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금방울전

한국고전문학전집 021

이상구 | 문학동네 | 2019년 01월 15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4,500원

전자책 정가 10,200원

판매가 10,200원

도서소개

『박씨전』과 『금방울전』은 주체적으로 살고자 했던 조선시대 여성의 열망을 환상적으로 그린 고전소설이다. 『박씨전』은 병자호란을 배경 삼아 주인공 박씨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뛰어난 재주를 발휘함에도 얼굴이 추하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받는 박씨의 이야기는 여성이 능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던 당대 현실을 꼬집는다.
『금방울전』의 금방울은 적극적으로 남자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금방울은 위기에 처한 해룡을 여러 번 구해주고 보호하는데, 이러한 능동성은 일면 가부장적 질서에 반기를 드는 모습으로도 읽힌다. 한편, 여성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금방울로 등장한다는 점은 여성이 방울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능동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없었던 사회의 억압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소개

옮긴이 이상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순천대학교 사범대학장, 한국고전여성문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고소설학회장을 맡고 있다. 역주서로는 『17세기 애정전기소설』 『숙향전·숙영낭자전』 『방한림전』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숙향전의 현실적 성격과 문헌적 계보」 「구운몽의 형상화 방식과 소설미학」 등 40여 편이 있다.

목차소개

머리말

박씨전
이상공의 아들 시백과 박처사의 딸이 정혼하다
시백이 외모가 추비한 박씨와 혼례를 올리다
초당에서 외로이 지내는 박씨
임금이 박씨의 재주를 알아보다
만 리 앞을 내다보는 눈
시백이 박씨의 도움으로 장원급제하다
절대가인으로 변모한 박씨
귀부인들에게 재주를 자랑하다
시백과 임경업이 호국을 구원하다
호왕의 계략
기홍대를 물리치다
피화당에서 용울대를 죽이다
박씨에게 무릎 꿇은 용골대
승상 부부 승천하다

금방울전
동해용왕의 아들이 해룡으로 환생하다
부모와의 이별
효부 막씨가 금방울을 낳다
방울의 수난
방울이 족자를 하나 주고 사라지다
금선공주가 요괴에게 납치되다
변씨 모자의 학대
해룡이 방울의 도움으로 살아나다
소룡 대신 옥에 갇힌 해룡
집을 떠나다
금방울의 도움으로 금선공주를 구하다
해룡이 금선공주와 결혼해 부마가 되다
북흉노를 물리쳐 위왕에 봉해진 해룡
금방울이 절대가인으로 변하고 위왕은 부모와 상봉하다
금령소저와 위왕의 결혼
위왕과 두 왕비가 함께 승천하다

원본 『박씨전』

원본 『금방울전』

해설|『박씨전』과 『금방울전』의 형상화 방식과 그 성격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박씨전』의 작자는 미상이며, 창작 시기는 병자호란으로 인한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은 17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방울전』은 작자와 창작 연대가 미상인 작품이다. 이 두 소설의 주인공이 탁월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은 당시 여성에 대한 속박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또 자유를 열망하며 사회적 제약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여성들의 삶이 두 소설에 환상적으로 나타난다.
『박씨전·금방울전』 출간으로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지금까지 모두 21권이 출판됐다. 2010년 8월 『서포만필』을 시작으로 꾸준히 출간해온 결실이다. 앞으로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박씨전』

이득춘과 박처사는 아들 이시백과 딸 박씨를 혼인시키는데, 혼인날 박씨가 천하에 다시없는 추물인 게 드러난다. 이로 인해 시백과 가족들이 박씨를 심하게 박대하자 박씨는 후원에 피화당避禍堂을 짓고 그곳에서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박씨가 탁월한 재주를 발휘해 집안을 일으키지만 시백은 박씨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후 박씨는 절세미인으로 변하고 자기 때문에 상사병에 걸린 시백을 꾸짖고 용서한다.
몇 년 후 호국이 조선을 침략할 야욕을 품고 임경업과 박씨를 죽이기로 한다. 이 사실을 미리 감지한 박씨는 기홍대를 피화당으로 유인해 제압하고 호국으로 돌려보낸다. 기홍대를 통해 박씨의 신통한 능력을 전해 들은 호왕과 왕비는 조선에 간신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전략을 세운다. 호국의 계략을 간파한 박씨가 임경업을 불러와 도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당시 권력을 장악하던 간신 김자점이 반대하면서 조정은 아무런 대비책을 세우지 않는다.
박씨의 말대로 병자년 섣달에 호국 군사들이 동해를 건너와 곧바로 도성으로 쳐들어온다. 시백은 어쩔 수 없이 임금을 모시고 남한산성으로 피난하며, 박씨는 피화당에서 호장 용울대와 용골대를 쓰러뜨린다. 도성으로 돌아온 임금은 애초에 박씨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통탄하고 그녀의 공을 크게 치하한다.


외모에 가려진 능력



『박씨전』에서 박씨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추한 외모 때문에 남편 시백에게 박대받는다. 그녀가 술법을 써서 절대가인으로 변모하자 시백은 자신을 냉대하는 박씨 때문에 도리어 상사병에 걸린다. 아내를 외모에 따라 다르게 대하는 그의 태도가 가소롭다. 그러나 박씨는 넓은 도량을 갖춘 인물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식견을 후회하는 시백을 용서한다.

“제가 본래 모습을 감추고 추비한 모습을 한 것은 그대가 미색에 홀리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과 바른 정 신으로 힘쓰게 하려는 것이요, 며칠 동안 말을 붙이지 못하게 한 것은 그대의 어진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서입니다.” (본문 60쪽)


병자호란의 패배를 설욕하다

『박씨전』은 병자호란 때 당한 민족적 치욕을 허구적으로나마 설욕하려는 당대 민중의 욕망과 의식이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병자호란의 경과와 참상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나타나는 『박씨전』에서 박씨가 뛰어난 재주를 발휘해 청나라 자객 기홍대, 호장 용울대와 용골대를 물리치는 장면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이렇듯 『박씨전』은 역사적 사건과 완전한 허구를 잘 조화시켜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주제의식을 담았다.

전하께서 남한산성으로 피난했는데, 호적이 곧바로 물밀 듯이 들어와 전하와 여러 신하를 생포했다. 호적의 추상같은 호통 한 번에 전하께서 무릎을 꿇고 항서를 써주니, 호적이 곧바로 들어가 왕비와 세자 삼형제를 생포해 장안으로 압송해갔다. (본문 90쪽)


『금방울전』

장원 부부가 꿈속에서 동해용왕의 아들을 구해준 인연으로 아들 해룡을 낳는다. 몇 년 후 전란이 발발하고 장원 부부는 어린 해룡을 업고 피난을 가다가 도적이 뒤쫓아오자 부득이 해룡을 버리고 달아난다. 도적 중에 장삼이라는 사람이 해룡을 데려가서 키우지만, 그의 아내 변씨와 친아들 소룡이 해룡을 학대한다.
한편, 막씨는 꿈에서 옥황상제로부터 아이를 점지받고 금방울(금령金鈴)을 낳는다. 신통한 능력을 지닌 금방울은 어머니 막씨를 도와 온갖 어려운 일을 해낸다. 이후 장원의 부인은 잃어버린 아들 해룡을 그리워하다가 병을 얻어 죽게 되는데, 금방울이 보은초를 가지고 와서 부인을 살린다. 그리고 금방울은 장원 부부와 해룡이 헤어질 때의 장면을 그린 족자를 장원에게 주고 사라진다.
변씨 모자의 학대가 점점 심해져 집을 떠난 해룡은 금방울의 안내를 받으며 산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해룡은 금방울의 도움으로 요괴에게 납치된 금선공주와 시녀들을 구한다. 공주를 다시 만나게 된 황제와 황후는 해룡과 금방울에게 고마워하며, 해룡과 공주의 혼례를 올린다. 이후 금방울은 껍질을 벗고 절대가인으로 변모해 금령소저가 되며, 해룡은 장원을 만나 족자를 통해 두 사람이 부자지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천자는 해룡(위왕)과 금령소저의 혼례를 올려주고, 위왕과 두 왕비는 행복하게 살다가 한날한시에 승천한다.


능동적인 사랑과 자아 실현

『금방울전』에서 금방울은 전생의 인연인 해룡을 찾아나서며 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해준다. 신통한 능력을 지닌 금방울은 친부모를 잃은 어린 해룡을 곁에서 보살펴준다. 이밖에도 해룡은 대원수로 출전해 흉노와 맞서 싸울 때 금방울의 도움으로 대승을 거둔다. 『금방울전』은 여성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할 뿐만 아니라 남성과 동등한 능력으로 사회와 국가를 위해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금방울은 무궁무진한 신통력을 발휘해 해룡이 여름에 더워하면 서늘하게 하고, 겨울에 추워하면 덥게 하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해결해주었다. 이로 인해 해룡은 금방울에게 마음을 붙이고 고달픈 세월을 견뎠다. (본문 134쪽)


금방울은 사람인가 방울인가

가부장적 이념이 강했던 조선시대에 여성에게 강요된 것은 정숙과 순종이었다. 이에 반해 주도적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여성은 탕녀로 치부되었기에 허구적인 소설에서도 여성은 이러한 사회적 제약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금방울은 방울이라는 일종의 가면을 쓰고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해룡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나서야 그 가면을 벗는다.
방울이라는 이물異物이 주인공이라는 점은 여주인공의 남장보다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남장이 다른 사람을 속인다는 도덕적인 문제로 지적받는다면, 방울은 이 문제에 대해서 자유롭다. 또 우리나라 건국신화의 주인공이 대부분 ‘알’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금방울은 ‘방울’로 태어난다. 신화성까지 내포한 『금방울전』이 그린 여성의 자유로운 삶은 현실성이 더 떨어지므로, 이 같은 신화적 장치는 역설적이게도 당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억압이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