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부부 생활기 (한뼘 BL 컬렉션 316)

개복치 | 젤리빈 | 2018년 12월 2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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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책 소개>
#현대물 #질투 #오해/착각 #동거/배우자 #서브공있음 #일상물 #성장물 #쿨한엔딩주의
#강공 #까칠공 #미인수 #평범수 #호구수 #까칠수
게이바에서 만나 원나잇으로 시작했지만, 오래지 않아 스테디한 관계가 된 영진과 진서. 회사 사정으로 거제로 전근하게 된 영진이 진서에게 같이 가자는 프로포즈 아닌 프로포즈를 하고, 그 후 둘은 부부 같은 생활을 시작한다. 꼬박꼬박 출퇴근을 해야 하는 영진이 돈을 벌고, 프리랜서 작가인 서진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된 지 몇 개월이 흐르고, 서진은 갑작스러운 회의감에 휩싸인다. 집안일에 함몰되어 영진에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과도하게 기대게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다급하게 일자리를 찾던 서진에게 새로 오픈되는 게이바에서 일해보라는 제의가 들어오고, 그는 덥석 그 일을 시작한다.
취향과 몸이 제대로 맞는 두 사람이 시작한 부부 생활. 그러나 일방적인 관계와 생활의 피로함으로 황폐해져 가는 관계를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중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오늘 진서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쩐지 찝찝한 그런 아침. 어제 치킨에 맥주를 너무 급하게 먹고 잔 탓일까.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지 않았던 기분이 어째서 이렇게 하룻밤 만에 급히 다운되는 것인지 알 길은 없었다.
바로 옆에서 자신과 똑같이 잠에서 깨긴 했으나 몸을 일으키기 싫다는 듯 그렇게 뒤척이는 영진을 보고도 그 품으로 파고들지 않은 것 역시 기분이 썩 내키질 않아서였다. 왜 이런 기분이어야 하지?
영진은 한동안 뒤척이더니 일어나서 잘 잤냐는 모닝 키스와 속삭임도 없이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물론, 평소라면 충분히 이해될 만한 행동이었다. 지금 열심히 준비해도 잘못하면 지각을 할 수 있는 시간. 하지만 오늘 같은 아침엔 섭섭했다. 그제야 진서도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부엌에서 반찬을 내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이상했다. 평소에 이렇게 지쳐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진서를 보면 영진은 보통 일어나지 말라고, 더 자라고 그렇게 누이곤 했었다. 그러면 또 어쩐지 일하러 가는 사람 아침은 먹이고 보내야지, 라는 생각으로 먹고 가라고 굳이 일어나곤 하는 패턴. 하지만 오늘 아침 영진은 자신보다 늦게 일어나 꼼지락거리고 있는 진서에게 됐으니 밥 차리지 말라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는다. 섭섭함이 일어 반찬을 꺼내는 손이 곱지 못하다.
그래도 일단 있는 반찬 다 꺼내서 접시에 조금씩 던다. 원래의 진서였다면 그냥 반찬 뚜껑 열어놓고 먹었겠지만, 이 집에 들어오고 난 후부터 이렇게 약간은 깔끔을 떨기 시작했다. 왜냐면, 영진은 깨끗한 것을 좋아했으니까. 반찬을 이것저것 꺼내 놓고 있으니 오이소박이가 보였다. 이건 내놔도 먹지도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자 또 한 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 오이소박이만 해도 어차피 먹지 않을 거 그냥 버리자고 했더니 먹을 거라고 두라고 했던 것은 영진이었다. 하지만 그러기를 벌써 몇 주가 지났나. 반찬통 가득 든 오이소박이는 그때 그대로였다. 아마, 오늘도 만약 진서가 버리겠다고 하면 그냥 두라고 할 것이었다. 자기는 먹지도 않을 것을 아깝다고 남겨두면 종일 혼자 있는 진서 혼자 이걸 다 처리하란 말이냐고. 그렇게 따져 묻고 싶은 것을 또 마음 한구석으로 꾸욱 눌러 담았다. 그리고 오이소박이도 접시에 덜었다.
오늘따라 밥통에는 밥도 딱 한 그릇밖에 남지 않았다. 평소에 진서가 밥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기에 항상 밥은 적게 해두는 편이었다. 많이 하면 오래 둬야 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뭔가 답답한 것이 자꾸 치받힐 때 앞에 먹을 것도 없으니 결국 할 것은 설거지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영진 혼자 밥을 먹는 꼴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도 평소와는 달리 묵묵히 밥만 먹고 있다. 네 밥은 어디 있냐는 말도 없이.
그렇다고 두 사람의 상태가 평소와 많이 다르냐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참으로 미묘한 것이라 어쩌면 평소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그런 것이었다.
진서는 설거지하다 문득 반찬들을 봤다. 역시나 젓가락은 근처에도 가지 않은 오이소박이. 그럴 줄 알았다. 또 한 번 화가 치밀지만, 참았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일이 터진 것은 어쩌면 오이소박이보다도 더 사소한 작은 것 하나 때문이었다.
영진은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내려서 출근을 했다. 그리고 그 커피를 내려주는 것은 당연한 듯 진서의 몫이 됐다.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한 잔 내리는 거야 뭐 그리 어렵겠나. 그냥 커피머신에 전원을 넣고, 캡슐을 넣고, 그리고 그날그날에 맞게 버튼만 눌러주면 되는데. 오늘도 진서는 영진에게 커피를 내려주기 위해 평소 쓰던 텀블러를 들었다. 오늘 날씨가 아침부터 후텁지근하여 당연히 아이스커피겠거니 하며 얼음을 넣고 있는데 영진이 말했다.
“나 오늘 뜨거운 커피 마시고 싶어.”
잔을 잡은 손에 힘줄이 튀어나오는 것을 겨우 막으며 얼음을 거칠게 다시 부었다. 그리고 일그러진 표정을 어찌하지 못한 채 웃으며 진서도 말을 이었다.
“그럼 진작 말을 하지. 그런데 이 텀블러 뜨거워서 괜찮겠어?”
“어, 그러네. 그럼 그냥 아이스.”
그 순간 진서의 스팀이 확, 하고 오른 것은 어쩌면 정말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이지 진서는 그때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화내고 싶지 않았다. 요즘 그도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바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퇴근은 늘 늦은 밤이었다. 회식 자리도 가지 못할 정도라고 투덜댔고, 가끔 빠질 수 없는 회식에 다녀오면 늘 새벽이었다.
“그러니까 그건 어디에 흘리고 와서는. 으휴, 내가 못 살아.”
말이 그리 곱게 나가진 않은 것도 같다. 하지만 정말이지 싸우고 싶어 한 말도 아니었고, 정말 왜 그러고 사냐, 라는 비난에 가까운 말도 아니었다. 어이구, 칠칠찮기도 해라. 라는 보통의, 그리고 약간의 잔소리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얼음을 다시 담아 오자 앞에 있는 영진의 표정이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깟 컵이 나보다 더 중요하냐?”
정말이지 진서가 영진에게서 가장 싫어하는 말버릇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조금 날카로운 말이 나가고 말았다.
“내가 적반하장 하지 말랬지. 이거 잃어버려서 지금 뜨거운 커피 마시고 싶은데 못 마시는 건 내가 아니고 형 너잖아.”
영진은 날이 바짝 선 날에 사과 대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대꾸한다.
“농담이잖아. 왜 이렇게 정색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까.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진서는 참고 또 참고 있는데, 영진은 이제는 아예 남은 밥을 통째로 먹겠다는 듯 숟가락에 가득 얹어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그 모습에 진서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인내심이 바닥났다.
“지금, 내가 잔소리했다고 그러는 거야? 나는 그 정도 말도 못 하고 살아? 아까도 말했듯이 잘못한 건 형이고, 그 때문에 먹고 싶은 거 못 먹는 것도 형이잖아! 그런데 나는 이 정도 말도 못 하고 살아야 하는 거냐고! 그런 거면 내가 앞으로 입, 다물까? 그렇게 살아줄까?”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막 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꾹꾹 눌러 담았던 것이 한꺼번에 나오니, 이것은 정말이지 걷잡을 수도 없었다.

저자소개

<저자 소개>
고래를 꿈꾸는 개복치처럼 살고, 씁니다.

목차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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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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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4만자 (종이책 추정치: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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