹한 결과를 감당해야 했다. 그리고 약 8개월 후 역시 강남에 위치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고, 2년 후에는 IMF 외환위기가 이어졌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은희는 영지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자신을 좋아하기란 원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과 버림받고, 상처를 입을 때 느껴지는 자기혐오를 들여다보는 법을 조금씩 배운다.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도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 간다(더 이상 남자친구 지완에게 의지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성수대교 붕괴로 영지가 죽었음을 알게 된 후에는, 우울을 넘어서기 위해 깊은 애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애도는 상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단절된 성수대교의 모습은 사회적으로는 이후 강남과 강북(혹은 강남 이외의 세계)의 더 철저한 단절을 상징하는 것 같지만, 그 단면을 응시하고 애도했을 때야말로, 우리는 우울의 정서에 머물지 않게 될 것이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벌새〉의 가족은 극도로 ‘정상적’이어서 ‘영화에서나 나올 얘기’ 같지 않다. 규범적이라는 의미에서 정상이 아니라 현실적이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 “오빠가 때렸어요”라는 딸의 호소에, 부모는 “싸우지 말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평등하게’ 취급한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자영업자 가장으로서 자의식이 강하지만 그가 노동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집안일과 가게 일을 도맡아 하는 엄마는 그저 인생을 견디고 있는 듯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도는 이 집의 막내딸(주인공)은 외롭다. 모든 공간, 어른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부패하고 비열하다. 그나마 소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는 몇 장면 안 나오는 의사다. ‘인도주의적’ 중년 의사는 세상사(가정폭력, 학교폭력)를 아는 듯, 고소용 진단서를 발급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소녀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관심에도 설레고 상처받는다.
_정희진, 지금, 여기의 프리퀄 〈벌새〉 중에서

〈벌새〉는 사랑 ‘받는’ 사람이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 10대의 문제일까, 시대의 문제일까. 은희의 친구, 남자친구, 후배는 모두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필요에 의해 은희를 사랑의 대상으로 이용한다. 그들에게는 얼마든지 대체재가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극단적인 개인의 시대지만, (인권 개념에서) 개인은 그 안에서도 다른 누구로도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존재여야 한다. 〈벌새〉는 그렇지 않은 현실을 보고한다. (…) 사랑은 윤리적인 사람만이 시도할 수 있는 행위다. 가족은 이러한 윤리를 제도로 대신하려는 체제다.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호주제 폐지 운동 당시의구호대로, 가족을 지키는 것은 성姓이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
_정희진, 지금, 여기의 프리퀄 〈벌새〉 중에서

AB 좀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여자‘아이’였을 때, 나는 정말이지 여자아이인 걸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자란 60년대는 여자아이인 동시에 삶을 누리고 인격을 가진 인간이 된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였다. 내가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여자아이들과 나를 동일시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당시 ‘여자아이’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다. (…) 사실 어렸을 때 나는 남자와 소년들만 그림으로 그렸다. 남자들은 항상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멋지고 흥미로운 일들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말하자면 나는… 그런 식으로 나의 여성성을 대체해 버렸다. (여성이라는) 비존재로서의 미래를 마주하기가 너무나도 괴로웠기 때문에 스스로 가진 여성성을 무시했던 거다. 내가 봤던 모든 여성 캐릭터들처럼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_김보라, 앨리슨 벡델, 여성, 서사, 창작에 대해 중에서

AB (…) 그즈음 어머니는 동성애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오스카 와일드의 연극에 출연했고, 나는 첫 생리를 했다. 사회적으로는 워터게이트사건이 터졌는데, 모두들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사건이 동시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일기장을 다시 읽고 나서야 겨우 알아차린 거다. 이 모든 일이 두 달 남짓 사이에 벌어졌다. 이상한 동시성synchronicity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BK ‘이상한 동시성’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나도 내 인생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다리가 붕괴되고, 북한의 지도자가 죽었고, 내가 중학생으로 보낸 마지막 해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 어쨌든, 나에게도 1994년은 무척 ‘영화적인’ 해였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위대하고도 이상한 동시성’을 발견해 내야 하는 것 같다.
_김보라, 앨리슨 벡델, 여성, 서사, 창작에 대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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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ovie Note 1

도서정보 : 성상우 | 2019-08-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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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 때 처음 영화을 접하고 그 이후 쭉 영화를 최고의 취미로 삼아온 저자가 그간 자신이 보아왔던 1 100여편 영화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25년이라는 시간을 정리한 글입니다. 영화를 단순히 한번 보고 기억에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가를 매기고 감독과 주연배우들을 기록해 둠으로써 자신의 영화취향과 시대의 흐름을 반추할 수 있는 영화즐기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소개되어 있는 영화의 제목을 클릭하면 네이버의 영화소개 페이지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링크를 설정해두었기 때문에 전자책이 가지는 특별한 경험도 제공합니다. 전자책의 규격 제한을 고려하여 3권으로 제공되는 바 1권은 저자의 영화와의 인연 소개 저자 자신의 영화제 시상식 내용으로 2권은 영화 이어보기 그리고 3권은 100여편 영화에 대한 저자의 논평으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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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ovie Note 2

도서정보 : 성상우 | 2019-08-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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