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론

고통과 해석 사이에서

천정환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1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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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제 우리는, 누가, 어떻게, 죽으면 충격을 받고
또 그것을 인간다움에 대해 함께 성찰하고 실천하는 재료로 삼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에서 자살할 확률이 가장 높은 "가장 우울한" 국민이다. 한국사회에서 자살은 웬만한 유명인의 것이 아니고서야 딱히 놀랄 만한 사건도 아니게 돼버렸다. 2013년 11월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8년째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중이며, 한국 10~30대의 사망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또한 자살이다. 그러나 이런 팩트조차 이제 더이상 충격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둔감해진 것일까. 그렇다면 왜 그렇게 되고 말았을까.

이 책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자살의 성격과 원인,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문화적 표상 방식 등을 과거로부터 계보화해 추적하면서,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자살들과 그것을 둘러싼 문제상황을 섬세하게 돌아보며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성찰하기를 청하고 있다.

저자소개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학과를 나왔다. 홍익대 명지대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하고 연구했으며, 문화기획집단 퍼슨웹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삶의 근본적인 문제와 ‘현재’에 긴밀히 연결돼 있는 역사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쓴다. 지성사·문화사의 관점에서 한국 현대문학사를 탐색해왔으며 요즘은 주로 1960~80년대의 문화사와 문학을 다시 읽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근대의 책 읽기』 『혁명과 웃음』 『대중지성의 시대』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 『1960년을 묻다』(공저)『문학사 이후의 문학사』(공저) 등이 있다.

목차소개

프롤로그_자살에 대한 미메시스

1장. 자살과 자기계발 사이에서: 자살 문제를 보는 관점
1. 한국에서의 자살
2. 사자死者의 고독+살아야 하는 이유
3. 병리로서의 자살과 "우울"이라는 테제
4. 자살과 사회, 그리고 경제
5. 국가와 자살
6. 자아.관계.표상으로서의 자살

2장. "마음의 봉건"으로부터의 이행
1. "역적" 양반가 사람들의 집단자살
2. 분에서 고통으로, 부끄러움에서 우울로: 자살의 심리적 동기와 표상의 변화
3. 절節과 수치에서 고苦로: 자살과 젠더 관계에 일어난 변화

3장. 사랑과 자살, 실연과 정사
1. "실연으로 인한 자살": 연애와 자살
2. 근대 초기의 정사
3. 근대화 개발 연대(1960~70년대)의 정사와 치정
4. 정사는 어떻게 사라졌을까?

4장. 식민지 조선인의 자살과 "해석 갈등"
1. 자살과 새로운 자아.사회.관계
2. 자살의 새로운 표상공간
3. 갈등하는 "해석"들: 자살에 대한 의미화 방식과 해석
4. 조선총독부 통계에 나타난 근대 초기의 자살 경향

5장. 자살과 "경제" 그리고 자살의 "식민지 근대"
1. "경제"와 자살의 연관성을 보는 관점
2. 식민지 경제와 자살의 서사
3.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

6장. 정신질환과 자살: 식민지 조선의 정신착란과 신경쇠약
1. "정신착란에 의한 자살"
2. 신경쇠약과 근대성
3. "온갖 정신병 환자들"과 자살의 근대

7장. 자살 문제에 대한 근대국가와 사회의 대응
1. "자살예방의 날"
2. 근대국가와 자살의 사회화
3. 조선인 사회의 자살 인식과 담론
4. 근대화 개발 연대 자살 문제의 사회화와 자살예방 제도
5. 자살 문제가 진정 심각하다면

에필로그_자살의 모던과 포스트모던, 그리고

출판사 서평

저당잡힌 삶, 타인에게 잔인하고 죽음에 둔감한 삶을 양산하는 사회

인간다움과 친밀성의 구조는 복원될 수 있을까


자살은 다기한 원인에 의해 선택되거나 또한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 삶의 불완전성을 채우는 실존적 선택이기에 숭고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독한 단자로서의 벼랑 끝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이기에 외로운 죽음이기도 하다. 또한 자살은 존중받아야 할 선택일 수 있지만, 경제적 생존의 모든 수단이 박탈되어 어쩔 수 없이 남은 한 가지 선택이라면 그것은 자살자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자살이야말로 우리 사회와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살아 있는’ 비판”일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저성장사회일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상반된 연구도 상존한다. 중요한 건 그런 통계적 연구결과라기보다도 경제적 파탄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좀먹는지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그에 따른 제도적 구제가 아닐까. 생계형 자살, 취약계층의 자살에 관한 기사가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까닭은 그런 데 있는 것 아닐까. 경제 규모 10위권이라는 국가의 경제 성장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빚에 몰려, 고리대와 신체포기각서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이 지금 대한민국에 수도 없이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생명존중 사상’을 고무한다고 해서 자살률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 또한 분명하다. 신자유주의의 무자비한 경제 논리와 스노비즘적이며 불의한 통치, 그로 인한 친밀성의 실종을 경고하는 이들이야말로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들 아닐까. 더이상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어 목숨을 끊은 기러기아빠,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아무리 생계와 목숨을 걸고 싸워도 아무런 해결책도 얻어내지 못한 채 사회의 무관심 속에 자살하는 노동자들, 가난과 고독 속에 농약을 먹는 노인들, 입시지옥에서 허우적대다 창밖으로 몸을 날리는 청소년들이 상존하는 곳이 지금 이곳 대한민국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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