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코스 유럽078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네스코 세계유산Ⅰ 서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cade) : 동쪽에 위치한 탄생의 파사드는 연못이 있는 공원 Placa de Gaudi에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다. 연못에 은은히 비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자태는 오직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탄생의 파사드는 3곳의 파사드 중 안토니 가우디(Antoni Placid Gaudi i Cornet)가 생전에 손댄 유일한 파사드로, 가장 가우디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 하단부에는 좌측부터 각각 요셉, 예수, 마리아에게 헌정한 3개의 문(희망의 문, 자비의 문, 신앙의 문)이, 상단부에는 4명의 사도(좌측부터 바르바나, 시몬, 유다, 마티아스)에게 헌정된 4개의 탑이 자리잡고 있다. 탑 가운데에 위치한 첨탑은 주교의 반지, 지팡이 그리고 미트라(모자)를 모티브로 만든 것으로, 문, 탑과 함께 각각 기독교의 주요 성인, 사도, 주교를 상징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돌로 빚은 성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은 단순히 세부적인 조각상이나 장식 따위가 아니라 이처럼 구조적인 측면에서부터 기독교의 교리에 기반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원코스 유럽(1 Course Europe)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B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cade) 3개의 문(희망의 문, 자비의 문, 신앙의 문) & 주교의 종탑 : 3개의 문 상단에는 각각 요셉, 예수, 마리아와 관련된 대표적인 이야기를 담은 조각상과 라틴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그야말로 ‘작은 성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태고지, 예수 탄생, 동방박사들의 경배, 성모마리아의 대관식 등의 장면은 신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친숙하리라. 종탑과 종탑을 연결하는 ‘야곱의 다리’는 사이프러스 나무로 장식해 놓았는데,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이프러스 나무는 ‘환영’의 의미로 쓰인다. 종탑에 새겨진 Santus, Santus, Santus는 성스러움을, Hosanna and Excelsis는 ‘하늘에는 호산나’를, Sursum Corda는 ‘마음을 드놉이’란 의미로 성경에서 하느님을 경배하는 뜻을 담은 대표적인 문구다.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 : 조각가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Josep Maria Subirachs)는 1986년부터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를 맡아 예수의 고난과 시련을 대표하는 11가지 장면을 새겨 넣었다.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cade)와 마찬가지로 3개의 문(겟세마네 문, 가시면류관 문, 복음서의 문)과 4명의 사도에게 헌정한 4개의 종탑(좌측부터 야고보, 바돌로매, 도마, 빌립)이, 그리고 종탑과 종탑 사이에는 하늘을 나는 듯한 예수가 자리잡고 있다. ‘11가지 장면’을 순서데로 설명하자면 최후의 만찬, 유다의 키스, 베드로의 부인, 빌라도 앞의 예수, 책형, 시몬의 십자가, 십자가를 지다, 십자가 처형, 롱기누스의 창, 로마 병사의 제비뽑기, 그리고 십자가에서 내려짐.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 중 하나인 16개의 숫자판도 놓치지 말자. 어느 줄을 더해도 33이 되는 숫자판은 예수가 숨질 때의 나이를 뜻한다. 곳곳에 등장하는 로마병사는 조각가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Josep Maria Subirachs)가 가우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사 밀라의 굴뚝을 본 딴 것으로 가우디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아르누보 콤플렉스(The Art Nouveau Complex)’ : 병원이 아니라 ‘병원 단지’라고 해야할 정도로 방대한 산 파우 병원은 무려 48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르셀로나의 황금기 20세기 초(1901년~1930년)가 아니라면 어느 곳에 이처럼 아름다운 건축물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르누보 콤플렉스로 꼽힌다. 2009년 새로운 병원이 완공됨에 따라 2014년부터 박물관을 겸한 문화센터로 문을 열게 되었다.

가우디의 스승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Lluis Domenech i Montaner)의 걸작,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 : 병원 정중앙에 서서 남쪽을 보노라면, 본관 건물의 창 밖 너머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보인다. 이는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Lluis Domenech i Montaner)의 제자이기도 한 가우디가 제안한 것으로, 이에 동의한 스승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신심 가득한 환자라면 절로 병이 나으리라... 가우디에 살짝 가려진 감은 있으나, 그가 설계한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과 카탈라냐 음악당(Palau de la Musica Catalana) 또한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가우디의 건축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다는 점은 단점이자 장점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일직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함께 방문하면 더욱 좋다.