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초록으로 빛난다 (SciFan 제122권)

프리츠 라이버 | 위즈덤커넥트 | 2019년 02월 0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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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대규모의 핵 전쟁이 벌어지고, 지상 전체가 방사능 낙진에 뒤덮인다. 인류는 지하 생활을 견디며 낙진이 걷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젊은 부부인 행크와 에피. 남편 행크는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에 잘 적응해서 승진을 거듭하며 높은 자리에 오르고, 그 대가로 지상의 좁은 아파트를 거주 공간으로 부여받는다. 그의 아내, 에피는 지상으로 이사온 후, 방사능을 차단하는 셔터를 열고 바깥 세상을 동경한다. 행크는 에피의 그런 태도가 비현실적이라면서 조롱하지만, 에피는 초록 달이 빛나는 바깥 풍경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에피 앞에, 바깥 세상에서 살아 남은 낯선 남자가 등장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시대. 연극적 무대에 등장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그들 사이 균열을 일으키는 낯선 남자.

<미리 보기>
“에피!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두렵기까지 한 황홀감을 뚫고 갑자기 들려온 남편의 목소리에, 그녀의 심장이 깜짝 놀란 고양이 마냥 두근거렸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기적적인 자제력 덕분에 그녀의 몸은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 그녀는 그가 그것을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그는 항상 아름다움을 망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나는 그저 달을 보고 있을 뿐이야. 달이 초록빛이네.” 그녀가 나른한 말투로 말했다.
안 돼, 보지 마. 봐서는 안 돼. 지금, 운이 좋으면 남편은 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의 얼굴도 마치 목소리에 담긴 뜻을 알아차린 듯 창문을 통해 보이던 모습을 거두고 바깥쪽의 어두운 어둠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지만, 마지못해 돌아서는 듯 느릿했고, 여전히 유혹하는 그 모습은 믿을 수 없으리만치 아름다웠다.
“이 바보야, 당장 셔터를 닫고 창문에서 떨어져!”
“맥주병처럼 초록빛, 에메랄드처럼 초록빛, 햇살에 비친 나뭇잎처럼, 그 아래 깔린 풀처럼 초록빛”
그녀는 꿈꾸듯 계속 중얼거렸다. 그녀는 그 마지막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들을 수 없겠지만, 그 말은 그 얼굴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었다.
“에피!”
그녀는 그 마지막 어조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힘겹게 납으로 된 내부 셔터를 닫고 무거운 볼트로 고정했다. 그럴 때면 손가락이 아팠다. 그것은 항상 그랬지만, 그가 그것을 알아서는 안 된다.
“저 셔터들을 만지면 안 된다는 거 알잖아! 적어도 5년은 더 있어야지!”
“나는 단지 달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녀가 뒤돌아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얼굴과 밤, 달, 마술, 그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는 더럽고 퀴퀴한 냄새가 풍기는 작은 구덩이로 다시 돌아와서 화를 내고 있는 고리타분한 작은 남자를 마주하고 서 있었다. 그때 치과의사의 드릴에 쏘인 것처럼 공기정화기의 팬이 끊임없이 도는 소리와 먼지를 뱉어내는 정전 집진기의 갈라진 소리가 그녀의 의식 위로 다시 떠올랐다.
그가 가성으로 그녀를 흉내 내며 말했다.
“단지 달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단지 작은 바보처럼 죽어서 너를 훨씬 더 창피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고 나서 그가 전문가인 척 하는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자, 네가 직접 살펴봐.”
그녀는 그가 내밀고 있는 방사능 계수기를 조용히 받아들고 시계보다 천천히 똑딱거리는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 느릿한 소리는 단지 우주방사선(Cosmic Rays) 때문에 나는 것일 뿐 전혀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고는 남편이 이제 계수기로 그녀의 몸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리와 어깨, 그러고 나서 그녀의 팔을 따라 나와 그 아래쪽을 따라 뒤로. 비록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고 수척해 보였지만, 그녀의 동작에는 이상하게 관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계수기는 그녀의 허리에 이를 때까지 똑딱거리는 속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 후 그 소리가 갑자기 박차를 가했고, 더 빠른 딸깍 소리를 냈다. 그녀의 남편은 흥분해서 투덜거렸고, 재빨리 앞으로 내딛다가 멈춰 섰다. 그녀는 두려움에 잠시 눈을 부릅떴다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칙칙한 앞치마 주머니를 뒤져서 문제의 손목시계를 꺼냈다.
그는 그녀의 손가락에 매달린 시계를 받아들고는 시계 숫자판이 형광용 라듐으로 칠해진 것을 보고 욕설을 내뱉으며 바닥에 집어 던질 듯 들어 올렸다가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이 바보야, 정말 바보야, 바보.” 그는 눈을 반쯤 감은 채 이를 악물고 주문처럼 조용히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녀는 어렴풋이 어깨를 으쓱하고 방사능 계수기를 테이블 위에 놓고 거기 서 있었다.
그는 그 주문이 분노를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말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당신, 자기가 어떤 종류의 세상에 살게 된 건지 알고 있지?”

저자소개

프리츠 로이터 라이버 주니어 (Fritz Reuter Leiber, Jr, 1910 - 1992)는 미국의 판타지, 공포, SF 소설가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시를 쓰기도 했고, 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희곡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의 체스 실력은 선수권 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출중하기도 했다. 그는 "칼과 마법 판타지"라는 쟝르 이름을 창조했으며, 해당 쟝르가 확립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라이버는 1910년 시카고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하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그는 대학교 입학 직전인 1928년, 아버지와 어머니의 극단 (프리츠 라이버 극단)을 따라서 셰익스피어 공연의 전국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극단을 따라다닌 경험은 그의 소설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다. 1932년, 라이버는 심리학과 생리학, 생물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특이하게도, 신학자 (또는 목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1933년부터 시카고 대학으로 돌아온 그는 철학 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결국 석사 과정을 마치지는 못하지만, 그는 그동안에도 부모님을 따라서 극단 생활을 하면서 작은 배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 라이버는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이 당시에 6 편 정도의 단편 소설을 완성했지만 발표가 되지는 않았다. 당시 라이버의 경력은 주로 연기 쪽에 머물렀으며, 아버지를 따라서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1936년, 라이버는 H. P. 러브크래프트와 편지 교환을 시작하게 되면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1936년 존퀼 스티븐스와 결혼한 그는, 1938년 외동 아들을 낳았다. 그동안 그의 직업은, "연합 출판사 Consolidated Book Publishing"에서 백과사전을 쓰는 작가였다. 1939년, "미지 Unknown" 라는 대중 잡지에 "두 가지 모험 Two Sought Adventure"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1941년 가족을 데리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라이버는, 대학교에서 연설과 연극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서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그는 징병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시즘에 대한 싸움에 동참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군용기를 생산하던 "더글러스 항공사"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그는 전투기의 품질 검사를 담당했다. 그러는 중에도 그는 간간히 잡지에 소설 등을 투고하는 등 집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1945년, 시카고의 "과학 요약 Science Digest"에서 편집자로서의 일자리를 구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서, 다양한 소설을 발표했다. 1947년, 그는 첫 단편집인 "밤의 검은 요원들 Night's Black Agents"를 발표했는데, 대부분이 판타지와 공포 소설의 경계선에 놓인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1950년에는 SF 소설인 "모여라, 어둠아 Gather, Darkness"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과학자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제 2차 원자력 시대를 그리는데, 이 시대는 곧이어, 마법이 횡행하는 어둠의 시대에 의해서 대체된다.
1958년, 라이버는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잡지사 일을 하지 않고도, 전업 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1960년대가 라이버의 작품 활동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1964년에는, "방랑자 The Wanderer"가 휴고 최고 소설상을 수상했다. 지구의 공전 궤도 상에 생겨난 인공 행성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공포와 스릴러과 결합된 라이버 스타일의 SF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인공 행성의 중력으로 인해서 달이 빨려 들어 가고, 지구에서는 대형 지진과 쓰나미, 과도한 조류가 형성된다. 주인공들은 이러한 재난 속에서 살아 남으려는 노력을 벌이게 된다.
1969년, 부인이 사망하면서, 라이버는 정신적 침체기에 돌입하게 되고, 샌프란시스코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죽기까지 그를 괴롭힌 알코올 중독이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물론 약물과 재활 치료 등을 통해서 알코올 중독을 통제하기도 했으나, 중독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지속되었다.
어느 정도 재활에 성공한 그는, 예전에 추구했던 판타지 세계를 현대 도시로 옮겨 놓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 대표작이 "암흑의 부인 Our Lady of Darkness" 였는데, 부인의 죽음과 자신의 중독증, 잦은 질병 등을 겪은 작가가 슬픔을 기이한 이야기로서 풀어 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약물 중독 등으로 인한 문제는 1970년대 내내 그를 가난 속에 몰아 넣었다. 그래서 싱크대에 타자기를 올려 놓고 글을 쓰고, 호텔의 작은 방에서 수없이 많은 책들과 같이 지내기도 했다. 물론, 그의 공포 판타지 시리즈인 "파흐르드와 그레이 마우저" 등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꽤 긴 기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라이버가 생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다.
"파흐르드와 그레이 마우저"는 1939년에 발표된 처녀작에서부터 시작되어 50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집필되어온 거대한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랑크마르라는 환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영웅들이 벌이는 일련의 판타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파흐르드는 라이버 자신의 창작이지만, 그레이 마우저는 그의 친구인, 해리 오토 피숴 Harry Otto Fischer에 의해서 창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작가는 편지를 통해서 작품을 창작했다고 전해진다. 이 시리즈는 "칼과 마법"으로 분류되는 판타지 쟝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전투와 어드벤처 등을 통해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용과 마법사, 기사, 야만의 싸움꾼 등 현재 해당 쟝르의 전형이 이 작품들을 통해서 제시되었다. 또한, 두 영웅이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서 성장하고, 특별한 기술을 익히며, 결국에는 세계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플롯은 "칼과 마법" 쟝르의 전형이 되었다.
한편, 라이버의 작품 중 유명한 것들은 대부분 단편 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연기 유령 The Smoke Ghost"과 "굶주린 눈을 한 소녀 The Girl With the Hungry Eyes", "당신은 혼자다 You're All Alone" 같은 공포 소설들은 현대 도시형 공포 소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공포 소설가, 램지 캠벨의 경우, 라이버가 "유일하게 현대 공포 소설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라이버는 SF 소설 영역에서 재귀형의 줄거리를 통해서 SF 의 전통적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아시모프의 로봇 3 규칙에 대항해서,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영업용 로봇'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업운이 안좋은 날 A Bad Day For Sales") 이 소설에서, 그는 로봇과 자동화가 구현된 사회를 묵시록적으로 그리면서, 인간의 통제 가능성에 대해서 암울한 전망을 제시한다.
1975년, 그는 세계 SF 대회에서 간달프 그랜드 마스터에 헌액되었고, 1976년에는 세계 판타지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1년에는 전미 SF 작가협회로부터 5 번째 그랜드 마스터로 헌액되었다.
1992년, 죽기 직전 시인이자 비평가인 마르고 스키너와 결혼한 라이버는 비교적 건강하게 말년을 보냈다. 1997년, 캐나다에서 열린 SF 대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쓰러진 라이버는 몇 주일 동안 혼수 상태에 있다가 샌 프란시스코에서 사망했다. 자서전 성격의 에세이, "너무 많지 않은 질병과 너무 이르지 않은 섹스 Not So Much of Disorders and Not So Early Sex"가 1984년 작품집의 일부로 발표되었다.

목차소개

표지
목차
prewords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36

출판사 서평

"아주 잘 읽히는 소설이었다. 일종의 핵 전쟁으로 종말을 맞은 인류가 지하에서 방사능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야기는, 창문을 닫고 있는 방사능 차폐 셔터를 열어서 밖을 살피는 여자로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보는 것은, 제목이 말하는, 아주 아름다운 초록의 달이다."
- Kandic, Goodreads 독자

"충격적인 결말이 도드라지는 소설. 별 5개를 준다."
- Sandra, Goodreads 독자

"SF 황금기의 고전적인 작품. 에피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자로, 방사능으로부터 보호되는 작은 공간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어느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낯선 사람이 방문한다. 그가 가져온 것은 바깥 상황에 대한 거대한 희망. 정말 이상하고 기이한 모티프들이 뒤섞인 이야기이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혁신적이었을 아이디어들이 돋보인다."
- CVRick, Goodreads 독자

"즐겁게 읽은 작품.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핵전쟁 이후 상황을 연상시켰다."
- Daniel, Goodreads 독자

"행크는 매우 부지런하고 실용적인 남편으로, 조직의 권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항상 아내, 에피를 조롱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에피는 작은 아파트에 갇혀서 아름다운 것들을 간절히 바라면서, 그것을 보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 LibraryLilac, Goodreads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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