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민폐녀

도서정보 : 남킹 | 2024-0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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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슬픈 이야기 모음

구매가격 : 4,400 원

남킹 사랑 소설집

도서정보 : 남킹 | 2024-01-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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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사랑 이야기 모음집. 브런치 스토리

구매가격 : 4,400 원

무제8

도서정보 : funfuni | 2024-01-19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모르는 다른 세상이야기 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서는 안되는 끔찍한 세상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에게 나쁜일에서 피해 갈수 있는 이정표를 알려주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남킹 SF 소설집

도서정보 : 남킹 | 2024-01-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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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SF 단편소설 모음집.

브런치 스토리 버전

구매가격 : 4,400 원

칠죄종, 그 죄악의 시작

도서정보 : 이봉환 | 2024-0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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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호러, 미스테리 장르로 악은 사람의 자유의지에서 탄생한다. 라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거기에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악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곳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대죄악이 깨어난다면? 이란 상상력이 더해지며 이 소설의 세계관이 완성되었다.
현대 시대는 SNS의 발달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손쉽게 타인의 일방적인 정보에도 쉽게 노출된다. 이 수많은 정보는 좋든 싫든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이러한 영향력을 미스테리한 힘과 연결, 그 중 칠죄종(분노,자만,시기,탐욕,인색,색욕,나태)이란 인간의 대표적인 죄악으로 표현을 시도한 작품이다.
악의 근원에서 깨어난 대죄악이 SNS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죄를 건드리자 이는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처럼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아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가 열리며 이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 소설은 칠죄종 중 분노를 말하고 있다.

구매가격 : 3,000 원

나는 먼지를 날려보냈어요

도서정보 : 문은지 | 2024-01-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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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치유의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자기 방에서 나가지 않는 주인공 소녀
설상가상으로 먼지공포증까지 생겼습니다.

한장 한장 연필로 정성스럽게 그린 일러스트는
방 안의 공간은 소녀의 내면, 즉 마음의 공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분위기 있는 소묘와 함께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어봐주세요.

구매가격 : 12,000 원

테레사의 오리무중

도서정보 : 박지영 | 2024-0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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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23

규격화된 마음을 두드리는 진심
유쾌하게 펼쳐지는 연대의 가능성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물세 번째 안내서. 등단 이후 꾸준히 어지러운 세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독한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써온 작가 박지영의 첫 번째 연작소설집 『테레사의 오리무중』이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24 현대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장례 세일」을 비롯해 두 편의 소설이 실린 이 소설집에서는 2013년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하고 2022 김유정문학상 우수상, 2023/2024 현대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영 소설가의 씁쓸하고 유쾌하며 고독하고 다정한 세계가 펼쳐진다.

구매가격 : 9,800 원

화이트, 블랙

도서정보 : 은연필 | 2024-01-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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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안을 허락하지 않는 ‘평범’의 폭력

걔네들 생머리하고 화장 싹 지운 다음, 얌전한 청바지에 흰 티셔츠 입고 오빠, 오빠 하면 누가 그런 애들인지 알겠어요. 남성분들 정말이지 조심해야 합니다. 인생 망치고 싶지 않으시면 우리들처럼 먼저 나서야 합니다. 뻔뻔스레 일반인인 것처럼 나오니 다른 방법 없잖아요.
_「화이트: 화인」에서

첫번째 작품 「화이트: 화인」의 등장인물 화인은 성노동자이다. 으레 까다로운 고객을 만났고, 만취상태였던 화인은 “평소와 다를 것 하나 없던 어느 퇴근길”, 불법 택시인 ‘나라시’에 오르기 무섭게 밀려드는 답답증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화인은 택시에서 내려 충동적으로 지하철을 탄다. 두 정거장이면 되는 거리이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다. “두 정거장을 통과하는 일이 사막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것처럼 기약 없이 막막하거나, 좁고 컴컴한 골목을 지나는 것만큼 위험한 시간”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날 화인은 “일종의 뿌듯함”을 느낀다. 그 감정은 무엇을 해낸 것에서 오는 성취감만이 아니었다.

첫차를 타고 자신만의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 하루의 시작대 위에 당당히 올라서 아침을 여는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화인에게 무엇인가를 환기시켰다. 오래전에 잃어버린 무엇이었다. 놓쳐서는 곤란한, 반드시 붙잡아야 할, 아마도 이제는 화인 자신과 멀어진 무엇.
_「화이트: 화인」에서


처음으로 자리에 앉았던 날, 화인이 잠깐 조는 틈을 타 그녀의 무릎 위에 누군가 영화 티켓을 올려놓는다. 화인은 평소 흑백영화를 좋아하는 주홍에게 티켓을 전한다. 주홍은 오래전부터 화인과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화인이 보기에 주홍은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풍경, 특히 인물들이 흑백의 화면에서 건네는 말들, 예사롭지 않은 눈빛, 지금에서는 은막에 생의 흔적으로만 남은 격한 몸동작을 바라보면서 일종의 안정감을 되찾는 것” 같았다.

주홍은 영화를 보러 나갔던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주홍의 실종신고를 내고 수소문하다 옛 고객이었던 검사를 찾아간 화인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여성의 알몸 사진과 심지어 노골적인 성행위가 담긴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오르는 그 사이트에서 ‘직업여성란’을 클릭한다. 그곳에는 첫차에 올랐던 자신의 모습이 가득한다. 그리고 익명성 뒤에 숨어 달린 욕설들.


아아, 아침마다 정말 짜증납니다, 향수 냄새 너무 심해요. 얼굴과 몸매로 보면 돈은 충분히 벌겠군요. 저도 3번 칸으로 가야겠네요, 주위에도 막 추천중. 누가 그년 좀 안 말려주나요. 왜 하필 첫차를 타는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안 그래도 새벽 출근길이라 힘든데 하루일 시작하기도 전에 술이나 향수 냄새 장난 아니니, 꼭 사람들 발정 일으키려고 작정한 것 같아요. 죽여버리고 싶어.
_「화이트: 화인」에서

끝내 주홍은 처참한 모습의 주검으로 돌아왔다. 화인은 잠시 원했던 일상적인 삶, 그리고 그 삶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다시 무너지기 시작한다. “출입문 사이를 지나는 사소한 발걸음이나 차분히 내릴 때를 기다리는 누군가의 일상적인 모습이 눈부”셨던 화인은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다.


‘존중’과 ‘예의’에서 배제되는 도시의 저편 사람들

두번째 작품 「블랙: 개를 데리고 다니는 동안」에서 인석은 ‘개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날, 인석은 “정성이 부족했고” “애정과 존중이 없어” 개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고객에게 뺨을 맞고 개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받는다. 개를 태우기 위해 고객의 차를 이동하다가 그의 돌아올 수 없는 질주가 시작된다. 동물과 함께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던 인석의 평범한 삶에 균열이 생긴 것은 병원에서 사라진 가난한 형 때문이다. 응급수술 중 암을 발견한 형이 인석에게 이를 말하지 않고 평소처럼 듬직한 목소리로 안심하라며 전화를 건 이후였다. 억대 치료비를 서슴없이 내는 개들이 인석의 균열을 비집고 들어왔다. 인석은 고급 외제차에 앉아 “평생 처음 느껴보는 기분. 몇 기통인지 몰라도 엔진이 부르릉 거리는 소리는 무슨 교성처럼 아찔”함을 느낀다. 다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공사중이었고, 교통경찰이 불법을 단속하고 있었고,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신호를 놓쳤기 때문에, 인석은 ‘유턴’하지 못한다. 그렇게 인석은 의전을 받기라도 하는 듯 ‘존중’과 ‘예의’ 속에서 황실에서 자랐다는 고객의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종의 개와 “자신과는 무관한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왕자의 옷을 입은 거지를 대하듯 세상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인석은 차츰 인정해나갔다. 그것을 돈의 힘이라고 해야 할지, 장인과 명품에 대한 경이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껏 자기와는 무관한 세계였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_「블랙: 개를 데리고 다니는 동안」에서


결국 사고를 내고 개와 함께 쫓기던 인석이 찾은 곳은 “학대당하거나 버려져 이곳저곳을 떠돌다 병들고 부상을 입은 개들이” 모여 있는 유기동물보호소였다.


흑과 백으로 도시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영화적 상상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도는 순환선이라는 경계에서 화인은 “어쩐지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제자리로 돌아가기만을 소망했다는 사실을 별안간 깨달았”지만 자신이 꿈꾸었던 삶에서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을,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인석은 자신의 존재의 의미가 한없이 낮음을 느끼는 순간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급급했다. 하지만 숨 한 모금조차 힘든 지금의 현실에서 탈출하고 저쪽 세계로 넘어가는 일은 이들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사회는 그들 세계에서 그들이 이탈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작품을 읽고 표제 ‘화이트, 블랙’을 마주하면 하얀빛과 검은빛 속으로 페이드아웃되는 화인과 인석의 모습이 그려진다.

요컨대 은연필은 이탈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의 진정한 지형도를 그려내고 있다. 그는 도시에서 정해진 경로를 이탈한 청년을 뒤따라간다. 그 여정은 우리를 도시의 반대편으로 안내한다. 그러나 거기에서 우리는 뜻밖에도 도시의 양극이 서로 접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도시는 이탈의 가능성으로 가득하면서도 사실은 도저히 탈출할 수 없는 시공간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은연필의 글쓰기는 진정 도시적인 이탈, 나아가 진정 도시적인 플롯을 그려내고 있다.
_「해설」에서

구매가격 : 6,000 원

해명

도서정보 : 유두진 | 2024-01-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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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십시오. 길이 아닙니다.”

직진하는 욕망, ‘속물성’에 대한 경고
유두진의 중편소설


“이렇게 예정된 파멸로 직진하는 소설을 실로 오랜만에 만났다.”
_조형래(문학평론가)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작가 유두진의 중편소설이 나왔다. 2012년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에 단편 「옵션」이 대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장편소설 『그 남자의 목욕』 『일렁이는 시절』, 단편·콩트집 『급소』, 산문집 『끼니』 등 ‘소외된 그 누군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이번 작품집은 ‘가지 말아야 할 길’임을 알면서도 돌아서지 못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잘못 들어선 길임을 깨달았으면서도 몸을 돌리지 못하는 순간. 그 순간에는 타인을 설득해 침묵하도록 만들고, 스스로를 이해시켜 당당히 합리화하도록 만들 ‘해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순리를 거스르는 ‘해명’의 끝이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있을까. 비평가 조형래가 “이렇게 예정된 파멸로 직진하는 소설을 실로 오랜만에 만났다”(「해설」)고 말했듯 작가는 ‘가지 말아야 하는 길’을 선택한 이번 작품 작중인물 수희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그녀의 파국으로 보여준다.


‘가지 말아야 할 길’에 대한 당당한 자기변호 ‘해명’



메모장 입력을 마친 뒤 휴대폰을 핸드백에 넣었다.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얼마 후 연한 불빛이 나타났다. 군사용 해안경계선에서 내뿜는 빛이었다. 철조망에 걸린 전등들이 안내 간판을 비추고 있었다.

돌아가십시오. 길이 아닙니다.
-「해명」에서


초등학교 교사인 수희는 “유력 공공기업체에서 중역을 역임한 남편, 미국 사립고등학교에서 유학중인 수재 아들, 시집(詩集)을 펴낸 자신의 이력까지” 누군가 물어오면 내세울 만한 게 꽤 많다고 자부하는 인물이다. 그러니 마지못해 참석한 중학교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만난 자신에게 별 질문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얄밉기”까지 하다. 촌스러움과 음식 앞에서의 게걸스러움, 그리고 알 수 없는 그들만의 대화가 수희는 못내 불편하다. 그곳에 명주가 나타난다. 명주는 여전히 예뻤고 재일교포 재력가와 결혼했다는 그녀는 부(富)로 치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처럼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었다. 학창시절 자신을 동경했던 명주의 변화는 수희를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들어서게 한다. 세속적 욕망으로 달려간 그 길의 끝에서 수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직진하는 속물성이 이르는 파멸

담담한 척 말했다. 곧바로 수락하면 값싸 보일 것 같아 확답은 안 했지만, 이미 머릿속에선 ‘어떤 시를 새기면 좋을까?’ 선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를 새로 쓸 필요까진 없을 것 같았다.
_「해명」에서

일부러 말끝을 흐려 상대방이 알아서 질문하도록 만드는 수희는 ‘내보이고 싶은 것이 많은’ 속물적 인물이다. 욕망은 채워지지 않으면 불안을 낳고, 그 초조함은 다른 길은 보지 못한 채 한 곳만을 향해 달려가게 한다. 그렇게 타인에게 자신을 전시하고자 하는 속물성은 빛처럼 직진한다. 작가는 수희를 통해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부나비처럼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것만을 보고 달리다보면 그 끝에서 “돌아가시오. 길이 아닙니다”라는 삶의 경고 같은 안내판을 만나게 될 것임을 이야기한다. 몰론 안내판 앞에서 돌아설지 아니면 계속 직진할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한 시절, 문학작품에서 인간의 ‘속물성’은 진부할 정도로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것은, 전작에서 “그래도 바람직한 방향은 있다고 믿으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소시민”이라 자신을 소개한 작가의 믿음이 더해져 진부함에 가려져 폐기되어서는 안 될 의미를 전한다.

인간의 허영과 속물성(과 부차적으로 역사 이후의 인간의 동물성의 문제)에 관해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왔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과 형식의 한국소설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는 있겠다. 하물며 ‘작가의 말’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이것을 오늘날의 문제의식과 결부시키려는 나름의 치열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더욱 그렇다.
_「해설」에서

구매가격 : 6,000 원

영과 영원

도서정보 : 신주희 | 2024-01-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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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시간에 충실하라
내 인생은 나의 것

“나한테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가 하는 것뿐이에요.
이제부터 제대로 0이 된 느낌이요.”

제 삶을 손에 쥔 세 여자
해나와 마나, 경희 이야기

“인공지능 시대 소설로 쓴 파르헤시아의 시도로 읽혀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라. 그리고 네 인생의 주인이 되어라라는. ”
_고영직(문학평론가)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신주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2012년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점심의 연애」로 등단한 이후 『모서리의 탄생』, 『허들』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을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아가고 있을 오리너구릿과, 오리너구릿속, 오리너구리종 같은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평한다. 오리너구리가 오리에게서도, 너구리에게서도 자유로워져 오롯한 자기 자신의 종(種)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등장인물에 투영되어 있다.
작가는 크기도, 모양도 정해지지 않은 점과 그것이 움직인 선의 시간, 시간으로 채워진 면을 통해 등장인물의 복잡한 삶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그러면서 문학평론가 고영직이 말한 바와 같이 “살던 대로 살아온 지금까지의 시간을 ‘회전(revolution)’하는 것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결국에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현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식은 종종 과거에 얽매여 후회로 점철된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고 한 노자의 말처럼 각기 과거의 삶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해나와 마나, 그리고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경희의 삶은 불안하기만 하다.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있을 경우 결코 평안하지 못한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해나와 마나, 경희가 여실히 보여준다.

“고통이 그런데요. 그건 위기의 순간을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 것처럼 기억하는 인간의 뇌 때문이래요. 뇌가 그 상황의 시간을 늘리는 거지요. 고통을 확대해서 기억하는 거예요. 나중에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기억해두었다가 조심하려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요. 뇌는 그 순간을 실제보다 더 크고 길게 기억하니까. 고통이 확대되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거죠.”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의 나로 오롯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은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면의 고통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을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이는 미셸 푸코가 말한 자기 배려에서의 파르헤시아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이 작품을 인공지능 시대 소설로 쓴 파르헤시아의 시도로 읽혀야 마땅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라. 그리고 네 인생의 주인이 되어라.”

“삶이란
‘0과 1 그 사이에 셀 수 없는 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

나경희와 최승구의 일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점과 선, 면은 다층적인 사고로 인간 내면의 고통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해나는 말을 할 수 없다는 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 엄마를 찾아 헤매다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증오하는 과거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인해 현재는 물론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못하는 삶에서 비롯된 밝고 명랑한 미래는 자신의 것이 아닌 듯이 느낀다. 마나는 과거에 친구 영서의 사건에서 받은 충격으로 생긴 조현병 때문에 자신의 딸 해나를 죽이려 했다는 끔찍한 기억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징역형과 같은 삶을 산다. 경희가 “사람들의 관심은 늘 과거나 미래에 있지요. 나는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하고 싶은데 말입니다”라고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그녀는 과거에서도, 1920년대를 떠난 지금의 미래에서도 현재의 삶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오늘이 없다는 말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이고, 그 존재에게 미래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점은 각기 고유의 방향으로 움직여 선을 만들고, 그 선은 다시 면을 만들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무수한 점이 이어지는 그 과정은 매 순간 현재였고, 그 현재 속에서의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해나와 마나는 서로 화해하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경희를 이해한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마나와 해나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작고 희미한 이야기공동체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예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쩌면 마나와 해나가 비로소 지상에 구현한 작은 이야기공동체는 자기 배려의 시공간이자 타자 배려의 시공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신주희가 발견한 삶의 이니시에이션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이제 ‘세속의 영역’이 아니라 ‘본질의 영역’을 추구할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